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력의 태동 라플라스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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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의 태동 (현대문학, 2019년) ‘라플라스’ 시리즈

원 제 魔力の胎動 (2018년)



최근 몇 년간은 일본발 피카레스크 구성의 소설을 읽을 일이 좀처럼 없었는데, 한 달에 소화 가능한 소설의 권수가 늘어나면서 취향과 거리가 있는 이런 책도 종종 접하게 됩니다. 대저 이런 유의 소설은 개인적인 기호에서 밀리니까요. 별점이든 평가든 어디에서건 박하게 평가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공평하게 평가하자면 비슷한 류의 다른 소설과 비교 후, 판단하는 게 맞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같은 작가의 '갈릴레오' 시리즈, 나츠카와 소스케의 '신의 카르테' 시리즈,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 '시리즈 등등 국내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 유사한 형식의 소설은 다양한 편입니다. 저 또한 많이 접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언급이 안된 평균 이하의 시리즈 또한 포함해서) 다른 유사 형식의 소설들과 비교 평가에서도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려웠습니다.

솔직히 이 소설은 처음부터 시리즈를 염두에 두었다가보다는 낱권의 인기가 시작되고 구상이 이루어진 소설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2016년에 발간된 '라플라스의 마녀'의 전편에 해당하는 이 소설은 라플라스의 마녀의 세계관을 좀 더 크게 확장시킨 프리퀄에 해당하는 소설입니다. 하지만 아름답고 치밀한 방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는 큰 대들보라는 느낌보다 이곳저곳 구멍이 숭숭 뚫린 텐트의 앙상한 뼈대를 보는 느낌입니다. 지나치게 성기고 듬성듬성 이루어지는 이야기의 흐름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고, 미스터리한 사연을 가진 조연들의 이야기 하나하나의 완성도 또한 평균 이하였습니다. 아름답고 미스터리한 소녀와 침착한 성격의 침술사의 조합은 참신하다기보다는 이색적이고 어색한 조합처럼 느껴졌습니다. 결론적으로 모든 면에서 조금 조금씩 기대에 미치지 못한 소설이었습니다.

만약 누군가 2019년의 목표를 '한 달에 책 다섯 권 읽기'로 삼았는데, 12월에서 이틀을 남겨 놓고 4권의 책만을 읽었다면 꺼내 읽기 좋은 책입니다. 쉽게 접할 수 있고, 별생각 없이 읽을 수 있고, 빠르게 읽을 수 있습니다. 물론 재미있게 읽은 후 아무것도 적어놓지 않으면 몇 년이 지난 후 읽었는지 아니었는지조차 헷갈리고 마는 그런 유의 소설 이긴 합니다. 실망하지 않기로 하겠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참 부지런한 작가로 나쁜 소설만큼 좋은 소설도 많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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