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표정을 읽는 아이들 - 어린이를 위한 감정 표현 동화 한경 아이들 시리즈
장인혜(이네쌤) 지음, 은정지음(김은정) 그림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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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들이 보기에는 아이들의 고민거리가 대수롭지 않게 느껴질 때가 많다. 그리 큰일도 아닌데 왜 저 고민을 붙들고 몇 날 며칠을 한숨을 푹푹 쉬는지 이해를 하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도 분명 저 아이들과 같았던 때가 있었음을 상기해야 한다. 나이 50세의 성인에게는 50세의 인생이 있듯이 12살의 아이에게는 12살의 인생이 있음을 헤아려야 한다.

  ‘마음의 표정을 읽는 아이들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찾아오는 다양하고 낯선 감정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전달하기 위해서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한 장치들이 보인다. 그 장치들 가운데 하나로, 학생들이 흔히 마주치는 상황들을 이야기의 주된 사건으로 잘 녹여냈다. 이전 학년에서 사이가 좋았던 친구, 반대로 사이가 좋지 않았던 친구들과 진급하며 한 학급에서 만나는 상황. 피구와 같은 체육활동을 하며 생기는 자연스러운 갈등 상황. 고학년에 올라가며 뚜렷해지는 이성을 좋아하는 감정이나 생명을 키우며 느끼게 되는 설렘과 행복감 등등. 학생들이 읽었을 때도 충분히 공감하며 몰입할 수 있는 상황들을 보며 작가의 본업이 초등교사임을 새삼 느끼게 된다. 여담으로, 촌스럽지 않고 너무 유치하지 않은 삽화들도 아이들이 몰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고학년에 올라가는 아이들이 책을 읽으면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 주인공에 몰입하게 되어 즐겁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며 자신의 감정을 직면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는 수작이다. 중간중간 부록의 개념으로 삽입되어있는 감정에 대한 설명은, 학생들이 막연하기만 한 감정의 개념을 각각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설명문을 집중해서 읽는 것이 어려운 요즘 학생들을 배려한 것으로 보이는 하이라이트 강조 효과는 설명문의 전달력을 더욱 배가시킨다.

  마지막으로 몇 안 되는 아쉬운 점을 정리하자면 첫째로는, 현직 초등교사라면 눈치챌만한 삽화의 오류가 있다. 은성이와 현민이가 담임교사와 상담을 하는 장면을 묘사한 삽화를 보면 아무리 좋게 보아도 학급 교실이나 연구실로는 보이지 않는, 중고등학교의 교무실을 연상시키는 공간의 풍경을 그려놓았다. 종종 초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도 보이는 오류라 촌극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갈 수도 있고, 오히려 자녀들이나 학급 아이들과 책 읽기 전 활동으로 삽화를 먼저 훑어볼 때 보물찾기하듯 활용하는 것도 재미있겠다. 두 번째로는, 이야기 자체가 워낙 좋기에 아이들이 몰입하며 읽기만 해도 얻을 수 있는 게 참 많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야기의 작은 소제목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감정을 설명하는 부록이 붙어 있다. 거의 12쪽마다 2쪽 분량의 부록이라니, 이야기에 몰입하기가 어렵고 자꾸 맥이 끊긴다. 차라리 큰 사건 갈래가 전환되는 각각의 씨앗, 뿌리, , , 열매 장마다 부록을 모아두는 게 좋은 구성이 아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자꾸 텁텁하게 남는다.

  그런데도 이 책의 내용은 참 순하고 교육적이며 읽는 재미가 있기에 추천하고자 하는 의사가 매우 크다. 특히 이 책을 추천하는 대상으로는, 고학년에 올라가는 자녀가 있는 부모, 감정 전달 교육용 학급 문고나 온책 읽기용 학급 문고가 필요한 현직 교사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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