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독자(獨子)적인 독자(讀者) (cyrus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독자는 솔직해야만 합니다. 이것이 독자가 갖추어야 할 근본적인 자격입니다. 거짓으로 위로해서도 안 되며, 칭찬받을 만한 작품이 아닌 경우에는 절대로 칭찬해서도 안 됩니다. (폴 오스터)</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Wed, 15 Apr 2026 12:29:04 +0900</lastBuildDate><image><title>cyrus</title><url>http://image.aladdin.co.kr/Community/myface/pt_7365531661930128.png</url><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cyrus</description></image><item><author>cyrus</author><category>과학</category><title>?! (I was born interrobang) - [자연은 퀴어하다 - 장소에 토박이가 된다는 것, 속한다는 것, 그리고 자연의 온갖 퀴어함에 관하여]</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213526</link><pubDate>Mon, 13 Apr 2026 07: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21352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22137780&TPaperId=1721352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99/29/coveroff/k122137780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22137780&TPaperId=1721352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자연은 퀴어하다 - 장소에 토박이가 된다는 것, 속한다는 것, 그리고 자연의 온갖 퀴어함에 관하여</a><br/>퍼트리샤 오노니우 케이시언 지음, 노승영 옮김 / 에이도스 / 2026년 04월<br/></td></tr></table><br/><br><br><br><br><br><br><br><br><br><br><br><br><br>알라딘 북펀드에 투자한 책입니다.&nbsp;<br><br><br><br><br><br>성소수자를 뜻하는 약어&nbsp;LGBTQ+의&nbsp;Q는&nbsp;Queer&nbsp;또는&nbsp;Questioning의 머리글자다.<br><br><br>퀴어(Queer)는 과거에 퀴퀴한 단어였다.&nbsp;Queer의 원뜻은&nbsp;‘기묘하고 괴상한’이다.&nbsp;성소수자를 기괴한 존재로 여긴 사람들이 퀴어를 쓰기 시작했다.&nbsp;퀴어는&nbsp;레즈비언(Lesbian),&nbsp;게이(Gay),&nbsp;양성애자(Bisexual),&nbsp;트랜스젠더(Transgender)를 싸잡아 멸시할 때 쓰는 단어로 변질되었다.&nbsp;남성도,&nbsp;여성도 아닌&nbsp;성소수자들은 음란한 죄인으로 취급받았고,&nbsp;퀴어는 그들의 가슴에 박힌 주홍 멸칭이 되었다.&nbsp;시간이 지나면서&nbsp;성소수자들은&nbsp;각자 마음에 드는 색을 골라 주홍 멸칭 위에 칠했다.&nbsp;무지개색 무늬가 아롱진&nbsp;퀴어는&nbsp;아기자기한&nbsp;성 정체성(gender identity)을 지닌 가지각색&nbsp;성소수자들의 명칭으로 변신했다.&nbsp;<br><br><br><br><br><br><br><br><br>퀘스처닝(Questioning)은 스스로 물음표를 만드는 성소수자다. 이들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분명하게 말하지 않는다.&nbsp;성 정체성을 확정 짓는&nbsp;마침표가 없다. 계속해서 스스로 묻는다. 비성소수자(non-sexual minority,&nbsp;non-queer)는&nbsp;태어나면서 병원에서 지정받은 생물학적 성별과 자신의 성 정체성이 일치한 시스젠더(cisgender)다. 시스젠더는 퀘스처닝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nbsp;시스젠더는 퀘스처닝의 삶에서 연달아 나오는 물음표 신호를 ‘404 Not Found’로 읽는다. HTTP의 오류 코드 404 Not Found는 서버에 파일을 찾지 못했을 때 나온다. 404는 오류(error)를 뜻하는 숫자다. 하지만 퀘스처닝은 오류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들의 성 정체성 탐구는 멈추지 않는다.&nbsp;퀘스처닝의 물음표와 404는 새로운 성 정체성에 눈뜨게 해주는 ‘즐거운 오류(The Gay Error)’다.<br>균류와 버섯을 연구하는 생물학자 퍼트리샤 오노니우 케이시언(Patricia Ononiwu Kaishian)은 퀘스처닝이다. 그/그녀는 20대에 자신이 양성애자임을 인식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자신의 성 정체성을 모르겠다고 말한다.&nbsp;케이시언은 성 정체성을 탐구하러 숲에 간다. 그/그녀에게 숲은 푸르고 울창한 실험실이 아니다. 숲은 인간-자연, 수컷-암컷으로 구분하는 이분법이 없는&nbsp;편안한 보금자리다.&nbsp;퀴어한 숲(queer-forest)에 사는 균류와 버섯은 케이시언을 닮은 연인이다. 곰팡이에 가까운 균류는 식물이 아니다. 균류는 광합성을 하지 못해서 다른 식물이나 동물 사체에서 나온 영양분을 먹으면서 살아간다. 그래서 균류는 동물에 근접한 생물로 분류되지만, 암수 구분이 없다.<br>우리에게 친숙한 균류인 버섯을 먹고 자라는 달팽이와 민달팽이는 자웅동체 (Hermaphrodite)다. 한 몸에 암컷과 수컷의 생식기 모두 가지고 있다. 성염색체와 성호르몬의 변이는 인간의 신체 발달에 영향을 준다.&nbsp;남성과 여성 생식기 모두 가지고 있는 사람이 태어난다.&nbsp;겉모습은 남성이지만 몸속에 자궁과 난소가 있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nbsp;생물학적 남성과 생물학적 여성의 정의에 부합되지 않는 사람을 ‘간성(間性, intersex)’이라고 한다.<br>시스젠더의 눈빛은 단조롭다. 고정된 눈빛은 사람이든 동물이든 살아 있는 존재를 만나면 성별 이분법에 무조건 맞추려고 한다. 시스젠더는 마침표를 만나면 편하다. 마침표 없이 물음표만 가득한 성소수자와 대화하는 일을 어려워한다.&nbsp;케이시언의 《자연은 퀴어하다》는&nbsp;오랫동안 굳어버린&nbsp;시스젠더의 눈빛을 분해해서 말랑말랑한 무지개색 퀴어로 만드는 프리즘(prism)과 같은 책이다.&nbsp;퀴어함은 불확실하고, 여러 가지가 한데 섞은, 말 그대로 뒤죽박죽이 된 존재 방식이다. 이러니 퀴어함에 물음표가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직성이 풀리고, 확실성을 선호하는 시스젠더는 퀴어함의 모호성을 괴탄한다.&nbsp;<br>물음표가 익숙한 퀴어는 상식에 어긋난 존재 방식에 호기심을 느낀다. 자신들처럼 모호하고, 간단명료하지 않은 존재를 만나면 친구나 동지가 된다. 케이시언은 잘 알려지지 않은 퀴어한 생명체들의 다중 매력에 감탄한다.&nbsp;그/그녀는 퀴어한 숲에서 느낌표를 발견한다.&nbsp;또한 그들을 마구 대하는 연구 대상이 아닌 생물 다양성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스승으로 여긴다.<br>이분법으로만 생각하려는 강박에 벗어나면 여러 개의 질문을 엮는 물음표들이 익숙해진다. 물음표를 만드는 삶은 호기심을 돋운다. 명확하지 않고, 모순적인 존재 방식을 만나면 거부하기보다는 감탄한다. 물음표가 느낌표로 변하는 순간이다. 우리는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면 성취감을 느낀다. 하지만 새로운 지식이 평범한 상식이 되면 마침표를 찍는다. 더 이상 물음표와 느낌표를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br>물음표와 느낌표가 섞인 인터러뱅(interrobang)은 비표준 문장 부호다. 표준에 벗어난 퀴어, 특히 간성(intersex)과 아주 잘 어울리는 부호다. 퀴어는 명료하지 않거나 모호한 존재에 절대로 마침표를 찍지 않는다. 물음표를 달아서 모호성의 매력을 찾는다. 모호성에 친숙한 매력을 발견하면 물음표는 느낌표로 바뀐다. 하지만 퀴어의 탐구는 계속 된다.&nbsp;느낌표는 다시 물음표로 바뀐다. 퀴어는&nbsp;올바르고 정상적인 상식임을 인정하는 확신의 마침표를 떼어낸다.&nbsp;<br><br>퀴어는 비정상으로 분류되는 모순과 모호함을 사랑한다.&nbsp;모호한 존재를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물음표),&nbsp;흥미로운 매력을 발견하면 경탄한다(느낌표).  &nbsp;<br>¿&nbsp;인터러뱅은 퀴어하다&nbsp;¡<br><br><br><br><br><br>서평의 원칙에 벗어난 잡문을 쓰는 cyrus의 주석과 정오표  &nbsp;<br><br>* 114쪽<br><br><br><br><br><br>&nbsp;두 탐사선은 태양계를 여행하면서 목성의 위성 로에 화산이 있음을 밝혀냈고[주1]&nbsp;토성의 위성 타이탄의 질량과 복잡한 대기를 측정했다.<br><br><br>[원문]<br>&nbsp;As the two probes began their journeys, they revealed volcanoes on one of Jupiter’s moons, Io, and measured the mass and complex atmosphere on one of Saturn’s, Titan.  <br><br>[주1] 목성의 위성 명칭이 잘못 적혀 있다. ‘로’가 아니라 ‘이오(Io)’다. 이오는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가 발견한 네 개의 위성 중 하나다. 