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울다
마루야마 겐지 지음, 한성례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아쿠타가와상 최연소 수상작가 마루야마 겐지의 <달에 울다>

"얼음처럼 차갑고 단단한 고독을 그린 수작"

띠지에 나와 있는 문장인데,

이 책을 압축해서 설명할 수 있는 단 한줄인 것 같아요.


주인공들의 나이가 40언저리에

마무리 혹은 시작하는 시점이라 더 그랬던 것 같아요.

마흔이란 나이가 참 그렇잖아요.

뭔가 다시 시작하기엔 너무 멀리 와버린 것 같고.

그렇지만 아직은 기회가 있는 것 같고...

이 책은 두 개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주인공은 다르지만, 읽으면서 연결되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달에 울다>와 <조롱을 높이 매달고>입니다.

전자는 한 장소에서 40여년을 살아온 이의 고독을,

후자는 40여년의 삶을 실패로 매듭짓고

고향으로 돌아온 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전자는 처절한 외로움, 고독을 느꼈다면...

후자는 그나마 힐링요소가 있는 이야기였어요.

소설이니까 줄거리를 오픈하면 스포가 될 것 같아서

각각의 소설에서 제가 가장 인상깊었던 문장

하나씩만 소개하고 리뷰를 마칠께요.

저는 각각의 소설에서 첫문장들이 가장 강렬하게 기억에 남았답니다.

봄 병풍에 그려진 그림은 중천에 걸려 있는 흐릿한 달, 동풍에 흔들리는 강변의 갈대, 그리고 걸식하는 법사다.

p.9 <달에 울다>

겨우 2센티미터 쌓인 눈으로 거리 질서가 엉망이 되어버린 그날 저녁, 그 돌팔이 의사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나지도 않는 소리가 들리거나 있지도 않은 사물이 보이면, 이미 우리 병원의 훌륭한 환자입니다."

p.119 <조롱을 높이 매달고>

이 소설에서 제가 참 인상깊었던 것은,

두 소설 모두 과거와 현재

그리고 환상이 혼재되며 이야기가 전개가 되는데

그 모든 게 영화처럼 머릿속에서 연상이 된다는 점이었어요.

영화보듯 읽을 수 있는 소설이랄까요.

그럼에도 문장이 빚어내는 감정들이

가볍게 휘발되지 않고

오랫동안 마음 속에 남는 소설이었답니다.

좋은 기회주신 <자음과 모음> 출판사 관계자님들 감사해요.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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