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독자(獨子)적인 독자(讀者) (cyrus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독자는 솔직해야만 합니다. 이것이 독자가 갖추어야 할 근본적인 자격입니다. 거짓으로 위로해서도 안 되며, 칭찬받을 만한 작품이 아닌 경우에는 절대로 칭찬해서도 안 됩니다. (폴 오스터)</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Thu, 09 Jul 2026 08:42:51 +0900</lastBuildDate><image><title>cyrus</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365531661930128.png</url><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cyrus</description></image><item><author>cyrus</author><category>에세이</category><title>나를 신경 쓰이게 하는 것들 - [세부 속으로 - 더 자세한 쓰기, 사라짐의 쓰기에 대하여]</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376211</link><pubDate>Mon, 06 Jul 2026 07: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37621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62139722&TPaperId=1737621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26/0/coveroff/k96213972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62139722&TPaperId=1737621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세부 속으로 - 더 자세한 쓰기, 사라짐의 쓰기에 대하여</a><br/>리디아 데이비스 지음, 서제인 옮김 / 에트르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br><br><br><br><br><br><br><br><br>사소한 것들은 가볍다.&nbsp;보잘것없는 것들은 가엽다.&nbsp;이 자그마한 것들은 잊히면 시나브로 사라진다.<br>무미건조한 것들은 무용하다. 무무(貿貿)한 것들은&nbsp;무시당한다. 이 하찮은 것들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시나브로 사라진다.<br>점점 잊히는 것들에&nbsp;대해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그러나 ‘진지한 관찰자’는 세심한 관심을 드러낸다.&nbsp;<br><br><br><br><br><br><br><br>세상을 진지하게 관찰하는 사람은 호기심이 많다. 그들은 자그맣고 하찮은 것들을 열심히 주우러 다닌다.&nbsp;영국의 문학 비평가 제임스 우드(James Wood)는 우리가 지나치기 쉬운 것들을 ‘세부 사항(detail)’이라고 했다.<br>세부 사항은 관찰자를 만나고 싶다. 세부 사항은&nbsp;원래 조용한 편이지만, 자신을 알아준 관찰자를 만나면 수다스러워진다.&nbsp;관찰자의 눈빛을 느낀 세부 사항이 말을 건넨다.&nbsp;<br><br>“날 만져 주세요.”&nbsp;<br><br>우드는 세부 사항을 ‘우리에게 만져달라고 애원하는 삶의 조각’으로 비유한다. 호기심이 많은&nbsp;관찰자는 삶의 조각들을 모은다.<br><br><br><br><br><br><br><br><br><br><br>호기심이 솟아나면 세부 사항을 궁금해한다. 진지한 관찰자는 쓸모없는 세부 사항이 ‘궁금해서’ 공부한다. 미국의 철학자 제나 히츠(Zena Hitz)는 호기심을 죽이면서 실용성만 챙기는 공부를 비판한다. 그녀는 쓸모없는 것(지식)을 공부하는 관찰자를 ‘자유롭게 배움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격찬했다.&nbsp;궁금증이 많은 관찰자는 삶의 조각들을 사랑한다. 이들은 중요하지 않는 것에 주의를 기울인다.<br><br><br><br><br><br><br><br>진지한 관찰자가 글을 쓰면 무색한 세부 사항에 선명한 빛깔이 생긴다.&nbsp;미국의 작가 리디아 데이비스(Lydia Davis)는 자신의 글쓰기를&nbsp;잡초가 무성한 곳에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행위로 비유한다.&nbsp;‘into the weeds(잡초 속으로).’ 이 관용구는 ‘더 자세하게 들어가다’라는 뜻도 있다.&nbsp;잡초는 성가신(bother) 존재로 취급받는다. 하지만 잡초를 관찰하는 사람은 잡초의 매력을 알려고 노력한다. 진지한 관찰자는 성가신 것에 궁금증을 느끼면 그것에 신경을 쓴다(bother).&nbsp;진지한 관찰자는 보기 좋고, 쓸모 있는 것들만 찾는 남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는다.<br>데이비스는&nbsp;‘신경 쓰이는’ 삶의 조각들을 주워서 노트에 담는 작가다. 그녀는&nbsp;자신의 눈앞에 아른거리는 삶의 조각이 신경 쓰이기 시작하면 글을 쓴다고 밝힌다.&nbsp;<br><br>“날 쓰다듬어주세요.”<br><br>삶의 조각을 여러 번 쓰(고)다듬으면 멋진 글이 된다.&nbsp;글의 소재가 될 만한 삶의 조각은 작가가 직접 찾을 수 있지만, 때로는 예기치 않게 불쑥 나타나기도 한다.&nbsp;그리고 자주 봐서 흔한 사물도 자신에게는 특별한 삶의 조각이 된다.&nbsp;전업 작가가 아니어도 삶의 조각을 찾아서 글을 쓸 수 있다.&nbsp;<br>데이비스는 무용한 글쓰기를 해야 하는 이유를 강조하기 위해 조지 스터트(George Sturt)의 책 &lt;수레바퀴 제작인의 작업실&gt;(The Wheelwright’s Shop)을 재조명한다.&nbsp;스터트는 수레바퀴를 만드는 일을 하면서 틈틈이&nbsp;소설을 썼다.&nbsp;그는 사람들이 궁금해하지 않는 이야기, 즉 수레바퀴를 만드는 과정과 그 밖의 공예 기술들을 꼼꼼하게 기록했다.&nbsp;&lt;수레바퀴 제작인의 작업실&gt;은 스터트의 소설들보다 더 유명해진 회고록이다. 이 책은 작가가 살았던 영국 빅토리아 시대(Victorian era, 1837~1901년)의 공예 기술을 알려주는 귀중한 사료가 되었다. 스터트는&nbsp;‘보잘것없는 세부 사항을 관찰한’ 작가다.<br>똑똑하고, 표현의 기교가 뛰어난 사람만이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 자신의 인생에 가장 가까운 것을 애지중지하는 마음이 있으면.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이&nbsp;진지한 관찰자요, 공부를 좋아하는&nbsp;사람이다.<br><br><br><br><br><br><br>알라딘 램프에 갇혀 16년째 무용한 글쓰기를 한 cyrus가 만든 주석<br><br><br><br>* 32쪽<br><br><br>  &nbsp;  &nbsp;‘나는 내 어떤 책들을 어떻게 썼는가’[주1]는 언제나 내 머릿속에 맴도는 책 제목이다. (중략) 이 제목은 프랑스 작가 레몽 루셀의 에세이집 제목이면서 표제작 제목이기도 하다. 방금 그것을 찾아본 나는 존 애시베리가 루셀을 경유해 그 에세이집에 다시금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된다.<br><br><br><br><br><br>[주1] 레몽 루셀(Raymond Roussel)은 독특한 방식으로 글을 쓴 프랑스의 작가다. 그의 실험적인 글쓰기는 당대의 독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루셀은 자신의 글쓰기에 관한 생각을 정리한 &lt;나는 내 어떤 책들을 어떻게 썼는가&gt;라는 글을 썼고, 자신이 죽은 후에 출간할 것을 요청했다.&nbsp;<br><br><br><br><br><br>루셀의 대표작은 《아프리카의 인상》(송진석 옮김, 문학동네, 2019년)과 《로쿠스 솔루스》(송진석 옮김, 문학동네, 2020년)다. 국역본 《아프리카의 인상》에 부록으로 &lt;나는 내 책 몇 권을 어떻게 썼는가&gt;가 실려 있다. 루셀의 작품을 진지하게 분석한 학자가 미셸 푸코(Michel Foucault)다. 루셀에 심취한 푸코는 1963년에 &lt;레몽 루셀&gt;을 출간했다. 이 책의 영문판 제목은 &lt;죽음과 미로&gt;(Death and the Labyrinth: the World of Raymond Roussel)다.&nbsp;미국의 시인 존 애시베리(John Ashbery)는 루셀의 열렬한 독자이자 루셀의 작품을 영어로 옮긴 번역자로, &lt;죽음과 미로&gt; 서문을 썼다.<br><br><br><br><br><br>푸코의 &lt;레몽 루셀&gt;은 국내에 번역 출간되지 않았다. 루셀이 언급된 또 다른 철학서가 질 들뢰즈(Gilles Deleuze)의 《차이와 반복》(김상환 옮김, 민음사, 2004년)이다. 들뢰즈는 푸코의&nbsp;&lt;레몽 루셀&gt;을 참조했다.&nbsp;<br><br><br><br><br><br><br><br><br>[주2] 제임스 우드의 비평 에세이집 《인생에 가장 가까운 것》에 실린 두 번째 글은 『진지한 관찰』이다. 이 글에 리디아 데이비스의 단편소설 &lt;문법 질문&gt;(Grammar Questions)이 언급된다(177쪽). &lt;문법 질문&gt;은 작품집 《불안의 변이》(강경이 옮김, 봄날의책, 2023년)에 수록되어 있다(제목은 ‘문법 질문들’이다). 《불안의 변이》에 &lt;푸코와 연필&gt;(Foucault and Pencil)이라는 제목의 단편소설이 있다.<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26/0/cover150/k96213972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5260072</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Trivia</category><title>도서전에 갈 때 주목한 출판사, 까치와 워크룸프레스</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358549</link><pubDate>Sat, 27 Jun 2026 19:0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358549</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62030080&TPaperId=1735854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655/52/coveroff/k462030080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32533534&TPaperId=1735854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19book_75cover.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420749X&TPaperId=1735854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5063/13/coveroff/899420749x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2916080&TPaperId=1735854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7536/88/coveroff/8972916080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2916307&TPaperId=1735854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0061/13/coveroff/8972916307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s://blog.aladin.co.kr/haesung/17358549'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br><br><br>2년 만에, 말도 많고, 탈도 많고, 방문객도 많은 서울국제도서전(약칭 ‘국도’)에 갔다. 이 글은 출판사 부스가 있는 곳에 입장하기 위해 줄 서서 기다렸을 때 썼다. <br><br><br>  <br><br><br><br><br><br><br><br><br><br><br>* 이창현 · 유희(그림)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사계절, 2018년)  &nbsp;  * 이창현 · 유희(그림)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2》 (사계절, 2023년)<br><br><br>‘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은 책보다 굿즈를 판매하는 출판사들이 많아진 국도를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누군가는 국도에 간 사람들을 ‘진정한 독서인’이 아니라고 했다. 어떤 기자는 국도를 겨냥해서 ‘돈맛에 매몰된 도서전’이라고 표현했다.<br>국도의 운영 방식을 살펴보면 출판인과 독자들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문제점이 수두룩하다. 그렇다고 해서 국도에 참여한 출판인을 ‘돈맛’에 빠진 사람인 것처럼 매도하는 비난은 틀렸다. 도서전 예매에 성공한 사람들을 ‘굿즈 마니아’라고 비아냥거리는 시선 또한 나는 동의할 수 없다. <br>국도에 ‘책(의) 맛’을 보러 오는 독자들이 찾아온다. ‘책 맛’을 아는 독자는 자기가 특별히 관심 있는 출판사가 만든 책들을 구매하거나 읽는다.&nbsp;이런 독자들은 출판사에서 나온 시리즈나 전집을 사서 모은다.<br>올해 국도에 참가한 출판사 중에 내가 주목한 출판사는 ‘까치(까치글방)’와 ‘워크룸프레스’다. 까치는 1977년에 설립된 인문 · 사회과학 전문 출판사다. 철학, 과학, 역사,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만들었고, 지금도 팔리는 스테디셀러도 여러 권이다. 올해 49세인 까치가 국도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지금은 절판되어 구할 수 없는 까치 출판사의 책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과거의 책들은 ‘까치글방’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다. 내가 가지고 있는 까치 출판사의 책들은 주로 서평을 쓰기 위한 참고 자료가 되었다. 그래서 아주 조금만 읽은 책들이 많다.<br><br><br>   <br><br><br><br><br><br><br><br><br><br><br>* [결정판] 스티븐 호킹, 김동광 옮김 《그림으로 보는 시간의 역사》 (까치, 2021년)  &nbsp;  * [개정판] 빌 브라이슨, 이덕환 옮김 《거의 모든 것의 역사 2.0》 (까치, 2026년)  &nbsp;  *&nbsp;[제4판] 토머스 새뮤얼 쿤, 김명자 · 홍성욱 옮김 《과학혁명의 구조》 (까치, 2021년)<br><br><br>까치 출판사는 스테디셀러가 된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의 《그림으로 보는&nbsp;시간의 역사》, 빌 브라이슨(Bill Bryson)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 토머스 S. 쿤(Thomas S. Kuhn)의 《과학혁명의 구조》 등을 펴냈다. <br><br><br> <br><br><br><br><br><br><br><br><br><br><br>* 브라이언 클레그, 제효영 옮김 《책을 쓰는 과학자들: 위대한 과학책의 역사》 (을유문화사, 2025년)<br><br><br>과학자들이 쓴 과학 도서들의 역사를 정리한 브라이언 클레그(Brian Clegg)의 《책을 쓰는 과학자들》에 까치 출판사가 자랑하는 스테디셀러 과학 도서 3권이 언급된다. 《그림으로 보는 시간의 역사》는 물리학 개념의 배경 설명이 부족하고 술술 읽히는 책이 아닌데도&nbsp;가장 많이 팔린 대중 과학책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 기록을 깬 과학책이 2003년에 나온 《거의 모든 것의 역사》다.<br><br><br><br><br><br>까치는 과학 도서를 꾸준히, 잘 만드는 출판사다. 과학 주제가 다양하다.&nbsp;물리학(아인슈타인, 양자역학), 화학(로얼드 호프만), 수학, 우주론(킵 손), 생물학(닉 레인), 동물학(데이비드 애튼버러, 데즈먼드 모리스), 의학(싯다르타 무케르지) 분야의 책들을 펴냈다.&nbsp;<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아닐 아난타스와미, 노승영 옮김 《기계는 왜 학습하는가: AI를 움직이는 우아한 수학》 (까치, 2025년)  &nbsp;  * 댄 레빗, 이덕환 옮김 《우리 몸을 만드는 원자의 역사: 나를 이루는 원자들의 세계》 (까치, 2024년)  &nbsp;  * 데이비드 애튼버러, 이한음 옮김 《경이로운 지구의 생명들》 (까치, 2023년)<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빌 브라이슨, 이한음 옮김 《바디: 우리 몸 안내서》 (까치, 2020년)&nbsp;* [개역판] 로얼드 호프만, 이덕환 옮김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 (까치, 2018년)&nbsp;* [개정판] 리처드 도킨스 · 옌 웡 함께 썼음, 이한음 옮김 《조상 이야기: 생명의 기원을 찾아서》 (까치, 2018년)&nbsp;<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절판] 데이비드 보더니스, 이덕환 옮김 《아인슈타인의 일생 최대 실수》 (까치, 2017년)&nbsp;* 케네스 W. 포드, 이덕환 옮김 《양자: 101가지 질문과 답변》 (까치, 2015년)&nbsp;* 킵 손, 전대호 옮김 《인더스텔라의 과학》 (까치, 2015년)&nbsp;<br><br>   <br><br><br><br><br><br><br><br><br><br>* [절판] 데이비드 애튼버러 · 에롤 풀러 함께 썼음, 이한음 옮김 《낙원의 새를 그리다: 극락조의 발견, 예술, 자연사》 (까치, 2013년)&nbsp;* [절판] 빌 브라이슨 엮음, 이덕환 옮김 《거인들의 생각과 힘: 과학과 왕립 학회 이야기 》 (까치, 2010년)&nbsp;* [절판] 리처드 포티, 박중서 옮김 《런던 자연사 박물관》 (까치, 2009년)<br><br>김동광, 김명남, 노승영, 이덕환, 이한음, 전대호, 홍성욱과 같은 번역 경험이 많은 번역자들이 까치 출판사의 과학책들을 만들었다. 물론, 번역자들도 사람인지라 오역하거나 오탈자를 못 고칠 때가 있다.<br><br><br>  <br><br><br><br><br><br><br><br><br><br><br>* 그레이엄 핸콕, 이경덕 옮김 《신의 지문: 사라진 문명을 찾아서》 (까치, 2017년)  &nbsp;  * 그레이엄 핸콕, 이종인 옮김 《신의 사람들: 사라진 문명의 전달자들, “신의 지문”의 속편》 (까치, 2016년)<br><br><br>그런데 까치 출판사는 외계인이 고대 문명을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그레이엄 핸콕(Graham Hancock)의 책들도 펴냈다. 현재 판매 중인 핸콕의 책은 그의 대표작 《신의 지문》과 속편&nbsp;《신의 사람들》이다. 나머지 책들은 절판되었다.&nbsp;《신의 사람들》의 번역자는 이종인이다. 핸콕의 초고대 문명설은 과학적 검증이 불가능하고, 근거가 빈약하다. 핸콕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지만, 재미있는 SF 소설로 인식하면서 읽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핸콕의 견해를 너무 진지하게 믿는 사람들은 과학적 사실과 역사를 모조리 부정한다.&nbsp;국도 부스에 있는 까치 출판사 관계자를 만난다면 한 번 물어보고 싶다. 핸콕의 책이 지금도 잘 팔리냐고.<br><br><br><br><br><br>워크룸프레스는 그래픽 디자이너와 편집자가 함께 만든 출판사다. 그래서 전시 포스터와 다른 출판사의 책 표지를 만드는 일에 참여한다. 이 출판사가 기획한 ‘제안들’은 잘 알려지지 않은 비주류 문학 작품들을 모아 놓은 세계 문학 총서다.<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D. A. F. 사드, 성귀수 옮김 《사제와 죽어가는 자의 대화》 (워크룸프레스, 2014년, 사드 전집 1)&nbsp;[피터 박스올 &lt;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gt; 50번째 책]* D. A. F. 사드, 성귀수 옮김 《소돔 120일 혹은 방탕주의 학교》 (워크룸프레스, 2018년, 사드 전집 2)&nbsp;* D. A. F. 사드, 성귀수 옮김 《알린과 발쿠르 혹은 철학 소설》 (워크룸프레스, 2025년, 사드 전집 3)<br><br><br>워크룸프레스는 국내 유일의 ‘사드(Sade)&nbsp;전집’을 출간하고 있다.&nbsp;인류애를 망가뜨리는&nbsp;극단적인 에로티시즘을 표현한 사드의 문학 작품은 여전히 금서로 취급된다. ‘괴도&nbsp;아르센 뤼뺑(Arsene Lupin)&nbsp;시리즈’ 번역으로 유명한 번역자 성귀수가 혼자서 사드 전집 번역을 하고 있다.&nbsp;<br><br><br><br><br><br><br>출판사가 계획한 사드 전집은 총 14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현재 3권이 번역되었다.&nbsp;사드 사후 200주년이었던 2014년에 처음 1권이 출간되었는데, 출간 속도가 더딘 편이다.<br><br><br><br><br><br>※ TMI:&nbsp;성귀수 번역의 ‘아르센 뤼뺑 시리즈’를 처음 만든 출판사가 까치다. 까치 출판사 부스 바로 옆에 워크룸프레스 출판사 부스가 있다.