현재까지 발견된 태양계의 모든 위성 중에서 화산이 있는 위성은 이오와 트리톤(Triton, 해왕성의 위성)이다. <br><br><br><br><br>* 미주, 258쪽<br><br><br><br><br>Eli Clare, Exile and Pride: Disability, Queerness, and Liberation [주2]<br><br><br><br><br><br>[주2] 한국어판: 일라이 클레어, 전혜은 · 제이 함께 옮김 《망명과 자긍심: 교차하는 퀴어 장애 정치학》&nbsp;(현실문화, 2020년).<br><br>[서평] &lt;내 몸을 노리는 도둑들에 저항하기&gt;2020년 5월 9일 작성https://blog.aladin.co.kr/haesung/11705564<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99/29/cover150/k122137780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992924</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category><title>영원한 것은 없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180510</link><pubDate>Sun, 29 Mar 2026 08: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180510</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52734168&TPaperId=1718051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7797/36/coveroff/k052734168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72936042&TPaperId=1718051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2938/68/coveroff/k472936042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495096X&TPaperId=1718051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1192/81/coveroff/893495096x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411X&TPaperId=1718051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0035/66/coveroff/893746411x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3008&TPaperId=1718051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062/36/coveroff/8937463008_2.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s://blog.aladin.co.kr/haesung/17180510'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대구 독서 모임읽어서&nbsp;세계 문학 속으로<br><br><br>3월의 세계 문학<br><br><br> <br><br><br>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구소영 옮김 《라스트 울프》알마2021년  &nbsp;  <br><br>2026년 3월 27일 금요일저녁&nbsp;8시~10시장소: 인더가든<br><br><br><br><br><br><br><br>3월의 세계 문학을 만든 독자들<br><br><br><br><br><br><br>[북 큐레이터(도서 추천)]정현정, 김성현, 조약돌<br><br>[진행,&nbsp;북클럽투르기,&nbsp;윤색]최해성<br><br>[사진]김성현, 최해성<br><br><br><br><br><br><br><br><br>[곁두리(간식과 음료)](버터떡을 만든 수제 디저트 카페) 인더가든(모임이 있는 날이면 차, 커피 드립백을 넉넉히 챙겨오는)&nbsp;김성현<br><br>[&lt;세계 문학&gt; 독자]정현정, 조약돌,&nbsp;김성현, 향기,&nbsp;히시마, 최해성&nbsp;<br>&nbsp;<br>&nbsp;<br>※&nbsp;북클럽투르기(bookclubturgy, bookclubtur+記)<br>&nbsp;독서 모임 후기를 쓰는 사람독자들의 대화를 그러모으고 메꾸는 엮은이.<br><br>‘북클럽투르기’는&nbsp;공연 제작을 위해 희곡과 연극을 전체적으로 분석하는&nbsp;사람을 뜻하는‘드라마투르기(dramaturgy)’에서 따온 말입니다.<br><br><br><br><br><br><br>3월 27일 금요일은 문학 애호가들에게는 뜻깊은 날이었습니다. <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문학동네, 2021년)<br><br>[&lt;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gt; 2026년&nbsp;1월의 세계 문학][서울 독서 모임 &lt;달의 궁전&gt; 2025년 12월의 책]*&nbsp;퍼시벌 에버렛,&nbsp;송혜리 옮김&nbsp;《제임스》&nbsp;(문학동네, 2025년)<br><br><br>2024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가 전미 도서 비평가협회상(National Book Critics Circle Awards) 소설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전미 도서 비평가협회상은 전해에 영어로 출간된 책 중 최우수 도서에 수여하는 미국의 문학상입니다.<br><br><br><br><br><br>&lt;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gt; 1월의 세계 문학&nbsp;지정 도서였던 퍼시벌 에버렛(Percival Everett)의 《제임스》는 작년 전미 도서 비평가협회상 소설 부문 최종 후보작이었습니다. 2022년에 발표된 에버렛의 소설 &lt;Dr. No&gt;는 국내에 번역되지 않은 책이지만,&nbsp;전미 도서 비평가협회상 소설 부문 최종 후보작에 올랐습니다. 《제임스》는 전미 도서 비평가협회상을 받지 못했지만, 2024년 전미 도서상(National Book Award, 소설 부문), 2025년 퓰리처상(소설 부문)을 받았습니다.<br><br><br><br><br><br><br><br>27일에 ‘DMZ 세계문학 페스타’가 파주에서 개막했습니다. 일요일까지 3일 동안 진행되는 문학 축제입니다.&nbsp;<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피터 박스올&nbsp;&lt;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nbsp;1001권&gt; 개정판 1001번째 책]*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김하은 옮김 《붉은 인간의 최후: 세컨드핸드 타임, 돈이 세계를 지배했을 때》 (이야기장수, 2024년)  &nbsp;  *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박은정 옮김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문학동네, 2015년)<br><br>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벨라루스의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Svetlana Alexievich)를 포함한 해외 작가들이 참석합니다.   &nbsp;  <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 캐시 애커, 장한길 옮김 《무의미의 제국》 (문학과지성사, 2025년)<br><br><br>&lt;서점 극장 라블레&gt;는 서울에 있는 세계 문학 전문 서점입니다. 27일 저녁, 그곳에서 캐시 애커(Kathy Acker)의 소설 《무의미의 제국》 북토크가 열렸습니다. 《무의미의 제국》을 우리말로 옮긴 장한길 번역가와 이 책을 추천한 박솔뫼 작가가 북토크를 진행했습니다.<br><br><br><br><br><br><br><br><br><br><br><br>세계 문학 작품들을 살펴보면서 고르고 싶을 때 &lt;서점 극장 라블레&gt;에 자주 방문했습니다. 이곳에 가면 ‘독자들이&nbsp;모르는 작가들’이 쓴 문학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런 책들은 생각보다 잘 팔리지도 않고, 소수의 문학 애호가만 찾아서 읽죠. 저는 비주류 작가들의 책,&nbsp;특히 ‘19세 미만 구독 불가’ 판정을 받은 문학 작품을&nbsp;&lt;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gt;&nbsp;지정 도서로 읽어보고 싶어요. 하지만&nbsp;혼자 음지에 숨어서 읽은 책을 양지의 독자들에게 권장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nbsp;<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 D. A. F. 사드, 성귀수 옮김 《사제와 죽어가는 자의 대화》 (워크룸프레스, 2014년, 사드 전집 1)  &nbsp;  <br>[피터 박스올&nbsp;&lt;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nbsp;1001권&gt; 50번째 책]* D. A. F. 사드, 성귀수 옮김 《소돔 120일 혹은 방탕주의 학교》 (워크룸프레스, 2018년, 사드 전집 2)  &nbsp;  <br>* D. A. F. 사드, 성귀수 옮김 《알린과 발쿠르 혹은 철학 소설》 (워크룸프레스, 2025년, 사드 전집 3)<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피터 박스올&nbsp;&lt;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nbsp;1001권&gt; 53번째 책]* D. A. F. 