토드를 위한 심리상담
로버트 드 보드 지음, 고연수 옮김 / 교양인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지은이   로버트 드 보드

 

 

 

 

와일드우드 숲의 토드는 아버지로 부터 물려받은 저택, 토드홀의 주인으로 정도 많고, 변덕도 심하고, 우쭐대기도 좋아하고, 항상 새로운것을 쫓아가는 두꺼비이다. 그의 친구 랫과 몰은 그를 걱정하고, 오소리 배저 아저씨도 따끔한 충고를 언제나 잊지 않지만, 토드는 언제나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일만 벌인다. 결국 자동차를 훔쳐 질주를 벌이다, 재판에서 20년형을 선고 받고 감옥에 갇힌다. 그러나 간수의 딸의 도움으로 세탁부 할머니로 변장, 감옥을 탈출하는데, 자신이 전에 훔쳤던 차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는 운전석을 빼앗아 다시 질주 하기 시작한다. 경찰의 눈에 띄인 토드. 또다시 도망치다 친구 랫의 굴앞에 다다른다. 그동안 자신의 집 토드홀이 숲의 무법자인 담비와 족제비와 흰담비들로 점거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랫,몰, 배저아저씨와 함께 비밀통로를 따라 급습한다. 이들은 승리하였고 토드홀을 되찾는다. 이렇게 토드의 모험은 끝나게 된다.

 

이 이야기는 케네스 그레이엄의 소설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토드를 위한 심리상담>은 그뒤 토드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야기에서 보다시피 토드는 자신의 약함을 숨기기 위해 뻐기기를 좋아하고, 허풍을 떨며, 항상 새롭고 신기한것, 재미있는것을 쫓아가는 성격이다.

그런 그가 어느날 갑자기 자신의 행동에 대한 죄책감과 의기 소침, 낮아진 자존감으로 우울에 빠지게 된다. 자살까지도 생각할정도로 위험한 상태에 이르자 친구들은 그를 심리상담가 헤런 박사에게 데리고 간다. 토드는 헤런 박사와의 심리 상담으로 점차 우울에서 회복되어 지는 것으로 이야기는 구성이 되어 있다.

 

심리상담에 관한 책이라고 하면, 원론적인 학문형 책과 실제 사례를 드는 에피소드형 책이 있을 수 있다. 아마도 이 책은 이 두가지를 접목하려 했던 것 같다. 토드의 기본 성향을 바탕으로 심리 상담을 할때 이용하는 이론들을 설명해 나가고 있다.

 

예를 들면 우리가 태어나면서 부터 가지고 있는 [타고난 자아], 그리고 우리가 부모 로부터 훈육을 받으며 가지게 되는 [부모의 자아], 우리가 성장하면서 교육받고 사회에 적응하며 얻게되는 [어른 자아] 이 세가지의 조화를 토드와의 상담과정 중에 대화로 풀어 내가고 있다. 직접 토드에게 말로 설명하면서.

토드는 어릴 때 부터 권위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기에, 부모의 자아 영향을 강하게 받고 컸다. 부모의 자아 영향을 많이 받게되는 결과가 두가지로 나타나는데, 자신도 그런 자아를 강하게 갖게 되거나, 그에 반하여 자신은 타고난 자아 상태에 머물게 되는 것이다. 토드는 오히려 타고난 자아 상태에 머물러 자신의 생각, 자신의 의지를 남에게 주장하지 못하고, 순응하는 편이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친구들에게는 보이지 않으려고 오히려 과시하는 일상적이고 평범하지 못한 돌출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결국엔 자신에 대한 비하로까지 이어져 토드를 우울하게 만든 원인이 되었다.

해런박사는 그런 토드를 일으키기 위해 계속 질문을 하며 생각하게 하고, 그에게 스스로의 문제를 직시하도록 만든다.

결국 의도했는지, 어쨌는지는 알수 없지만 토드는 폭발하게 되고, 자신에게도 성숙된 [어른 자아]가 있음을 증명해 보인다.

