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주가는 왜 실적과 반대로 갈까?
이 책은 20년간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로 활동하시는 송명섭 연구위원이 쓴 책이다. 강산이 두 번 바뀌는 동안 한 분야에서 이렇게 오랜 기간 일하기도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책 내용은 제목 그대로 <반도체 주가는 왜 실적과 반대로 갈까?>라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전반부는 반도체 산업의 업황과 산업의 특징 5가지를 이야기 한다. 반도체 산업의 특징만 알아도 투자시 많이 도움이 될거라 생각한다. 중반부는 반도체 생산 공정과 공정별 주요장비, 소재업체를 소개하고 있다. 도표로 관련 기업들을 쉽게 파악 할 수 있었다. 후반부는 반도체 주가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가르쳐 주고 있다. 반도체 산업도 경기에 미치는 요소가 많아서 예측하기 힘든 산업이지만 저자분이 말하는 경기선행지표들의 방향성을 근거로 매매시 수익에 큰 도움이 될거라 생각한다. 마지막 장에 소개된 장기투자자를 위한 삼성전자, 하이닉스 매매방법은 구체적으로 소개해서 유용한 팁이라서 투자시에 참고가 되었다.
저는 메모리 반도체가 산업의 라이프 사이클에서 급성장의 시기는 지났고 아직 쇠퇴 시기에는 이르지 않은 단계, 즉 성숙 단계에 위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를 이끌어 온 가장 중요한 IT 제품들을 시기상으로 분류해 보면 Window95가 등장한 1995년부터 PC 시대, 애플 아이폰이 출시된 2007년부터 스마트폰 시대, 구글·아마존 등 빅테크 업체들의 데이터 센터 건설이 본격화된 2016년부터 서버 시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수요 성장률은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요? 세계반도체협회에 따르면 DRAM의 시기별 연평균 수요 성장률은 PC 시대에 62%, 스마트폰 시대에 41%, 서버시대에 24%로 점차 낮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범용 제품 산업이다.
범용 제품은 개별 수요처에 따라 필요한 특성이 크게 다르지 않은 대량 생산 제품을 의미합니다. 범용 제품의 특징 중 하나는 단기적인 부침이 있고 장기적으로 보면 가격이 하락 추세에 있다는 점입니다. 범용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이 장기적으로 하락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생산 업체의 입장에서는 이익을 내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무엇일까요? 바로 원가 절감입니다. 원가 절감은 반도체 업체의 수익성과 경쟁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반도체 생산을 위해 들어가는 비용은 일단 생산 설비가 만들어져 있다면 생산량을 늘려도 크게 올라가지 않습니다. 즉 생산 비용에서 재료비등 변동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다는 것이죠. 생산량을 늘리면 늘릴수록 반도체 칩 1개당 원가가 더 많이 낮아진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자본 집약적 산업이다.
이는 반도체가 장비 가격이 워낙 비싸기 때문이다. 원가에서 고정비 비중이 높다는 것은 생산량을 최대한 늘려야 반도체 칩당 원가를 낮출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원가에서 고정비 비중이 높다는 것은 웬만한 규모의 적자가 나더라도 가동률을 낮추기 어렵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사이클 산업이다.
범용 제품 산업이며 자본 집약적 산업이란 점이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사이클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저는 메모리 반도체가 사이클 산업이기 때문에 주가 전망이 어렵고, 고위험 고수익의 성격을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서 호황→ 자본 지출 증가 → 불황 → 자본 지출 감소 →호황의 사이클이 무한 반복되고, 최근 업계 과점화 현상에도 불구하고 사이클 자체는 없어지지 않는 점을 이해했을 것입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배추 농사와 유사한 산업이다.
배추 공급이 조금만 모자라도 배추 가격은 대폭 상승하게 됩니다. 그리고 배추 공급량이 수요량보다 조금만 많아도 배추 가격은 급락하게 됩니다. 메모리 반도체 역시 공급이 수요보다 5%만 많아도 가격은 반 토막이 나고, 반대로 5%만 모자라도 가격은 곱절로 오릅니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와 배추가 모두 대체재가 거의 없는 데다 가격이 오르거나 내림에 따라 수요량이 크게 변하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물가격이 고정거래가격보다 중요하다
현물시장의 시장 규모는 전체 거래의 10%이하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거래는 고정거래시장에서 발생합니다. 따라서 메모리 반도체업체들의 실적에는 고정거래가격이 휠씬 중요합니다. 그런데 왜 주가에는 현물가격이 더 큰 영향을 미칠까요? 이는 현물가격이 고정거래가격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현물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은 머지않아 고정거래 가격의 상승과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임을 미리 알려주는 것입니다.
반도체 회사의 실적에 영향을 주는 가장 중요한 지표는 무엇일까요? 당연히 반도체 가격입니다. 대만의 DRAMeXchange는 매일 3차례 DRAM, NAND의 현물가격을 고시하고, 한 달에 한 번 고정거래가격을 발표합니다. 반도체 주식 투자자라면 반도체 현물가격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www.DRAMeXchange.com에 꾸준히 들어가서 관찰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도체 밸류에이션 배수 및 주가와 깊은 연관성을 가진 경기선행지표는 첫째, 전 세계 유동성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 둘째, 미국 ISM 제조업지수, 셋째, 중국 신용자극지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