사드, 이형식 옮김 《미덕의 불운》 (열린책들, 2011년)  &nbsp;  * D. A. F. 사드, 이충훈 옮김 《규방철학》 (도서출판b, 2018년)  &nbsp;  * [절판] D. A. F. 사드, 정해수 옮김 《밀실에서나 하는 철학》 (민음사, 2011년)<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D. A. F. 사드, 김문운 옮김 《소돔의 120일》 (동서문화사, 2012년)  &nbsp;  * D. A. F. 사드, 김문운 옮김 《악덕의 번영》 (동서문화사, 2011년)<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 [절판] D. A. F. 사드, 역자 미상&nbsp;《소돔 120일》 (고도, 2000년)  &nbsp;  * [절판] D. A. F. 사드, 오영주 옮김 《사랑의 범죄》 (열림원, 2006년)  &nbsp;  * [절판, No Image] D. A. F. 사드, 이형식 옮김 《사랑의 죄악》 (장원, 1993년)<br><br><br>‘19세 미만 구독 불가’ 문학 작품들에&nbsp;성(性)과 폭력, 암울한 현실을 생생하게 묘사한 내용이 많고, 정상에서 벗어난 인물들이 나옵니다.&nbsp;이들은 안정적인 사회 질서와 도덕에 반기를 들고, 더 나아가 파괴하려고 시도합니다.&nbsp;그래서 처음 출간됐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찬사보다 많은 비난을 받고 있어요.&nbsp;<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19세 미만 구독 불가’ 문학 작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소수의 독자는 ‘저주받은 명작’으로 치켜세우지만, 대다수 독자는 쓰레기 작품이라면서 비난을 퍼붓습니다. 독자들의&nbsp;호불호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19세 미만 구독 불가’ 문학 작품의 최고봉은 단언 사드 후작(Marquis de Sade)의 작품일 것입니다.<br><br><br><br><br><br><br><br>성과 폭력을 노골적으로 묘사한&nbsp;캐시 애커의&nbsp;《무의미의 제국》도 출간 당시 독자와 비평가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독자들에게 정신적 충격을 주는 문학 작품들은 시간이 지나면서&nbsp;안목이 뛰어난 독자와 비평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그래도 비주류 문학 작품들은 여전히 독서 모임 지정 도서로 주목받기가 어렵습니다. 고상한 책끼리 모여서 멋을 부리는 고전 목록에 제외되고, 읽으면 위험할 것 같은 불온 도서로 취급받으니까요.&nbsp;그렇기 때문에, 저는 &lt;서점 극장 라블레&gt;의 《무의미의 제국》&nbsp;북토크가 세계 문학 애호가들이 주목해야 할 중요한 행사라고 생각합니다.<br>마지막으로 3월 27일이 특별한 날인 이유는 ‘세계 연극의 날’이기 때문입니다. 연극이 극장 무대 위에서 자라는 나무라면 ‘희곡’은 씨앗입니다.&nbsp;연출가, 드라마투르기, 배우, 무대 제작자들은 다 같이 희곡을 읽으면서 어떻게 희곡을 무대에 표현할지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연극인들은 관객들을 사로잡는 싱그러운 나무를 가꾸는 정원사입니다.&nbsp;<br>독서 모임 후기의 첫머리가 너무 길어졌습니다. 이번 달에 만난 작가의 이름도 길어요. 헝가리의 소설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Krasznahorkai László)입니다.&nbsp;<br>올해 1월 모임 때 정현정 님이 제일 먼저 라슬로를 언급했어요. 라슬로의 책 중 가장 얇은 《라스트 울프》를 읽었다고 했어요.&nbsp;그런데 도통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혼자 읽기 힘든 《라스트 울프》를 다 같이 읽어보자고 제안했어요.&nbsp;사실 저도 여러 번 읽어봤는데, 줄거리를 파악하기 힘들뿐더러 요약하는 것도 어려웠어요. ‘내가 이야기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나?’라고 느낄 정도로 머리 위로 물음표들만 쏙쏙 솟아올랐지요.<br><br><br><br>  <br><br><br>  &nbsp;  <br><br><br><br><br><br><br><br><br><br><br><br>*&nbsp;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nbsp;조원규 옮김&nbsp;《사탄탱고》&nbsp;(알마, 2018년)<br>* 조원규, 정성일, 정은수, 금정연, 고영범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읽기》 (알마, 2026년)<br><br><br>『라스트 울프』(The Last Wolf)는&nbsp;2009년에 발표된&nbsp;중편 소설입니다. 번역본에&nbsp;작가의 초기작인 두 편의 단편소설&nbsp;『헤르먼:&nbsp;사냥터 관리인』(Herman: The Game Warden)과&nbsp;『기교의 죽음』(The Death of a Craft)이 실려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 1985년에 발표되었습니다. 1985년은&nbsp;작가의 첫 장편소설이자 출세작인 《사탄탱고》가 나온 해이기도 합니다.<br><br><br><br><br><br><br><br>라슬로의 소설들을 읽다가 머리가 막힌다면 최근에 출간된&nbsp;《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읽기》를 읽어보시면 좋습니다.&nbsp;라슬로의 글을 만난 《사탄탱고》의 번역자 조원규 시인, 영화평론가 정성일, 서평가 금정연, 극작가 고영범, ‘읽기 중독자’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의 감상문을 모은 책입니다. 다섯 편의 감상문을 읽으면&nbsp;라슬로 문학 세계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어요.<br><br><br><br><br><br><br>고영범 극작가는&nbsp;『고정된 회오리의 세계_마지막 늑대』라는 글에&nbsp;『라스트 울프』의&nbsp;줄거리를 요약했습니다. 『라스트 울프』에 전직 철학 교수인 ‘그’,&nbsp;‘그’와 대화를 나누는 바텐더가 등장합니다.&nbsp;‘그’는 바텐더에게 스페인의 엑스트레마두라라는 곳에 마지막 늑대를 사냥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nbsp;숨 쉴 틈이 없는 두 사람의 대화를 읽은&nbsp;고영범 극작가는 각자 자기 말만 하고, 전혀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깔끔하게 마무리를 짓지 못한 채 흐지부지하게 흘러가는 대화를 나선형으로 부는 회오리로 비유했습니다.<br><br><br><br>  <br><br><br>  &nbsp;  <br><br><br><br><br><br><br><br><br>* 이상, 권영민 책임 편집&nbsp;《이상 시 전집》 (민음사, 2022년)  &nbsp;  * 이상, 권영민 책임 편집&nbsp;《이상 소설 전집》 (민음사, 2012년)<br><br><br>현정 님은 라슬로의 이야기를 읽는 내내&nbsp;이상의 시와 소설이 떠올렸다고 했어요.&nbsp;이상이 쓴 시 중에 가장 난해하기로 유명한&nbsp;「오감도」 시제 2호와 「운동」(運動)은 구두점과 단락 없이 하나의 문장으로 이어져 있어요.&nbsp;<br><br><br><br><br><br><br><br>이상의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희망 없는 현실 속에서 무기력하게 살아갑니다. 암울한 식민지 조선을 벗어나지 못한 지식인들의 불안과 절망감이 스며들어 있어요. 라슬로의 소설도 마찬가지예요. 라슬로가 만든 인물들은 종말이 임박한 세계 안에서 저항하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br><br><br><br><br> <br>  &nbsp;  <br><br><br><br><br><br><br><br><br><br>* 바츨라프 스밀, 강주헌 옮김 《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 우리의 문명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한 과학적 접근》 (김영사, 2023년)<br><br><br>성현 님도 라슬로의 문체에 적응하지 못해서, 이번 달에 읽기 시작한 과학책이 더 쉽게 읽혔다고 했어요. 그러면서&nbsp;갑자기 가방에 있던 과학책 한 권을 불쑥 꺼내서 소개했어요! 에너지 연구 전문가이자 환경 과학자 바츨라프 스밀(Vaclav Smil)이 쓴 《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라는 책이었습니다.<br>이 책이 나타나면서 대화가 잠깐 옆길로 샜어요. 사실 우리 모임은 문학 외에도 정치나 사회 문제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대화 분위기가 어수선하지만, 그래도 저는 독서 모임 지정 도서와 전혀 관련이 없어도 자기가 읽은 책을 소개하고 추천하는 ‘불쑥 큐레이팅’을 좋아해요. <br><br><br><br>  <br><br><br>  &nbsp;  <br><br><br><br><br><br><br><br><br><br>* 클레어 키건, 홍한별 옮김 《이처럼 사소한 것들》 (다산책방, 2023년)<br>  &nbsp;  [대구 책방 &lt;일글책&gt; ‘북 앤 필름’ 2026년 3월 도서]* 시그리드 누네즈, 정소영 옮김 《어떻게 지내세요》 (엘리, 2021년)<br><br><br>우리 모임에 꾸준히 참석하는 분들은 저처럼 다른 독서 모임 활동도 병행합니다. 