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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3 - 10月-12月 ㅣ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하루키는 일본에서는 매 작품마다 독자들에게 난해한 수수께끼를 던지는 '기호작가'로 평가받기도 할정도로 해석의 여지가 분분한 글을 쓰는 작가입니다. 이 글은 독후감이자, 작품속 상징들을 조금이라도 더 알면 좋겠다는 의미로 시작한 개인적인 글이며, 제가 제시하는 방향을 받아들이는건어디까지나 독자 개개인의 마음일 것입니다.
'여러 거추장스러운것을 벗겨내면 결국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라는 이야기와, '성선설과 성악설에 관한 내용이다.' 라는 주장까지, 1권과 2권을 지나 오면서 여러가지 의견이 분분했던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3권에 이르면서, 이 책이 종교와 좀 더 밀접한 관련이 있음이 분명해 졌고, 여러가지 사실을 통해 이것을 확인할수 있었습니다.
작가는 1권과 2권을 마친후,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웰의 소설 '1984' 을 토대로 가까운 과거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으며> 한편으로는 작가 자신이 집요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언더그라운드'라는 저서를 출판하기까지 했던 옴진리교 사건의 주범을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평범한 인물이 세뇌를 당한후, 정신을 차렸을때는 이런저런 거대한 사건들에 얽혀 언제 목숨을 잃을지 알수 없는 사형수가 되어있었던 공포> 이러한 공포가 이 이야기의 출발점이 되었다는 것을 밝힌바 있습니다. (참고) http://kksxx12.blog.me/120076417110
하루키가 이 작품의 모티브를 제공했다고 말했던 오웰의 '1984' 는 1948년 마르크시즘에 의해 암울했던 당대를 1984년이라는 가상의 마래 빅브라더라는 존재에 빗대어 그것에 대항하는 주인공의 궤적을 다룬 작품이었으며,(사진)
작가는 같은 인터뷰에서 <마르크시즘이라는 대항가치가 생명력을 잃는 시점에서 마르크시즘을 대체할 좌표로 컬트종교나 뉴에이지적 무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함으로서
'마르크시즘 VS 개인'의 관계를 비틀어, '종교 VS 개인' 의 대립을 추구할것이라는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의 말과 달리, 1권과 2권에서의 종교 집단들의 암투는 주인공들이 맞이하는 전체적인 서사와는 동떨어져, 과거를 설명하거나 아오마메의 불운한 가정환경의 배경으로 사용되었으며, 이야기를 끌고가는 덴고와 아오마메의 사랑이야기에 빛을 잃은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3권 이르러 그 중요성은 확장된는데, 이 글의 전체적인 내용이 종교와 관련이 있다고 여겨지는 부분들은여러곳에서 발견 됩니다.
우선 이 글의 중심 미스테리를 중심을 이루고 있는 아오마메의 처녀잉태를 들수 있겠습니다. 아오마메의 처녀잉태는 공기번데기와 리틀피플의 퍼즐을 풀어주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공기번데기는 자궁과 같은 기능을 하고 있다?.) 동시에 이 글의 가장 큰 줄거리를 형성합니다. 처녀잉태는 여러 신화와 종교의 출발로서의 상징적 의미를 가지는 이야기로서, 성경에서는 신약과 구약을 가르는 절대적인 탄생을 나타냅니다.(사진: 다빈치의 수태고지)

또, 아오마메는 262, 731페이지, 두 차례에 걸쳐 기도문을 외우게 되고, '신을 믿는다'고 말하는 등 이 스토리 자체가 성경에 대한 재해석으로서의 여지를 남겨두게 되며,
세이프 하우스를 중심으로 한 '가정폭력으로 고통받는 여성들을 위한 상담실'과 교단 '선구'와의 긴장 관계는, 점차 종교집단의 성격을 띠게되는 '가정폭력으로 고통받는 여성들을 위한 상담실'의 마모루에 의해 선구에 고용된 우시카와가 살해하는것으로 증폭됩니다. 이 부분을 통해서, 현재 세계를 화약고라고 할수 있는 이슬람과 기독교의 종교대 종교 대립관계 마저도 언뜻 볼수 있습니다.
이렇듯 1Q84 Book3권은 종교에 대한 재해석의 여지를 남겨 두었고, 또한 '종교라는 거대 이념 사이에서도 개인의 나아갈 길'이라는 본연의 모습으로 회기하는 소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밖에 여러가지 숨겨진 코드를 나름 추정해 보았는데, 작품의 전체적인 부분과 연계되는 부분도 있었고 그렇지 않아 보이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어째든 흥미롭습니다.