 

토드는 이제 거의 폭발할 지경이 되었다. "거봐, 또 시작이잖아! 질문, 질문, 또 질문. 빌어먹을 질문들. 넌더리가 나!" 그는 덤벼보라는 듯이 헤런을 노려보았다. 심장이 강하게 고동치기는 했지만 불안하게 두근 반 세근 반 하지는 않았다. 토드는 진짜 화가 나긴 했지만 완벽하게 스스로를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 그는 방금 자신이 헤런과 자신의 아버지 두 사람 모두와 관련이 있는 무언가 매우 의미심장한 일을 했다는 것을 알았다. 한편으로는 방금 한 행동에 토드 자신도 깜짝 놀랐다. 그의 행동은 단순히 무례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헤런에게 맞섰고, 어떤 점에서는 그를 물리쳤다. 그리고 이것은 그의 아버지와 관련이 있었다. 갑자기 토드는 자신이 더는 비굴한 인물을 연기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펼 수 있었고, 자기가 말하고 싶은 대로 말할 수 있었다. (P180)

 

토드는 이제 완전히 회복이 되어 그 어느때보다도 활기차고 자신있는 모습으로 살아가게 된다.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의 꿈을 찾으면서 말이다.

 

심리상담에 대한 이론을 쉼게 풀어내기 위해 토드와의 상담형식을 빌려 책을 썼지만 그래도 이론적인 이야기가 많다보니 어렵게 느껴졌다. 사실 책이 어려웠다는 말이 아니라 (책은 술술 쉽게 읽힌다.) 상담을 그렇게 이론적으로 풀어 나간다면 나는 머리 아파서 상담을 이어가지 못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실제 상담은 그렇지 않으리라고 기대한다.

그래도 기본적인 이론을 이해할수는 있다. 하지만 아주 기초적인 이론이다. 그리고 그런 이론에서 갑자기 토드가 알을 깨고 나오듯이 회복되는 과정이 너무 급격하다는 기분을 떨칠수가 없다.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실패한 느낌이다.

 

그래도 이 책을 높이 평가할 수 있는 한가지는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토드의 우울의 원인은 사실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감의 부족, 계속되는 실패, 외부의 질타와 시선, 낮아지는 자존감. 이런것들이 쌓여 한때 우울한 기분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것이기 때문이다. 토드가 그것들을 조금씩 이겨내가는 것을 보며 이 책을 읽는 독자 또한 자신의 문제를 투영하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는 옮긴이의 말에도 나왔듯이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하지 말아야 하는 나의 모습을 책에서 발견하는 점이다.

 

이 책을 번역하는 동안 내내 책장을 펼치고 다시 닫을 때까지 계속 가슴 한쪽이 아려서 가끔씩 키보드를 누르는 손을 멈추곤 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심리 게임 가운데 '넌 왜 이리 날 실망시키니' 게임이나 '너 딱 걸렸어' 게임을 내가 내 아이를 상대로 한 적이 있었다는 뜨끔함 때문이었다. 토드의 아버지처럼 아이의 흠을 찾아내고 나무라기 바빴던 나의 잘못을 돌이켜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을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권하고 싶은 이유다. (P227)

 

이 두가지 점에서 그래도 이 책은 읽어볼 만 하다고 여겨진다.^^

 

심리를 연구하는 방법중에 하나인 애니어그램을 배운적이 있는데, 사람의 성격을 그 유형에 따라 1번 에서 9번 까지 9가지로 구분을 한다. 그 구분에 따르면 토드는 7번 유형인 것 같다. 항상 외부세계에 대한 불안을 가지고 있는 7번은 그 불안을 없애기 위해 외부세계와 끊임없이 접촉하고 새롭고 재미있는 것을 찾으려 하며 항상 기발하고 아이디어가 넘친다. 불안하기 때문에 의존성이 강한면을 보이기도 하고 그러기에 어떤때는 순응적이었다가, 어떤때는 감당할수 없는 폭발도 나온다.  

그에 비하면 오소리 배저 아저씨는 자신이 옳고 완벽하고, 그렇기에 남을 지적하기 좋아하는 1번유형인 듯 하다.

몰은 남의 상황을 많이 배려하고 도와주려는 2번 유형, 랫은 자신의 주장이 확고하고 개인적인 성향도 강한 5번정도 일까?

 

아마도 이렇게 다른 유형에 따른 심리적 문제도 다양할 것이고, 그에 따른 심리상담의 방법도 달라질것이다.

<몰을 위한 심리 상담> <배저아저씨를 위한 심리상담>이란 책이  또 나올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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