<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7442/88/cover150/k142534003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74428868</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과학</category><title>회의주의 배우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348314</link><pubDate>Mon, 22 Jun 2026 07:0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348314</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8902769&TPaperId=1734831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2/0/coveroff/8988902769_1.gif"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1962507&TPaperId=1734831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6382/21/coveroff/8961962507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1449247&TPaperId=1734831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65/85/coveroff/8991449247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0531405&TPaperId=1734831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1/46/coveroff/8960531405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62037651&TPaperId=1734831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084/93/coveroff/k162037651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s://blog.aladin.co.kr/haesung/17348314'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br><br><br><br><br><br><br>&nbsp;의심할 수 있는 자유는 과학에서 중요한 문제이며, 다른 분야에서도 그렇다고 나는 믿는다. 이 자유는 오랜 투쟁의 결과로 얻게 된 것이다. 의심할 수 있도록, 확신하지 않도록 허락받은 것 자체가 투쟁이었다.&nbsp;(중략)&nbsp;끊임없이 의심하는 자유의 가치를 알리고, 의심이 결코 공포의 대상이 아니며, 인류의 새로운 잠재 능력을 가능케 하는 소중한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다음 세대들에게 가르쳐야 할 책임을 느낀다. 무엇이든 확실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개선의 여지는 언제든지 열려 있다. 나는 미래 세대들에게 바로 이 자유를 요구하고 싶다.  &nbsp;  <br>(리처드 파인만, 《과학이란 무엇인가》 중에서, 44~45쪽)<br><br><br><br><br>물리학자 김상욱 교수는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라는 글에서&nbsp;‘불완전한 텍스트’를 대하는 방식을 제시한다.<br><br>&nbsp;텍스트는 불완전하다. 항상 어딘가 빠진 부분이 있다. 빈 부분에 대해서는 해석이 필요하다.<br>(《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nbsp;「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중에서, 203쪽)&nbsp;<br><br>김 교수가 말한 ‘불완전한 텍스트’는&nbsp;해석에 관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경전을 뜻한다. 예를 들면&nbsp;성경, 유대인 경전 &lt;탈무드&gt;,&nbsp;유교 경전이다.<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김상욱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변화의 시대,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하여》 (동아시아, 2026년)<br><br><br>학술 논문뿐만 아니라 과학 도서, 과학을 주제로 한 칼럼도 불완전한 텍스트다.&nbsp;과학자들은 과학적 견해가 객관적인 사실에 기반한 것인지 검증한다.&nbsp;과학자들도 가끔 틀리기도 하고, 잘못된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nbsp;과학 텍스트가 불완전하다고 해서 과학이 부실한 학문을 뜻한다는 것은 아니다.&nbsp;미국의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Richard Feynman)은 표현을 빌리자면,&nbsp;과학은&nbsp;‘의심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릴 수 있으며&nbsp;스스로 교정하는 학문이다.  &nbsp;  <br><br><br><br><br><br>김 교수는 자신을 소개할 때 ‘모든 것에 의심을 멈추지 않고 자신의 이론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는 과학적 태도’를 널리 알린다고 했다. 이 과학적 태도가 바로 회의주의(skeptic)다.<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마이클 셔머, 류운 옮김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 (바다출판사, 2007년)<br>* [절판]&nbsp;스켑틱 협회 편집부 엮음&nbsp;《시간 여행은 가능한가: 한국 스켑틱 1호》 (바다출판사, 2015년)<br>* 스켑틱 협회 편집부 엮음(마이클 셔머, 제임스 랜디 외 여러 명의 필자 참여), 김보은 · 류운 · 하인해 외 옮김 《나는 의심한다, 고로 존재한다: 스켑틱 10주년 베스트 에세이》 (바다출판사, 2025년)<br><br><br>회의주의자는 모든 견해를 불신하거나 특정 신념에만 마음의 문을 닫는 사람이 아니다. 마이클 셔머(Michael Shermer)는 국내에서 발행된 지 11년이 된 잡지 &lt;Skeptic&gt;(스켑틱 코리아) 편집장이다.&nbsp;그가 쓴&nbsp;「회의주의 선언」(A Skeptical Manifesto)은&nbsp;회의주의의 원칙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글이다.[주1]&nbsp;셔머는 이 글에서&nbsp;‘올바른 회의주의자’를&nbsp;특정 지식에 관한 주장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으로 정의했다. 회의주의는 교조주의의 함정에 빠지지 않게 한다.&nbsp;<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리처드 파인만, 정재승 · 정무광 함께 옮김 《파인만의 과학이란 무엇인가?》 (승산, 2008년)<br><br><br>올바른 회의주의자는 정직하다. 자신의 오류와 무지한 점을 인정한다. 파인만은&nbsp;‘정직해지려고 최선을 다하는 태도’가 과학적 사고라고 말했다.&nbsp;파인만이 말한 ‘정직함’은 단순히 정확한 사실만 전달하는 태도를 뜻하지 않는다. 확실한 정직함은 다른 사람들이 과학적 사고를 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분명하게 전달하는 것이다.<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이음 편집부 《과학 잡지 에피 Epi 36호:&nbsp;펙트체커》 (이음, 2026년)<br><br><br>회의주의자는 ‘팩트체커(fact-checker)’다. 팩트체커는 AI가 만든 ‘진짜 같은 가짜 정보’를 의심해야 한다. 권석준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부 교수는 과학자가 팩트체크에 동참하려면 ‘비판적 읽기(critical reading)’의 수준을 한 단계 높여야 한다고 말한다.[주2]&nbsp;학술논문의 결론을 의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 과정 전체를 꼼꼼하게 따지는 것이다. 과학의 팩트체크는 오류를 확인하고, 이를 수정해 나가는 과정이다.<br>과학 도서를 읽을 때도 팩트체크를 해야 한다.&nbsp;김 교수의 글에&nbsp;회의주의적 관점으로 생각해 볼만한 대목이 있다.<br><br>&nbsp;지구상의 많은 동물이 양성생식으로 번식한다. 암수가 만나 둘의 정자와 난자가 결합하여 자식을 만든다는 뜻이다.<br>(《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결혼과 사랑의 불안한 동맹」, 103쪽)<br><br>생물의 생식 방식은 크게 무성생식과 유성생식이 있다. 무성생식은 암수 교배를 하지 않고, 자가 분열을 해서 새로운 개체를 생산한다. 그래서 무성생식을 한 생물종의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 유전자는 동일하다.&nbsp;<br><br><br> <br><br><br><br><br><br><br><br><br><br><br>* 데이비드 베이커, 김숲 옮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섹스의 역사: 20억 년간 작동해온 생존과 욕망의 진화》 (RHK, 2026년)<br><br><br>암수 교배, 즉 유성생식으로 태어난 생물종은 암수 유전자 절반씩 물려받는다.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유전자가 섞이면 생물종이 다양해지며 급격하게 변하는 환경에 잘 적응한다.&nbsp;섹스(sex,&nbsp;성행위)는 단순히 성적 쾌락을 느끼기 위한 행위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음란하고 불결한 행위인 것도 아니다.&nbsp;섹스를 즐기는 우리는 섹스의 진화적 이점을 잘 모른다.&nbsp;섹스는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는 일이다.<br>김 교수가 표현한 ‘양성생식’은 유성생식과 동일한 의미다. 유성생식과 양성생식이 익숙한 사람들은 ‘남성과 여성’이라는 두 개의 생물학적 성을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며 ‘정상’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생물의 번식 방식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생물학자들은 성적 이분법(gender binary)을 반박한다.<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강병철, 백조원, 이주원, 오승재, 효록 함께 썼음 《성소수자_LGBT(Q)》 (알마, 2018년)<br><br><br>이성애주의(heterosexism)는 남성과 여성이 사랑하는 것을 ‘정상’으로 규정한다. 이성애주의는 성적 이분법을 강화한다. 성적 이분법의 기준에 벗어난 동성애와 젠더퀴어(genderqueer)는 ‘비정상’이 된다. 앤 파우스토-스털링(Anne Fausto-Sterling)은 이성애주의를 옹호하는 생물학을 비판한 페미니스트 생물학자다.[주2]&nbsp;파우스토스털링은 성적 이분법의 한계를 넘어선 ‘다섯 개의 성’을 제안했다. 다섯 개의 성 중에 (생물학적) 남성과 여성을 제외한 나머지 세 개의 성은 ‘간성(intersex)’이다. 간성은 여성과 남성의 몸을 모두 가진,&nbsp;성별 구분이 모호한 사람이다.&nbsp;과거에 간성을 ‘남녀한몸증’ 또는 ‘자웅동체’라고 불렀지만, 차별적인 의미가 반영되어 있어서 쓰지 않는다(《성소수자_LGBT(Q)》 용어집 참조).<br><br><br>   <br><br><br><br><br><br><br><br><br><br><br>&nbsp; &nbsp;<br>* 앤 파우스토-스털링, 홍승효 옮김 《섹싱 더 바디: 젠더 정치와 섹슈얼리티의 구성》 (후마니타스, 2026년)  &nbsp;  * 퍼트리샤 오노니우 케이시언, 노승영 옮김 《자연은 퀴어하다: 장소에 토박이가 된다는 것, 속한다는 것, 그리고 자연의 온갖 퀴어함에 관하여》 (에이도스, 2026년)  &nbsp;  * 모로하시 겐이치로, 김종현 옮김 《자연은 성을 둘로 나누지 않는다》 (바다출판사, 2026년)<br><br><br>자연은 매일&nbsp;‘퀴어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자연스러운 퀴어 퍼레이드는&nbsp;인간이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시작되었다.&nbsp;초기 캄브리아기에 살았던 원시 물고기는 턱이 없는 무악류인데, 이들은 정자와 난자를 모두 지닌 간성이었다. 대부분의 원시 척추동물 종은 양성애적 짝짓기를 했다.[주3]<br>만화영화 &lt;니모를 찾아서&gt;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물고기인 흰동가리는 무리 내 암컷이 죽으면 수컷은 암컷이 되어 알을 낳는다. 점박이하이에나는 암수 성기를 모두 가지고 있다. 홍학과 까마귀는 같은 성별의 새에게 구애하고, 함께 살아간다.<br>모든 생물이 자손을 최대한 많이 낳기 위해 유성생식만 하는 것은 아니다. 거의 모든 동물 개체군에&nbsp;비(非)번식성 이성애를 하는 개체가 존재한다.&nbsp;이들은 생물학자들이 관찰하면서 증명된 번식 주기를 따르지 않으며 새끼를 낳지 않는다.&nbsp;하지만 여전히 몇몇 생물학자와 동물학자는 동물의 번식 욕구를 자연스러운 본능으로 여기며, 동성애와 비번식 개체를 비정상으로 간주한다. 그러므로 ‘퀴어한 생물’을 연구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암묵적으로 은폐한다.<br>그래서 파우스토-스털링과 퍼트리샤 오노니우 케이시언(Patricia Ononiwu Kaishian)과 같은 페미니스트 생물학자와 성소수자로 살아가는 생물학자들은 퀴어의 삶과 존재 방식을 잘 이해하기 위한&nbsp;‘퀴어 생물학’의 필요성을 강조한다.<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 브루스 배게밀, 이성민 옮김 《생물학적 풍요:&nbsp;성적 다양성과 섹슈얼리티의 과학》 (히포크라테스, 2023년)  &nbsp;  * 조안 러프가든, 노태복 옮김 《변이의 축제: 다양성이 이끌어온 우리의 무지갯빛 진화에 관하여》 (갈라파고스, 2021년)  &nbsp;  * 티에리 오케, 변진경 옮김 《셀 수 없는 성: ‘두 개의 성’이라는 이분법을 넘어서》 (오월의봄, 2021년)<br>* [절판] 이음 편집부 《과학 잡지 에피 Epi 9호: 두 개로 나뉘지 않고 무한히 펼쳐지는, ‘젠더 스펙트럼’》 (이음, 2019년)<br><br><br>퀴어 생물학의 고전을 꼽으라면 나는 이 세 권을&nbsp;소개할 것이다.&nbsp;파우스토-스털링의 《섹싱 더 바디》(Sexing the Body, 2000년), 브루스 배게밀(Bruce Bagemihl)의 《생물학적 풍요》(Biological Exuberance, 1999년), 조앤 러프가든(Joan Roughgarden)의 《변이의 축제》(Evolution’s Rainbow, 2004년)다.<br>《생물학적 풍요》는 1,000쪽이 넘는 ‘벽돌 책’이지만, 지금까지 관찰된 퀴어한 도물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담았다. 그리고 동물 동성애 연구의 역사를 소개할 뿐만 아니라 동물학 연구 과정에 개입된 ‘동성애 혐오’를 지적한다.&nbsp;조앤 러프가든은 트랜스젠더 생물학자다. 《변이의 축제》는 2010년에 원서 제목을 그대로 이어받아 《진화의 무지개》(노태복 옮김, 뿌리와이파리)로 출간된 적이 있다.&nbsp;러프가든은 퀴어한 동물들을 설명할 때 배게밀의 책을 참고했다.&nbsp;성적 이분법을 과학적으로 비판한 세 권의 퀴어 생물학 고전은 완독하기가 부담스러운 분량이다. 발췌 독서를 한다면&nbsp;이 세 권의 책이 한 번 이상 인용되었거나 참고한 책들(《자연은 퀴어하다》, 《셀 수 없는 성》, 《과학 잡지 에피 9호》)을 읽으면 된다.<br>김상욱 교수는 ‘변하지 않는 것’은 이미 존재하고 있어서 충분히 배울 수 있다고 했다. 변하지 않는 것을 제대로 알면 불확실한 변화의 방향이 대충 어디로 갈지 알 수 있다. 변하지 않는 것은 10년 후에도 배울 수 있다. 김 교수는 역사, 철학,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 수학, 물리, 화학, 생물학은 1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들이라서 맨 먼저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nbsp;<br>나는 회의주의를 ‘변하지 않는 것’의 목록에 추가하고 싶다.&nbsp;편견과 교조주의, 그리고 나쁜 일에 쓰이는 AI에 속지 않으려면 회의주의의 기본 원칙을 배워야 한다. 회의주의의 기본 원칙은 금방 배울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다. 나도 틀릴 수 있음을 받아들인다. 내 생각과 완전 정반대인 견해가 낯설고 불편해도 친절한 호기심을 발동해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nbsp;<br><br>세상이&nbsp;회의주의자를 속여도그들은 계속 질문하고&nbsp;항상 배운다.<br><br><br><br><br><br>&nbsp;회의주의적 독자 cyrus의 주석  &nbsp;  <br><br><br><br><br><br>[주1]&nbsp;「회의주의 선언」은 셔머의 저서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 1부 1장 전체 내용이다. 2015년 한국판 &lt;스켑틱&gt; 창간호 특집 연재 ‘회의주의란 무엇인가’의 첫 번째 글로 게재되었다. &lt;스켑틱&gt;에 수록된 17편의 글을 선별한 《나는 의심한다, 고로 존재한다》에 서문으로 수록되었다. 셔머의 글이 있는 세 권의 책 모두 바다출판사가 펴냈다.&nbsp;<br><br>[주2]&nbsp;권석준, 「AI 과학자 시대, 팩트체크의 재정의」, 《과학 잡지 에피 Epi 36호: 펙트체커》, 이음, 2026년, 36쪽.<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 폴라 보글, 이지훈 옮김 《운전 배우기》 (지만지드라마, 2019년)  &nbsp;  * 질 돌런, 최석훈 옮김 《연극 그리고 섹슈얼리티》 (교유서가, 2025년)<br><br>[주3] 파우스토-스털링은 레즈비언이다. 그녀의 연인은&nbsp;극작가 폴라 보글(Paula Vogel)이다. 보글의 희곡 《운전 배우기》는 작품성이 뛰어난&nbsp;퀴어 연극으로 평가받았고,&nbsp;1998년 퓰리처상 희곡 부문 수상작이다.&nbsp;<br><br><br><br>[주4]&nbsp;데이비드 베이커, 《세상에서 가장 짧은 섹스의 역사》, RHK, 2026년, 52~57쪽.<br><br><br><br>*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168쪽<br><br><br>&nbsp; &nbsp;&nbsp;1863년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드 마네가 &lt;올랭피아&gt;에서 특정 매춘부[주5]의 누드화를 그렸을 때, 그는 예술로서의 누드화 규칙을 깬 것이었다.<br><br>[주5] 마네(Édouard Manet)의 대표작 &lt;올랭피아&gt;(Olympia)는 매춘부의 누드를 그린 그림이 아니다.&nbsp;<br><br><br>  <br><br><br><br><br><br><br><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lt;참고 문헌&gt;&nbsp;<br>* 스테파노 추피, 최병진 옮김 《마네: 전통에 반기를 든 근대의 화가》 (마로니에북스, 2009년)  &nbsp;  * 자비에르 질 네레, 엄미정 옮김 《에두아르 마네》 (마로니에북스, 2006년)  &nbsp;  * [개정판] 이주헌 《그리다, 너를: 화가가 사랑한 모델》 (아트북스, 2015년)  &nbsp;  * [구판, 절판] 이주헌 《화가와 모델: 화가의 붓끝에서 영원을 얻은 모델 이야기》 (예담, 2003년)<br><br>마네는 매춘부를 연상시키는 여성의 누드를 그렸고, 당시 보수적인 비평가와 관람객들은 &lt;올랭피아&gt;를 매춘부를 그린 그림이라고 비난했다. 그림의 모델은 마네를 비롯한 여러 화가의 작업을 위해 모델이 된 빅토린 뫼랑(Victorine-Louise Meurent)이다. 뫼랑은 모델 일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화가였다. 1876년에 뫼랑의 작품이 살롱에 전시되었고(마네는 이 해에 열린 살롱에 낙선되었다), 그 후로도 뫼랑은 여러 번의 전시회에 작품들을 선보였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23/32/cover150/8962627140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233247</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과학</category><title>사회생물학에 대한 오해</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335603</link><pubDate>Mon, 15 Jun 2026 07: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335603</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3719214&TPaperId=1733560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2/42/coveroff/8983719214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1671742&TPaperId=1733560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94/4/coveroff/8971671742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3718021&TPaperId=1733560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0044/20/coveroff/8983718021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3710314&TPaperId=1733560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9/0/coveroff/8983710314_1.gif"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3166331&TPaperId=1733560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294/56/coveroff/8993166331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s://blog.aladin.co.kr/haesung/17335603'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br><br><br><br><br><br><br><br><br><br>내가 쓰는 서평은 ‘배보다 배꼽이 큰 글’이다.