그래서 성현 님처럼 여러 권의 책을 다독하고, 각자 읽었던 다른 책들을 소개합니다. 조약돌 님은 『라스트 울프』에 나온 일부 장면을&nbsp;본인이 읽은 두 권의 소설, 클레어 키건(Claire Keegan)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과 시그리드 누네즈(Sigrid Nunez)의 《어떻게 지내세요》와 엮어서 설명했어요. 작가와 내용이&nbsp;서로 다른 두 권의 책을 엮어서 자기만의 관점으로 해석하는 일은 정말 멋지고, 흥미롭습니다.&nbsp;저는 이런 형식의 큐레이팅을 최대한 정확하게 쓰고 싶은데, 문제는 제가 안 읽은 책을 접하면 그 책의 줄거리나 핵심 내용을 못 써요.&nbsp;AI가 한 권의 책을 아주 빠르게 요약해 주지만, 저는 아직도 손으로 종이책을 툭 건드리고 두 눈으로 문장을 만지는 일이 익숙해요.&nbsp;《이처럼 사소한 것들》과 《어떻게 지내세요》는&nbsp;제가 읽지 않은 책이라서 약돌 님의 큐레이팅을 기록하지 못했어요.<br>다른 독자들이 추천한 책은 제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고, 당장 만나고 싶은 책은 아닙니다. 그렇지만&nbsp;언젠가는 만날 수 있습니다. 올해로&nbsp;독서 모임&nbsp;활동을 한 지 15년 되었어요. 취향과 관심사가 제각각 다른 애서가들을 만나면서 아주 잠깐 스치듯이 마주친 책들도 많았는데요, 그 책 중 몇 권은 시간이 지나서 독서 모임 지정 도서로 만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독서 모임 후기를 쓸 때 다른 독자가 추천한 책 제목과 작가 이름을 기억해두고, 기록합니다.<br>라슬로가 묘사한 인물들은 결국 소멸에 이르게 됩니다. 현정 님은 인간 존재의 취약함을 생생하게 드러낸 이야기를 읽으면서 노화에 대해 생각했다고 합니다. 노화는 ‘차분하게 모든 것을 지워버리는 힘(『헤르먼: 사냥터 관리인』, 103쪽)’입니다. <br><br><br><br><br><br><br>민음사에서 나온 《이상 시 전집》의 얼굴(앞표지) 그림은 「오감도」 시제 4호입니다. 0부터 9까지&nbsp;숫자가 나열된&nbsp;시입니다. 「오감도」 시제 4호는 「오감도」에 맞먹을 정도로 난해한 이상의 연작시 「건축무한육면각체」 의 일부인 ‘진단 0:1’을 개작한 것입니다. <br>「건축무한육면각체」의 ‘진단 0:1’을 분석한 어느 수학자의 견해에 따르면, 숫자판은 위에서 아래로 한 줄씩 내려갈 때마다 1/10씩 곱해지는 등비수열입니다. 결국 이 수열은 0으로 수렴됩니다. 수학자는 이상이 만든 숫자판이 ‘소멸하는 세상’을 상징한다고 해석했습니다. <br><br>라슬로의 소설은 모든 존재가 소멸하여 ‘0으로 향하는 이야기’입니다. 소멸의 공포를 그린 라슬로의 소설이 거북하다면&nbsp;읽지 않아도 됩니다.&nbsp;하지만, 라슬로가 우리에게 말하고 싶은 진실은 언젠가는 만납니다.<br><br>영(0). 원(One, 1). 한 것은 없습니다.   &nbsp;  <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8178/32/cover150/k21283566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81783209</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category><title>헝가리 문학을 처음 여행하는 독자를 위한 간략한 안내서(평)</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169404</link><pubDate>Tue, 24 Mar 2026 07: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169404</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42936949&TPaperId=1716940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2931/48/coveroff/k242936949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42930821&TPaperId=1716940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3896/38/coveroff/k242930821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12535163&TPaperId=1716940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8449/18/coveroff/k612535163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980521X&TPaperId=1716940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1/57/coveroff/898980521x_1.gif"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3601&TPaperId=1716940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7659/12/coveroff/8937463601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s://blog.aladin.co.kr/haesung/17169404'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br><br><br><br><br><br><br><br><br>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Krasznahorkai László)를 부를 땐 입술과 혀를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 서둘러 부르면 발음이 아스러진다. 성(姓)을 떼고 이름만 부르자. 라. 슬. 로.<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lt;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gt; 2026년 3월의 세계 문학]*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구소영 옮김 《라스트 울프》 (알마, 2021년)<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조원규 옮김 《사탄탱고》 (알마, 2018년)  &nbsp;  <br>[피터 박스올&nbsp;&lt;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nbsp;1001권&gt; 839번째 책]*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구소영 옮김 《저항의 멜랑콜리》 (알마, 2019년)  &nbsp;  <br>*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노승영 옮김 《벵크하임 남작의 귀환》 (알마, 2024년)<br><br><br>라슬로가 태어난 헝가리 문학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는 여전히 낯설다.&nbsp;헝가리 문학의 매력을 알아보고 싶어서 라슬로의 소설을 선택했다간 책 읽는 뇌가 헝클어진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 버지니아 울프, 최애리 옮김 《어느 보통 독자의 책 읽기》 (열린책들, 2022년)<br><br><br>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는 『미국 소설』이라는 에세이에서 ‘외국 문학으로의 소풍’은 해외여행과 닮았다고 했다.&nbsp;<br><br><br><br><br><br><br><br>여행지에 사는 주민은 주변 풍경이 편하다. 그러나 이곳에 처음 발을 딛는 여행자는 풍경의 모든 것이 신기하다. 기분이 들뜬 여행자는 여행지의 진짜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그래서 자신에게 친숙하지 않은 것을 찾아다닌다.<br><br><br><br><br><br><br><br><br>라슬로의 소설은 헝가리 문학을 즐기기 위한 첫 여행지로 적합하지 않다.&nbsp;라슬로가 안내하는 헝가리 문학 여행을 한다면, 불길한 종소리가 울리고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집단 농장 마을(《사탄탱고》)에 가보고 싶으신가? 사냥꾼과 도보 여행자들이 피할 정도로 위험한 원시림, 레메테 숲(Remete wood, 《라스트 울프》에 수록된 단편 『헤르먼-사냥터 관리인』)은 여행금지 구역이나 다름없다.&nbsp;황량한 분위기가 가득한 장소에서 펼쳐지는 라슬로의 장황한 이야기에 친숙하지 못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nbsp;그렇다면 헝가리 문학을 여행하려면 독자는 어떤 여행지에서 시작해야 할까?&nbsp;<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절판] 한경민 《헝가리 문학사》 (한국외국어대학교 지식출판원, 2004년)<br><br><br>우리말로 번역된 헝가리 작가들의 작품 수가 적다. 여행지가 많지 않다.&nbsp;한참 오래전에 나온 번역본은 절판되었다. 헝가리 문학의 역사를 보여주는 책은 한 권뿐인데, 12년 전에 출간되었다.&nbsp;<br><br><br><br><br><br><br><br>《헝가리 문학사》는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헝가리어를 가르치는 한경민 교수가 썼다.&nbsp;이 책이 나왔을 때, 한 교수의 직위는 강사였다.&nbsp;저자가 소속된 대학교 출판사가 만든 책이라서 공공도서관에서 만나기 쉽지 않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nbsp;[절판]&nbsp;한경민 엮음&nbsp;《가난한 사람들》&nbsp;(문학과지성사, 1999년)<br><br><br>한 교수가 처음으로 번역한 헝가리 문학 작품은 헝가리 작가들의 단편 선집 《가난한 사람들》이다. 