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로 성장하는 아이 사춘기로 어긋나는 아이 - 아이의 사춘기가 두렵고 불안한 엄마를 위한 고민해결서
강금주 지음 / 북클라우드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지은이   강금주

 

 

누가 봐도 아이에게 문제가 있어 보인다면 이미 늦은 것이다. 사춘기 증상이 조금 보이기는 하나 TV나 영화에서 보는 십대 문제아와는 상관 없어 보이는 지금이, 바로 내 아이를 더 세심하게 들여다봐야 할때다. 내 아이가 보내는 사인을 읽어야 할 때다. (p19)

 

이 책은 <십대들의 쪽지>로 잘 알려진 고 김형모씨의 아내 강금주씨가 쓴 책이다.

30년간 <십대들의 쪽지>를 통해 십대들의 삶의 현장에 가장 가까운 곳에서 경험을 해서인지, 우리 피부에 와닿는 생생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

십대들의 문제를 다룬 많은 책들이 있지만 어떤 것은 원론적이고, 또 어떤 때는 내 아이의 현실과는 맞는 것 같지가 않아 괴리감을 느낄때가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아이들의 여러 상황에 맞게 아이들의 목소리를 담고 있음이 다른 책들과 다르다. 어른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관점이 아니라 십대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흔히 우리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부모의 입장에서 그렇다고만 여겨진 것일 뿐이다.

아이의 말을 듣는 다는 것은 아이가 말하는 동안 나의 관심과 마음을 온전히 집중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모들은 아이에게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까에만 관심을 갖는다. 정작 십대가 원하는 것은 자신의 말을 들어줄 누군가인데 말이다. 십대에게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란 '자신을 존중해주는 사람'이란 뜻이다. (p16)

사실 아이들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듣다 보면 한도 끝도 없고,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에 열과 정성을 쏟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들은 적당한 선에서 끊어주었으면 하고, 계속되어지는 이야기 속에 표정은 점점 일그러지고 그러다 보면 다시 아이들과 말다툼을 하게 되버린다.

이렇게 아이들과 부모가 바라보는 방향은 자주 어긋나게 된다.

그러나 사춘기 아이들이 보여주는 문제가 부모를 기절하게 할 만큼 갑작스럽고 놀랍다고 해서 그 아이들을 도와주는 방법까지 새롭고 기발한 것은 아니다. 답은 많은 경우 평범한 일상에서 찾을 수있다. 그리고 내 아이의 일상을 부모인 나만큼 잘 알 수 있는 사람은 없다.( p123)

비록 사소한 일상일지라도, 조금 지겹고 이제 그만 공부를 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도 그들의 말을 끝까지 관심있게 들어주는것, 그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결국 내 아이의 문제는 결국 나의 문제에 뿌리를 두고 있는 거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정말 마음에 드는 점은, 아이들의 생각을 존중하지만 지킬건 지켜야 한다는 원칙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이들이 선생님과 부모를 무서워 하지 않는 것은 무섭게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인간에게 있어서 결정적인 시기, 즉 생후 10년정도 까지 기본적인 습관과 규칙을 반드시 익혀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부모들이 훈련되지 않은 생활습관에서 나오는 십대 아이의 문제들을 모두 '사춘기 증상'으로 여긴다. 가만히 내버려 두면 감기가 낫듯이 사춘기 증상도 사라질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부모가 고쳐주지 않으면 사라지지 않는다. 계속 모양과 형태를 바꿔가며 아이를 망쳐놓을 뿐이다. (p59)

그러기 위해 부모는 일정한 권위를 지켜야 하며, 아이들에게 올바른 습관을 형성하도록 꾸지람도 해야 하고, 절대로 안되는 것은 안된다는 원칙이 있어야 한다. 요즘 친구같은 아빠, 엄마를 표방하며 아이들과 가깝게 스스럼 없이 지내는 것이 교육의 한 방법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자칫 부모로서의 권위를 잃어버리면, 어느순간 아이들을 통제할 힘을 잃게 된다. 그것은 더 감당할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이 책에서는 십대의 아이들에게 반드시 가르쳐야 할것 들을 서술하고 있다.

감사하는 습관을 갖게하고, 올바른 언어와 행동을 가지게 한다.

이부분에서 나는 더욱 공감했는데, 언어라는것은 단순히 의사소통을 하기위한 수단이 아니다. 언어로 인해 자신의 행동이 통제되고, 그 행동이 계속 되어지면 습관이 된다. 그렇게 생긴 습관이 자신의 성격을 형성하는 틀이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바르고 고운말을 써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나는 동년배 친구가 아닌 모든 사람에게 말을 잘 놓지 않는다. 말을 놓게 되면 나도 모르게 편하게 말을 하게되고 말의 수가 많아진다. 그러다 보면 꼭 실수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감탄사와 조사 외에는 거의 모든말에 욕설이 섞인 아이들의 대화 속에서는 참다운 인간관계를 기대할 수 없다.

폭넓은 독서 또한 반드시 갖추어야 할 습관이다. 저자는 특히 적당히 어렵고 전문적인 책을 아이들에게 권할것을 조언한다. 비록 완벽히 읽지는 못할지라도 완독 했을때의 아이들이갖는 뿌듯함도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부모는 검사의 눈과 변호사의 입을 가지라고 저자는 말한다.

비록 너무나도 사랑하는 내 아이라 할지라도 잘못하는 점에 있어서는 죄를 찾아내는 검사처럼 하나하나 밝히 보고, 그리고 그 아이를 가르칠때는 변호사의 입으로 그 아이를 최대한 배려하라는 것이다.

물론 검사의 눈으로 변호사의 말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부모라면 꼭 익혀야 한다.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했으때 변호사 역할만 하면 아이는 바른 방향으로 변화할 수 없다. 반면, 부모가 검사의 말을 하면 상황은 정확하게 파악할 지 몰라도 아이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힐수 있다. (p132)

부모는 자녀의 '인생'이라는 보트에서 콕스와 같다고 한다.  부모는 아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고 있다. 그래서 아이가 궤도를 너무 멀리 벗어나기 전에 돌아올 수 있도록 궤도를 수정해줘야 하고, 보트가 목표 지점을 향해 똑바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단 목표지점으로 안내하는 콕스의 말은 늘 긍정적이어야 한다. 노여움이나 불안이 그 말 속에 들어가면 안된다. 아이들 역시 죽을 힘을 다해 노를 젓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부모의 역할에 부담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부모만이 우리 아이들을 변화 시킬 수 있다.

물론 모든 것은 case by case, 다 똑같지 않다. 그래서 부모의 몫이 큰 것이다. 과연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일까 언제나 되물어 보곤 한다. 그러나 답은 부모 밖에 없다.

 

십대 아이의 문제에는 정해진 규칙과 답이 없다. 수학 문제처럼 일정한 법칙에 따라 차근차근 풀어봐도 똑같은 답이 나오지 않는다. 아무리 많은 수를 더하고 곱하고 빼고 나눠도 마지막에 '0'을 곱하면 결국 0 이 되듯, 한순간에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무한소수처럼 똑같은 증상이 끝없이 반복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십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공통분모가 있다. 그것은 바로 부모다. (p13)

 

읽으면서 모두 다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 뿐이었다.

그저 한 번 읽고 말 것이 아니라 옆에 두고 내 아이를 보며 마음이 혼란스러워질때마다 꺼내서 읽어봐야 할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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