&nbsp;서평은 한 권의 책 속에 있는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비평한 글이다. 그런데 내가 서평을 쓰면 한 권의 책만 다루지 않는다. 서평으로 소개할 책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거나 그 책을 비판하기 위해 다른 책들을 끌어들인다. 배보다 배꼽이 큰 서평에서 ‘배꼽’에 해당하는 책을 정식 용어로 표현하면&nbsp;‘참고 문헌’이다. 읽고 싶어서 산 책보다 서평 한 편을 쓰기 위해 구매한 책이 더 많다.&nbsp;<br><br><br> <br><br><br><br><br><br><br><br><br><br><br>* 김상욱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변화의 시대,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하여》 (동아시아, 2026년)<br><br><br>물리학자 김상욱 교수는 전공 이외의 학문이나 주제에 관한 글을 쓰면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는 것보다 참고 문헌에 의존한다고 했다.&nbsp;김 교수는 칼럼에 참고 문헌의 제목을 언급한다. 그는 또 참고 문헌이 어떤 내용인지 간략하게 소개하기도 한다. 김 교수의 칼럼은 ‘참고 문헌에 대한 한 줄 평’으로 볼 수 있다.&nbsp;한 줄 평만으로 참고 문헌이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글쓴이가 참고 문헌을 언급하는 것도 독자의 관심(과 구매욕)을 불러일으키는 북 큐레이팅(book curating)이다.<br>이번에 나온 김 교수의 신작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는 그동안 발표한 칼럼들을 모은 책이다.&nbsp;김 교수의 칼럼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nbsp;칼럼 한 편에 교수가 인용한 참고 문헌이 한두 권 나온다. 책의 뒤쪽에 참고 문헌 목록이 있다. 외국 저자가 쓴 책을 번역한&nbsp;역자 이름이 빠져 있지만, 참고 문헌을 만든 출판사 이름과 발행 연도가 표기되었다.&nbsp;그리고 참고 문헌 목록에 김 교수가 칼럼에서 언급하지 않은 책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 정도면 잘 만든 참고 문헌 목록이다.<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nbsp;[개정판] 에드워드 윌슨, 이한음 옮김 《인간 본성에 대하여》 (사이언스북스, 2011년)<br><br><br>그런데 칼럼에 언급되었는데도 참고 문헌 목록에 없는 책들도 있다. 책의 첫 번째 글 「우리는 왜 자꾸 남을 따라 할까」의 주제는 유전자-문화 공진화론(gene-culture coevolutionary theory)이다.&nbsp;이 이론을 소개하기 전에, 김 교수는 진화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Edward O. Wilson)의 대표작&nbsp;《사회생물학》과 《인간 본성에 대하여》를&nbsp;언급한다. 두 권의 책이 참고 문헌 목록에 없다.&nbsp;<br>윌슨은 인간의 행동 방식에 진화론을 적용해서 분석하는&nbsp;‘사회생물학(sociobiology)’을 처음으로 제안했다.&nbsp;윌슨은 1975년에 발표한 《사회생물학》(Sociobiology: The New Synthesis)에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의 사회행동이 유전적인 요인으로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이 견해는 진화생물학자들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논쟁의 시작점이 된다.&nbsp;<br>《사회생물학》은&nbsp;두 권의 번역본(이병훈 · 박시룡 함께 옮김 《사회생물학: 해파리에서 인간까지》,&nbsp;민음사, 1992년)으로 출간되었지만&nbsp;절판되었다. 도서관에 가야만 만날 수 있는 희귀 도서다. 《인간 본성에 대하여》는 《사회생물학》을 어려워하는 대중을 위해 쉽게 풀어 쓴 개론서인 동시에 사회생물학 비판론자에 응수하는 반박서다.<br><br><br>   <br><br><br><br><br><br><br><br><br><br><br>&nbsp;* 스티븐 제이 굴드,&nbsp;홍욱희 · 홍동선 함께&nbsp;옮김 《다윈 이후:&nbsp;다윈주의에 대한 오해와 이해를 말하다》 (사이언스북스, 2009년)<br>* 스티븐 제이 굴드, 김동광&nbsp;옮김 《인간에 대한 오해:&nbsp;‘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잘못된 척도에 대한 비판》 (사회평론, 2003년)<br>* 앤 커 · 톰 셰익스피어 함께 씀, 김도현 옮김 《장애와 유전자 정치: 우생학에서 인간게놈프로젝트까지》 (그린비, 2021년)<br><br><br>사회생물학 비판에 앞장선 진화생물학자&nbsp;스티븐 제이 굴드(Stephen Jay Gould)는 사회생물학에서 지나치게 강조된 생물학적 결정론이&nbsp;이데올로기와 결합하면 제2의 우생학이 될 수 있다면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nbsp;윌슨과 사회생물학을 비판한 굴드의 견해를 알고 싶으면 지금 절판되지 않은 굴드의 주저 《다윈 이후》의 32장 「생물학적 잠재력과 생물학적 결정론」과 《인간에 대한 오해》 7장 「적극적 결론-지금의 모습으로 머무르리라」를 참고하면 된다.&nbsp;반(反)우생학 운동을 주도하는 장애학자들도 윌슨의 사회생물학을 비판한다.&nbsp;《장애와 유전자 정치》는 유전공학을 만난 우생학이 죽지 않고 살아남은 과정을 보여준다. 이 책의 저자들은 현대 우생학 계보에 사회생물학을 추가했다.<br><br><br>  <br><br><br><br>  &nbsp;  <br><br><br><br><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nbsp;케빈 랠런드 · 길리언 브라운 함께 씀, 양병찬 옮김 《센스 앤 넌센스: 20세기를 뒤흔든 진화론의 핵심을 망라한 세계적 권위의 교과서》 (동아시아, 2014년)<br>* [절판] 존 올콕, 최재천 · 김산하 함께 옮김 《사회생물학의 승리: 다윈 에드워드 윌슨과》 (동아시아, 2013년)  &nbsp;  * [절판] 최재천, 장대익, 전중환, 김동광, 이병훈 외 《사회생물학 대논쟁》 (이음, 2011년)  &nbsp;  * [절판] 프란츠 M. 부케티츠, 김영철 옮김 《사회생물학 논쟁: 유전자인가, 문화인가》 (사이언스북스, 1999년)  &nbsp;  <br><br>생전에 윌슨은 사회생물학이 ‘악명 높은 우생학’으로 취급받는 것이 불편하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사실 그는 유전적 요인이 진화 과정에 더 강하게 작용한다는 생물학적 결정론을 적극적으로 옹호하지 않았다. 문화와 양육이 진화에 미치는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간 본성에 대하여》에서 언급했다.&nbsp;《센스 앤 넌센스》, 《사회생물학의 승리》, 《사회생물학 대논쟁》, 《사회생물학 논쟁》은 사회생물학에 대한 지나친 오해를 한 꺼풀 벗긴 책이다.<br>《사회생물학 논쟁》은 오스트리아의 진화생물학자 프란츠 부케티츠(Franz M. Wuketits)가 쓴 책이고, 《사회생물학 대논쟁》은 최재천 교수를 포함한 국내 진화생물학자와 사회학자들이 함께 만든 책이다. 최재천 교수는 윌슨의 제자다.&nbsp;이 책은 찰스 다윈(Charles Robert Darwin)&nbsp;탄생 200주년이었던 2009년에 열린 사회생물학 관련 심포지엄에 발표된 여섯 편의 글이 실려 있다.&nbsp;<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nbsp;에드워드 윌슨 · 베르트 휠도블러 함께 씀, 임향교&nbsp;옮김 《초유기체:&nbsp;곤충 사회의 힘과 아름다움, 정교한 질서에 대하여》 (범양사, 2015년)<br>* [개정판] 에드워드 윌슨 · 베르트 휠도블러 함께 씀, 이병훈 옮김 《개미 세계 여행》 (범양사, 2015년)  &nbsp;  * [절판] 에드워드 윌슨, 이병훈 옮김 《자연주의자》 (사이언스북스, 1996년)<br><br>당시 심포지엄에 참석한 이병훈 전북대학교 명예교수는&nbsp;우리나라 1세대 진화생물학자다. 이병훈 교수는 윌슨의&nbsp;《사회생물학》,&nbsp;《개미 세계 여행》,&nbsp;《자연주의자》를 번역했다.&nbsp;<br>윌슨은 곤충학자로도 유명하다. 그는 독일의 곤충학자&nbsp;베르트 휠도블러(Bert Hölldobler)와 함께 개미를 연구했다. 1990년에&nbsp;두 사람은 개미를 관찰하고 연구하면서 얻은 성과들을 정리한 &lt;The Ants&gt;를 발표했다. 이듬해에 이 책은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 수상작이 되었고, 윌슨은 1979년에 이어&nbsp;두 번째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그에게 첫 번째 퓰리처상을 안겨준 책이 1978년에 출간된&nbsp;《인간 본성에 대하여》다.&nbsp;《개미 세계 여행》은 대중을 위해 ‘쉽게 쓴 &lt;The Ants&gt;’다. &lt;The Ants&gt; 원서도 《사회생물학》 못지않은 ‘벽돌 책’이라서 두 학자는 &lt;The Ants&gt;의 핵심을 압축한 《개미 세계 여행》을 썼다.<br>‘초유기체(superorganism)’는 윌슨과 휠도블러가 만든 용어가 아니다.&nbsp;두 사람은 개미와 꿀벌과 같은 사회성 곤충의 군집(群集)을 진화론적 관점으로 설명하기 위해 초유기체라는 개념을 가져왔다. 사회성 곤충은 여러 개체가 협동하면서 살아간다. 이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면 집단 전체가 하나의 유기체인 것처럼 행동한다.<br>‘유전자냐, 환경이냐’로 갈라서서 서로 물고 늘어지는 논쟁은 끝난 지 오래 됐다. 오히려 모든 진화생물학자는 한쪽 요인이 우세하다고 강조하는 결정론을 비판하고 있다. 인간의 삶을 결정하는 생물학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을 철저하게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23/32/cover150/8962627140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233247</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과학</category><title>아득한 집(宇), 아늑하지 않은 집(宙) - [무한 그 너머로 - 지구와 태양계, 그리고 블랙홀까지 우주를 가로지르는 아찔하고 흥미로운 지적 모험]</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332019</link><pubDate>Sat, 13 Jun 2026 10: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33201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324921&TPaperId=1733201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51/60/coveroff/893232492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324921&TPaperId=1733201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무한 그 너머로 - 지구와 태양계, 그리고 블랙홀까지 우주를 가로지르는 아찔하고 흥미로운 지적 모험</a><br/>닐 디그래스 타이슨.린지 닉스 워커 지음, 김소정 옮김 / 현암사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인간은 지구의 주인도, 이 세상의 주인도 아니다. 그러나&nbsp;지구를 함부로 대하는 버릇은 여전하다.&nbsp;돈이 될만한 자원을 찾느라 지구 여기저기 들이쑤신다.&nbsp;지구가 아파하자, 위기를 느낀 인간은 건강한 제2의 지구를 찾는다.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은 인간은 지구를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nbsp;그는 ‘우주 식민지 시나리오’를 제안했다.[주1]&nbsp;지구를 떠난 인간은 달이나 화성에 정착하면 우주를 식민지로 만들 수 있다.&nbsp;우주를 점령한&nbsp;우주인은 우주의 주인이다.<br><br><br><br><br><br>우주(宇宙)는 거대한 집(宇宙)이다.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Carl Sagan)이 말한 것처럼 우리는 우주에서 온 별의 먼지로 만들어진 별의 자녀들이다. 밤하늘의 별을 올려보는 것은 아득한 집을 구경하는 것이다.&nbsp;우주여행은 대기를 뚫고 아득한 집을 방문하는 일이다.&nbsp;제프 베이조스(Jeff Bezos)와 리처드 브랜슨(Richard Branson)은 우주여행을 해본 부호들이다. 자칭 우주인들은 우주를 개척하려고 한다. 인간은 우주의 주인(우주인)이 될 수 있을까?<br>대부분 과학자는 우주여행을 주제로 대화하기 시작하면 과학적 회의주의자( Scientific Skeptic)가 된다.&nbsp;과학적 회의주의자는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을 이야기한다. 대중과 언론이 민간 우주여행에 열광하고 있을 때 과학적 회의주의자는&nbsp;우주여행 광풍의 이면에 주목한다.&nbsp;닐 디그래스 타이슨(Neil deGrasse Tyson)은 과학적 회의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한 천체물리학자다.&nbsp;그가 생각하는 과학의 목표는 어떤 견해와 무관하게 우주의 진실을 찾는 것이다.[주2]&nbsp;과학은 증거에 기반한 학문이다. 과학에서 진실을 확인하는 기준은 객관적인 자료다. 과학자도 인간이라서 오류에 빠지며 편견을 피할 수 없다. 열의에 차 있는 과학자의 견해는 검증되어야 한다.<br><br><br><br><br><br><br><br>타이슨의 책 《무한 그 너머로》(To Infinity and Beyond: A Journey of Cosmic Discovery, 2023년)는 우주여행 광풍에 가려진 우주의 진실을 보여준다.&nbsp;그는 베이조스와 브랜슨이 홍보한 우주여행을 회의적으로 바라본다. 대중은 우주선에 탑승해서 지구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우주여행을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생각하는 우주의 경계가 제각각 달라서 우주선을 타고도 우주여행이라 주장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nbsp;지구 대기권의 경계는 미터 단위로 깔끔하게 나눌 수 없다. 편의상 킬로미터를 쓰고 있지만, 대기와 우주를 명확히 구분하는 경계가 모호해서 만장일치로 결정되지 않았다.&nbsp;NASA가 규정한 우주의 경계는 해발 80킬로미터 이상이다. 두 억만장자는 NASA가 공인한 우주의 경계에 도달하지 못해서 우주인이 아니다.<br>일생에 단 한 번, 우주여행을 할 기회가 없는 대중은 과학소설과 SF 영화를 보면서 간접적으로 우주를 체험한다.&nbsp;하지만 과학소설과 SF 영화 속 우주는 실제 우주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지 못한다.&nbsp;타이슨은 우주를 묘사한 과학소설과 영화에 나온 특정 장면을 언급하면서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검토한다.<br>소설 원작의 영화 &lt;마션&gt;(The Martian, 2015년)에 우주인을 날려 버리는 화성의 모래 폭풍이 나온다. 타이슨은 위력적인 화성의 모래 폭풍이 ‘옥에 티’라고 지적한다. 실제 화성의 모래 폭풍은 산들바람 수준이라고 한다. <br><br><br><br><br><br><br>어떤 사람은 과학적이지 않은 장면을 지적하면서 영화를 보는 방식에 반감을 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과학소설에 대한 칼 세이건의 견해를 들어보자. 그는 과학적인 사실이 제대로 반영된 과학소설이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과학을 공부하는 데 유용한 교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nbsp;세이건은 과학 이론을 완전히 무시하거나 왜곡한 과학소설을 경계한다. 독자들에게 잘못된 과학 지식을 사실인 것처럼 전달하기 때문이다.&nbsp;SF 영화를 만드는&nbsp;감독과 각본가는 관객이 몰입할 수 있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표현하기 위해 과학적 사실을 약간 무시할 수 있다. 그렇지만&nbsp;SF 영화에 엉터리 과학이 인상 깊게 나오면 관객의 머릿속에 각인되고, 계속 언급되면 사실로 굳어진다.&nbsp;<br>대부분의 과학자는 과학소설 마니아다. 과학소설이 그들을 과학자로 만들어주었다. 그래서 과학자들이 과학소설에 나온 어설픈 묘사가 아쉽다고 지적해도 과학소설을 절대로 깎아내리지 않는다. 우주여행을 주제로 한&nbsp;SF 영화는 과학자들에게 자문하면서 만들어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크리스토퍼 놀런(Christopher Nolan) 감독의 SF 영화&nbsp;&lt;인터스텔라&gt;(Interstellar)다.&nbsp;&lt;인터스텔라&gt; 자문을 맡은 킵 S. 손(Kip S. Thorne)은 절친한 호킹과 함께&nbsp;블랙홀을 연구한 천체물리학자다.&nbsp;이 영화에서 우주인들은 망가진 지구를 대체하는 행성을 찾으러 떠난다. 우주여행은 토성 근처에 열린 웜홀(wormhole)에서 시작된다.&nbsp;웜홀이란 서로 다른 두 시공간(우주)을 잇는 가상의 통로다.&nbsp;웜홀을 통과하면 멀리 떨어진 항성에 최대한 빠르게 도달할 수 있다. 웜홀을 통한 우주여행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nbsp;그렇지만 킵 손의 조언 덕분에&nbsp;거대 블랙홀 ‘가르강튀아(Gargantua)’가 실감나게 묘사되었다.<br>인간에게 우주는 오래된 별 먼지들이 떠도는 아득한 집(宇)이고, 아늑하지 않은 집(宙)이다. 우주의 미세 먼지는&nbsp;탐사선의 수명을 닳게 만든다. 그리고 인간의 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준다. 인간이 제2의 지구에 정착하려면 미세 먼지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nbsp;미세 먼지 앞에 힘을 못 쓰는 인간은 우주인이 될 수 없다. 우주의 주인도 아니다.&nbsp;<br><br>우주가 뭔지 모르는 인간은&nbsp;무지하고 유한한 먼지다.<br><br><br><br><br><br><br><br>책의 우주를 떠도는 cyrus가 만든 주석과 정오표<br><br><br>[주1]&nbsp;스티븐 호킹, 배지은 옮김, 《호킹의 빅 퀘스천에 대한 간결한 대답》 (까치, 2019년), 8장 「우리는 우주를 식민지로 만들어야 하는가?」<br><br>[주2] 닐 디그래스 타이슨, 배지은 옮김, 《나의 대답은 오직 과학입니다: 천체물리학자의 우주, 종교, 철학, 삶에 대한 101개의 대답들》 (반니, 2020년, 절판), 126쪽.&nbsp;<br><br><br><br><br>* 13쪽<br><br><br><br><br>&nbsp;이 작은 우주탐사선[보이저 1호]에는 지구와 지구 생명체들의 소리와 노래, 우연히라도 만나게 될 외계 존재에게 건네는 인사말, 고독한 우리를 제발 구원해 달라는 인류의 애원을 담은 황금 레코드가&nbsp;실려 있다.&nbsp;[주3]<br><br><br><br>[주3]&nbsp;칼 세이건과 그의 아내 앤 드루얀(Ann Druyan)은 보이저 1호와 2호에 실린 ‘골든 레코드’ 개발에 참여했다. 《지구의 속삭임》(김명남 옮김, 사이언스북스, 2016년)은 골든 레코드 프로젝트에 합류한 과학자들의 증언과 골든 레코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상세하게 정리한 책이다.<br><br><br><br><br>* 43쪽<br><br><br>  &nbsp;  &nbsp;기상학자이자 천문학자였던 제임스 글레이셔가 전문 열기구 비행사인 헨리 트레이시 콕스웰과 함께 목숨을 건 항공 실험을 진행했다. [중략] 1871년에 출간한 자신의 책 『대기 속 여행』[주4]에서 글레이셔는 물었다. “대기라는 바다의 파도. 그것은 이름 없는 해변에서 화학자, 기상학자, 물리학자들의 손으로 찾아낼 수천 가지 발견을 담고 있지 않을까?”<br><br>[주4] 『대기 속 여행』의 번역본은 《열기구 조종사: 하늘길 여행자 에어로너츠》(정탄 옮김, 아라한, 2020년)이다. 정탄은 《러브크래프트 전집》(전 7권, 황금가지, 2009년, 2012년, 2015년)을 번역한 정진영의 필명이다.<br><br><br><br><br>* 86쪽<br><br><br>  &nbsp;  &nbsp;영화 &lt;그래피티&gt;[주5]는 캐슬러 효과라고 부르는 이 참사를 정확하게 묘사했다. 