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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정 - 20세기의 스무 가지 교훈
티머시 스나이더 지음, 조행복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4월
평점 :
바람이 머리카락과 뺨 곳곳을 적신, 봄날.
엄마와 전철을 타고, 양평으로 나들이를 갔다.
엄마: "잘못 왔다. 날이 좋음 뭐해. 바람이 이렇게 부는데. 딱 질색이야. 바람 부는 날은."
오일장도 열리지 않고.
허기가 뱃속을 눌렀다.
양평군청 근처를 걷던 중.
고깃집을 발견한 엄마.
"여기서 저녁 먹고 가자."
직원들이 2층으로 올라가라고 부탁했다.
1층은 준비 중이라며.
신발을 벗고, 자리에 앉았다.
오른쪽 대각선 방향으로, 휴가 나온 군인과 가족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불고기 전골 주문.
직원이 반찬을 갖다 줬다.
배추김치, 상추 겉절이.
마지막에 상에 놓은, 삼색 나물이 눈에 들어왔다.
숙주나물, 시금치, 무채.
나물에 paint를 칠했나?
윤기가 흐른다.
젓가락으로 하나씩 집어서, 입에 넣었다.
숙주나물은 '개나리꽃+콩나물'.
콩나물의 노란 머리 색에, 밀리지 않는다.
끓는 물에 단련된, 굳건한 줄기.
엄마: "머리털 나고, 숙주나물 맛있는 거 처음 봤다. 그것도 지방에서 말이야."
숙주나물을 refill한 것도 처음.
불고기전골이 어떻게 입으로 들어갔지?
씹을수록 아삭하고, 색을 잘 살린 숙주나물처럼.
"폭정: 20세기의 스무 가지 교훈"은, 민주주의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야 할지.
독특하고 선명하게 알려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