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의 마법사들 - 융합과 혁신으로 미래를 디자인하는 MIT미디어랩 이야기
프랭크 모스 지음, 박미용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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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프랭크 모스

 

 

"기술이 우리의 인간성을 몰살하기 전에 우리는 기술에 인간성을 입혀야 한다." -올리버 색스-

 

우리는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다. 모든 시각, 청각, 촉각, 심지어는 후각과 미각까지 디지털화 할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디지털화된 부호들은 왠지 인간성이 없어 보이고, 딱딱하고, 우리의 삶의 편의에는 도움을 줄수 있지만 감성에는 관계가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거기에 이런 일에 종사하는 사람은 상당히 개인적이고, 비인간적이며 이기적일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러나 실제로 MIT 미디어랩에서 연구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상상하는 그런 사람들이 아니다.

누구보다도 놀기 좋아하고, 유머러스하며, 인간적이고, 재미있다. 무엇보다 그들은 과학자들로만 구성되어 있지는 않다.

 

이 책의 저자 프랭크 모스는 MIT 미디어랩의 3대 소장이다.

미디어 랩은 개방적이고 뭐든지 가능한 통제되지 않은 환경에서 기발한 아이디어를 창출해내고, 발명해나가는 곳이다. 그러기에 다양한 배경의 MIT동료들을 모집했다. 그들 대다수가 당시의 전통적인 학문 구조와는 잘 맞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서로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그들이 모여 생각하고 만들어내며 우리들의 삶을 좀더 풍요롭게 하는데 노력하고 있는곳이 미디어랩이다.

이곳 미디어 랩의 미션은 보통사람도 정말로 대단한 일을 이루어 낼 수 있게 하고,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삶의 요소들, 즉 건강과 부, 행복도 자기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그들의 능력을 발전시키는 이다.

그러기 위해서 그들은  '시연하느냐 죽느냐 demo or die'로 알려진 의식을 치르면서 자신들의 최신 발명들을 모두에게 펼쳐 보인다.

 

이곳에서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들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겹겹이 포갤수도 있고 접을 수도 있는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 시티카는 우리의 도시를 좀더 살기 편하고 안전하며 지속 가능한 곳으로 만든다. 개인용 가상 주치의를 활용하는 소프트 웨어 플랫폼 개발 프로젝트인 콜라보리듬은 환자가 가정이나 어디든 자신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실시간으로 사람 얼굴에서 표정을 추적해 읽어 낼 수 있는 소형 착용 장비 개발 프로젝트인 페이스센스는 자폐증 환자가 학교와 사회에서 좀 더 정상적으로 지낼수 있게 도움을 준다. 양손잡이에 이동이 가능한 세계 최초의 모바일 휴머노이드 로봇중 하나인 넥시는 친구와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노인과 함께 살면서 그들로부터 배움을 얻을 수 잇는 복잡한 사회적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개인용 스마트폰 앱 즐거운 구두쇠는 사람들이 쇼핑을 하는 동안 더 현명한 지출 결정을 할 수 읶게 하여 개인이 스스로 재정을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모바일 뮤지컬 진단법은 치매 초기에 기억력 장애를 진단할 수 있는 음악적 툴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p.32)

 

이곳의 연구원인 휴 허 교수는 빙벽등반으로 동상에 걸려 양다리를 잃었다. 그는 의족을 끼었으나 그 당시 의족이 너무나도 불편해 자신이 직접 만들기 시작한다. 그가 만든 파워풋은 다리를 잃은 퇴역 군인들이 이미 사용하고 있다.

 

 

'장애를 가진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회가 장애라고 생각하는 것은 '기술의 장애'일 뿐이다.

이것이 미디어랩의 생각이다.

때로는 실험이 실패할때도 있고, 생각처럼 풀리지 않을때도, 스폰서의 지지를 받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러나 미디어랩은 그 어떤 것도 실패로 간주하지 않는다. 모형이 상상했던 것 만큼 작동하지 않아도, 그것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줄 경험이라고 간주한다.

 

미디어랩의 연구는 단순히 기계나 로봇 공학적인 면에만 치우쳐있지 않다.

DARPA는 12월 5일 아침 미국 대륙 전역에 띄우는 열개의 2.4미터짜리 빨간색 기상관측 기구의 정확한 위치를 알아내는 최초의 사람이나 단체에게 줄 4만달러의 상금을 내걸었다. 풍선 발견자뿐 아니라 그의 풍선 찾기를 성공으로 이끈 다른 사람에게도 상금을 주는 인센티브 체계를 만든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미디어랩 풍선찾기팀의 머리를 스친다.

기본개념은 각 풍선의 '발견자와 그와 연결된 사람들'을 위한 상금으로 4천달러를 할당하는 보상체계에 따라 네트워크를 통해 상금을 분배하는 것이었다. 풍선을 발견해 MIT팀에게 위치를 보고하는 사람에게는 할당된 상금의 반, 즉 2천 달러를 주고, 그 사람을 MIT팀의 풍선 찾기 네트워크에 들어오게 한 사람에게도 그 절반, 즉 1천 달러를 주고, 그 사람을 초대한 또 다른 사람에게도 500달러를 주는 상금 분배 체계를 짠것이다. 결과는 놀라웠다.이들은 풍선을 띄운지 아홉시간도 안되어 미션을 수행한다. 넓게 퍼져 있는 네트워크를 동원, 협력을 통한 효율적이고도 창의적인 방법이었다. (p.60)

이 새로운 능력을 활용해 미아찾기에서부터 실시간 재난 상황 모니터링까지, 우리앞에 놓인 문제들을 해결해 간다면 어떨까?