물론 잘못 묘사한 점도 있다. 샌드라 블록의 앞머리는 무중력상태인 궤도에서 자유롭게 흩날려야 했는데 영화에서는 눈썹 위에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었다.<br><br>[주5] 그래비티(Gravity)의 오자. <br><br><br><br><br>* 204쪽<br><br><br>  &nbsp;  &nbsp;아서 코넌 도일의 1913년 작 단편소설 「하늘의 공포」[주6]에는 우주비행사들을 공포에 떨게 만든 날아다니는 거대한 해파리가 나온다.<br><br>[주6]&nbsp;코난 도일(Conan Doyle)의 단편 과학 소설 세 편을 모은 《마라코트 심해》(이수현 옮김, 행복한책읽기, 2014년, 절판)에 수록되어 있다.<br><br><br><br><br>* 254쪽 <br><br><br>  &nbsp;  &nbsp;미국 작가 에드거 앨런 포는 1848년 에세이 『유레카』[주7]에서 올베르스의 역설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천문학자들이 그 역설을 풀기 위해 수십 년 간의 축적된 자료가 필요했던 시기에 소설가가 해법을 제시한 것이다.<br><br><br><br><br>[주7]&nbsp;번역본: 에드거 앨런 포,&nbsp;노승영 옮김, 《유레카》 (읻다, 2022년)<br><br><br><br><br>* 279쪽<br><br><br><br>에드윈 허블의 책 『성운의 왕국』[주8]<br><br>[주8]&nbsp;번역본: 에드윈 허블, 장헌영 옮김, 《성운의 왕국》 (지식을만드는지식, 2014년)<br><br><br><br><br>* 371쪽 (더 읽을거리)<br><br><br><br>Galilei, Galileo, Sidereus Nuncius, 1610.― Dialogus de systemate mundi, 1641.&nbsp;[주9]<br>Newton, Isaac, Philosophiæ Naturalis Principia Mathematica, 1687.&nbsp;[주10]<br><br><br>[주9]&nbsp;&lt;Sidereus Nuncius&gt; 번역본:갈릴레오 갈릴레이, 장헌영 옮김, 《갈릴레오가 들려주는 별 이야기: 시데레우스 눈치우스》 (승산, 2009년), 구판:&nbsp;장헌영 옮김, 《시데레우스 눈치우스: 갈릴레이의 천문 노트》 (승산, 2004년).  &nbsp;  &lt;Dialogus de systemate mundi&gt; 번역본:갈릴레오 갈릴레이, 이무현 옮김, 《새로운 두 과학: 고체의 강도와 낙하 법칙에 관하여》 (사이언스북스, 2016년).<br><br>[주10] &lt;Philosophiæ Naturalis Principia Mathematica&gt; 번역본:아이작 뉴턴, 박병철 옮김, 《프린키피아》 (휴머니스트, 2023년).아이작 뉴턴, 배지은 옮김, 버나드 I. 코헨 해설, 《프린키피아: 해설서와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 (승산, 2023년).<br><br><br><br><br>* 372쪽 (더 읽을거리)<br><br><br><br>『블랙홀에서 살아남는 법』, 유유, 2020.&nbsp;[주11]<br><br>[주11]&nbsp;번역본 출간 연도는 2022년이다.<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51/60/cover150/893232492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516078</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과학</category><title>과학 하는 천지인 - [하늘과 땅과 사람의 과학 -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는 우리 과학 이야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322837</link><pubDate>Mon, 08 Jun 2026 07: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32283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62138334&TPaperId=1732283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31/24/coveroff/k76213833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62138334&TPaperId=1732283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하늘과 땅과 사람의 과학 -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는 우리 과학 이야기</a><br/>김연희 지음 / 이음 / 2026년 05월<br/></td></tr></table><br/><br><br><br><br><br><br><br><br>쉰 살이 된 공자는 천명(天命)을 깨달았다. 《논어》&nbsp;위정(爲政) 편 4장에 주석을 단 주희(朱熹)는 천명을 ‘사물의 이치’ 또는 ‘하늘이 내린 사명’으로 해석했다. 공자와 고대 중국 사람들은 하늘을 특별하게 생각했다. 그들에게 하늘은 땅 위에 있는 모든 존재에 영향을 미치는 초월적인 존재(천제, 天帝)였다.&nbsp;중국의 유학을 공부한 조선의 유학자들도 하늘을 무심코 바라보지 않았다. 하늘의 움직임(기상 현상)은 인간의 운명을 좌지우지한다.&nbsp;공자의 손자 자사(子思)가 쓴&nbsp;《중용》에 언급된&nbsp;하늘은&nbsp;‘만물을 덮은 우주’다.&nbsp;<br><br><br><br><br><br>今夫天, 斯昭昭之多, 及其無窮也,&nbsp;日月星辰繫焉, 萬物覆焉.&nbsp;&nbsp;지금 저 하늘은 이처럼 밝은 빛이 많이 모인 것이니, 무궁한 곳에 이르면 해와 달과 별들이 거기에 매여 있고, 만물이 [그것에] 덮여 있다.<br>(《중용》 26장 9절, 김원중 옮김)<br><br><br>동양철학자&nbsp;故 김충렬 교수는 하늘의 도(天道)를 논한&nbsp;《중용》 26장에 ‘유가 우주론’이 펼쳐져 있다고 주장했다.&nbsp;유가 우주론은 고대 그리스의 우주론인 코스모스(cosmos)와 비슷하다. 만물이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는 우주.&nbsp;<br>천지인(天地人)은 단순히 하늘과 땅과 사람을 아울러 일컫는 말이 아니다. 하늘의 질서를 이해하려는 천지인은 하늘과 땅 모두와 짝할 수 있는(配天, 配地, 《중용》 26장 5절) 사람이다. <br><br><br><br><br><br><br><br>《하늘과 땅과 사람의 과학》은&nbsp;한국사 수업 시간에 접하기 힘든&nbsp;‘과학 하는 천지인들’을 조명한다.&nbsp;한국의 전통 과학은 천문학에서 시작되었다.&nbsp;고대 천문학은 군주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학문이었다. 군주는 ‘하늘의 명령을 따르는 아들(天子)’이다. 하늘의 아들은 천체의 운동을 알고 있어야 했다. 군주의 곁에는 태양과 달, 별을 매일 관측하고 기록하는 천문학자들이 있었다. 하늘을 읽는 신하들은&nbsp;홍수와 가뭄, 역병을 하늘이 내린 재앙으로 해석했다. 일식과 월식은 국가에 불길한 일이 생길 징조로 여겼다.&nbsp;질서와 안정을 깨뜨리는 괴이한 현상을 옛말로 재이(災異)라고 한다. 재이가 일어나면 군주는 자신이 알아야 할 천명이 무엇인지 천문학자들의 조언을 받았다. 천명을 깨달은&nbsp;군주는 부국강병과 민생 안정에 힘썼다.<br>고대 천문학은 점성술과 기상 관측, 동양철학(‘하늘’ 개념)과 종교가 혼합되어 있다. 오늘날의 시선으로 고대 천문학을 바라보면 비과학적으로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고대 천문학자들은 태양과 달의 주기(週期)를 이미 알고 있었으며 관측해서 얻은 정보를 활용하여 역서(曆書, 달력)를 만들었다.&nbsp;하늘을 관측하는 조선 시대의 유학자들은&nbsp;‘관상감(觀象監)’이라는 관청에 들어가&nbsp;역서 간행, 일식과 월식 예보 등의 업무를 맡았다.&nbsp;<br>17세기 이후 조선의 유학자들은 중국에 유입된 서양 천문학, 지리학, 의술을 접했다. 최한기는 지동설과 뉴턴(Isaac Newton)의 중력 이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성리학의 틀 안에서 천체 운동을 이해하려고 했다. 말년의 다산 정약용은 박제가와 함께 청나라의 의학 서적들을 참고하여 천연두의 예방법인 종두법을 연구했다.<br>《하늘과 땅과 사람의 과학》은 유학과 성리학에 가려진 우리나라의 전통 과학을 들여다본 책이다. 우리나라의 과학 지식이 어떻게 수용되어 발전되었는지 알 수 있는 사료와 유물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동양 및 한국 고전 속에 숨은 우리나라 과학 문화를 살핀다. 《논어》에 하늘을 만물의 근원으로 여기는 고대인들의 자연관을 엿볼 수 있다. 《삼국유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인 첨성대를 언급한 문헌이다. 조선을 대표하는 유학자 퇴계 이황은 유가 우주론을 깊이 연구했으며 천체 관측 기구인 혼천의(渾天儀)를 만들기도 했다. 그는 또 의술을 독학하여 학자들과 주고받은 편지에 자신의 의학적 견해를 밝혔다. 이황 사후에 간행된 문집 《퇴계전서》에 20여 건의 질환에 대한 이황의 처방법이 적혀 있다.<br>‘과학 하는 천지인들’은 온고지신(溫故知新, 《논어》 위정 편 11장)의 자세로 과학을 공부했다. 그들은&nbsp;과거의 과학 지식을 깊이 익히면서도 새로운 과학 지식도 배웠다.&nbsp;후세 사람들은 ‘과학 하는 천지인들’을 모르거나 그들을 여전히 유학자로만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과학 하는 천지인들’은 평생 책과 짝하면서 지낸 서생과 다른 삶을 살았다.&nbsp;공자의 제자 자로(子路)는 “꼭 책을 읽어야만 배우는 것인가?”라고 묻는다(《논어》 선진[先進] 편 24장).&nbsp;한문으로 된 하늘(天)을 해석하는 일에만 매달리는 공부는 변화가 없는 좁은 세상을 답습하는 일과 같다. ‘과학 하는 천지인들’의 눈은 책 속에 갇힌 하늘만을 향하지 않는다. 변화무쌍하고&nbsp;무한한 하늘이라는 책을 우러러본다.<br><br><br><br><br><br><br>책과 짝하면서 살아온&nbsp;서생 cyurs의 주석<br><br><br>* 191~192쪽<br><br><br><br><br><br>  &nbsp;  &nbsp;고대 한반도인이 ‘역(疫, 전염병)’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인식했는지는 『논어』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기원전 2세기에 편찬된 『논어』에는 ‘역’이라는 표현이 직접 등장하지는 않지만, 역귀(疫鬼)를 쫓는 나례(儺禮) 의식이 기록되어 있다.&nbsp;여기에는 “(공자가) 마을 사람들이 나례를 행할 때 예복을 입고서 동쪽 섬돌에 서 계셨다”라는 대목[주1]이 나온다. 이어서 “역은 역귀가 일으키는 것이며, 그것은 쫓아내는 방식으로 대처하고, 이를 위한 의식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엄숙하게 치러져야 한다”라고 설명되어 있다.&nbsp;또 『논어』에는 병에 대처하기 위한 기도의 내용도 실려 있다.[주2]&nbsp;이는 중병에 걸렸을 때 하늘과 땅에 기원하는 의식이 일반적으로 행해졌음을 의미한다. 이때 사용하는 기도문을 뇌문(誄文)이라 하며, 이러한 의식이 한반도에도 전해졌을 가능성이 크다.<br><br>[주1, 2] 《논어》의 문장을 인용하거나 간접적으로 언급할 땐 《논어》의 어느 편, 몇 장에 나오는 문장인지 밝혀야 한다. 나례　의식이 언급된 구절은 향당(鄕黨) 편 10장에 있다. 병에 대처하는 기도는 술이(述而) 편 34장에 나온다. <br><br><br><br><br><br>서평을 쓰기 위해 오랜만에 《논어》를 읽었다.&nbsp;김기창 고려대학교 법학대학원 교수가 공자의 생애와&nbsp;《논어》를 재해석한 두 권의 책&nbsp;《새롭게 만나는 공자:&nbsp;결기(仁), 윤리(禮), 배움(學)에 대한 다른 해석》(이음, 2021년)와&nbsp;《금서의 귀환, 논어》도 곁들어 참고했다.&nbsp;<br>김 교수는 공자 철학의 핵심 개념 ‘인(仁)’을 어질고, 온화한 마음가짐으로 해석하는 관점을 비판한다. 그동안&nbsp;과거의 《논어》 주석가들은 ‘인’이 자기 내면의 수양을 중시한 공자의 메시지가 함축된 단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저자는 ‘인’을 왜곡한 과거 주서가들의 해석을 거부한다. 저자가 바라본 진짜 공자의 모습은 위기에 빠진 세상을 외면하지 않는다. 그리고 올바른 도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투쟁하라고 가르친&nbsp;‘반항적인 지식인’이다.<br><br><br><br>  &nbsp;  * 273쪽, 용어 해설<br><br><br><br>『산해경』: 고대 중국과 주변국을 다룬 지리서다.&nbsp;[주3]<br><br><br><br><br><br><br>[주3] 《산해경》은&nbsp;‘신화집’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 책에 중국 지도에 없는 지명들이 나온다. 허구적인 지명의 풍속과 그곳에 있는 동식물과 광물이 백과사전 형식으로 기술되어 있다. 그림으로 묘사된 상상 동물의 형태는 괴물에 가깝다.<br><br><br><br><br><br><br><br>[주4]&nbsp;《하늘과 땅과 사람의 과학》은 한국 과학사의 일부만 정리한 책이다. 화약과 무기를 만든 최무선의 업적이 언급되지 않았다. 『동의보감』이 몇 번 언급되지만, 허준이 조선 시대의 의약(醫藥) 발전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나오지 않는다.&nbsp;한국 과학기술사의 주요 장면을 소개한 책 《한국인의 발명과 혁신》의 1장은 최무선, 2장은 장영실, 3장은 정약용에 관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31/24/cover150/k76213833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312437</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일요 미스터리 책방</category><title>일요 미스터리 책방</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310583</link><pubDate>Mon, 01 Jun 2026 07: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310583</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1931839&TPaperId=1731058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328/61/coveroff/8991931839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72837325&TPaperId=1731058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9424/93/coveroff/k472837325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82631513&TPaperId=1731058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4707/11/coveroff/k182631513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52638427&TPaperId=1731058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3599/97/coveroff/k952638427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32039557&TPaperId=1731058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588/70/coveroff/k932039557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br><br><br><br><br><br><br><br>대구 동네서점 &lt;책방아이&gt; 책도깨비(독서 모임)일요 미스터리 책방<br><br>4월의 미스터리<br><br><br> <br><br><br>아오사키 유고김은모 옮김《지뢰 글리코》리드비2025년<br><br><br>2026년 4월 26일 일요일저녁 6시~8시장소: 책방아이<br><br><br><br><br><br><br>대구에 ‘추리소설(미스터리 소설)&nbsp;읽기 모임’을 하는 서점이 있습니다. 저는&nbsp;오래전부터 이 서점의 존재를 알고 있었어요. 시간이 많은 주말에 서점을 만나고 싶었지만, 이&nbsp;서점은 평일에만 열어 있어요. 그래도 주말에 서점의 문이&nbsp;열릴 때가 있습니다. 다만 손님을 맞이하는 서점의 모습은 아니에요. 주말 독서 모임에 참석하는 분들만 들어올 수 있어요.&nbsp;매달 마지막 일요일&nbsp;저녁 6시가 되면 서점은&nbsp;&lt;일요 미스터리 책방&gt;으로 변신합니다.<br><br><br><br><br><br><br><br><br><br><br><br>주말에 드문드문 문 여는 서점의 이름은 &lt;책방아이&gt;(책방i, ibooks)입니다. 2017년 율하동의 동네 공원에서 태어났습니다.&nbsp;서점의 얼굴이 공원의 나무들에 가려져 있어서 동네 주민이 아니면 찾기가 힘들 거예요.&nbsp;&lt;책방아이&gt;는 동네 주민과 후원자들이 함께 만든 협동조합 서점입니다.<br><br><br><br><br><br><br><br><br><br><br><br>이곳은 평일과 주말 독서 모임을 통틀어&nbsp;‘책도깨비’라고 부릅니다. 평일&nbsp;책도깨비 이름 중 하나가 &lt;읽어서 세계 속으로&gt;입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독서 모임 이름 같죠?&nbsp;제가 참석하고 있는 독서 모임 이름이 &lt;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gt;(약칭 ‘세속’)입니다. &lt;읽어서 세계 속으로&gt;가 &lt;세속&gt;보다 먼저 만들어졌어요. 저는 출근하기 전에 챙겨 보는 방송 프로그램이 KBS 2TV의 &lt;걸어서 세계 속으로&gt;입니다. 평일 아침에 하는 &lt;걸어서 세계 속으로&gt;는 재방송입니다. 독서 모임 이름을 세계 여행 방송 프로그램 이름을 변형해서 만들었는데요, &lt;세속&gt; 모임을 석 달 진행하고 난 후에 &lt;읽어서 세계 속으로&gt;&nbsp;독서 모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의도치 않게 제가 &lt;책방아이&gt; 책도깨비 이름을 따라 하고 말았네요. 다음 모임 때 서점 대표님을 만나면 독서 모임 이름을 &lt;세속&gt;으로 정하게 된 계기를 밝히겠습니다.<br>독서 모임 있는 날이면 최대한 일찍 모임 장소에 도착하는 편이에요. 율하동은 제가 사는 동네가 아니라서&nbsp;집에서 출발하여 서점에 도착하면 한 시간 정도 걸립니다. &lt;책방아이&gt;에 일찍 도착했는데,&nbsp;서점 문이 닫혀 있었어요. 남는 시간에 저녁 식사를 했고, 공원을 산책했어요. 모임 시작 30분 전에 다시 &lt;책방아이&gt;에 가봤는데, 아무도 오지 않았어요.&nbsp;<br>서점 주변에 한동안 헤매다가 &lt;일요 미스터리 책방&gt;에 꾸준히 참석하는 향기님을 만났습니다! 향기님은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lt;세속&gt; 독자입니다. 향기님을 만난 지 얼마 안 돼서 &lt;일요 미스터리 책방&gt; 참석자 두 분이 오셨어요. 두 분 역시 향기님 못지않게 추리소설을 즐겨 읽는 독자입니다.<br><br><br><br><br><br><br>아오사키 유고(青崎有吾)의 《지뢰 글리코》(地雷グリコ)는 탐정과 경찰이 등장하지 않으며&nbsp;살인 사건도 일어나지 않는&nbsp;‘평화로운’&nbsp;추리소설입니다.&nbsp;그러나 평범하지 않은 인물들이 나옵니다.&nbsp;주인공은 머리가 상당히 좋고, 상대방의 심리를 잘 읽는 영악한 여고생입니다.&nbsp;소설에 나오는 모든 인물이 전부 학생들입니다.&nbsp;조연으로 나오는 학생들 역시 주인공 못지않게 똑똑합니다.&nbsp;<br><br><br><br><br><br><br><br>주인공 이모리야 마토는 ‘인생은 게임’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머리를 써야 이길 수 있는 게임을 하면 승부에 강한&nbsp;지능적인 플레이어(player)가 됩니다.&nbsp;마토는 수재가 모인 고등학교 학생회가 만든&nbsp;‘변형 규칙’&nbsp;게임에 도전합니다.<br>변형 규칙 게임이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놀이에 특별한 규칙이 적용된 것을 말합니다.&nbsp;소설 표제이자, 제일 먼저 나오는&nbsp;‘지뢰 글리코’는 가위바위보를 해서 제일 먼저 계단 꼭대기에 도착하는 사람이 이기는 ‘글리코 게임’에 지뢰가 추가된 게임입니다. 두 명의 플레이어는 계단에 세 개의 지뢰를 설치합니다. 밟으면 폭발하는 지뢰는 아니지만, 상대편 플레이어가 설치한 지뢰를 밟으면 열 계단 내려가는 벌칙이 있습니다. 플레이어 본인이 설치한 지뢰를 밟으면 벌칙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상대편 플레이어에게 지뢰의 위치가 탄로 납니다.<br>작가는 추리소설을 본격적으로 쓰기 전에 라이트노벨(Light novel) 공모전에 응모했습니다. 라이트노벨은 ‘문장으로 표현한 애니메이션’과 같습니다.&nbsp;만화에 나올 법한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전개되고, 라이트노벨 속 주인공은 비범한 능력이 있거나 범상치 않은 성격의 학생입니다.&nbsp;라이트노벨에&nbsp;주인공이나 조연 인물들의 모습이 묘사된 애니메이션풍 삽화가 있습니다. 인기가 많은&nbsp;라이트노벨은 만화로 만들어지고, 이 만화 역시 반응이 좋으면 TV에 방영되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집니다.