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론의 법칙 변호사 미키 할러 시리즈 Mickey Haller series
마이클 코널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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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론의 법칙 (알에이치코리아, 2023년) 미키할러 시리즈

'마이클 코넬리'의 소설입니다. 이 소설은 '미키 할러(Mickey Haller)' 시리즈인데요, 그는 '해리 보슈(Harry Bosch)'의 이복동생으로 2005년 <링컨차를 타는 변호사>(The Lincoln Lawyer)를 통해 등장을 시작했습니다. 이 소설은 2011년 영화화도 이루어졌으며, 이후 작가의 원조 히트 시리즈인 '해리 보슈' 시리즈와 함께 대중성 및 작품성을 널리 인정받는 시리즈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 소설 <변론의 법칙>은 '마이클 코넬리'의 소설로는 드물게 빠르게 출간되었습니다. 미국에서 2020년 발간된 소설로 마이클 코넬리의 소설을 이토록 빠르게 한국어판으로 만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정도입니다. 저는 '미키 할러'나 '해리보슈'같은 마이클 코넬리의 소설은 늘 빠지지 않고 챙겨보는 열혈 독자인데요. 미키할러 시리즈는 늘 재미있게 즐겼고, 이 소설 또한 그렇더군요.

Mickey Haller series Books in published order: 미국 기준

The Lincoln Lawyer (2005)

The Brass Verdict (2008) (also featuring Harry Bosch)

The Reversal (2010) (also featuring Harry Bosch)

The Fifth Witness (2011)

The Gods of Guilt (2013)

The Law Of Innocence (2020) (also featuring Harry Bosch)

Resurrection Walk (November 7, 2023) (also featuring Harry Bosch)

michaelconnelly.com/series/

'미키 할러'의 법정물을 읽다 보면 그들이 어느 정도는 비슷한 공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먼저, 대부분의 미키 할러 시리즈는 사건의 진행을 마치 게임처럼 서술합니다. 사건 전체를 알맞은 구획으로 나누고, 한 구획에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은 이야기를 구겨 넣습니다. 매 구획에서 상대편과 치고받는 라운드가 펼쳐집니다. 각 라운드의 승패가 이어지고 기복 있는 기승전결이 펼쳐집니다. 혈투가 이어지고, 대부분은 미키할러의 승리로 귀결됩니다. 때로는 패배할 때도 있는데, 패배 또한 승리로 이어지는 징검다리의 역할을 합니다.




이야기를 풀어 나갈 때 재미를 주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예상되는 공격에 대한 반격을 하는 건 가장 흔한 재미있는 방식이지만, 상대방의 공격을 파악하거나 예측하는 부분에서 날카로운 추리를 통한 재미를 우려내기도 하고, 단서를 쫓아 진실에 접근하는 흥미진진함을 보여주기도 하고, 상대편에게 유리한 증거물을 쓸모없이 만들거나, 배심원을 뽑는 노하우를 발휘해 판결의 진행을 유리하게 만드는 것도 늘 통하는 방식입니다. 실제 법정에서 일어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쌓여 완성된 소설은, 마치 여러 개의 얇은 층이 쌓여 완성된 크레이프 케이크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변호사로서 사건을 수임한 경우) 극의 중반부터는 또 법의 부조리함과 공권력의 폭력성에 대한 반감을 자신의 편으로 삼는 이벤트가 연속해서 등장합니다. 이번 소설의 경우 '사라진 증거물'이라든지, '부조리한 경찰' 같은 부분이겠네요. 또, 미키 할러 시리즈의 대부분이 판결까지 이어지지 않고, 법의 교묘한 허점이나 빈 곳을 이용해서 절차상의 무효 혹은 중재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소설이 또한 그러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95%의 사건이 중재를 통해 해결된다는 인터뷰가 있긴 하더군요.)

이 소설은 대단원은 약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주인공이자 원고인 '미키 할러'는 배심원의 판단을 통해 무죄를 입증할 수도 있었지만, 연방수사국의 힘을 빌려 '사법상 무죄'를 인정받습니다. 완전한 입증이 아닌 절충과 협상을 통해서 얻어낸 무죄에서 우러나는 찝찝함은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심지어 미키할러조차 독백을 통해서도 이런 감상을 가감 없이 드러냅니다. 또, 이 소설에서 모든 일의 배경으로 지목당하는, 숨겨진 집단은 끝까지 정체를 드러내지 않습니다. 이런 부분도 이 소설이 불투명하게 느껴지는데 일조합니다.


이 소설의 또 다른 단점은 다른 시리즈에서도 매번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소설에서 할러의 애인으로 등장하는 여성들은 너무 쉽게 그를 떠나거나 돌아옵니다. 심지어 스토리와도 동떨어져 진행되는 부분인데요, 작중의 여성 캐릭터는 지나치게 의존적이거나 변덕스러워서 여성 캐릭터를 지나치게 소모적으로 풀어나가듯 여겨집니다. (마찬가지로 여자인) 상대 '버그'검사는 무능력하고 자신의 논리에 갇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캐릭터로 연달아 할러에게 스코어를 내주기만 하는 캐릭터로 보입니다. '돈 많은 바람둥이 변호사'는 자신이 원하는 만큼 여자를 취할 수 있거나 그것을 이용합니다. 반면에, 사회적으로 견실한 커리어를 쌓아온 여검사는 변호인의 무죄 입증의 중요한 증거를 무감각하게 말살하는 무능력 검사라는 설정은, 새로운 버전의 제임스 본드가 되기에는 지나치게 편파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미키할러시리즈의 한국판은 2020년까지 끌어올렸으니, 다음은 해리 보슈 시리즈입니다. 아래는 한국에서 마지막 출간된 해리 보슈 이후 미국에서 출간된 해리 보슈 시리즈입니다. 3달에 한 번 꼴로 출간된다고 해도, 2년이 꼬박 걸리는 작업입니다. 번역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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