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자기계발 연대기 - 인문학으로 자기계발서 읽기
이원석 지음 / 필로소픽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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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0

+3.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

ball을 가로챘다!

D와 Q를 왼손 검지손가락과 약지손가락으로 누른 상태에서.

오른손 검지손가락으로 왼쪽 화살표 key를 누른다. 

수비수가 Half Line 중앙에 서 있고, 

Romelu Lukaku가 오른팔을 든다.

왼손 약지와 중지로 q,w를 누른다.

w를 0.7초 정도 더 길게.

Offside Track을 피하며, 공은 앞쪽으로 굴러간다.

Lukaku가 달린다.

수비수가 달라 붙었으나, 어깨 싸움에서 밀려 넘어진다.

한발 늦었수!

왼손 검지손가락으로 E를 누른다.

David de Gea와 1:1!

아무도 못 따라온다.

De Gea가 나오지 않는다.

안 나오면 Thankyou지!

QD Roving shot이나, shift key dribble 개인기를 안 써도 된다.

최대한 가까이 달려서, D key를 누른 채.

위쪽 화살표와 왼쪽 화살표 Key를 함께 누르면.

Goal의 확률 높은 대각선 shoot!

자! 다됐어!!


"야야야야야야야야야. 이거 먹어봐!"


엄마의 목소리가, clay 사격장의 총 쏘는 소리처럼.

방안 가구, 옷, 내 귀에 딱 명중했다.

깜짝이야!

순간.

d를 누를 왼손 검지손가락의 key가 떼어졌고.

중지손가락이 keycab을 눌렀다.

어? 뭔 key지?

위치가 d가 아닌데?

lukaku의 발에서 나간 공이, de gea 앞으로 굴렀다.

de gea는 넘어지며, 양손으로 공을 잡았다.

세상에. 갖다 줬어.

화면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씨가 뜬다.

호루라기가 3번 울리고, 경기가 끝난다.

마지막 기회였는데.

fifa online 3경기 연속 무승부라니.

전부 0:0.

상대에게 조롱당하고 끝나다니.

아아아아아아앙악!

쇄골뼈부터 목울대까지.

광어회에 뿌리려, lemon을 손으로 눌러 비틀듯.

뻐근함이 올라온다.

일요일 낮에.

이게 다 엄마 때문이야!

왜 목청을 키우냥!

아들이 승리하는게 싫냥?!


"이거 마셔봐. 제대로다 이거 아주."


엄마가 왼손에 양은 그릇, 오른손에 국자를 들었다.

국자가 남산에서 내려오는 cable car처럼.

약 50도 각도에서 내 입으로 내려온다.

아니 뭥.

말을 끝내기 전에.

국자가 입술에 붙었다.

졸졸졸.

잠자면서 흘러내린 침이, 다시 입 안으로 올라오듯.

차고 짜고 얼얼한 국물이 흘러들어왔다.

동치미.

할머니가 해주셨던 맛과 똑같은데?

겨울 김장무, 간장에 삭힌 고추, 통마늘, 쪽파에.

소금물을 부어 삭혔던.

밥을 말아 먹으면, 5분 안에 식사를 끝내게 해준 음식.

식당에서 나오는 동치미는, 달고 밋밋한데.

할머니의 간은, 503호와 716호 & 최순실 일당이 심판을 받듯이.

정확하고 짜릿했다.

어찌된 거임??

엄마가 힘드니, 담궜을리 없고.

아참. 할머니에게 담그는 법 안 배웠다 했지;


"homeshopping 돌리는데 방송하더라구. 동치미 17 pack에다 열무물김치 3pack 더 주는데 3만원이야. 얼마나 싸냐."


양손을 뻗어, 엄마가 들고 있던 그릇을 잡고.

목을 숙여서 입을 붙였다.

꾸억꾸욱꾸윽꾹.

캬!

목구멍이 pumping한다.

이렇게 시원하고 개운하다니.

3무는 잊혀졌다.

다음에 이기면 되지.

game 그만하고, 일요일의 남은 시간을 맹숭맹숭 보내지 않게.

효율적으로 보내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해 보자!

공염불이겠지만;

그래도 동기가 생긴게 어디냥!

맑고 개운한 국물로, 정신에 자극을 주는 동치미처럼.

 "대한민국 자기계발 연대기"는 자기계발서를 분석해, 정신에 자극을 주어.

흐려져가는 공동체 정신을, 바싹 차리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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