<br>《지뢰 글리코》에&nbsp;교사를 포함한 어른이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습니다. 정말로 고등학생들만 나옵니다. 학교를 배경으로 한 청춘물과 추리물이 결합한 이야기가 재미있었습니다. <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나카야마 시치리, 문지원 옮김 《비웃는 숙녀》 (블루홀식스, 2020년)  &nbsp;  * 나카야마 시치리, 문지원 옮김 《다시 비웃는 숙녀》 (블루홀식스, 2020년)  &nbsp;  * 나카야마 시치리, 문지원 옮김 《비웃는 숙녀 두 사람》 (블루홀식스, 2022년)<br><br><br>향기님은 소설에 나오는 학생들이 평범하지 않아서 이질적으로 느껴졌다고 했습니다. 주인공을 포함한 학생회 대표들은 상대방이 사소한 행동과 몸짓만 보고, 그 사람의 심리를 간파합니다. 심리전에 능숙한 학생들은 게임에 참여하면 승부사로 돌변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을 지배해서 자신이 좀 더 유리한 상황으로 만들기 위해 상대방의 심리를 조종하기도 합니다.<br><br><br><br><br><br><br><br>향기님은 상대방의 심리를 조종하는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추리 소설로, 나카야마 시치리(中山七里)의 &lt;비웃는 숙녀&gt; 시리즈를 추천했습니다.&nbsp;이 시리즈의 주인공 가모우 미치루는 사람들의 심리를 조종해서 나쁜 행동을 하게끔 유도하는 범죄자입니다. 주인공의 악행과 주인공에게 쉽게 조종당하는 피해자들의 모습을 본&nbsp;독자들의 머릿속엔 불쾌하면서도 찝찝한 뒷맛이 남습니다.<br>이런 유형의 추리 소설을 ‘이야미스(イヤミス)’라고 합니다. 이야미스는 ‘싫음’, ‘불쾌한 모양’을 뜻하는 일본어 いや 와 미스터리를 합친 말입니다. 이야미스는 사건이 해결되는 과정보다는 사건에 휘말린 인물들의 부정적인 심리 상태를 묘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nbsp;그래서 암울한 결말에 이르는 이야미스 소설을 읽으면 읽을수록 독자의 기분은 씁쓸해집니다.<br>《지뢰 글리코》는 처음부터 끝까지 어두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그래도 이 작품은&nbsp;이야미스 소설로 볼 수 있습니다. 소설 속 학생들은 경쟁과 서열 중심의 교육 체계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 온갖 수단을 가리지 않습니다.&nbsp;명문고에 진학하고 싶은 학생들은 ‘시험’이라는 게임을 여러 번 치러야 합니다. 교실에서 만나면 친구이지만, 시험 기간이 되면 경쟁자가 됩니다. 성적이 좋은 친구들과 성적이 저조한 친구들이 서로 만나면 어색해지고, 어울리지 못합니다. 소설에서 명문고로 묘사된&nbsp;세이에쓰 고등학교는&nbsp;부유하면서도 머리가 좋은 학생들만 입학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학교의 교실에 들어서는 순간 학생들은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게임을 해야 합니다. 세이에쓰 고등학교는&nbsp;‘타산적이고 추악한 자본주의의 축소판’이자 ‘약육강식의 엘리트 양성소’입니다(214쪽).<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절판] 나오키 산주고, 김소연 옮김 《나오키의 대중 문학 강의》 (북스피어, 2011년)<br><br><br>일본의&nbsp;추리 · 미스터리&nbsp;문학상들을 휩쓴 《지뢰 글리코》는 제171회 나오키상 후보에까지 올랐습니다. 나오키상은 일본의 소설가 나오키 산주고(直木三十五)를 기리기 위해 1935년에 만들어진 문학상입니다. 나오키상은 ‘대중 문학’ 작품을 쓴 작가에게 수여하는 상인데요, 나오키 산주고는 일본 대중 문학의 선구자입니다.&nbsp;<br><br><br><br><br><br><br><br>추리 소설은 대중 문학에 속합니다. 나오키 산주고는 대중 문학에 과학 소설, 소년 · 소녀 소설, 탐정 소설 등이 포함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대중 문학(문예)를 이렇게 정의를 내립니다.<br><br><br><br><br><br>&nbsp;표현이 평이하고, 흥미를 중심으로 하되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것, 또는 거기에 인생에 대한 해설과 인간 생활상의 문제를 포함하는 것.<br>(나오키 산주고, 《나오키의 대중 문학 강의》 중에서, 13쪽)<br><br><br>《지뢰 글리코》는 나오키상을 받을 만한 문학 작품입니다. 소설에 나오키 산주고가 정의한 대중 문학의 특징들이 도드라져 있기 때문입니다. 대중 문학의 선구자가 살아 있다면&nbsp;자신이 경험한 적이 없는, 학교와 두뇌 게임을 소재로 한 추리 소설&nbsp;《지뢰 글리코》를 높이 평가했을 것입니다.<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588/70/cover150/k93203955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5887031</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과학</category><title>이상하고 무용한 양자역학 공부 - [세상에서 제일 다정한 양자 책 - 양자 컴퓨터와 초전도체 너머 양자역학의 미래]</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301151</link><pubDate>Thu, 28 May 2026 07: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30115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32138537&TPaperId=1730115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54/41/coveroff/k63213853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32138537&TPaperId=1730115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세상에서 제일 다정한 양자 책 - 양자 컴퓨터와 초전도체 너머 양자역학의 미래</a><br/>짐 알칼릴리 지음, 김성훈 옮김 / 윌북 / 2026년 05월<br/></td></tr></table><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br><br>- 비스와바 쉼보르스카(Wislawa Szymborska)의 시「두 번은 없다」 중에서 -<br><br><br><br><br>물리학자들은 평생 양자역학을 공부해야 한다. 박사 학위를 받은 물리학자도 양자역학의 세계를&nbsp;들여다보면&nbsp;학생이 된다.&nbsp;양자역학은 물리학자들을 바보로 만드는 이상한 학교다.&nbsp;모든 자연현상을 일정한 인과관계에 따른 법칙으로 설명하려는 물리학자들은 양자역학 학교에 입학하는 것을 꺼린다. 왜냐하면 양자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흔한 현상이 아니기 때문이다.&nbsp;<br>양자(Quantum)는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물리량의 최소 단위다.&nbsp;아원자입자는 원자보다 아주 작다.&nbsp;우리는 아원자입자를 볼 수 없지만,&nbsp;입자가 알갱이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nbsp;하지만 양자 세계의 아원자입자는 입자(알갱이)이면서도 입자가 아니다.&nbsp;양자역학 학교에 입학하면 제일 먼저 이중슬릿(double slit) 실험을 해야 한다. 슬릿은 틈새를 뜻한다.&nbsp;빛이 두 개의 틈새가 있는 벽을 통과하면 벽 뒤쪽 스크린에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nbsp;스크린에 물결이 흐르는 듯한 무늬가 생겼다.&nbsp;영국의 물리학자 토머스 영(Thomas Young)은 빛이 입자 형태로 되어 있다고 주장한 뉴턴(Isaac Newton)의 견해(입자설)를 반증하기 위해 이중슬릿 실험의 기이한 결과를 제시했다.&nbsp;물결 무늬는 빛이 입자가 아니라 파동 형태로 되어 있음을 보여준다.&nbsp;<br>영과 그의 지지자들은 파동설을 주장했다. 입자설의 입지가 흔들렸다. 그러나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이 발견한 광전 효과가 알려지면서 입자설이 다시 주목받았다. 아인슈타인은 금속 표면에 빛을 비추면 입자 형태의 광자(光子)가 튀어나오는 현상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빛은 입자인가, 파동인가?&nbsp;양자역학 학교는 둘 중 하나의 관점만 선택해서 해석하게 만드는 이분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양자역학 학교에 소속된 교사 중 가장 젊은 루이 드 브로이(Louis de Broglie)는 파동-입자 이중성(wave–particle duality)을 주장했다. 빛은 동시에 입자와 파동처럼 행동한다.&nbsp;이와 같이 입자와 파동의 형태와 특징을 동시에 가진 상태를 ‘중첩(superposition)’이라고 한다.<br>양자역학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은 교사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빛이 언제 입자가 되고, 언제 파동이 되는지 관측(측정)할 수 있는가?&nbsp;고전 역학은 인과관계가 분명한 거시적 세계의 자연현상을 연구하는 이론이다. 고전 역학에 익숙한 학생들은 측정 불가능한 자연현상을 받아들이지 못한다.&nbsp;양자역학 학교의 교감 하이젠베르크(Werner Karl Heisenberg)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불확정성 원리(uncertainty principle)를 제시했다. 양자 세계 입자의 위치와 속도는 동시에 관측할 수 없다.&nbsp;양자역학 학교 교사 중에 수학을 잘 아는 슈뢰딩거(Erwin Schrödinger)는 파동함수와 파동방정식(슈뢰딩거 방정식)을 내세워 측정 불가능한 양자 세계를 이해하고자 했다. 양자 세계에서는 입자의 위치와 속도를 정확히 알기 어렵고 오직 확률적으로만 파악할 수 있다.<br><br><br><br><br><br>기이한 양자 세계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학생들은 낙심에 빠진다. 하지만 그들은 낙제생이 아니다.&nbsp;영국의 이론물리학자 짐 알칼릴리(Jim Al-Khalili)는 양자역학을 어려워하는 과학도와 과학 비전공자들의 호기심이 위축되지 않도록 친절하게 다독여준다.&nbsp;그가 쓴 《세상에서 제일 다정한 양자 책》(Quantum: A Guide For The Perplexed)은 양자역학 학교에 천천히 적응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교재다.&nbsp;저자는 양자 세계가 우리가 몰랐던 자연의 예측 불가능한 특성을 보여준다고 말한다.&nbsp;<br>사실 대부분의 양자역학 학교 교사들도 양자역학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 지금도 물리학자들은 양자역학의 기묘한 특성에 주목하여 다양한 해석을 내놓는다. 하지만 양자역학 학교의 교장 닐스 보어(Niels Bohr)는 측정 불가능한 양자 세계를 해석하는 일은 시간 낭비라고 말한다. 이러한 보어의 관점을&nbsp;‘코펜하겐 해석(Copenhagen interpretation)’이라고 한다. 짐 알칼릴리는 코펜하겐 해석을 반대하는 물리학자다. 그는 양자 세계에 왜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는지 질문하지 않고, 오로지 현상의 결과에만 주목하는 코펜하겐 해석의 한계를 비판한다.<br><br><br><br><br><br>미국의 철학자 제나 히츠(Zena Hitz)는&nbsp;궁금증이 있는 사람은 배움을 사랑하는 자유로운 사람이라고 말한다(《찬란하고 무용한 공부》, 226쪽). 하지만&nbsp;교사가 학문을 잘 가르친다고 해도 학생의 질문을 막으면 그들의 호기심마저 막아버린다. 불친절한 교사는 학생이 알고 싶은 것을 외면하고, 체계적으로 잘 정리된 지식을 가르친다. ‘입 닫고 공부나 해.’&nbsp;지식을 이해하지 못한 학생에게는 외우라고 다그친다.&nbsp;‘닥치고 암기’ 식으로 양자역학을 공부하면 양자역학의 기묘함을 이해하기는커녕 의혹과 거부감이 생긴다. 양자 세계의 기묘함을 일상적인 사례와 접목해서 설명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nbsp;양자역학 학교의 교사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어서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피하지 않는다.&nbsp;양자역학의 기묘함에 무지한 교사는 자신이 모르는 것을 학생에게 가르친다.&nbsp;교사와 학생이 함께하는 양자역학 공부는 정답이 된 지식을 암기하지 않는다. ‘답이 정해지지 않은 지식’을 탐구한다.<br><br><br><br><br><br><br>세상에서 제일 다정한 독자cyrus의 주석과 정오표  &nbsp;  <br><br><br><br><br><br><br><br><br>이 책에 저자 외에 다른 물리학자들이 쓴 기고문이 실려 있다. 1장의 기고문 「버키볼과 이중슬릿 실험」은 오스트리아의 양자물리학자 안톤 차일링거(Anton Zeilinger)가 썼다. 그는 양자 얽힘 현상에 관한 연구로 2022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8장의 기고문 「음을 강화하기」는 과학 저술가로 더 유명한 영국의 이론물리학자 폴 데이비스(Paul Davies)가 썼다. 《세상에서 제일 다정한 양자 책》의 초판 발행일은 5월 22일이다. 이 책이 나오기 일주일 전에 폴 데이비스의 《퀀텀 2.0》이 출간되었다.&nbsp;짐 알칼릴리가 《퀀텀 2.0》의 추천사를 썼다.<br><br><br><br>* 91쪽<br><br><br>  &nbsp;  <br>슈뢰딩거 방정식 다릅니다. → 슈뢰딩거 방정식은 다릅니다. <br><br><br><br>* 170쪽<br><br><br>  &nbsp;  <br>않는다는 을 비판하는 → 않는다는 것을 비판하는<br><br><br><br><br>* 243쪽<br><br><br>&nbsp; &nbsp;&nbsp;슈뢰딩거 방정식을 풀어서 서로 다른 시간에서의 파동함수를 구해보면 거기서 나오는 확률이 관찰한 방사선 붕괴 공식에서 나오는 확률과 정확히 일이함을 알 수 있습니다.<br><br>일이함 → 일치함<br><br><br><br><br>* 244쪽<br><br><br>  &nbsp;  <br>원소 비롯해서 → 원소를 비롯해서<br><br><br><br><br>* 271쪽<br><br><br><br>&nbsp;더 정확한 이름으로 부르자면 ‘약한 벡터 보손’인데 그냥 W하고, Z로 부르는 게더 쉽겠죠.<br><br>Z로 부르는 게더 쉽겠죠. → Z로 부르는 게 더 쉽겠죠.<br><br><br><br><br>* 278쪽<br><br><br>  &nbsp;  &nbsp;특수상대성이론에서 아인슈타인은 절대적인 시간과 절대적인 공간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br><br>존재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54/41/cover150/k63213853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544146</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category><title>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시를 좋아한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277866</link><pubDate>Fri, 15 May 2026 11:2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277866</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72635649&TPaperId=1727786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0179/88/coveroff/k572635649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42632028&TPaperId=1727786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5040/60/coveroff/k242632028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82636008&TPaperId=1727786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9832/23/coveroff/k082636008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82030228&TPaperId=1727786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990/75/coveroff/k682030228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11673&TPaperId=1727786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140/29/coveroff/8932911673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s://blog.aladin.co.kr/haesung/17277866'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br><br><br>어떻게 읽어야 시를 좋아할 수 있을까? 시시한 질문이 아니다.&nbsp;독자들과 친해지고 싶은 시(詩)의 적절한 질문이다.&nbsp;시 몇 줄 읽으면 자신이 바보가 된 것 같다고 느낀 독자들에게는 시의적절한 질문이다.&nbsp;과연 시인은 독자들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할까?<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lt;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gt; 2026년 5월의 세계 문학, 추천 독자: 히시마]*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최성은 옮김 《끝과 시작》 (문학과지성사, 2016년)&nbsp;* [리커버]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최성은 옮김 《끝과 시작》 (문학과지성사, 2021년)<br>*&nbsp;[절판]&nbsp;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이해경&nbsp;옮김 《모래 알갱이가 있는 풍경》 (문학동네, 1997년)<br><br><br>폴란드의 시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Wislawa Szymborska)는 간단명료하게 대답한다.<br><br>몰라, 정말 모르겠다.마치 구조를 기다리며 난간에 매달리듯 무작정 그것을 꽉 붙들고 있을 뿐.  &nbsp;  - 쉼보르스카, 「어떤 사람들은 시를 좋아한다」&nbsp;부분- <br><br>자신이 아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독자는 거듭 생각하는 일을 포기한다.&nbsp;그래서&nbsp;어렵다고 느낀 시를&nbsp;만나면 눈길을 돌린다.&nbsp;시구절이 무슨 뜻인지 모른다는 이유로 시 읽기를 멈춰서는 안 된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시를 읽어야 한다.&nbsp;<br><br><br><br><br><br><br>쉼보르스카는 1996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다. 올해는 그녀가 노벨 문학상을 받은 지 20주년이 되는 해다. 쉼보르스카의 시 선집 《끝과 시작》과 《모래 알갱이가 있는 풍경》에 시인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감 연설문이 실려 있다.&nbsp;그녀는 연설에서&nbsp;“나는 모르겠어”라고 말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nbsp;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 독자는 호기심이 많다. “나는 이게 뭔지 잘 모르겠어, 그래서 더 알고 싶어져.”&nbsp;무지를 부끄러워하지 않은 독자는 자신만의 관점으로 시를 해석한다. 시인이 시를 쓴 의도와 완전히 달라도 된다. 독자의 독자적(獨自的) 해석은 시인도 몰랐던 시의 또 다른 매력을 드러나게 한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그라디언트 &lt;이 작가의 책&gt;&nbsp;‘미국 근대 문학 읽기’ 2026년&nbsp;5월의 책,&nbsp;추천 독자: ‘읽는 인간’ 천성은]* 월트 휘트먼, 허현숙 옮김 《풀잎》 (열린책들, 2021년)  &nbsp;  * 월트 휘트먼, 김성훈 옮김 《사람들은 사람들의 몸을 감싸안는다》 (파시클, 2025년)  &nbsp;  * 월트 휘트먼, 황유원 옮김 《밤의 해변에서 혼자》 (읻다, 2019년)<br><br>시인도 모르는 것이 많고, 호기심도 많은 사람이다.&nbsp;쉼보르스카는 진정한 시인이라면 자기 자신을 향해 끊임없이 ‘나는 모르겠어’를&nbsp;되풀이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인은 한 편의 시든, 한 권의 시집이든 다 쓰고 나서도 질문을 멈추지 않는다. 질문을 계속하는 시인은 생각날 때마다 시구절을 매만진다.&nbsp;한 번 더, 그리고 여러 번 쓰고, 또 쓴다.&nbsp;<br>미국의 시인 월트 휘트먼(Walt Whitman)은 평생 질문하고, 성찰하면서 시를 썼다. 