총 9명의 작가, 그들이 쓴 단편 소설 17편이 수록되었다.&nbsp;한 교수가 처음으로 번역한 헝가리 문학 작품은 헝가리 작가들의 단편 선집 《가난한 사람들》이다. 총 9명의 작가, 그들이 쓴 단편 소설 17편이 수록되었다. 이 중에 모리츠 지그몬드(Moricz Zsigmond)의 단편 소설은 총 5편으로 제일 많다.&nbsp;단편 선집의 이름으로 정해진&nbsp;『가난한 사람들』은 모리츠의 작품이다.&nbsp;코스톨라니 데죄(Kosztolányi Dezső)의 단편 소설은 4편으로 지그몬드 다음으로 많다.&nbsp;<br><br><br><br><br><br><br><br>모리츠와 코스톨라니는 20세기 헝가리 문학을 접할 때 가장 먼저 만나는 작가다. 두 사람은 1910년대에 활동했다.&nbsp;새로운 문학을 추구하는 젊은 작가들의 시선은 헝가리 국경을 훌쩍 뛰어넘어 ‘서유럽(영국, 프랑스 등) 문학’으로 향하고 있었다. 모리츠와 코스톨라니는&nbsp;‘서쪽’을 뜻하는 &lt;뉴거트&gt;(Nyugat)라는 문학잡지를 만들어 자신들의 작품들을 선보였다. 이때부터&nbsp;헝가리 문학은 근대에서 현대로 한 걸음 발돋움했다.&nbsp;외르케니 이스트반(Örkény István)은 1950년대에 활동한 극작가다.&nbsp;그가 쓴 단편 중 가장 유명한 『일 분짜리 소설』이 수록되었다.&nbsp;내가 이 세 사람만 콕 집어서 언급한 이유는 현재 그들의 다른 작품이 번역되었기 때문이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피터 박스올&nbsp;&lt;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nbsp;1001권&gt; 688번째 책]* 임레 케르테스, 유진일 옮김 《운명》 (민음사, 2016년)  &nbsp;  * [절판] 임레 케르테스, 박종대 · 모명숙 옮김 《운명》 (다른우리, 2002년)<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 임레 케르테스, 이상동&nbsp;옮김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 (민음사, 2022년)  &nbsp;  * [절판] 임레 케르테스, 정진석&nbsp;옮김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 (다른우리, 2003년)  &nbsp;  <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 임레 케르테스, 한경민 옮김 《좌절》 (민음사, 2018년)  &nbsp;  * [절판] 임레 케르테스, 한경민 옮김 《좌절》 (다른우리, 2003년)<br><br><br>한 교수는 2002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케르테스 임레(Kertesz Imre)의 소설 《좌절》을 번역했다.&nbsp;케르테스 임레는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헝가리 작가다.&nbsp;헝가리에 정착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작가는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Holocaust)를 피하지 못했다. 작가는 자신이 직접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낀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운명 3부작’을 쓰기 시작했다.&nbsp;그의 대표작이자 운명 3부작의 시작점&nbsp;《운명》은 노벨상의 후광을 받고,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래 유지했다. 《좌절》은 운명 3부작의 마지막 소설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운명 3부작은 절판되었고, 케르테스의&nbsp;다른 소설&nbsp;《청산》(정진석 옮김, 다른우리, 2005년)을 제외한 운명 3부작 모두 민음사 세계 문학 전집으로 재출간되었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피터 박스올&nbsp;&lt;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nbsp;1001권&gt; 409번째 책]<br>[서재를탐하다&nbsp;&amp;&nbsp;읽다익다&nbsp;&lt;우주지감&gt;&nbsp;‘나를 관통하는 책 읽기’ 102번째 지정 도서 (2022년 3월)]<br>* 산도르 마라이, 김인순 옮김 《열정》 (솔출판사, 2016년)<br><br><br>케르테스 임레가 노벨 문학상을 받기&nbsp;일 년 전에, 마라이 샨도르(Márai&nbsp;Sándor)의 소설 《열정》과 《유언》(김인순 옮김, 솔출판사, 2001년)이 출간되었다.&nbsp;<br><br><br><br><br><br><br>독일계 이민자의 후손인 샨도르는 독일어도 쓸 줄 알았다. 민주화와 창작의 자유를 갈망한 그는 헝가리의 사회주의 정권에 실망하여 유럽으로 망명 생활을 했다. 하지만 그가 글을 쓰기 위해 늘 가슴속에 품고 있던 모국어는 독일어가 아니라 헝가리어였다.&nbsp;《열정》이 독자들의 주목을 받은 이후로 샨도르의 장편 소설들이 출간되었으나 현재 살아남은 책은 《열정》과 산문집 《하늘과 땅》(김인순 옮김, 솔출판사, 2015년)이다.  &nbsp;  <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 페퇴피 샨도르, 처코 프렌츠(그림), 한경민 옮김 《용사 야노시》 (알마, 2024년)  &nbsp;  * 페퇴피 샨도르, 한경민 옮김 《민족의 노래》 (한국외국어대학교 지식출판원, 2023년)  &nbsp;  <br><br>이미 지나갔지만, 3월 15일은 헝가리의 국경일이다. 1848년 헝가리 혁명을 기념하는 날이다. 19세기 초반 헝가리는 오스트리아 제국의 합스부르크 왕조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 서유럽에서 불기 시작한 혁명의 바람은 독립을 염원하는 헝가리 사람들의 가슴에 불꽃을 피우게 했다. 헝가리 지식인과 작가들은 혁명의 필요성을 민중에게 호소했고, 함께 힘을 합쳐서 자유를 찾자고 외쳤다.  &nbsp;  페퇴피 샨도르(Petőfi Sándor)는 3월 15일 혁명&nbsp;시위에 참여한 시인이다. 조국의 독립을 간절히 바란 젊은 시인은 애국심을 고취하는 시 『민족의 노래』를 썼다. 3월 15일에 처음으로 낭독된 『민족의 노래』는&nbsp;민중 집회의 시위 구호가 되었고,&nbsp;오늘날 헝가리 혁명의 독립선언문으로 인정받고 있다.<br><br><br><br><br><br><br><br>한 교수는 샨도르 탄생 200주년인 2003년에 샨도르의 시 선집 《민족의 노래》를 펴냈다. 이듬해에 서사시 《용사 야노시》를 번역 출간했다. ‘야노시(János)’는 서사시의 주인공인 양치기의 애칭이다. 야노시는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기 위해 험난한 모험에 뛰어든다. 《용사 야노시》는 한 편의 동화 같은 서사시다. 번역본의 삽화는 모래로 그림을 그리는 샌드아트(Sand art)의 거장이 만들었다. <br><br><br><br><br>[제목에 붙인 cyrus의 주석] <br><br>제목을 ‘간략한 안내서(평)’으로 정한&nbsp;이유가 있다.&nbsp;첫 번째 이유,&nbsp;내가 모르는 헝가리 작가와 작품들이 많다.&nbsp;두 번째 이유, 여성 작가를 소개하지 않았다. 이 글을 쓰면서 《헝가리 문학사》를 많이 참고했는데, 이 책에 여성 작가의 생애와 주요 작품을 자세하게 설명한 내용이 없다. 세 번째 이유,&nbsp;두 명의 헝가리 시인&nbsp;어디 엔드레(Ady Endre)와 어틸러 요제프(Attila József)를 언급하지 않았다. 두 시인의 작품은 우리말로 번역되었는데, 안 읽은 책은 소개하지 않겠다.  &nbsp;  <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8178/32/cover150/k21283566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81783209</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달의 궁전(구 펭귄클래식) </category><title>도대체, 대체 역사소설이 SF 문학상을 받았을까?</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155136</link><pubDate>Tue, 17 Mar 2026 07: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155136</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0068&TPaperId=1715513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6/90/coveroff/s982932230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62937438&TPaperId=1715513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3180/80/coveroff/k762937438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72030451&TPaperId=1715513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117/74/coveroff/k572030451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1130425053&TPaperId=1715513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591/42/coveroff/1130425053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22531530&TPaperId=1715513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1964/57/coveroff/k822531530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s://blog.aladin.co.kr/haesung/17155136'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펭귄 클래식 독서 모임에서 시작된서울 독서 모임&lt;달의 궁전&gt;since 2011<br><br><br><br><br> <br><br><br><br>필립 K.