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 배송은 어디서 날아왔을까? : 온라인이 바꾼 컨슈머 투자 지형도 - 온라인이 바꾼 컨슈머 투자 지형도
박종대 지음 / 경향BP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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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어떻게 시가총액 100조원까지 도달했을까처음 쿠팡이 나왔을 때 과장히 회의적으로 봤습니다어떻게 지속적으로 영업적자를 내고 있는데 기업가치가 있을까오래가지 못 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저자분의 책을 보면서 온라인 유통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평소 유통기업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지 이 책을 통해 유통산업을 제대로 공부한 느낌입니다유통의 흐름을 파악하였고 유통의 산업구조도 알 수 있었습니다저자 분의 전망대로 온라인 유통기업이 네이버쿠팡이마트 삼국시대로 개편될지 흥미진진하게 관찰해 보고 있습니다.)

 

한국 온라인 유통 시장에서 공산품이 85%식품은 15% 정도에 불과하다쿠팡은 공산품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압도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식품 온라인 시장 규모는 공산품에 비해 휠씬 작지만 투자비는 상당히 많이 들어간다.

쿠팡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는 것은 한국 온라인 유통 시장의 절대적 사업자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즉 11번가나 G마켓티몬 등 경쟁업체들의 도태를 전망했다는 말과 같다.

오프라인 유통은 거리가 소비자 Lock-In 장치가 될 수 있다그래서 대형마트 시장이 커지는 상태라면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실적 전망과 밸류에이션이 같이 상승할 수 있다하지만 온라인 거리개념이 없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이 얼마까지 커질 수 있을지 모른다전체 온라인 유통 시장이 커지더라도 한 회사로 집중되는 경향이 휠씬 강하다.

 

쿠팡은 직매입/배송 인프라를 기반으로 온라인 유통 시장 실질적 1위 사업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으며쓱닷컴은 식품 온라인 시장 포털 사이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쿠팡이 매출 14조 원에도 불구하고 영업적자가 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첫째싸게 팔고 있다쿠팡의 GPM(매출총이익률)은 15%밖에 되지 않는다일반적으로 오프라인 유통 업체 들의 GPM이 25~30%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히 낮은 수준이다싸게 팔고 있다는 말인데 경쟁 심화 때문일 수도재고에 대한 부담 때문일 수도 있다아울러 직매입에 의한 재고 부담도 크다재고는 보관비가 들어가고팔리지 않을 경우 폐기해야 한다.

둘째판관비 부담이 높다오픈마켓 업체들은 물류와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거의 없다그런데 쿠팡은 판관비율이 21%에 이른다배송 인프라와 인력을 내재화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유통의 사업가치는 단기적인 이익이 아니라 절대적 시장 점유율에 있다고 볼 수 있다그건 매출이고고객의 트래픽이다그 절대적 시장 점유율에 오르기 전까지 영업 손실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아울러 절대적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게 되면 바잉 파원가 강해지기 때문에 매입단가를 낮출 수 있다.

 

쿠팡이 국내 온라인 유통 시장 절대적 사업자로 자리매김할 경우 막대한 트래픽을 이용하여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플랫폼 회사 성격 갖기 때문에 그 잠재 가치는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요인이 될 수 있다온라인 유통 플랫폼을 장악한 다음에 할 수 있는 사업과 시너지의 범위는 매우 넓다당장 이익이 나지 않더라도 매출 성장률이 높고시장 점유율 확대 가시성이 높은 업체들은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할 수 있다.

 

온라인 유통은 영업이익률이 중요하지 않다.

온라인 유통의 경우 영업이익률은 적절한 투자지표가 되지 못한다는 점을 명심하자영업이익률의 의미는 한정된 Capa(생산능력)를 전제할 때 의미가 있다생산 및 판매 시설의 물량 기준 Capa가 분명할 때 영업이익률은 효율성 측면에서 중요한 기업의 펀더멘털 요소가 된다.

오프라인 백화점의 경우에는 Capa가 존재한다하지만 Capa가 없는 산업이라면 얘기가 다르다온라인 게임이나 음원과 같은 콘텐츠는 Capa가 없다온라인 유통도 마찬가지다이들 사업에는 시간당 절대적인 이익 규모만이 중요하다영업이익률과 같은 효율성 지표는 의미가 없다오프라인 유통 업체는 매장 Capa(객수)가 유한하지 때문에 객단가(p)가 중요하지만 온라인은 Capa의 한계가 없기 때문에 박리다매가 효율적인 전략이다.

 

온라인화는 ASP의 하락이다

왜 쿠팡은 매출이 14조 원이나 되는데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을까?

온라인 유통온라인화라고 하면 상당히 광범위하고 추상적인 개념처럼 보이는데한마디로 구체화시키면 ASP 하락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과거에 유통 업종은 진입장벽이 높고 규모의 경제로 마진 개선을 이어갈 수 있는 안정적인 산업이었다유통 업종의 해외 진출이 대단히 어렵다는 점은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바잉 파워가 형성되기 어렵기 때문이다벤더들에게 상품을 싸게 사 올 수 있는 능력이 바잉 파워다바잉 파워는 높은 시장 점유율을 전제로 한다결국 시장점유율이 높아야 바잉 파워가 강해지고그래야 유통 업체는 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

유통 업체들이 해외 진출이 어렵다는 말은 해외 업체들의 국내 진출 역시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하지만 이런 최소한 안방은 지키는 비즈니스라는 업종 프리미엄은 2013년 이후 온라인 쇼핑 확대로 산산이 부서졌으며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의 사업은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2010년 이전 가장 기본적인 유통 시장의 가정은 무엇이었을까?