그는 학교를 5년 다니다가 그만두고, 독서와 독학으로 지식을 쌓았다. 그래도 휘트먼은 모르는 게 많았고, 호기심이 왕성했다.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 것들을 관찰했고, 자유와 ‘살아 있음’을 찬양하는 시를 썼다.<br><br><br>&nbsp;<br><br>휘트먼은 1855년에 첫 시집 《풀잎》을 자비로 출판했다. 초판본에 서문과 열두 편의 시가 수록되었다. 비평가의 반응은 좋지 않았으나 휘트먼은 1892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풀잎》을 7번 고쳐 쓰고 새로운 시를 추가했다. 시집의 최종 판본은 휘트먼이 사망하기 직전에 출간돼서 ‘임종판(deathbed editio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nbsp;휘트먼의 시집은 시작(詩作)의 끝이 아니라 창작을 이어가는 새로운 시작(始作)이다.&nbsp;휘트먼은 《풀잎》 초판 서문에 ‘위대한 시인’의 특성을 언급한다. 위대한 시인은 완성도 높은 작품을 쓴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br><br>&nbsp;위대한 시는 남자나 여자에게 끝이 아니라 오히려 시작이다. 그가 결국 어떤 합당한 권위 아래 앉아 설명에 만족하며 편안해하고 현실을 받아들이고 흡족해하며 충만할 수 있다고 그 누가 상상한 적 있는가? 위대한 시인은 그런 끄트머리에 이르지 않는다. 그는 중단도, 보호받는 비만과 편안함도 가져오지 않는다. 그의 손길은 행동으로 말한다.<br>（《풀잎》 「서문」 중에서)<br><br>열린책들 출판사에서 나온 《풀잎》은 1855년 초판본을 참고한 번역본이다.&nbsp;최종판 《풀잎》 완역본은 아직 출간되지 않았다.&nbsp;《풀잎》에 실린 시들을 선별해서 엮은 시 선집들은&nbsp;휘트먼의 풍요로운 시 세계 일부만 보여줄 뿐이다.<br><br><br><br><br><br><br>쉼보르스카는 노벨 문학상 수상 소감 연설에서 그해 1월에 세상을 떠난 시인 조지프 브로드스키(Joseph Brodsky)를 언급했다. 그녀는 자신이 만난 시인 중에 스스로 ‘시인’이라고 떳떳하게 말할 정도로 긍지를 가진 사람은 오직 브로드스키뿐이었다면서 고인을 추모했다.<br>브로드스키는 5월 24일 러시아(당시 소련)에서 태어났다. 조지프 브로드스키를 러시아어로 읽으면 ‘이오시프 브로츠키’다. 그가 태어난 지 정확히 일주일이 되는 날인 5월 31일은 휘트먼의 생일이다. 브로드스키도 휘트먼처럼 정규 교육을 받지 못했고, 여러 번 직업을 바꾸면서 창작 활동을 했다. 소련 밖에 있는 세계 문학에 호기심을 느낀 브로드스키는 독학으로 영어와 폴란드어를 공부했했다. 그는 소련 당국의 검열을 피해 영국의 시를 번역한 지하 출판물(사미즈다트, самиздат)을 만들었다. 1964년, 24세의 브로드스키는 체포되고, ‘사회의 해로운 기생충’이라는 죄명으로 강제노동형을 선고받았다.<br>다행히 수용소 생활은 길지 않았다. 동료 문화계 인사들의 탄원으로 브로드스키는 이듬해에 석방되었다. 하지만 조국은 그가 자유롭게 문학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지 않았다. 1972년 소련 당국은 브로드스키를 ‘청소년들의 정서에 나쁜 영향을 주고, 사회주의 이념에 전혀 쓸모없는 쓰레기’라고 비난하면서 추방했다. 브로드스키는 미국으로 건너가 창작 활동을 재개했다.<br><br><br><br><br><br><br><br>1986년 미국에서 발표된&nbsp;《하나보다 작은 생》(Less Than One: Selected Essays)은 브로드스키의 폭넓은 문학 편력을 알 수 있는 산문집이다. 미국과 러시아 작가들의 문학에 대한 브로드스키의 견해가 담긴 책이다. 이 책으로 그 해에 브로드스키는 전미 도서 비평가 협회 비평가상(National Book Critics Circle Award for Criticism)을 받았고, 이듬해에 노벨 문학상까지 거머쥐었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 조지프 브로드스키, 이경아 옮김 《베네치아의 겨울빛》 (뮤진트리, 2020년)<br><br>브로드스키는 《하나보다 작은 생》에 실린 「그림자 예찬」이라는 글에서 ‘오래 살아남은 시인들’은 하나를 선택해서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작품 전체를 보고 평가되어야 한다고 했다(189쪽). 하지만 국내 독자들은&nbsp;‘오래 살아남은 시인들’,&nbsp;쉼보르스카, 휘트먼, 브로드스키의 시 작품 전체(시 전집)를 볼 수 없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쉼보르스카와 휘트먼은 시 선집이 되었고, 브로드스키는 완전히 잊힌 상태다. 1987년 브로드스키가 노벨 문학상을 받은 직후에 시 선집과&nbsp;&nbsp;《하나보다 작은 생》(설영환 옮김, 세종출판공사), 단막 희곡 《대리석》(이길주 옮김, 한마당)이 출간되었으나 모두 절판되었다. 브로드스키가 매년 겨울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머무르면서 쓴 산문 《베네치아의 겨울빛》이 유일하게 번역 출간된 작품이다.<br>브로드스키는 「시와 산문」(《하나보다 작은 생》 수록)에서 휘트먼의 말을 인용하면서 시 읽는 독자들을 치켜세웠다.  &nbsp;    &nbsp;  <br><br><br><br>“위대한 시는 위대한 독자가 있을 때 가능하다.”<br><br><br>‘위대한 독자’는 책을 많이 읽고, 지식이 풍부한 독자를 가리키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위대한 독자’는 시가 뭔지 몰라도 자기가 느끼고 생각한 것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시가 난해하다고 해서 자신의 무지함을 스스로 폄하하지 않고, 난해한 시를 쓴 시인이 형편없다고 깎아내리지도 않는다. ‘위대한 독자’의 호기심은 마르지 않는다. <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 황현산 《내가 모르는 것이 참 많다: 2014-2018 황현산의 트위터》 (난다, 2019년)<br><br>문학 평론가 황현산 선생은 2014년 트위터에서 ‘시 쓰기는 소통하기 어려운 것을 소통하려는 노력’이라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내가 모르는 것이 참 많다》, 17쪽). 시 읽기도 마찬가지다. 시 속에 소통하기 어려운 구절이 있어도 우리 독자는 조금이라도 소통하려고 노력해야 한다.&nbsp;시를 읽으면서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정답을 찾을 필요가 없다.&nbsp;‘위대한 독자’는 정답을 잘 찾는 현자(賢者)가 아니다. 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어색하고 틀릴 수 있더라도 ‘읽는 모험’을 즐기는 자유로운 사람이다.<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93/70/cover150/893201795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937097</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과학</category><title>젠더/섹스의 바다에 무지개가 피었습니다 - [섹싱 더 바디 - 젠더 정치와 섹슈얼리티의 구성]</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271514</link><pubDate>Tue, 12 May 2026 07: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27151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4375017&TPaperId=1727151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76/13/coveroff/896437501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4375017&TPaperId=1727151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섹싱 더 바디 - 젠더 정치와 섹슈얼리티의 구성</a><br/>앤 파우스토-스털링 지음, 홍승효 옮김 / 후마니타스 / 2026년 03월<br/></td></tr></table><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바다 밑 세계,바다 밑바닥의 숲, 가지와 잎사귀,파래, 어마어마한 이끼, 기이한 꽃과 씨앗, 빽빽한 다시마,벌어진 틈, 그리고 분홍색 잔디,다양한 색깔들, 옆은 회색과 녹색, 보라색, 흰색, 그리고황금색, 물속에 비친 빛의 반짝거림.<br>&nbsp;(월트 휘트먼, 「바다 밑 세계」 중에서, 황유원 번역)<br><br style="font-family: Gulim, 굴림,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5px;"><br><br><br><br>플라톤(Plato)의 《향연》에 나온&nbsp;아리스토파네스(Aristophanes)는&nbsp;아테네의 유명 인사들을 비꼬면서 당대 현실을 풍자한 희극 작가다.&nbsp;광장에서 청년들과 대화를 나눈&nbsp;소크라테스(Socrates)도 아리스토파네스의 조롱을 피하지 못했다.&nbsp;<br><br><br><br><br><br><br><br>향연장에서 연설한 아리스토파네스는 인간의 성(性)이 원래 세 개였다고 주장한다(《향연》&nbsp;189e). 남성과 여성, 그리고&nbsp;이 둘을 함께 가진 세 번째 성(androgynon). 시간이 지나면서 세 번째 성은 사라졌고, 이름만 남았다.&nbsp;하지만 세 번째 성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희미한 모습으로 어딘가에 살고 있다.&nbsp;남성 생식기와 여성 생식기를 다 가진 사람을 자웅동체(hermaphrodite), 양성구유, 남녀추니, 어지자지라고 한다. 남성도, 여성도 아닌 사람은 환대받지 못한다. 이상하게 태어난 인간이라고 놀림을 받는다.&nbsp;<br><br><br><br><br><br><br><br><br>미국의 생물학자 앤 파우스토 스털링(Anne Fausto-Sterling)은 인간의 성을 다섯 개로 분류하자고 제안한다. 그녀는 남성과 여성에 이어 ‘세 개의 자웅동체’를 추가했다. 진성-자웅동체(herms), 남성-가성 자웅동체(merms), 여성-가성 자웅동체(ferms).&nbsp;학계는 스털링의 견해를 비판했고,&nbsp;보수적인 기독교 단체는 분노했다. 훗날 스털링은&nbsp;‘다섯 개의 성’을 약간&nbsp;농담이 섞인 생각이라고 밝혔다.&nbsp;하지만 ‘다섯 개의 성’은 헛웃음만 나오는 가벼운 농담이 아니다. 스털링은 두 개의 성(남성, 여성)만 존재한다는&nbsp;이분법과 이성애(Heterosexuality)를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이는 정상성에 정면으로 맞서 싸움을 걸었다.<br>1993년에 발표된 논문 『다섯 개의 성』(The Five Sexes)이 두 개의 성을 지키는 이분법을 향해 돌을 던진&nbsp;‘투석구’라면,&nbsp;2000년에 출간된 《섹싱 더 바디》(Sexing the Body)는 두 개의 성을 부수기 위해 만들어진 ‘투석기’와 같은 책이다.<br>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자신과 적을 알아야 한다(知彼知己). 어린 시절 스털링의 별명은&nbsp;‘톰보이(tomboy)’였다. 남자아이처럼 행동하는 여자아이는 인형보다 뱀과 개구리에 흥미를 느꼈다. 이때부터 그녀는 자신의 동성애 성향을 인식하기 시작했다.&nbsp;레즈비언으로 살아가는 스털링이 평생 도전해야 할 적은 이분법이다. 오랫동안 세상을 지배한 적은&nbsp;인간의 삶을 두 개로 분리해서&nbsp;바라본다. 우리가&nbsp;‘정상인’으로&nbsp;살아가고 있음을 입증하려면&nbsp;‘남성 대 여성’, ‘섹스(생물학적 성별) 대 젠더(사회가 만든 성별)’, ‘본성 대 양육’으로 형성된 이분법적 범주 안에 속해야 한다.&nbsp;이분법에 맞지 않는 사람은 ‘비정상’으로 간주된다.<br>적을 믿고 따르는 세력들의 역공도 대비해야 한다. 이분법의 함정에 빠진 과학자들은 ‘남성 대 여성’과 ‘본성 대 양육’을 입증하기 위해 연구한다. 의사는 성별이 모호한 아이를 수술대 위에 눕혀 ‘교정’한다. 편견에 사로잡힌 전문가들은 자신의 연구 활동이 사회 개선에 공헌한다고 생각한다.&nbsp;적의 속셈을 간파하려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스털링은 이분법이 적용된 과학이 어떻게 지식이 되는지 이해하기 위해 철학자&nbsp;브뤼노 라투르(Bruno Latour)의 과학기술학(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 STS)을 연구했다.<br><br><br><br><br><br><br><br>권위 있는 과학자는 연구 결과를 ‘사실’로 규정해서 ‘지식’으로 만든다. 확정된&nbsp;지식은 교과서에 자리 잡은 상식이 된다. 과학자는 라투르가 표현한&nbsp;‘블랙박스(black box)’에 숨는다. 과학자의 권력이 잔뜩 들어간 지식은 검토 대상에서 제외된다. 대중은 학교에서 배운 지식에 과학자의 편견과 이데올로기가 조금이라도 들어 있는지 숙고하지 않는다.&nbsp;과학을 포함한 모든 학문은 ‘가치중립적’이라고 착각한다.&nbsp;《섹싱 더 바디》는 과학과 문화, 과학과 이데올로기를 분리하는 이분법도 비판한다. 과학은 실험실에서만 갇혀 지내지 않는다. 과학은 국가가 지향하는 정책에 반영된 이데올로기, 정부 기관, 연구 자금을 주는 재단을 만나면서 만들어진다.<br><br><br><br><br><br><br><br>‘남성 대 여성’ 이분법적 시각을 옹호하는 과학자와 의사들은 자웅동체를 ‘고쳐야 할 연구 대상(환자)’으로 대한다. 미셸 푸코(Michel Foucault)가 지적한 대로 정상성을 강화하는 의학 지식은 성소수자를 통제하는 규율이 된다. 양성 생식기를 모두 가진 사람은 한 개의 성별로 만드는 교정 수술을 반대한다. 수술 방식이 까다롭고, 수술 이후에 부작용이 생기면 다시 수술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성별이 모호한 사람들은 ‘자웅동체’가 ‘의학상 장애가 있는 존재’로 규정하는 용어라고 비판한다. 그래서 자웅동체 대신에 ‘간성인(intersex)’이라는 명칭을 선호한다. 간성인은 ‘성별이 복잡한 인간’이다.<br><br><br><br><br><br><br>우리 삶에 영향을 끼친 본성(유전자와 호르몬의 작용)과 양육(교육, 외부 환경에서의 경험 등)을 분리해서 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둘 중 하나를 무조건 선택하라고 종용하는 ‘본성 대 양육’ 논쟁은 이미 끝난 지 오래다. 우리는 본성과 양육이 복잡하게 얽힌 삶을 살고 있다. 스털링은 단순히 생물학적 관점에만 맞춰서 몸을 설명하지 않는다. 몸의 동적인 특성에 주목하기 위해&nbsp;‘섹스 대 젠더’ 이분법을 해체한 주디스 버틀러(Judith Butler)의 철학을 끌어들인다. 우리 몸은 유전자와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생물학적인 몸이 아니다. 외부 환경(의 문화)을 경험하면서 느낀 감각도 신체 발달과 성적 지향의 변화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우리 몸은 섹스와 젠더가 상호작용을 하면서 ‘체화(embodiment)’[주]된 물질과 같다.&nbsp;체화된 몸은 고정적이지 않다. 체화된 몸은 ‘섹스 대 젠더’ 이분법과 ‘몸 대 의식(정신)’ 이분법을 거부하고, 안정적으로 변화하는 연속체다.<br><br><br><br><br><br><br>&lt;Sexing the Body&gt; 국역본은 2020년에 나온 개정판을 저본으로 삼았다. 개정판에 10장 「젠더의 바다」가 추가되었다. 우리는 ‘존재하면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379쪽)’ 젠더의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다. 그러나 젠더의 바다는 ‘젠더만의’ 바다가 아니다. 젠더와 섹스는 절대로 분리할 수 없는 관계다. 그러므로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젠더/섹스의 바다’다. 젠더/섹스의 바다를 즐기면 몸과 정신, 자연과 문화의 상호 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nbsp;<br><br>무지개가 피어오르는 젠더/섹스의 바닷속에&nbsp;셀 수 없는&nbsp;성과 몸들이 살고 있다.<br><br><br><br><br><br><br>셀 수 없을 정도로 책을 구매한 cyrus의 주석<br><br><br>[주] ‘embodiment’는 주디스 버틀러의 철학에 자주 나오는 개념으로, 버틀러의 대표작 《젠더 트러블》에서는 ‘체현’으로 번역되었다.<br><br><br>역자와 편집자들이 저자가 참고한 문헌의 국역본 제목을 표기했다.&nbsp;잘 만든 책의 특징 중 하나가 세심한 편집이 돋보이는 국역본 표기다.&nbsp;국역본 표기가 안 된 문헌이 있지만, 책의 완성도에 흠이 될 정도는 아니다.<br><br><br>* 옮긴이 각주, 353쪽<br><br> &nbsp;거트루드 스타인은 “장미는 장미는 장미는 장미다”(Rose is a rose is a rose is a rose)라고 말했다.<br><br>[국역본] 거트루드 스타인, 신혜빈 옮김 《세상은 둥글다》 (미행, 2022년).<br><br><br><br><br>* 미주, 530쪽<br><br><br>  &nbsp;  &nbsp;싱클레어 루이스의 고전 소설 『애로스미스』 [과학 연구의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갈등을 다루고 있다]<br><br>[국역본]&nbsp;싱클레어 루이스,&nbsp;유진홍 옮김, 《의사 과학자 애로우스미스》 (군자출판사, 2025년).<br><br><br><br><br>* 참고문헌, 602쪽<br><br><br><br>Angier, NWoman: An Intimate Geography<br><br><br><br>[국역본] [절판] 나탈리 앤지어, 이한음 옮김, 《여자, 내밀한 몸의 정체》 (문예출판사, 2016년).  &nbsp;  [국역본 초판] [절판] 나탈리 앤지어, 이한음 옮김, 《여자: 그 내밀한 지리학》 (문예출판사, 2003년).<br><br><br><br><br>* 참고문헌, 635쪽<br><br><br><br>Halberstam, JFemale Masculinity.<br><br><br><br><br>[국역본]&nbsp;[절판]&nbsp;주디스 핼버스탬, 유강은 옮김, 《여성의 남성성》 (이매진, 2015년).<br><br><br><br><br>* 참고문헌, 651쪽<br><br><br>&nbsp; &nbsp;Laqueur, TMaking Sex: Body and Gender From the Greeks to Freud.<br><br><br><br>[국역본]&nbsp;[절판]&nbsp;토머스 라커, 이현정 옮김, 《섹스의 역사》 (황금가지, 2000년).<br><br><br><br><br>* 참고문헌, 653쪽<br><br><br><br>Lewontin, R. C., S. Rose.Not in Our Genes.<br><br>[국역본] 리처드 르원틴 · 스티브 로즈 · 리언 J. 카민&nbsp;함께 씀, 이상원 옮김, 《우리 유전자 안에 없다: 생물학·이념·인간의 본성》 (한울아카데미, 2023년, 2판).<br><br><br><br><br>* 참고문헌, 653쪽<br><br><br><br>Lorenz, KKing Solomon’s Ring.<br><br>[국역본] 콘라드 로렌츠, 김천혜 옮김, 《솔로몬의 반지: 그는 짐승, 새, 물고기와 이야기했다》 (사이언스북스, 2000년).<br><br><br><br><br>* 참고문헌, 667쪽<br><br><br><br>Pinker, SHow the Mind Works.<br><br>[국역본] 스티븐 핑커, 김한영 옮김,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과학이 발견한 인간 마음의 작동 원리와 진화심리학의 관점》 (동녘사이언스, 2007년).<br><br><br><br><br>* 참고문헌, 671쪽<br><br><br>&nbsp; &nbsp;Rubin, G<br>_The Traffic in Women: Notes on the “Political Economy” of Sex.<br>_Thinking Sex: Notes for a Radical Theory of the Politics of Sexuality.  &nbsp;  <br><br><br><br><br>[국역본]&nbsp;게일 루빈, 임옥희 · 조혜영 · 신혜수 · 허윤 함께 옮김,《일탈: 게일 루빈 선집》 (현실문화, 2015년)&nbsp;<br>1장 「여성 거래: 성의 ‘정치 경제’에 관한 노트」(The Traffic in Women)5장 「성을 사유하기: 급진적 섹슈얼리티 정치 이론을 위한 노트」(Thinking Sex).<br><br><br><br><br>* 참고문헌, 686쪽<br><br><br><br>Wilson, E. O.On Human Nature.  &nbsp;  <br><br><br>[국역본] 에드워드 O. 윌슨, 이한음 옮김, 《인간 본성에 대하여》 (사이언스북스, 2011년).  &nbsp;    &nbsp;    &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76/13/cover150/896437501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761335</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category><title>너무 깊이 읽으면서 생각하지 마</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259603</link><pubDate>Tue, 05 May 2026 23:4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259603</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38716&TPaperId=1725960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7453/6/coveroff/8932038716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29113&TPaperId=1725960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93/70/coveroff/8932017956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47227&TPaperId=1725960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1380/15/coveroff/8954647227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09989&TPaperId=1725960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592/76/coveroff/8932909989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09970&TPaperId=1725960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592/76/coveroff/8932909970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s://blog.aladin.co.kr/haesung/17259603'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대구 독서 모임읽어서&nbsp;세계 문학 속으로<br><br><br>4월의 세계 문학<br><br><br><br> <br><br><br>토베 얀손(글, 그림)이유진 옮김《보이지 않는 아이:아홉 가지 무민 골짜기 이야기》작가정신2018년<br><br><br>2026년 4월 24일 금요일저녁 8시~10시장소: 인더가든<br><br><br>어린이날 대담 (with 히시마)2026년&nbsp;5월 5일 화요일저녁 7시 30분경장소: 뜨돈 돈까스<br><br><br><br><br><br><br><br><br><br><br><br><br>4월의 세계 문학을 만든 독자들<br><br><br><br><br><br>[북 큐레이터]히시마(세계 문학 도서 추천)준욱조약돌<br><br>[진행,&nbsp;북클럽투르기,&nbsp;윤색]최해성<br><br>[사진]김성현, 최해성<br><br><br><br><br>[곁두리(간식과 음료)]인더가든(모임이 있는 날이면 차,&nbsp;커피 드립백을 넉넉히 챙겨오는)&nbsp;김성현&nbsp;&nbsp;조약돌&nbsp;(기다렐리 다크초콜릿)<br><br><br>[금요일 밤에 머무른 독자]조약돌,&nbsp;김성현, 준욱,&nbsp;최해성<br><br><br><br><br>[어린이날 대담]히시마<br><br><br>※&nbsp;북클럽투르기(bookclubturgy, bookclubtur+記)<br>&nbsp;독서 모임 후기를 쓰는 사람<br>찰나에 흩어져서 사라지는독자들의 대화를 그러모으고 메꾸는 엮은이.<br>‘북클럽투르기’는&nbsp;공연 제작을 위해&nbsp;희곡과 대본을 전체적으로 분석하는&nbsp;사람을 뜻하는‘드라마투르기(dramaturgy)’에서 따온 말입니다.<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 스쳐 가는 의미 없는 나날을두 손 가득히 움켜쥘 순 없잖아.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 가시 돋친 대화 속에 남겨진너의 평범함을 외면하진 마.  &nbsp;  <br>- 김광석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1994년) 노랫말 - <br><br><br><br><br><br><br>러시아에서 태어났지만, 모국어보다 영어가 친숙했던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Vladimir Nabokov)는&nbsp;차르(러시아 황제)를 무너뜨린 블라디미르 레닌(Vladimir Lenin)이 주도한 러시아 혁명을 피해 망명 생활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신기하게도 두 사람은 이름이 같고, 생일도 같습니다(4월 22일). 나보코프는&nbsp;《롤리타》를 쓰기 전까지 대학생들에게 세계 문학을 가르친 강사였습니다.&nbsp;강연 수익이 글을 써서 번 돈보다 많았다고 합니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그라디언트 &lt;이 작가의 책&gt; ‘러시아&nbsp;근대 문학 읽기’ 2025년 12월의 책, 추천 독자: ‘읽는 인간’ 천성은]<br>[피터 박스올&nbsp;&lt;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nbsp;1001권&gt; 개정판 509번째 책]*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김진준 옮김 《롤리타》 (문학동네, 2013년)  &nbsp;* [절판]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권택영 옮김 《롤리타》 (민음사, 1999년)  &nbsp;  <br>*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김승욱 옮김 《나보코프 문학 강의》 (문학동네, 2019년)<br><br>나보코프는 문학 강의에서 다룬 소설들을 ‘위대한 동화’, ‘최고의 동화’라고 말했습니다(《나보코프 문학 강의》 『좋은 독자와 좋은 작가』, 44쪽).&nbsp;그렇다면 위대한 동화도 위대한 소설일 수 있을까요? 저는 그렇다고 생각해요.&nbsp;이유는 단순해요. 동화와 소설은 ‘문학 작품’이니까요.<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윤후남 옮김 《안데르센 동화 전집》 (현대지성사, 2016년)  &nbsp;  * [절판]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김석희 옮김 《즉흥시인》 (웅진지식하우스, 2005년)<br><br>대부분 사람은 안데르센(Hans Christian Andersen)을 동화 작가 또는 아동 문학가로 기억합니다. 사실 그는 동화를 쓰기 전에 시, 소설, 희곡을 썼습니다. 어린 안데르센은 《아라비안나이트》와 희곡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문학의 매력을 느꼈습니다. 수줍음이 너무 많은&nbsp;소년 안데르센은 혼자 인형으로 연극을 하면서 놀았어요. 그의 장래 희망은 연극배우였습니다. 하지만 배우로서 능력은 부족했고, 특히 못생긴 외모는 안데르센을 괴롭힌 콤플렉스였습니다. 짝사랑한 여자에게 용기 있게 고백했으나 거절당했어요. 안데르센은 자신의 외모를 자책했고, 콤플렉스는 평생 그를 괴롭혔어요. 몇 편의 시를 발표했지만, 비평가들의 혹평을 받았어요. <br>가난한 무명의 젊은 시인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고국 덴마크를 떠나 유럽을 여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안데르센은 독일, 프랑스, 스위스 등을 여행하면서 차곡차곡 글쓰기 재료를 그러모으면서 글을 썼습니다. 그가 가장 마음에 들어 했던 여행지는 이탈리아였습니다. 이탈리아의 자연과 소박한 민중 생활에 매료된 안데르센은 자신의 이탈리아 여행 경험을 반영한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 소설이 바로 《즉흥시인》입니다. 안데르센의 모습이 투영된 젊은 시인의 사랑 이야기입니다.&nbsp;《즉흥시인》은 안데르센에게 처음으로 명예를 가져다준 작품입니다. 독일, 영국, 러시아에서도 소개되어 독자와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았습니다.&nbsp;동화 작가로 더 많이 알려진 안데르센의 문학 인생은 소설가로 시작되었습니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피터 박스올&nbsp;&lt;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nbsp;1001권&gt; 개정판 665번째 책]*　토베 얀손, 안미란 옮김 《여름의 책》 (민음사, 2019년)  &nbsp;  *　토베 얀손, 안미란 옮김 《두 손 가벼운 여행》 (민음사, 2019년)<br><br><br>‘무민(핀란드어: Muumi / Moomin)’ 시리즈를 만든 핀란드의 작가 토베 얀손(Tove Jansson)은 1966년에&nbsp;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받았습니다.&nbsp;안데르센의 이름을 딴 이 상은 2년마다 아동 문학가와 삽화가에게 주는 상입니다. 얀손은&nbsp;어른 독자들을 위한 소설도 썼습니다.&nbsp;《여름의 책》은 얀손이 쓴 소설 중 가장 유명한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늙은 예술가와 여섯 살 손녀 소피아(Sophia)가 주고받은 대화로 채워져 있어요.&nbsp;작중 인물 소피아는 토베 얀손의 조카의&nbsp;모습이 반영되었습니다. 소피아 얀손은 무민 가족을 스케치북에 그리면서,&nbsp;무민이 나오는 이야기를 쓴 이모를 가까이서 지켜봤습니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　토베 얀손 원작&nbsp;·&nbsp;필리바 비들룬드(그림)&nbsp;·&nbsp;세실리아 다비드손(각색),&nbsp;이유진&nbsp;옮김&nbsp;《무민 가족과 보이지 않는 손님》&nbsp;(어린이작가정신, 2019년)<br><br><br>&lt;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gt;의 4월의 세계 문학 작품은 토베 얀손의 단편소설집 《보이지 않는 아이》입니다. 1962년에 발표된 무민 연작의 일곱 번째 작품입니다. 책 속에 표제작 『보이지 않는 아이』를 포함한 총 9편의 단편 소설이 들어있습니다.&nbsp;<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 [개정판] 조지프 캠벨, 이윤기 옮김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민음사, 2018년)  &nbsp;  * 조지프 캠벨, 박중서 옮김 《영웅의 여정: 조지프 캠벨이 말하는 신화와 삶》 (갈라파고스, 2020년)<br><br><br>4월의 마지막 금요일 밤에 모인 독자는 4명입니다. 준욱 님은 &lt;세속&gt;에 처음으로 참석한 독자입니다. <br>준욱 님은 책의 일곱 번째 이야기 『해티패티들의 비밀』에 묘사된 무민파파(Muumipappa)의 여정을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Joseph Campbell)의 ‘영웅의 여정(Hero’s journey)’과 비교해서 읽었습니다.<br>캠벨은 영웅이 나오는 전 세계의 신화를 비교 분석하면서 공통적인 서사 구조를 확인했습니다. 그는 서사 구조를 크게 다섯 단계로 요약했어요. ‘태어남-부름-모험-역경-귀환’입니다. 영웅은 태어날 땐 평민입니다. 초인적인 존재가 나타나 그에게 모험을 해야 할 이유를 알려줍니다.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모험을 감행한 영웅은 크고 작은 역경에 부닥칩니다. 영웅은 슬기롭게 역경을 헤쳐 나가고, 결정적인 순간에 조력자들의 도움을 받습니다. 그리하여 영웅은&nbsp;과거와 다르게 성장한 모습으로 무사히 귀환합니다.&nbsp;캠벨은 저서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에서 ‘영웅의 여정’ 구조를 좀 더 세밀하게 나누었는데요, 19단계로 되어 있습니다.<br>『해티패티들의 비밀』에서 무민파파는 홀연히 집을 떠나 버립니다.&nbsp;평범한 일상에 따분함을 느낀 무민파파는&nbsp;우연히 해티패티들(Hattifatteners)을 보는 순간, 강렬한&nbsp;호기심이 생깁니다. 무민파파는 배를 타고 해티패티들이 사는 섬으로 향합니다. 고생 끝에 섬에 도착한 무민파파는 해티패티들이 어떻게 사는지 관찰합니다. 그리고 당장 집으로 가기로 결심합니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를 지나서 가족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옵니다. 무민파파는 깨닫습니다. 집에 있을 때 진정한 자유와 모험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요.<br>무민파파의 모험과 영웅 여정 단계를 겹쳐서 보면 일치하는 부분이 많지 않습니다.&nbsp;하지만 영웅 여정&nbsp;서사가 있어야지만 모험담(영웅담)이 성립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야기를 잘 만드는 작가는 틀에 박힌&nbsp;영웅 여정&nbsp;서사를 과감하게 비튼&nbsp;반(反) 영웅담을 만들 수 있어요. 이런 이야기에 나오는 영웅을 ‘안티히어로’라고 하죠.<br>영웅 여정의 진정한 목표는 ‘나 자신을 찾는 일’입니다. 캠벨은 모험을 하면서 진정한 나를 발견하면 ‘자신만의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나를 잘 안다는 것은 내가 제대로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입니다. 무민파파는 거창하고 대단한 영웅은 아닙니다. 그는 ‘평범한 영웅’입니다. 평범한 영웅은&nbsp;평범한 일상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탐색하고, 즐길 줄 아는 모험가입니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피터 박스올&nbsp;&lt;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nbsp;1001권&gt; 개정판 728번째 책]<br>[대구 책방 &lt;일글책&gt; ‘벽돌 책 읽기’ 지정 도서 (2023년)]<br>[대구 독서 모임&nbsp;&lt;우주지감&gt; ‘나를 관통하는 책 읽기’&nbsp;62번째 지정&nbsp;도서&nbsp;(2018년 5월)]<br>* 움베르토 에코, 이윤기 옮김 《장미의 이름》 (열린책들, 2009년)  &nbsp;<br><br>약돌 님은 토베 얀손이 직접 그린 ‘무민 골짜기’ 지도가 흥미로웠다고 했습니다. 예전에 읽은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의 추리소설 《장미의 이름》에 나온 수도원 평면도가 떠올렸다고 했어요.<br><br><br><br><br><br><br><br><br><br><br><br>성현 님은 무민 시리즈를 본 적이 없어서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성격을 파악하는데 어려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등장인물들의 특이한 행동과 대사들이 재미있었고, 아홉 편의 이야기가 길지 않아 부담감을 내려놓고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습니다.&nbsp;<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툴라 카르얄라이넨, 허영은 옮김 《토베 얀손, 일과 사랑》 (문학동네, 2017년)<br><br><br>저도 처음에 무민 이야기가 낯설었어요. 다행히 무민 연작의 창작 배경을&nbsp;정리한 책이 있어요. 《토베 얀손, 일과 사랑》은 국내 유일의 토베 얀손 평전입니다. 이 책에 무민 연작을 포함한 소설들의 줄거리를 요약한 내용이 있고, 그녀가 그린 그림들과 무민 관련 삽화 및 스케치들까지 볼 수 있어요.<br>낯선 책을 긍정적으로 대하는 성현 님의 태도는 히시마 님이 무민 이야기와 동화를 추천한 의도와 맞닿아 있습니다.&nbsp;히시마 님은 무민 이야기와 함께 안데르센 동화를 &lt;세속&gt; 문학 작품으로 추천한 독자입니다. 두 분은 토요일과 일요일에 진행되는 독서 모임 &lt;고라니 울고&gt;에서 만난 사이입니다.&nbsp;<br>히시마 님은 평일 저녁에 늦게 일하는 노동자라서, ‘4월의 세계 문학’을 만드는 일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nbsp;저는 히시마 님의 추천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공휴일인 오늘도 히시마 님은 오전에 일을 했습니다. 오늘 저녁에 히시마 님과 함께 식사하면서 대화를 나누었고, 그분이 무민 이야기와 동화를 추천한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lt;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gt; 2026년 5월의 세계 문학]*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최성은 옮김 《끝과 시작》 (문학과지성사, 2016년)   &nbsp;  * [리커버]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최성은 옮김 《끝과 시작》 (문학과지성사, 2021년) <br><br><br>히시마 님은 독서 모임 참석을 위한 읽기가 숙제가 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무조건 완독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짓눌리면 독서의 재미가 줄어들어요. 히시마 님은 ‘읽으면 지치지 않는 문학 작품’이 시와 동화라고 말했습니다.&nbsp;그래서 히시마 님은 폴란드 시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Wislawa Szymborska)의 시 선집 《끝과 시작》을 ‘5월의 세계 문학’으로 추천했습니다.&nbsp;<br>시와 동화는 독자의 마음을 느슨하게 해줍니다. 시와 동화를 만난 독자는 해석에 집착하면서 읽지 않습니다.&nbsp;너무 깊이 생각하지 않는 독서도 재미있습니다.<br><br><br><br><br><br><br>독서에 대한 히시마 님의 견해를 들으면서 ‘휴식에 가까운 독서’가 주는 희열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달았어요. 생각하는 힘을 안 줘도 되는 책을 많이 찾아보고, 읽어봐야겠어요. <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7047/32/cover150/k52253478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70473214</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가까이서 보면 희곡, 멀리서 보면 연극</category><title>황금 모자를 향해 쏴라 </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256352</link><pubDate>Mon, 04 May 2026 07: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256352</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4497414&TPaperId=1725635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401/80/coveroff/8964497414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72532363&TPaperId=1725635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2536/2/coveroff/k772532363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42830155&TPaperId=1725635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0738/76/coveroff/k742830155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3818991&TPaperId=1725635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9967/74/coveroff/8993818991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0750&TPaperId=1725635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1/79/coveroff/s582934787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s://blog.aladin.co.kr/haesung/17256352'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lt;김치찌개 웨스턴: 밥주걱과 45구경 권총의 결투&gt;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2026년 5월 2일 일요일 오후 3시 관람<br><br><br>[기획/제작]트렁크씨어터 프로젝트(Trunktheatre project)<br><br>[창안/연출]조예은<br><br>[출연]권주영,&nbsp;양대은, 윤세인, 최문혁<br><br>[악사/음악]백하형기<br><br>[무대 디자인]정승환<br><br>[무대 감독]서지훈<br><br>[구성 도움(초연)]허선혜[주1], 신지원<br><br><br><br><br><br><br>옛날 옛적 서부에서(Once upon a time in the West)[주2]&nbsp;오래 살아남으려면 물과 금이 있어야 한다. 서부 개척민들은 물과 금이 있는 곳이라면 어떻게든 달려간다. 그곳에 정착하면 험난한 유랑 생활을 청산하고, 풍족하게 노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nbsp;<br><br><br><br><br><br><br><br>‘뉴 밀리언 골드 타운’은 물과 금이 흘러넘치던 서부의 도시다. 사막 모래보다&nbsp;황금이 더 많은 도시를 지나가는 강의 이름은 ‘골드 리버’다.&nbsp;주민들의 식수로 사용된&nbsp;강물은 철새들의 쉼터이자 물고기들의 보금자리다.&nbsp;<br><br><br><br><br><br><br><br>뉴 밀리언 골드 타운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은&nbsp;에슐리 퀸즈(Ashley Queens, 윤세인 역)다. 