&nbsp;딕 남명성 옮김 《높은 성의 사내》폴라북스2011년<br><br><br><br>2026년 3월 14일 토요일, 오후 2시~4시장소: 투썸플레이스 을지로입구역점<br style="color: rgb(0, 0, 0);"><br><br><br><br><br><br><br><br><br>[진행]삽하나<br><br>[큐레이터(도서 추천)]마욤, 헤르메스<br><br>[발제]마욤<br><br>[서평]레삭매냐<br>&lt;신들의 황혼에 대한 환상&gt;2024년 9월 5일 작성https://blog.aladin.co.kr/723405103/15828942<br><br>[사진]최해성<br><br><br><br><br><br><br><br><br><br><br>[간식](화이트데이의 사탕을 맡은)&nbsp;시진(파이&nbsp;π&nbsp;데이의 파이를 맡은)&nbsp;최해성<br><br><br>[북클럽투르기,&nbsp;윤색]최해성<br><br>[&lt;달궁&gt; 독자]삽하나, 레삭매냐, 마욤, 헤르메스, 시진,숨, 습습, 자렛, 최해성&nbsp;<br>&nbsp;<br>※&nbsp;북클럽투르기(bookclubturgy, bookclubtur+記)&nbsp;독서 모임 후기 엮은이.‘북클럽투르기’는 공연 제작을 위해 희곡과 연극을 전체적으로 분석하는작업 또는 이러한 작업을 하는 사람을 뜻하는‘드라마투르기(dramaturgy)’에서 따온 말입니다.<br><br style="font-family: "><br><br><br><br><br>《높은 성의 사내》는 상상력과 생각의 확장을 동시에 넓혀주는 대체 역사소설(Alternate history fiction)입니다. 이 소설을 쓴 작가 필립 K. 딕(Philip K. Dick)은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 아서 C. 클라크(Arthur C. Clarke), 로버트 A. 하인라인(Robert A. Heinlein)과 동시대에 활동한 SF 문학의 거장입니다.<br>《높은 성의 사내》는 1963년 휴고 상(Hugo Award) 최우수 장편 부문 수상작입니다. 휴고 상은 네뷸러 상(Nebula Award)과 더불어 매년 가장 잘 쓴 과학소설 작품들에 수여하는 문학상입니다. 도대체, 대체 역사소설이 권위 있는 SF 문학상을 받았을까요?<br>대체 역사소설은 SF소설의 하위 장르입니다. SF소설은&nbsp;작가의 상상력이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장르입니다. 역사소설이 역사적 고증을 거쳐서 만든 장르라면, 대체 역사소설은 역사적 고증과 허구가 버무려진 장르입니다. 역사소설과 SF소설의 교집합이 대체 역사소설입니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절판] 마크 트웨인, 김영선 옮김 《아서 왕 궁전의 코네티컷 양키》 (시공사, 2010년)<br><br><br>대체 역사소설의 시초를 어느 작품으로 봐야 하는지 연구자들의 의견이 분분합니다. 《높은 성의 사내》는 최초의 대체 역사소설이 아닙니다. 1889년에 발표된 마크 트웨인(Mark Twain)의 《아서 왕 궁전의 코네티컷 양키》는 SF 요소가 강한 대체 역사소설입니다.&nbsp;코네티컷에 사는 미국인이 소설의 주인공인데, 우연히 아서 왕(King Arthur)과 기사들이 누비는 중세 영국으로 시간여행을 합니다. 주인공은 거꾸로 돌아간 과거의 타국에서 과학 기술을 전파하여 중세 영국을 근대 문명 수준으로 발전시킵니다.<br>《높은 성의 사내》는 제2차 세계 대전 종전 이후의 역사를 뒤집은 이야기입니다. 이 소설에서 전쟁 승전국은 일본 제국, 독일 나치의 제3제국, 이탈리아입니다. 일본과 독일이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지배합니다. <br>부실한 대체 역사소설은 역사를 파(破)하는 파격적인 이야기만 돋보이고, 역량이 부족한 작가는 역사적 고증과 문학성을 내다 버립니다.&nbsp;부실한 대체 역사소설을&nbsp;다 읽고 나면 얼빠지게 만드는 이야기만 남습니다. 이렇다 보니 대부분 독자는 대체 역사소설이 상상력의 비중이 제일 큰 역사소설로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높은 성의 사내》는 재미있게 잘 쓴 대체 역사소설이라서 유명해진 것이 아닙니다.  &nbsp;  이 책을 추천한 마욤 님은 이 작품의 매력이 단순히 기발한 설정에 있지 않다고 말합니다. 앞서 제가 언급했듯이 《높은 성의 사내》는 상상력과 생각의 확장을 동시에 넓혀주는 소설입니다. ‘생각의 확장’이란 독자가 끊임없이 생각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높은 성의 사내》는 독자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소설은 독자를 향해 질문을 연거푸 던집니다.&nbsp;우리가 사는 현실을 견고한 진실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가? 진실과 거짓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진실과 거짓을 가르는 기준은 누가 정의하는가? 마욤 님은 《높은 성의 사내》를 ‘장르적 상상력과 철학적 사유가 밀도 높게 결합한 소설’로 평가했습니다.<br>저는 작가가 독일 나치의 군인들을 꼼꼼하게 조사했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인지 승자가 된 이들의 행보가 재미있었습니다. 소설에 언급된 괴벨스(Joseph Goebbels), 괴링(Hermann Göring), 힘러(히믈러, Heinrich Himmler), 마르틴 보어만(보르만, Martin Bormann),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Reinhard Heydrich), 발두어 폰 시라흐(Baldur von Schirach), 알베르트 슈페어(Albert Speer)는 히틀러(Adolf Hitler)에게 충성한 정치가들입니다.<br><br><br><br><br> <br>  &nbsp;  <br><br><br><br><br><br><br><br><br><br><br><br>* 알베르트 슈페어, 김기영 옮김 《알베르트 슈페어의 기억》 (마티, 2016년)<br><br><br><br>알베르트 슈페어의 직업은&nbsp;건축가였습니다. 나치당에 가입하여&nbsp;히틀러의 최측근이 된 그는 나치의 영광을 기념하고, 정권&nbsp;숭배를 유도하는 건축물을 만들었습니다. 슈페어는 히틀러와 함께 유럽을 지배하는 나치의 청사진을 구상했는데, 베를린을 게르만 제국의 수도, ‘거대 도시 게르마니아(Welthauptstadt Germania)’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슈페어는 아주 사소한 것까지 메모하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2차 세계 대전 패전 이후 그 역시도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에 넘겨져 20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슈페어는 감옥에서 자신이 남긴 메모와 일기를 토대로 회고록 &lt;Erinnerungen&gt;(기억)을 씁니다. 이 회고록은 《알베르트 슈페어의 기억》이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슈페어의 회고록은 그가 감옥에 풀려난 1966년에 발표되었습니다. 《높은 성의 사내》가 출간된 지 4년 후에 나온 책입니다. 딕은 슈페어의 회고록을 참고하면서 소설을 쓰지 않았어요. 그래도 독일 나치 정치인들의 면모를 꽤 자세하게 쓴 책이라서 소설에 언급된 독일 나치의 권력자들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참고문헌입니다.<br><br><br><br><br><br><br><br>제 바로 옆에 앉은 헤르메스 님은 딕의 모든 소설에 누구나 한번 살면서 생각해 볼만한 철학적 질문들이 녹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가방 안에 있던 책 한 권을 불쑥 꺼냈습니다!&nbsp;헤르메스 님이 가져온 책은 절판된&nbsp;SF 단편 소설 선집&nbsp;《마니아를 위한 세계 SF 걸작선》이었습니다.<br><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 [절판] 정영목 · 홍인기 편역 《마니아를 위한 세계 SF 걸작선》 (도솔, 2002년)  &nbsp;  * [절판] 정영목 · 정태원 편역 《마니아를 위한 세계 미스터리 걸작선》 (도솔, 2002년)<br><br><br>《마니아를 위한 세계 SF 걸작선》은 단편 추리소설 선집&nbsp;《마니아를 위한 세계 미스터리&nbsp;걸작선》과 함께 나온 책입니다.&nbsp;지금만큼 장르문학이 익숙하지 않던 시절에 나온, ‘가뭄의 단비’와 같은 책이었습니다.&nbsp;《마니아를 위한 세계&nbsp;SF&nbsp;걸작선》에&nbsp;딕의 단편 소설 두 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제목은 『두 번째 변종』(Second Variety)과 『사기꾼 로봇』(Impostor)입니다. 『두 번째 변종』은 ‘누가 인간이며, 누가 인간인 척하는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사기꾼 로봇』은 ‘나는 인간인가? 