이들은 또다시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도시의 자동차의 85%는 한사람의 소유물이고, 게다가 그것들이 도시에 있는 시간의 95%는 주차되어 있는 시간이다. 사람이 안 탄, 그냥 세워져 있는 자동차가 도시 곳곳에 어마어마하게 널려있다는 말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결과물이 바로 '시티카'이다. 시티카는 전기로 굴러가고 디지털로 조작되며 접혀질 수 있고 에너지 효율이 높으며 두 명이 탈수 있는 스마트한 자동차다. 로봇 바퀴에 온갖 장치들이 들어가 있어서 차체를 접을 수가 있기 때문에 보통 차 한대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에 시티카 세대가 들어간다. 또한 그렇게 접혀진 상태에서는 마치 슈퍼마켓 출입구에 있는 쇼핑 카트나 공항의 수하물 카트처럼 빽빽하게 나란히 붙여 놓을 수도 있고, 그런 상태로 충전할 수 도 있다. 자동차의 차체가 반드시 금속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이런 발명품을 낳게 했다.

 

 

 

 프라나브 미스트리는 청중들 앞에서 '식스센스'라는 새로운 기기를 선보이고 있다.

 

 
 

오른손을 흔들자 다양한 색깔의 컴퓨터 아이콘들이 원을 그리며 벽에 나타나고. 그가 벽 오른편에 있는 이메일 아이콘을 가리키자 바로 그의 메일함이 열렸다. 왼손을 흔들어 날씨 아이콘을 가리키자 곧바로 열흘간의 날씨 예보가 나타났다. 두 손의 엄지와 검지로 네모난 틀을 만들자 그 틀에 담긴 이미지가 벽에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청중에게 자신의 오른손을 펴 보였다. 거기에는 전화기 버튼 이미지가 투영되어 있었다. 그는 전화번호를 눌러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많은 발명품이 있지만 그것을 현실세계에 쓰이게 만드는것은 또 다른 일이다.

'발명'이 획기적인 새로운 생각과 기술을 고안하고 창조하는 일이라면, '혁신'은 그렇게 발명된 생각과 기술을 현실세계에 쓰이게 만드는 것이다. (p.125)

미디어랩은 이런 혁신을 위한 쉬지않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 외에도 미디어랩의 연구가 실생활에 미칠 영향은 셀수 없을 정도로 많다. 

- 댄서의 신발에 음악 신시사이저와 무선으로 연결된 더 많은 센서를 부착해 댄서가 자신의 발로 멋진 음악을 만들어 내는 '표현 신발 프로젝트'는 '보행신발'로 재 탄생되었다. 보행신발은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장시간동안 사람의 자연스러운 걸음걸이를 측정하고 분석하게 해주었다. 이 기술로 야구선수의 어깨와 팔꿈치의 운동을 추적하여 부상원인을 알아내고 줄일수 있다. (p.153)

로이가 자신의 아들이 처음으로 언어를 어떻게 배우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쓴 기술을 이용해, 대중매체 광고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실시간 체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p.169)

- 의족 개발은 노인들의 보행을 도와주는 기술로도 발전했다. (p.198)

- 즐거운 구두쇠는 스마트폰용 위치 기반 서비스 프로그램으로, 당신의 과거행동을 바탕으로 돈을 쓰려는 유혹이 생길만한 곳, 가령 상점, 레스토랑, 카지노 등등에 당신이 발을 들이기 전에 즉 당신이 '일을 저지르기 전'에 그런 결정이 장기적으로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인지하게 하는 것으로 우리의 소비에 효과적으로 개입한다. (p.270)

 

우리들이 상상할수 없었던 것들, 설마 가능할까? 하고 불가능하게 여겼던 것들이 이곳에는 가능하다. 이들이 천재여서 일까?  환경이 좋아서일까? 스폰서가 튼튼해서 일까?

모든 가능성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그들의 혁신적인 사고가 이 모든것을 가능하게 했을 것으로 생각되어 진다.

무한한 창조적 자유, 경계를 허문 분야간의 연결, 고됨마저도 즐겁게 여기는 마음, 편협하지 않은 생각, 장애인을 위한 기술이 모든사람을 위한 기술이라는 생각, 똑똑함 보다는 따뜻함을 추구하는 연구, 개인의 변화를 중요시 하고, 기술에 휴머니즘을 입히는 일련의 모든 과정들이 혁신적인 사고의 기반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고 도전을 받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무한한 창조적 사고로 인간성을 지닌 기술로 만들어 낼수 있다니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들이 이런 일에 도전을 가지길 바란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이런 기술에 한 걸음 앞서 나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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