가장 관심이 가는건 아오마메를 만나는 순간을 제외하고는, 덴고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3명의 간호사입니다. 작가 자신은 덴고의 입을 통해, <맥베스의 3마녀>라고 몇차례나 강조했는데, 맥베스에서 3마녀에 이들에 대해 조금 알아보자면, 자신을 찾아온 맥베스와 벵코우에게에서 그들의 불행하고 행복한 앞날을 예언함으로서 실제의 사건을 점화시키는 인물들입니다. (사진: 멕베스 3마녀를 나타낸 그림)
3명의 간호사 역시 덴고에게 <아직 출구가 닫히지 않은 동안에 돌아가라고> 미래를 예고하는 하는 역활을 하고 있는 동시에, 마약과 성性의 유혹에 빠뜨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3이라는 숫자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자면, 기독교에서 삼위일체 즉, 혼, 인간과 교회의 영육간의 결합을 나타내며, 삼인의 동방박사가 세 가지 선물(유향, 황금, 몰약), 예수가 받은 세 차례의 유혹,으로 상징되는 수로 작품과 따로 떨어뜨려 생각할수 없겠습니다.
출연빈도가 낮아진 리틀피플에 관한 부분도 흥미로웠는데, 1,2권까지만 해도 이들이 웰즈의 '1984' 에 등장했던 '빅 브라더스'(모든것을 관장하는 절대권력)와 대칭되는 인터넷의 새로운 권력을 의미하는 상징적존재라고 생각되었지만, 3
권에 들어오면서 '목소리'를 통해 대변되는 신과 공존하거나 혹은 신과 다른 행보를 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이며,
신과의 조화 때로는 반목을 이루는 존재로 인터넷의 새로운 권력도 간과할수는 없겠지만, 그 본연의 의미를 가지는 어떤 존재이거나, 유일신과 행보를 같이하거나 혹은 다르게 가지는 토속신앙(샤머니즘,토테미즘)의 느낌을 주었습니다.(사진: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섬기는 부엉이를 형상화한 기둥)
인터뷰에서 하루키는 리틀피플들을 '신화적인 상징으로 옛날부터 있었지만, 비현실적인 존재로서, 표현할수 없는 원리주의로서의 문제' 라는 말을 했습니다. 3권에서 리틀피플의 숫자는 6명으로 나타나며
'6은 조화를 상징하며, 필론에 따르면 모든 수의 중심으로서 가장 생산적인 숫자이다. 또한 '앤드류 하지스'의 저서 '1에서부터 9까지'에서는 숫자 6(six)은 라틴어에서 섹스(sex)를 뜻하는 외설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양이마을에서 덴고에서 아다치 구미와 헤시시를 복용하고 "내안에 올빼미가 있어."라고 고백하는 장면은 의미심장합니다.
그의 이 말에 아다치 구미는 "올빼미는 숲의 수호신이고 뭐든 다 아니까 우리에게 밤의 지혜를 가져다 줄거야."
라고 대꾸하는데, 이는 헤겔의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어둑어둑한 황혼에야 비로서 날개를 편다."라는 문장을 생각나게 했습니다. 올빼미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지혜의 여신으로 등장하는 미네르바(아테나)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으며.(사진)
헤겔의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어둑어둑한 황혼에야 비로서 날개를 편다." 는 말은 현실이 그 이상을 마쳤을때야 철학이 비로서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는것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참고) http://purmeice.tistory.com/49
또 올빼미에 관한 영국의 전설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그리스도가 어느 빵집에 들러 빵을 구워달라고 하자, 주인 아낙네가 화덕에 빵을 만들 반죽을 올려 놓았다. 주인딸이 반죽덩이가 너무 크다고 하자, 그 반죽은 한없이 커지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놀란 딸이 어휴 어휴하고 소리를 지르다가 마침내 우우후우 하고 우는 올빼미로 변했다고 한다. (두산 백과사전 )"
비약일지 모르겠지만, 리틀피플의 '호우호우'라는 외침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후카에리와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고 여겨지는 까마귀는 동서양에서 불운과 지혜의 상징으로 상당히 다른 해석이 존재하는 새입니다. 우선 까마귀는 그리스 신화 아폴로의 상징으로 사람의 말을 하고 황금빛 새였지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대가로 검게 물들고 사람의 말을 못하게 되는 일화의 주인공입니다.
또 일본은 까마귀 급증으로 골머리를 앓다가 1985년도부터 시작된 동경도의 "까마귀 퇴치 대작전"까지 벌어지게 됩니다. 소설의 시점하고 비슷하지요.
