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카르테 3 - 시간의 풍경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백지은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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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카르테 3 -시간의 풍경 (아르테, 2018년) ‘신의 카르테’ 시리즈

원 제 神樣のカルテ3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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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카르테’ 시리즈 1편을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착한 사람과 착한 사람이 모여 이루어진 병원에서 만들어가는 소소한 해피엔딩 각각이 따뜻하게 다가왔던 소설이었습니다. 소설을 접한 후, 얼마 뒤 (일본 내) 영화 제작이 결정되었는데 자연스러운 경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극적 전개가 용이한 인물 관계, 머릿속에서 쉬이 그려지는 영상화하기 좋은 장면을 내포한 소설입니다. 신슈 대학교 의학부를 졸업한 현직 의사이자 작가인 '나쓰카와 소스케'가 레지던트 시절에 쓴 데뷔작이니 만큼 현장 의료진의 고민을 실제 반영하고 있는 소설이기도 하겠습니다. 물론, 단점도 명확한 시리즈입니다. 1편보다는 2편, 3편으로 갈수록 현실과 거리가 있는 '포장된 낭만'을 추구하는 소설이라는 느낌이 커지더군요. 현직에서 의료에 종사하는 친구들한테 몇 번 추천해 주었는데 만족스러운 피드백을 받은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0편부터 카운트했을 시 4편에 해당하는 이번 소설은 중편 정도의 이야기가 여러 편 묶인 피카레스크식 구성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구성은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버스 안이나 지하철 안에서 짧게 끊어 읽기 좋아, 책갈피를 꽂아놓고 책을 덮은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도 금세 가독성이 살아나더군요. 전체적인 이야기는 주인공의 전면적인 등장보다는 새롭게 등장한 내과의에 관한 미스터리를 중심으로 흘러갔으며, 이야기 각각은 비중 높은 조연들의 과거사에 관련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시리즈의 열혈팬이라면 슬쩍만 등장해도 회상이 가능한 몇몇 인물에 대한 언급은 이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독자라면 의아할 만한 이야기로 비칠 수도 있겠더군요.

(아라시 멤버인 사쿠라이 쇼 주연의 영화는 벌써 2편이나 제작되었다고 하네요.) 이 소설의 초, 중반 흐름은 세 번째 영화화를 노리는 소설로 느껴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완전한 악인도 없고, 직장과 삶을 철저하게 분리시켜 살아가는 '덕후' 의사 이야기는 지난 0, 1,2 편과 너무나 유사해서 세계관 확장을 위한 준비 운동으로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긴장감 없이 흘러가던 이야기는 후반에 밋밋한 흐름을 찢어버리는 송곳 같은 '대사'가 연거푸 등장하면서, 상상에만 기반한 무근본 의료 소설이라는 느낌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합니다. 그로 인해 작가가 어느 정도는 소설 속 세계관의 한계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부드러운 흐름에 더불어 반전까지 선보이는 소설집입니다. 어설픈 히가시노 게이고 아류작보다 개성적이 잘 드러나는 소설이었고, 신의 카르테 시리즈 팬들을 위한 '디렉터스 컷'과 같은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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