아니면 인간이라고 믿도록 프로그램된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주제로 한 작품입니다. 두 편의 작품 모두 작가가 평생 스스로 되물었고, 독자들에게 던진 철학적 질문이 담겨 있습니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 필립 K. 딕, 조호근 옮김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 (폴라북스, 2012년)  &nbsp;  * 필립 K. 딕, 조호근 옮김 《마이너리티 리포트》 (폴라북스, 2015년)  &nbsp;  * 필립 K. 딕, 조호근 옮김 《진흙발의 오르페우스》 (폴라북스, 2017년)<br><br><br>현재 출간된 딕의 단편 소설만 모은 단편집은 총 3권입니다.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진흙발의 오르페우스》입니다.&nbsp;헤르메스님이 추천한 두 편의 작품은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실려 있습니다. 여기에 실린 『사칭자』는 『사기꾼 로봇』과 동일한 내용의 소설입니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 슈테판 츠바이크, 곽복록 옮김 《어제의 세계》 (지식공작소, 2014년)  &nbsp;  <br><br>삽하나 님은 《높은 성의 사내》와 같이 읽은 책을 언급했어요. 삽하나 님이 읽은 책은 오스트리아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Stefan Zweig)의 회고록 《어제의 세계》입니다. 이 책에 츠바이크가 실제로 만난 지식인과 예술가들의 목소리가 담겨 있습니다. 삽하나 님은 소설과 비소설을 번갈아 읽을 때마다 묘한 감정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유대인 출신 츠바이크는 나치 정권의 탄압을 피해 망명 생활을 합니다. 처음은 영국 런던에 갔지만, 히틀러가 유럽을 장악하자 미국으로 건너갑니다. 츠바이크는 전쟁으로 인해 지성과 인류애가 무너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했고, 불길한&nbsp;마음을 떨치지 못한 채 브라질로 이주합니다. 결국 츠바이크는 아내와 함께 자살합니다. 그가 죽은 후에 나온 책이 바로 《어제의 세계》입니다. 전체주의 국가가 미국을 지배하는 세계관을 그린 《높은 성의 사내》는 츠바이크가 망명 생활을 하면서 두려워했던 암울한 미래상일 수 있겠어요.<br><br><br><br><br><br><br><br><br><br>&nbsp;마크 트웨인을 언급한 김에 쓴&nbsp;cyrus의 주석<br><br><br><br><br><br><br><br>퍼시벌 에버렛(Percival Everett)의 《제임스》는 작년 12월 &lt;달의 궁전&gt; 지정 도서, &lt;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gt; 올해 1월의 문학 작품이다. 작년 모임은 개인 사정이 있어서 참석하지 못했다.&nbsp;<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lt;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gt; 2026년&nbsp;1월의 세계 문학][서울 독서 모임 &lt;달의 궁전&gt; 2025년 12월의 책]*&nbsp;퍼시벌 에버렛,&nbsp;송혜리 옮김&nbsp;《제임스》&nbsp;(문학동네, 2025년)<br><br>  &nbsp;  《제임스》 93쪽에 허클베리 핀과 제임스가 ‘월터 스콧(Walter Scott)’이라는 이름의 부서진 배를 발견하는 장면이 나온다. 월터 스콧은 스코틀랜드 출신의 소설가로, 중세 영국을 배경으로 한 역사 소설을 남겼다.&nbsp;<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마크 트웨인, 김건아 옮김 《미시시피강의 삶》 (휴먼컬처아리랑, 2023년)<br><br><br>마크 트웨인은 작가로 활동하기 전에 증기선을 운전하는 일을 했다. 《미시시피강의 삶》은 그때 당시의 삶이 반영된 회고록이다. 이 책에서 트웨인은 중세 기사도를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묘사한 스콧을 비판한다. <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피터 박스올&nbsp;&lt;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nbsp;1001권&gt; 170번째 책]*&nbsp;마크 트웨인,&nbsp;김욱동 옮김&nbsp;《허클베리 핀의 모험》&nbsp;(민음사, 1998년)<br><br><br>월터 스콧 호는 에버렛이&nbsp;《제임스》를 쓰면서 참고한(풍자하고 비튼)&nbsp;《허클베리 핀의 모험》에&nbsp;나온다.&nbsp;망가져서 침몰하기 직전인 월터 스콧 호는 한물간 스콧의 문학을 상징한다.  &nbsp;  《아서 왕 궁전의 코네티컷 양키》에서도 스콧이 잠깐 언급된다(번역본 48쪽). 그리고 소설 주인공은 “great Scott!”이라는 비속어를 자주 말한다. 역자는 “great Scott!”을 ‘우라질’로 번역했다. <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297/91/cover150/8993094357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2979156</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과학</category><title>수학을 만든 철학자들 - [수학을 만든 사람들 - 아르키메데스부터 괴델까지, 수학자 50인에게서 배우는 수학의 역사와 원리]</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149388</link><pubDate>Sat, 14 Mar 2026 08:2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14938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32135934&TPaperId=1714938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07/40/coveroff/k53213593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32135934&TPaperId=1714938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수학을 만든 사람들 - 아르키메데스부터 괴델까지, 수학자 50인에게서 배우는 수학의 역사와 원리</a><br/>알프레드 S. 포사멘티어 외 지음, 강영옥 옮김 / 동아엠앤비 / 2026년 02월<br/></td></tr></table><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nbsp;<br>책을 협찬받고 쓴 서평이 아닙니다<br><br><br><br><br>철학책 독서 모임을 만드는 독자들에게 수학책을 같이 읽자고 제안한다면, 과연 몇 명이 참석할까? 이 질문은 오래 생각해야 할 수학 문제가 아니다. 당연히 0명이겠지. 그렇다면&nbsp;내가 같이 읽자고 제안한 수학책의 저자가 유명한 철학자라면 철학도는 몇 명이나 참석할까? 한두 명은 나오겠지.&nbsp;<br><br><br><br><br><br><br>수학책을 쓴 철학자는 수학이 없었으면 철학도 없었다고 주장한다.&nbsp;누군가는 그를 가리켜&nbsp;‘거의 일상적으로 수학을 사용하는 몇 안 되는 동시대 철학자 중 한 사람’[주1]이라고 말한다. 이&nbsp;철학자의 아버지는 수학 교사다.&nbsp;어렸을 때부터&nbsp;수학을 좋아한 철학자는 대학교에서 첫&nbsp;2년 동안 철학과 수학 공부를 같이한다. 그를 가르친 철학 스승은 마르크스주의 철학자&nbsp;루이 알튀세르(Louis Althusser)다. 철학자는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면서&nbsp;수학의 아름다움을 처음으로 느낀다.&nbsp;그에게 수학의 아름다움을 알려준 스승은 스위스의 수학자 오일러(Leonhard Euler)다.<br><br><br><br><br><br><br><br>수학책을 쓴 철학자의 정체를 단번에 알아맞힌 철학도는 몇 명이나 될까? 아, 이 질문도 수학 문제가 아니다.&nbsp;수학책을 쓴 철학자는 알랭 바디우(Alain Badiou)다. 그가 쓴 수학책의 제목은 《수학 예찬》이다. 사실, 이 책은 엄밀히 말하면 철학책이다. 왜냐하면 바디우가 이 책에서 언급된 수학자들은 철학자이기도 하니까.<br>바디우가 태어나기 훨씬 전에 이미 ‘수학책을 쓴 철학자들’이 있었다. 데카르트(René Descartes), 라이프니츠(G. W. Leibniz),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 앨프리드 노스 화이트헤드(Alfred North Whitehead)&nbsp;등이다.&nbsp;데카르트는 좌표계를 도입했다. 라이프니츠는 데카르트의 좌표계를 토대로 미적분을 만들었다. 러셀은 ‘1+1=2’를 증명하기 위해 지도 교수 화이트헤드와 함께 『수학 원리』(Principia Mathematica)라는 책을 썼다.&nbsp;<br><br><br><br><br><br><br>화이트헤드의 별명은 ‘20세기의 데카르트’다. 데카르트는 철학의 근본이 수학이라고 생각했다. 화이트헤드는 《수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에 데카르트를 ‘샤라웃(존경, 칭찬할 때 쓰는 은어)’했다. 20세기의 데카르트는 17세기의 데카르트가 침대에 누워 좌표계를 만든 그날 아침을, ‘최고의 순간’으로 평가했다.[주2]<br>수학자는 문제를 풀어서 나온 답이 맞는지 틀렸는지 확인한다. 문제를 풀었는데도 답이 나오지 않으면 일반인들은 포기하지만, 수학자는 증명을 멈추지 않는다. 난제가 절대로 답이 나올 수 없는 문제인지 증명한다. 그리고 동료 수학자의 문제 풀이 방식에도 오류가 있는지 검증한다.