(참고) http://ask.nate.com/qna/view.html?n=8658331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230356 를 참고해서 다시 작성한 1Q84 1, 2, 3,권에 사용된 음악과 책은 영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음악)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 마이클잭슨의 <빌리 진>, 냇킹콜의 <스위트 로레인>, 이츠 온리 어 페이퍼 문, 사운드 오브 뮤직의 <내가 좋아하는 것들> , 바흐의 마태수난곡, 존 다울런드 <라크리메>, 하이든의 첼로협주곡, 바니 비가드 연주의 <애틀란타 블루스>, 비발디의 <목관악기를 위한 협주곡>, 빌리 홀리데이, 듀크엘링턴, 루이암스트롱의 재즈음악들, <한떨기 장미꽃>, 텔레만의 독주악기를 위한 파르티타, 루이암스트롱의 <샹테 레 바>, <마더스 리틀 헬퍼> <레이디 제인> 롤링 스토스의 <리틀 레드 루스터>, 시벨리우스 <바이올린협주곡>
(책)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찰스 디킨스의 <올리버 트위스트>, <헤이케 이야기> <곤자쿠 이야기> <산쇼 대부>, 조지오웰 <1984> 안톤체호프의 <사할린 섬>, <마틴 처즐위트>, 제임스 프레이저의 <황금가지>, 도스토옙스키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한 독일작가의 <고양이마을>(덴고가 아버지를 찾아가서 읽어준책으로 하루키가 가공하여 쓴 소설로 여겨집니다.) 프루스트<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 <아웃오브 아프리카>, <맥베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영화) 스탠리 큐브릭의 <영광의 길>, <그날이 오면>, <거미의 성> <숨겨진 요새의 세 악인>, 스티브 매퀸의 <겟어웨이>, <스팅> ,<마이크로 결사단>, <화려한 패배자>, <2001스페이스오디세이>
시간이 되시면 한번씩 보거나 들으면서 읽어 보시고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하루키는 등장인물의 향방을 소설속 문학의 그것과 일치시키기로 유명합니다.

3권에 중요한 역활을 하는 소설로는 마모루가 아오마베에게 추천해주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아웃오브 아프리카>(사진)가 있는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의 운명을 결정하는 콩브레의 두길은 선택을 앞두고 있는 아오마메를 투영하는 것처럼 보이며, 병상의 아버지에게 읽어주는 '아웃오브아프리카'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맞이하는 줄거리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아버지의 죽음을 상징하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루키는 4권 출간 여부에 대해서 "지금은 나도 뭐라고 말할 수 없어요. 다만 지금 단계에서 할 수 있는 말은 그 전에도 이야기는 있었고 그 뒤에도 이야기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 이야기는 막연하지만 내 속에 수태되어 있습니다. 즉 속편을 쓸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라고 여지를 남겼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와는 다른 세계를 찾게된 점, 등장인물의 행동이 결말보다는 진행으로 흐르는 점, 달수로 계산되는 시간이 일년을 채우지 못하는 점등으로 미루어 보았을때 4편은 빠르거나 느리거나 언젠가는 등장할 것이라는게 정설입니다.
물론 모든것이 완결된다고는 해도 작가가 덴고와 아오마메와의 사랑을 좀더 현실적인것을 만든다거나, 리틀피플 혹은 번데기의 그것을 관념적인 것으로 만드는 일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안개 같은 모호한 분위기는 하루키 고유의 것으로, 그들은 아마 그렇게 불투명하게 머물러 있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그것은 이 글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합니다. 영원히 밝혀지지 않는 이야기 말이죠.
(1Q84 3권 줄거리) 선구 교주를 살해한 아오마네의 신변조사에 실패했던, 우시카와는 이제 아오마네를 추적할것을 지시받는다. 한편 교주를 죽이는데 성공한 아오마메는 처음 계획과 달리 자살을 하지 않고 은신처로 돌아와 다마루에게 머물겠다고 말하고 덴고는 아버지의 병실에서 의식이 없는 아버지를 간병하고 있다. 우시카와는 세이프저택의 노부인이 선구 리더의 암살과 관련이 있다고 추측하고 그녀와 세이프 하우스를 조사하기 시작하지만 그녀에게 쳐있는 가드가 너무 심해서 다른길을 찾는다. 숨어있던 아오마메는 정체를 알수 없는 NHK수금원 이라는 사람의 방문을 맞이한다.
덴고는 아버지를 간호하는 세명의 간호사와 술자리를 함께하게 되는데, 아다치 구미라는 간호사와 헤시시를 하게되고 그녀에게서 아직 출구가 닫히지 않은 동안에 돌아가라는 계시를 받고 도쿄로 돌아간다. 아오마메는 자신이 덴고의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시카와는 아오마메를 조사하던 중 덴고와 아오마메의 고리를 확인하고, 덴고를 관찰하기로 결정한다. 한편 아오마메는 자신을 쫒는 우시카와의 존재를 알게 되는데, 덴고를 추적하다가 두개의 달을 보게된 우시카와를 발견한다. 아오마메는 우시카와를 쫒아갔다가 덴고의 집 위치를 확인하게 된고, 덴고는 아버지의 죽음을 맞게된다.
아오마메를 통해 우시카와의 존재를 알게된 마모루는 우시카와를 제거하고 아버지의 장례를 마친 덴고 는 아오마메를 만나게 된다. 우시카와는 죽음후에 그의 시체에서 리틀피플이 나와 그의 영혼 일부를 공기번데기로 만들고, 아오마메와 덴고는 국도 246호선을 거꾸로 올라가 달이 한개인 세계에 도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