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서와 유대인 선교
폴 모리스 지음, 김광남 옮김 / 새물결플러스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저녁 식탁. 

엄마는 젓갈 두 종지를 내놨다.

오징어젓과 창란젓.


"그게 더 맛있냐?"


창란젓으로 젓가락을 더 옮기자, 엄마가 물어봤다.

명태의 창자.

몸통을 통으로 썬 오징어보다, 식감이 질기다.

앞니와 송곳니로, 꼭꼭 씹어야 한다.

바닷속 온갖 물질들이 드나들었으니.

깊은 통증과 내공이 담겼으리라.

창란젓을 볼 때마다, 내 동생에게 미안했던 기억이 난다.

초등학교 때.

동생이 집 앞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을 때.

내가 타고 싶다며, 내리라고 윽박질렀다.

(지금도 자전거를 못 타지만-_-; 빨리 능숙하게 타고 싶은 마음에.)

동생이 내리기 싫다며, 자전거를 붙잡고 버텼다.

순간 화가 뒷통수에서, 눈코입으로 급강하했고.

오른손 주먹이, 동생의 얼굴로 날라갔다.

코피를 흘린 동생.

시커멓고 길쭉한 덩어리도, 코피와 함께 나왔다.

동생이 우는 것보다, 검붉은 덩어리를 보고 식겁했다.

핏줄이 터져 나왔다.

창란젓과 비슷했다.

내 이기심이, 동생을 아프게 했다.

그 후 창란젓을 볼 때마다.

'맛있겠다' 보다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동생의 '몸'을 먹는다는, 찜찜한 마음과 함께.

"신약성서와 유대인 선교"는 창란젓처럼.

하나님에 대한 스스로의 믿음을, 되돌아보게 하고 상기시키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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