건물이었다이전까지 유통은 많은 부지와 건물이 필요한 장치산업이었다마진은 바잉 파워에서 나왔고 바잉 파워는 높은 시장점유율즉 매출 규모에 기반을 두었다하지만 이런 기본적인 가정이 온라인 유통 시장에서 큰 의미가 없다온라인 유통은 판매 점포가 크게 필요 없다. Capex 부담이 현저히 작은 것이다투자한 돈이 크지 않기 때문에 기대수익률도 낮다영업이익률이 높지 않아도 된다. ASP를 낮출 수 있는 핵심적인 이유다아울러 고정비 부담이 작다판매 상품에 대해 일괄 관리하는 종합몰이 아닌 오픈마켓의 경우는 콜센터도 따로 운영하지 않는다.

 

모든 사업은 돈을 벌기 위해서 한다기존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은 유통 사업에서 이익을 반드시 내야 하지만 11번가와 네이버쇼핑에게 마진은 옵션이 되었다마진에 대한 가정이 깨진 것이다기존 유통 업체들의 높은 바잉 파워에 의한 GPM 우위는 의미가 없어졌다이익이 나지 않는 큰 회사들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경쟁은 심화되고상품 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온라인 유통은 제로마진으로 귀결되고 있다결국 온라인 유통 시장이 확대되면서 소비 밸류체인 상에 있는 경제주체들즉 소비자와 유통브랜드 업체 모두 가격 하락 유인이 발생했다.

이들은 유통 사업을 수단화하면서 온라인 유통시장을 제로마진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

 

한국 유통의 역사

한국 유통 산업이 큰 변화를 맞이하기 시작한 지점은 IMF구제금융 위기를 겪고카드 사태로 또 한 번 큰 내수 소비 부진을 경험했던 2000년대 초반부라고 할 수 있다. 2000년 초부터 2008년 금융위기 전까지는 안정적인 내수 소비시장 성장을 기반으로 소비 채널의 기업화/서구화가 크게 이루어진 시기다. 2010~11년 백화점의 기존점 성장률은 10%를 훌쩍 넘기 일쑤였다. 2012~13년 백화점 핵심 카테고리였던 의류와 화잠품 카테고리가 대거 홈쇼핑으로 유입되면서 2년 정도 홈쇼핑이 크게 성장했다하지만 2014년 이후 모바일 중심의 온라인 채널이 고신장하면서 홈쇼핑업체들도 고객 이탈을 피할 수 없었다. 2014년부터는 온라인 채널과 함께 편의점 시장이 고신장했다. 1~2인 가구 확대로 소량/간편 구매 성향이 늘었기 때문이다.

 

카테고리 표준화가 많이 된 순서로 침투

상품 카테고리의 성격에 따라 온라인 채널 침투의 영향을 받는 시기가 달랐다표준화가 많이 된 카테고리 비중이 클수록 타격을 먼저 받았다롯데하이마트 같은 가전 양판 업체들이 가장 먼저 손해를 보았다이런 카테고리를 많이 판매하는 대표적인 채널인 백화점은 2013년부터 매출 성장률이 빠르게 둔화되었다식품 비중이 높은 대형마트는 이러한 온라인화로 인한 경쟁 심화위험에서 다소 벗어나 있었다표준하가 큰 재화일수록 온라인 채널의 위협 역시 클 수밖에 없다.

 

온라인 유통 시장에서 기업들이 돈을 벌기 위해서는 2가지 비즈니스모델이 가능하다

첫째알리바바와 아마존 모델이다이들은 유통업이 완전경쟁시장이라는 것을 철저히 수용하고 유통 부문에서는 BEP만을 추구한다대신에 유통수수료를 크게 낮추고 집객을 확대하면서 절대적인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막대한 트래픽 증가를 통한 광고 마케팅 수익을 창출하거나파생적인 사업을 통해 외연을 확대하면서 기업가치를 올리고 있다유통은 사업이 아니라 수단일 뿐이다.

둘째완전경쟁시장의 조건 가운데 하나를 깨는 것이다진입과 탈퇴의 자유,정보의 공유는 온라인 유통 고유의 속성이기 때문에 깨기 어렵다거래 상품의 동질성은 상품 카테고리마다 다르다표준화가 가장 안 돼 있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거래되기 가장 어려운 품목이 신선식품이다다시 말해 온라인에서 신선식품을 잘 유통할 수 있다면 높은 진입장벽을 형성하면서 사업 전개가 가능하고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이다.

 

결론적으로 대형마트는 식품 온라인으로 가고 있다다른 공상품 온라인과 달리 식품 온라인 사업은 카테고리 특성상 여러 추가적인 인프라가 필요하고, Capex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다중소기업이 들어오기에는 자본이 너무 많이 필요하고해외기업이 들어오기에는 소싱 네트워크 측면에 한계가 있다다만 대형마트 오프라인 점포의 비효율성은 피할 수 없는 부담이다결국 대형마트 시장은 식품 온라인 사업을 어떻게 전개하는냐에 따라 패권이 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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