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제학 오디세이 - 경제학자의 눈으로 본 위험, 선택 그리고 불확실성의 역사,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조지 G. 슈피로 지음, 김현정 옮김, 조원경 감수 / 비즈니스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절판
사람들은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는가
이 책은 수리경제학에 대한 형성과정을 흥미롭게 이야기 하고 있다. 첫 장에서 베르누이 의 주사위게임을 언급하면서 기댓값과 확률이론의 탄생을 알 수 있었다. 베르누이는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확률이론을 설명하면서 도박꾼이 느끼는 기대심리를 설명하기 위해서 효용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면서 바로 모든 경제 행동의 토대가 되는 기본원칙의 시초가 되었다.
시험공부를 위해 경제학원론을 1회독했지만 경제학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본적은 없었다. 수많은 이론 때문에 오히려 개념조차 헷갈려 했으니 말이다. 책을 완독 후 경제학의 발전역사를 보면서 경제학은 사람들이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는지 그리고 사람들이 느끼는 효용을 어떻게 측정하는지를 시대마다 수많은 학자들의 논쟁을 통해 발전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어떻게 해서 경제학이 수학(미적분)을 필연적으로 도입하게 되어 발전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마지막 장에서는 인간의 의사결정에 대한 수학적 모델에 한계를 인식하면서 경제학에 심리학을 접목하면서 새로운 가설로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려고 하고 있다. 대학교 교재에서 알 수 없는 역사적 맥락에서 학자들이 어떻게 효용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논쟁하면서 발전되어 왔는지를 알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의 수학적 표현은 경제학원론보다 어려운 문장도 많아서 책을 다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사람들은 더 많은 재화를 갖고 싶어 하지만 이미 가진 것이 많을수록 추가로 갖게 되는 단위의 가치는 줄어든다. 이것이 바로 경제학의 전부다. 나머지는 모두 그것에 대한 해석일 뿐이다. 의사결정이 경제학을 떠받치는 토대의 전부는 아닐지라도 대부분을 차지한다고는 봐야 될 것이다..
베르누이 이전의 수학자들은 도박이나 게임이 모든 가능한 결과의 가중 평균인 기댓값으로 평가된다고 가정했었다. 그러나 베르누이는 불확실성하의 의사결정 시 기대효용 개념을 도입하며, 객관적 기댓값에서 주관적 가치, 즉 불활실성에 대한 기대효용을 반영한 의사결정 모델로 발전시켰다.
사람들은 합리적 인간이라고 가정하는 기대효용 이론은 불활실성에 놓여 있는 인간이 위험에 어떻게 대처하고 선택하는가를 결정하는 기본이론이라 생각한다. 기대효용 이론은 이후 경제학의 수요와 공급측정, 가격과 거래량 결정 등 현대 주요 경제이론과 자본자산 가격 결정모형등 현대 주요 재무이론의 기초가 되었다.
사실 18세기의 경제학은 대개 관찰 수준에 머물렀다. 부, 이윤, 돈의 효용등 무언가를 최적화할 방법을 제안하는 수학 모델이 개발된 후에야 경제학은 비로소 진지한 학문 분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이런 변화가 나타날 때는 신고전주의 경제학자들이 수학적 방법론과 도구를 활용하기 시작한 19세기 말이었다. 개별적으로 연구를 진행하던 영국의 윌리엄 스탠리 제번스와 스위스의 레옹 발라, 오스트리아의 카를 멩거 역시 미적분학을 경제학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를 기점으로 경제학의 수학화가 시작되었으며 경제학이 대거 발전하는 시기가 뒤따랐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서 행동경제학의 등장과 함께 이런 추세에도 또다시 변화가 찾아왔다. 1970년대 이후를 기점으로 경제학학은 휠씬 행동 중심적인 접근 방법을 받아들였다. 1968년에 노벨 경제학 상이 생겨난 후 수십 년 동안 노벨 경제학상은 오직 수학이론의 차치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비수학적 모델에 경제학상을 수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고통과 쾌락을 비교할 수 있는가?
눈에 보이지 않는 효용을 측정하는 객관적인 단위가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효용은 무게, 기간, 길이와 달리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광물의 경도처럼 서로 비교할 수도 없다. 효용은 일종의 심리적 개념이기 때문에 우리가 알고 있는 방식의 측정을 거부한다. 감정을 자극하는 감각은 완전히 주관적이며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효용은 수치로 측정해서 나타낼 수 없다. 다니엘 베르누이와 가브리엘 크라메르가 상정한 인간의 효용을 설명하는 함수와 그래프는 특정한 사람에게만 의의가 있는 순서라고 정의 할 수 있다. 베르누의는 부의 효용을 나타내는 지표로 로그를 제안했고 크라메르는 제곱근을 제안했다는 사실을 떠올려보기 바란다. 둘 다 타당한 지표다. 하지만 효용함수는 각 개인의 결정을 정확하게 설명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화씨와 섭씨의 비교처럼 각기 다름 사림이 느끼는 효용을 비교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사람의 효용을 비교할 수 없는 것은 효용이 모스 경도계와 마찬가지로 서수 척도(순위)일 뿐 킬로미터와 센터미터처럼 더하기와 빼기가 가능한 기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사람 사이의 비교가 가능한 것이 하나 있다. 위험회피의 정도가 바로 그것이다.
경제학자들은 인간이 이윤, 효용, 비용 등 무언가를 최적화하는 합리적인 존재하고 정의한다. 수학자들은 행위자들이 일련의 공리를 따르는 한은 합리적 존재라고 여긴다. 반면 심리학자들은 인간에 관한 미심쩍은 부분을 좋게 해석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경제학자들은 규범경제학과 실증경제학이라는 두 가지 새로운 개념을 확립해 이와 같은 이분법을 받아들였다. 규범경제학은 어떤 목표에 도달할 가능성을 극대화하거나 최소화하려면 경제적 인간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다소 거만하게 규정한다. 반면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하는 실증경제학은 온갖 결점과 약점을 가진 일반적인 사람이 실제로 어떻게 행동하는지 묘사한다. 허버트 사이먼은 후자의 방법을 택했다. 그는 인간이 실제로 어떻게 결정하는지 이해하려고 했다.
내가 주장하는 바는 본질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전통적인 소비자 행동 경제 모델은 로봇 같은 전문가에게나 어울리는 모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평균적인 소비자의 행동은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다. 평균적인 소비자가 멍청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어떻게 결정을 내릴지 고민하는 데 모든 시간을 쏟아붓지 않기 때문이다.(리처드 탈러)
비즈니스북스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지원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