그녀는&nbsp;열심히 일을 해서 부를 축적한 자산가다.&nbsp;돈이 가득한&nbsp;머리에 ‘황금 모자’까지&nbsp;쓰고도 에슐리의 물욕은 마르지 않는다. 그녀는 농지를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간척 사업에 착수한다.&nbsp;강물을 빼내고 땅이 만들어질수록 골드 리버의 물줄기는 약해지고, 결국에 완전히 메말라 버린 ‘죽음의 강’이 된다.<br><br><br><br><br><br><br><br>강물이 사라지면 주민들은 새로운 터전을 찾으러 떠난다. 도시는 빈 건물들만 남은 사막으로 변한다. 술집 ‘살롱(Saloon)’의 주인장 잭 솔로(Jack Solo)는 도시를 떠나지 않는다. 허무함의 늪에 빠진 그는 매일 빈 가게에서 위스키를 삼킨다.&nbsp;그는 술에 취하지 않았다.&nbsp;금빛이 가득했던 눈부신 과거에 취해 있다. <br><br><br><br><br><br><br><br>에슐리의 동생 에드먼드 퀸즈(Edmond Queens, 양대은 역)는 누나와 다르게 물욕이 없는 사람이다. 에드먼드는 우연히&nbsp;어머니의 유언장을 발견한다. 유언장에 막대한 유산을 받아야 할 사람이 적혀 있는데, 상속자는 에슐리가 아니라 에드먼드였던 것이다! 그 순간, 에드먼드는&nbsp;180도 달라진다. 평온했던 그의 심장 한가운데에 분노와 물욕이 동시에 끓어오르기 시작한다. <br><br><br><br><br><br><br><br><br><br><br><br><br>에드먼드는 에슐리를 죽여서 재산을 차지하기로 결심한다. 때마침 ‘전설의 총잡이’ J.B.(최문혁 역)가 골드 타운에 당도한다. 쪼꼬(JJOGGO)는 J.B.의 반려 말(馬)이자 동지다. 에드먼드는 J.B.에게 에슐리를 죽이면 어마어마한 액수의 돈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에드먼드의 살인 의뢰에 한탕주의자 J.B.의 귀가 솔깃하다.<br><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기군상, 정유선 옮김 《조씨 고아》 (지만지드라마, 2019년)  &nbsp;  * 이잠부, 문성재 옮김 《회란기》 (지만지드라마, 2019년)  &nbsp;<br><br><br>&lt;김치찌개 웨스턴: 밥주걱과 45구경 권총의 결투&gt;(약칭 ‘김치찌개 웨스턴’)는 미국 서부극을 지칭하는 스파게티 웨스턴(Spaghetti Western)과 한국 고전이 섞인 잡극(雜劇)이다. 잡극은 중국 원나라 시절에 유행한 전통 희곡을 뜻한다. 잡극은 기본적으로 노래와 춤, 음악, 연기를 합친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잡극은&nbsp;‘듣는 연극’이다. 가장 유명한&nbsp;잡극은 기군상(紀君祥)의 《조씨 고아》, 이잠부(李潛夫)의 《회란기》 등이다. <br><br><br><br><br><br><br><br>&lt;김치찌개 웨스턴&gt;의&nbsp;배경 음악과 배우들이 부른 노래는&nbsp;대학로를 누비는&nbsp;‘전설의 악사’ 백하형기가 만들었다.&nbsp;<br>&lt;김치찌개 웨스턴&gt;에서 가장 유명한 레퍼토리 곡은&nbsp;술집에 혼자 있는 잭 솔로가 부르는 노래다. 가제(歌題)가 있는지 모르지만, ‘골드 리버’를 처절하게 부르는 권주영 배우의 연기가 인상적이라서 필자는 이 노래에 ‘골드 리버’라는 가제(假題)를 붙여주고 싶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nbsp;정충권 옮김&nbsp;《흥보전.&nbsp;흥보가.&nbsp;옹고집전》&nbsp;(문학동네, 2010년)<br><br><br>재산을 둘러싼 혈육 간의 갈등은 권선징악을 강조하는 동서양 민간 설화와 전래 동화에 나오는 이야기 전개 방식이다. 판소리계 소설 &lt;흥부전&gt;에 나오는 흥부와 놀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착한 아우와 못된 형’이다.&nbsp;&lt;흥부전&gt;의 놀부는 흥부의 집에 찾아가 쌀을 얻어보려고 하지만, 흥부의 아내는 밥주걱으로 놀부의 뺨을 때리면서 쫓아낸다. 에슐리는 ‘못된 장녀’로서 놀부와 비슷하다. 하지만 &lt;스파게티 웨스턴&gt;의 퀸즈 남매는 선악의 대비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lt;흥부전&gt;의 형제와 확연한 차이가 있다. 흥부와 놀부는 순수한 악인과 순수한 선인이다. 반면에 퀸즈 남매는 선악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는 인물이다. 에슐리는 열심히 일해서 재산을 축적했다. 그러나 에슐리는 부모의 유산을 상속받을 자격이 배제되고, 가부장이 될 수 없는 ‘여성’이다. 장녀인데도 재산 상속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다. 결국 그녀는 자신이 상속 경쟁에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없다는 현실을 일찍이 깨닫는다. 비록 비윤리적인 방식이지만, 에드먼드를 속이고 상속권을 가로채는 전략을 선택한다. 에슐리는 ‘과거에 착했으나 악인으로 변한’ 인물이다.  &nbsp;  에드먼드 역시 선인에서 악인으로 달라진 인물이다. 그는 누나의 탐욕 때문에 도시가 몰락한 사실을 알고 있다. 에드먼드의 복수는 누나를 응징하기 위한 정의로운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 원래 자신이 쓰고 있어야 했던 누나의 황금 모자를 차지하기 위해 복수를 꿈꾼다.&nbsp;에드먼드는 누나의 심장에 45구경 권총을을 겨누고,&nbsp;궁지에 몰린&nbsp;에슐리는 동생이 쏘는 총알을 막는 밥주걱을 내민다.&nbsp;혈통의 결투가 펼쳐진 골드 리버는 핏줄기가 흐르는 ‘붉은 강(Red River)’[주3]이 된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피터 박스올&nbsp;&lt;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nbsp;1001권&gt; 개정판 293번째 책]*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김욱동 옮김 《위대한 개츠비》 (민음사, 2010년)<br><br><br>&lt;김치찌개 웨스턴&gt;은 피카레스크(picaresque) 연극이다. 피카레스크는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이 악인으로 나오는 문학 장르다. 퀸즈 남매는 자신의 이익과 물질적 욕망을 채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nbsp;‘악당’이다.&nbsp;황금 모자를 쓴 에슐리는 너무 높이 뛰어 올랐다.&nbsp;멀리 간&nbsp;누나를 아래서 바라본 에드먼드는 황금 모자를 차지하기 위해 복수를 단행한다. 이익에 눈이 멀어 스스로 비극을 초래한 이 두 사람은&nbsp;‘위대한 퀸즈 남매(The Great Queens brother and sister)’다.[주4]&nbsp;<br><br><br><br><br><br><br><br>‘트렁크씨어터 프로젝트’는&nbsp;트렁크 가방에 담을 수 있는 소품(오브제)을 활용한 연극을 만드는 극단이다. &lt;김치찌개 웨스턴&gt;의 매력은&nbsp;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nbsp;아기자기한 무대와 소품들이다.&nbsp;<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1막은 인형극(puppet play) 형식으로 전개된다. 넓지 않은 책상은 서부 시대의 마을을 묘사한 무대가 된다. 배우들은 손가락 인형 연기를 하면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관객 좌석에 종이로 만든 ‘오페라 안경’이 하나씩 비치되어 있다. 오페라 안경은 배우들의 손가락 인형 연기를 자세히 보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진 것이다. <br><br><br><br> <br>  &nbsp;  <br><br><br><br><br><br><br><br><br><br>* 피터 브룩, 이민아 옮김 《빈 공간》 (걷는책, 2019년)<br><br><br>배우들이 협력해서 완성되는 연기 방식을&nbsp;‘앙상블 연기(ensemble acting)’라고 한다. 영국의 연출가 피터 브룩(Peter Brook)은 앙상블 연기가 ‘공동 창작’을 의미한다고 강조한다. 배우들은 무대를 설치하고, 소품을 만들고, 함께 무대 위에 올라 열연한다. 연극인이 아닌 필자가 생각하는 앙상블 연기다.&nbsp;<br><br><br><br><br><br><br><br><br><br><br><br><br>무대 장치와 소품을 만드는 일은 고된 노동이다.&nbsp;연기 연습과 생계를 위한 다른 일을 병행하는 배우들은&nbsp;겹겹이 쌓인&nbsp;노동을 묵묵히 해낸다.&nbsp;극단에 소속된 연극인들이 각자 또는 모두가 느끼는 크고 작은 괴로움을 이해하고, 극단 동료가 덜 힘들 수 있게 ‘배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그들이 만든 연극은 놀이가 된다(A play is play).&nbsp;&lt;김치찌개 웨스턴&gt;은 배우들과 관객들이 함께&nbsp;재미를 느끼는 놀이가 된, ‘살아 있는 연극’이다.<br><br><br><br><br><br><br><br><br><br><br><br><br>&lt;공연 작품과 전혀 관련이 없지만, 그래도 꼭 언급하고 싶은 cyrus의 주석&gt;<br><br><br><br><br><br>※ 연극과 관련된 사진은&nbsp;‘트렁크씨어터 프로젝트’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가져왔습니다.<br>https://www.instagram.com/trunktheatreproject/  &nbsp;  <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nbsp;한현주&nbsp;·&nbsp;허선혜&nbsp;·&nbsp;나수민&nbsp;《트랙터》&nbsp;(제철소, 2022년)<br>* 김슬기 · 이오진 · 허선혜 《우리는 적당히 가까워》 (제철소, 2017년)  &nbsp;  &nbsp;<br>[주1]&nbsp;허선혜는&nbsp;&lt;창작살롱 나비꼬리&gt;에 소속된 극작가 겸 연출가다.&nbsp;허선혜 극작가와 조예은 연출가는&nbsp;&lt;연극 실험실 혜화동&nbsp;1번지&gt; 8기 동인이다.&nbsp;&lt;김치찌개 웨스턴&gt;은 &lt;연극 실험실 혜화동 1번지&gt;가 주최한 동인 페스티벌 공연 참가작으로, 2024년 9월 27일부터 10월 6일까지 &lt;연극 실험실 혜화동 1번지&gt;에서 초연했다.&nbsp;<br><br><br><br><br><br><br><br>허선혜 극작가의 첫 번째 작품은 청소년극 『햄스터 살인 사건』이다. 이 작품과 단막극&nbsp;『먼지 회오리』는&nbsp;청소년 희곡집 《우리는 적당히 가까워》에 수록되어 있다. 필자는 2023년 11월 대구 대명동 공연 거리에서 활동하는 극단 &lt;백치들&gt;이 만든 『햄스터 살인 사건』 공연을 관람했다.&nbsp;허선혜 극작가의 또 다른 청소년극 『빵과 텐트』는 2022년 국립극단에 초연된 세 편의 청소년극을 모은 《트랙터》에 수록되어 있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절판] 안혁 《나의 웨스턴 무비 여행: 그때의 서부영화 그때의 서부시대》 (좋은땅, 2013년)<br><br>[주2, 주3] &lt;옛날 옛적 서부에서&gt;와 &lt;붉은 강&gt;은 웨스턴 영화의 제목이다.&nbsp;연극 감상문 제목은 웨스턴 영화 &lt;내일을 향해 쏴라&gt;에서 따왔다. 연극을 보기 전에 웨스턴 영화가 어떤 장르인지 알아보고 싶어서 만난 책이 《나의 웨스턴 무비 여행》이다.<br><br><br>[주4] 스콧 피츠제럴드(F. Scott Fitzgerald)는 ‘개츠비’라는 남자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의 제목을 정하느라 고심했다. 그가 가장 마음에 든 제목 중 하나가 ‘황금 모자를 쓴 개츠비’였다.   &nbsp;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9834/65/cover150/k76263533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98346547</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과학</category><title>?! (I was born interrobang) - [자연은 퀴어하다 - 장소에 토박이가 된다는 것, 속한다는 것, 그리고 자연의 온갖 퀴어함에 관하여]</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213526</link><pubDate>Mon, 13 Apr 2026 07: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21352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22137780&TPaperId=1721352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99/29/coveroff/k122137780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22137780&TPaperId=1721352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자연은 퀴어하다 - 장소에 토박이가 된다는 것, 속한다는 것, 그리고 자연의 온갖 퀴어함에 관하여</a><br/>퍼트리샤 오노니우 케이시언 지음, 노승영 옮김 / 에이도스 / 2026년 04월<br/></td></tr></table><br/><br><br><br><br><br><br><br><br><br><br><br><br><br>알라딘 북펀드에 투자한 책입니다.&nbsp;<br><br><br><br><br><br>성소수자를 뜻하는 약어&nbsp;LGBTQ+의&nbsp;Q는&nbsp;Queer&nbsp;또는&nbsp;Questioning의 머리글자다.<br><br><br>퀴어(Queer)는 과거에 퀴퀴한 단어였다.&nbsp;Queer의 원뜻은&nbsp;‘기묘하고 괴상한’이다.&nbsp;성소수자를 기괴한 존재로 여긴 사람들이 퀴어를 쓰기 시작했다.&nbsp;퀴어는&nbsp;레즈비언(Lesbian),&nbsp;게이(Gay),&nbsp;양성애자(Bisexual),&nbsp;트랜스젠더(Transgender)를 싸잡아 멸시할 때 쓰는 단어로 변질되었다.&nbsp;남성도,&nbsp;여성도 아닌&nbsp;성소수자들은 음란한 죄인으로 취급받았고,&nbsp;퀴어는 그들의 가슴에 박힌 주홍 멸칭이 되었다.&nbsp;시간이 지나면서&nbsp;성소수자들은&nbsp;각자 마음에 드는 색을 골라 주홍 멸칭 위에 칠했다.&nbsp;무지개색 무늬가 아롱진&nbsp;퀴어는&nbsp;아기자기한&nbsp;성 정체성(gender identity)을 지닌 가지각색&nbsp;성소수자들의 명칭으로 변신했다.&nbsp;<br><br><br><br><br><br><br><br><br>퀘스처닝(Questioning)은 스스로 물음표를 만드는 성소수자다. 이들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분명하게 말하지 않는다.&nbsp;성 정체성을 확정 짓는&nbsp;마침표가 없다. 계속해서 스스로 묻는다. 비성소수자(non-sexual minority,&nbsp;non-queer)는&nbsp;태어나면서 병원에서 지정받은 생물학적 성별과 자신의 성 정체성이 일치한 시스젠더(cisgender)다. 시스젠더는 퀘스처닝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nbsp;시스젠더는 퀘스처닝의 삶에서 연달아 나오는 물음표 신호를 ‘404 Not Found’로 읽는다. HTTP의 오류 코드 404 Not Found는 서버에 파일을 찾지 못했을 때 나온다. 404는 오류(error)를 뜻하는 숫자다. 하지만 퀘스처닝은 오류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들의 성 정체성 탐구는 멈추지 않는다.&nbsp;퀘스처닝의 물음표와 404는 새로운 성 정체성에 눈뜨게 해주는 ‘즐거운 오류(The Gay Error)’다.<br>균류와 버섯을 연구하는 생물학자 퍼트리샤 오노니우 케이시언(Patricia Ononiwu Kaishian)은 퀘스처닝이다. 그/그녀는 20대에 자신이 양성애자임을 인식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자신의 성 정체성을 모르겠다고 말한다.&nbsp;케이시언은 성 정체성을 탐구하러 숲에 간다. 그/그녀에게 숲은 푸르고 울창한 실험실이 아니다. 숲은 인간-자연, 수컷-암컷으로 구분하는 이분법이 없는&nbsp;편안한 보금자리다.&nbsp;퀴어한 숲(queer-forest)에 사는 균류와 버섯은 케이시언을 닮은 연인이다. 곰팡이에 가까운 균류는 식물이 아니다. 균류는 광합성을 하지 못해서 다른 식물이나 동물 사체에서 나온 영양분을 먹으면서 살아간다. 그래서 균류는 동물에 근접한 생물로 분류되지만, 암수 구분이 없다.<br>우리에게 친숙한 균류인 버섯을 먹고 자라는 달팽이와 민달팽이는 자웅동체 (Hermaphrodite)다. 한 몸에 암컷과 수컷의 생식기 모두 가지고 있다. 성염색체와 성호르몬의 변이는 인간의 신체 발달에 영향을 준다.&nbsp;남성과 여성 생식기 모두 가지고 있는 사람이 태어난다.&nbsp;겉모습은 남성이지만 몸속에 자궁과 난소가 있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nbsp;생물학적 남성과 생물학적 여성의 정의에 부합되지 않는 사람을 ‘간성(間性, intersex)’이라고 한다.<br>시스젠더의 눈빛은 단조롭다. 고정된 눈빛은 사람이든 동물이든 살아 있는 존재를 만나면 성별 이분법에 무조건 맞추려고 한다. 시스젠더는 마침표를 만나면 편하다. 마침표 없이 물음표만 가득한 성소수자와 대화하는 일을 어려워한다.&nbsp;케이시언의 《자연은 퀴어하다》는&nbsp;오랫동안 굳어버린&nbsp;시스젠더의 눈빛을 분해해서 말랑말랑한 무지개색 퀴어로 만드는 프리즘(prism)과 같은 책이다.&nbsp;퀴어함은 불확실하고, 여러 가지가 한데 섞은, 말 그대로 뒤죽박죽이 된 존재 방식이다. 이러니 퀴어함에 물음표가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직성이 풀리고, 확실성을 선호하는 시스젠더는 퀴어함의 모호성을 괴탄한다.&nbsp;<br>물음표가 익숙한 퀴어는 상식에 어긋난 존재 방식에 호기심을 느낀다. 자신들처럼 모호하고, 간단명료하지 않은 존재를 만나면 친구나 동지가 된다. 케이시언은 잘 알려지지 않은 퀴어한 생명체들의 다중 매력에 감탄한다.&nbsp;그/그녀는 퀴어한 숲에서 느낌표를 발견한다.&nbsp;또한 그들을 마구 대하는 연구 대상이 아닌 생물 다양성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스승으로 여긴다.<br>이분법으로만 생각하려는 강박에 벗어나면 여러 개의 질문을 엮는 물음표들이 익숙해진다. 물음표를 만드는 삶은 호기심을 돋운다. 명확하지 않고, 모순적인 존재 방식을 만나면 거부하기보다는 감탄한다. 물음표가 느낌표로 변하는 순간이다. 우리는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면 성취감을 느낀다. 하지만 새로운 지식이 평범한 상식이 되면 마침표를 찍는다. 더 이상 물음표와 느낌표를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br>물음표와 느낌표가 섞인 인터러뱅(interrobang)은 비표준 문장 부호다. 표준에 벗어난 퀴어, 특히 간성(intersex)과 아주 잘 어울리는 부호다. 퀴어는 명료하지 않거나 모호한 존재에 절대로 마침표를 찍지 않는다. 물음표를 달아서 모호성의 매력을 찾는다. 모호성에 친숙한 매력을 발견하면 물음표는 느낌표로 바뀐다. 하지만 퀴어의 탐구는 계속 된다.&nbsp;느낌표는 다시 물음표로 바뀐다. 퀴어는&nbsp;올바르고 정상적인 상식임을 인정하는 확신의 마침표를 떼어낸다.&nbsp;<br><br>퀴어는 비정상으로 분류되는 모순과 모호함을 사랑한다.&nbsp;모호한 존재를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물음표),&nbsp;흥미로운 매력을 발견하면 경탄한다(느낌표).  &nbsp;<br>¿&nbsp;인터러뱅은 퀴어하다&nbsp;¡<br><br><br><br><br><br>서평의 원칙에 벗어난 잡문을 쓰는 cyrus의 주석과 정오표  &nbsp;<br><br>* 114쪽<br><br><br><br><br><br>&nbsp;두 탐사선은 태양계를 여행하면서 목성의 위성 로에 화산이 있음을 밝혀냈고[주1]&nbsp;토성의 위성 타이탄의 질량과 복잡한 대기를 측정했다.<br><br><br>[원문]<br>&nbsp;As the two probes began their journeys, they revealed volcanoes on one of Jupiter’s moons, Io, and measured the mass and complex atmosphere on one of Saturn’s, Titan.  <br><br>[주1] 목성의 위성 명칭이 잘못 적혀 있다. ‘로’가 아니라 ‘이오(Io)’다. 이오는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가 발견한 네 개의 위성 중 하나다. 현재까지 발견된 태양계의 모든 위성 중에서 화산이 있는 위성은 이오와 트리톤(Triton, 해왕성의 위성)이다. <br><br><br><br><br>* 미주, 258쪽<br><br><br><br><br>Eli Clare, Exile and Pride: Disability, Queerness, and Liberation [주2]<br><br><br><br><br><br>[주2] 한국어판: 일라이 클레어, 전혜은 · 제이 함께 옮김 《망명과 자긍심: 교차하는 퀴어 장애 정치학》&nbsp;(현실문화, 2020년).<br><br>[서평] &lt;내 몸을 노리는 도둑들에 저항하기&gt;2020년 5월 9일 작성https://blog.aladin.co.kr/haesung/11705564<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99/29/cover150/k122137780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992924</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