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리스트를 위한 유토피아 플랜 - 우리가 바라는 세상을 현실에서 만드는 법
뤼트허르 브레흐만 지음, 안기순 옮김 / 김영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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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저녁.

다 읽은 책을, 도서관 무인 반납기에 넣고.

서점에 들러서, 잡지가 새로 들어왔는지 기웃거렸다.

내용을 훑어보니, 흥미 있는 기사가 없다.

안녕히 계시라며, 서점 사장님께 인사 드리고 나왔다.

집에 가려는데.

음식점 곳곳마다, table을 펼쳐놓고.

사람들이 모여 앉아있다.

푸른색 연기가, Rhythm체조 종목 중.

Ribbon 종목에 출전하여, 율동을 펼쳤고.

결과에 상관없이, 만족해하며 퇴장했다.

우아하고 품위있는, 고기구이 연기의 공연도 좋지만.

찬바람이 머리카락 속으로, 슬근슬근 들어오는 요즘에는.

산뜻하고 발랄한, 해산물 요리도 좋은데.

세발낙지가 딱이겠구나!

작년 가을.

집 앞으로, Truck의 확성기 소리가 났다.

목포에서 가져온, 싱싱한 세발낙지 뻘낙지.

한마리에 2천원!!

TV를 보던 엄마는, 방에 들어가서 지갑을 갖고 오더니.


"3마리 사와봐."


6천원을 꺼내어 줬다.

sleeper를 신고, 계단을 뛰어내려갔다.

암회색 지붕이 달린, 푸른색 porter가 서있다.

아주머니들 몇몇이, truck 앞으로 온다.

구운 감자껍질처럼, 까만 팔뚝의 아저씨.

운전석에서 내렸다.

truck 뒷공간에, 물이 담긴 수조가 놓여있다.

바로 앞에 푸른색 Icebox, 칼질 자국이 검게 박힌 나무 도마, 식칼이 있다.

할머니 한분이, 국산 맞냐고 묻자.


"속고만 사셨어요?"


쏘아붙이는 아저씨-_-;;;

여쭤보려 했는데, 할머니께서 쿠사리를 대신 드셨구나-_-;;

위생 상태가 의심되어서, 3마리를 봉지에 담아달라고 말씀드렸다.

지붕을 받치는 쇠기둥 위쪽에 달린, 비닐봉지 한장을 떼는 아저씨.

뜰체로 낙지 3마리를 건져서 넣어준다.

받아들고 집으로 뛰어가서, 엄마에게 전해줬다.

냄비에 물을 넣고, 끓이던 엄마.

낙지를 꺼내서, 흐르는 물로 헹군다.

바로 끓는 물에 투하.

가수 김광진씨의 노래 "편지"처럼.

낙지는 여기까지가 끝인줄을 직감하고.

붓pen처럼 가는 다리를, 있는 힘껏 뻗다가.

파르르 떨고 뻗뻗해졌다.

초점을 잃은, 멈춰버린 까만 눈동자.

붉고 푸르게 변한 살집.

가위 끝으로 낙지를 집어서, 접시에 담은 엄마.

뚝뚝.

가위 날이 두번 왕복하자, 낙지의 살들이 분리되어 어리둥절한다.

식초와 양조간장을 섞어서 초간장을 만든다.

종지그릇에 초간장을 담고.

젓가락으로 낙지 다리를 조심스럽게 집어서.

초간장에 찍어 입에 넣으면.


아쉽다.......


초고추장의 매운맛에 복제되지 않은.

서늘하고 차갑고, 새콤한 맛.

출퇴근길의 bus, 지하철처럼.

치아에 갇혀 왔다갔다 휩쓸리는, 낙지의 다리.

이런 기묘한 맛이.

배를 불리울 수 없으니..

아쉽다 아쉬워...-_-;

남은 초간장을, 젓가락으로 찍어먹을 수밖에.

가을의 공연 시작을, 예매처에서 예매한 정도.

이제 본공연이 막을 오르면.

낙지를 시작으로, 산뜻한 해산물의 공연을 관람할 수 있으려나?

지갑을 보니, 어렵겠다...-_-;

편의점에서, cup라면으로 몸 안을 훈훈하게 해주는데 만족해야지.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는, 산뜻한 세발낙지처럼.

"리얼리스트를 위한 유토피아 플랜"은 인류 사회의 새로운 변화를, 새로운 관점으로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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