&nbsp;따라서 수학은 합리적인 철학이 태어나는 데 도움을 주는&nbsp;‘산파’와 같은 학문이다.<br>《수학을 만든 사람들》은 총 50명의 수학자의 생애와 업적을 간략하게 소개한 책이다. 50명의 수학자 명단을 살펴보면 ‘수학을 만든 철학자’들이 눈에 띈다. 이 책에서 첫 번째로 소개되는 철학자는 탈레스(Thalēs)다. 그는 기하학과 관련된 진리를 증명하기 위해 처음으로 연역법을 사용했다. <br>라이프니츠는 0과 1만 사용하여 수를 표현하는 이진법을 만들었다. 그는 《주역》에 나오는 64괘(卦)가 이진법과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64괘는 자연과 인간의 변화 체계를 음양의 대립과 조화로 설명하기 위해 표현한 64개의 기호다.<br><br><br><br><br>  &nbsp;  <br><br>필립 K. 딕(Philip K. Dick)의 《높은 성의 사내》는 제2차 세계 대전에 승리한 나치 독일과 일본 제국이 미국을 분할 통치하는 세계관을 그린 대체 역사 소설이다. 이 소설에서 자주 나오는&nbsp;《주역》은 ‘유럽이 나눗셈을 배우기도 전에 최고의 우주론이 집대성한 책’으로 설정되어 있다. 절대로 과장된 설정이 아니다. 중국의 천문학자들은 태양과 행성의 움직임을 관찰하면서 얻은 정보를 《주역》과 연결하여 역법(曆法)을 만들었다.<br>3월 14일은 원주율의 근삿값 3.14(π, 파이)에서 유래된 ‘파이의 날(파이 데이)’이다. 그리고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수학의 날’이기도 하다. 지렛대의 원리를 발견한 아르키메데스(Archimedes)는 원주율을 구하는 방식을 알고 있었다. 오일러는 원주율의 기호를 처음으로 쓴 수학자는 아니지만, 그가 ‘π’를 자주 사용한 덕분에 무한한 숫자로 된 원주율을 기호 하나로 간편하게 표기할 수 있게 되었다.<br>‘수학을 만든 사람들’은 50명으로는 부족하다. 50인 수학자 중에&nbsp;서구권 출신이 많다.&nbsp;비서구권 출신 수학자는 3명(인도 출신 2명, 이란 출신 1명)이다.&nbsp;50인 수학자 명단에&nbsp;포함된 여성 수학자는&nbsp;고작 6명뿐이다. 칼 세이건(Carl Sagan)이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마지막 등불을 지킨 여인’이라고 평가한[주3]&nbsp;히파티아(Hypatia)가 제외되었다. 수학책을 쓴 철학자&nbsp;버트런드 러셀은 무한을 연구한 독일의 수학자 칸토어(Georg Cantor)를 소개한 37장에서 이름만 잠깐 언급된다.<br>오역된 문장이 있다.&nbsp;168쪽에 있는&nbsp;‘퀸 여왕’이다.  &nbsp;  <br><br>&nbsp;<br><br>&nbsp;1705년 4월 뉴턴은 케임브리지의 트리니티칼리지를 방문 중이던 퀸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nbsp;  <br>[원문]  &nbsp;  &nbsp;In April 1705, Newton was knighted by Queen Anne during a visit to Trinity College at Cambridge.<br><br>번역자가 잉글랜드 스튜어트 왕조의 처음이자 마지막 군주 앤 여왕(Queen Anne)을 ‘퀸 여왕’으로 잘못 썼다.<br><br><br><br><br><br><br><br><br><br><br><br>184쪽의 &lt;그림 19.1&gt;이 이탈리아의 수학자 조반니 체바(Giovanni Ceva)의 초상화로 잘못 소개되어 있다. 옥타비오 레오니(Ottavio Leoni)가 1624년에 그린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의 초상화다.<br><br><br><br><br><br><br>47장의 수학자는 헝가리 출신의 에르되시 팔(Erdős Pál)이다. 헝가리 이름 표기 방식은 우리나라 이름 표기와 비슷하다. 성씨를 앞에 쓴다. 따라서&nbsp;에르되시는 성이고 팔은 이름이다. 책에 표기된 ‘폴 에르되시’는 영어식 이름이다.<br><br><br><br><br><br><br>48장에 나오는 미국의 수학자 허버트 하웁트만(Herbert Hauptman)은 1985년에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이 책의 공동 저자는 하웁트만이 ‘노벨상을 받은 최초의 수학자’라고 소개한다(419쪽). 그러나 하웁트만보다 먼저 노벨상을 받은 수학자는 버트런드 러셀이다. 1950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nbsp;  <br><br><br><br><br><br>3월&nbsp;14일 오후 2시[주4]에&nbsp;시작되는&nbsp;독서 모임 &lt;달의 궁전&gt;에 참석하게 된cyrus가 만든 주석과 정오표<br><br><br><br><br>[TMI] 3월&nbsp;14일은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과 메를로 퐁티(Maurice Merleau Ponty)의 생일,&nbsp;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의 기일이다.<br><br><br><br>[주1] 《수학 예찬》에서 바디우의 대담자로 나오는 질 아에리(Gilles Haeri)가 표현한 말이다. 번역본 12쪽에 나온다.<br><br>[주2]&nbsp;《수학이란 무엇인가》, 117쪽<br><br>[주3]&nbsp;홍승수 옮김, 《코스모스》 (사이언스북스, 2006년), 58쪽.<br><br>[주4] 원주율은 ‘3.14159’로 시작된다. 그래서 오후 1시 59분은 파이의 날을 기념하는 시간이다. <br><br><br><br>* 27쪽  &nbsp;  &nbsp;플라톤은 자신의 저서에서 피타고라스의 철학을 논하게 된다.[주5]&nbsp;사람들은 플라톤이 피타고라스의 철학을 아르키타스에게 배웠을 거로 추측한다. (중략) 당대 수학 분야에서 피타고라스는 상당히 인정을 받는 중심인물로 모든 수학자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는데도, 플라톤은 저서에서 수학을 다루는 장에서 피타고라스를 단 한 번만 언급했다.<br><br><br><br>[주5] 피타고라스가 언급된 플라톤의 저서는 《국가》(제7권 530d~531c)다. <br><br><br><br>* 33쪽  &nbsp;  &nbsp;에우독소스의 생애에 관한 정보의 출처는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Diogenes Laërtius)의 저서[주6]다. 라에르티오스는 가십을 살짝 넣은 짤막한 위인 모음집을 썼는데, 이 책에 소개된 많은 유명 철학자와 수학자들 중에 에우독소스도 있었다.<br><br><br><br><br><br>[주6]&nbsp;에우독소스(Eúdoxos) 이야기는 《유명한 철학자들의 생애와 사상》 제8권(번역본은 2권)에 나온다.<br><br><br><br>* 139쪽<br> 『방법서설』의 보충 판인 세 편의 논문 중에서는 「기하학」이 가장 중요하다.[주7]&nbsp;이 책에서 데카르트는 유클리드 기하학과 대수학을 결합해 수학에 혁명을 일으켰는데, 이것이 오늘날의 해석 기하학이다.<br><br><br><br><br><br>[주7] 데카르트는 《방법서설》과 세 편의 논문 『굴절광학』, 『기상학』, 『기하학』을 함께 묶어 출판했다. 《방법서설》만 따로 번역 출판하는 것이 관례가 되었고, 현재까지도 『굴절광학』, 『기상학』, 『기하학』 원전 번역이 되지 않았다. 홍성욱 서울대학교 교수가 『굴절광학』과 『기하학』 영문 텍스트를 발췌 번역한 글은&nbsp;《과학 고전 선집》에 실려 있다.<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07/40/cover150/k53213593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074035</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Trivia</category><title>M. B-V의 죽음</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142744</link><pubDate>Tue, 10 Mar 2026 23: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142744</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09938&TPaperId=1714274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603/82/coveroff/8932909938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0992X&TPaperId=1714274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603/81/coveroff/893290992x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2540&TPaperId=1714274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777/55/coveroff/8937462540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01503&TPaperId=1714274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noimg_off_b.gif"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6000630877&TPaperId=1714274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607/12/coveroff/8956280916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br><br><br><br><br>M. B-V의 죽음<br>안나 아흐마토바1940년<br><br>향로의 향 대신에, 무덤 위 장미꽃 대신에여기 당신께 보내는 내 선물이 있다.당신은 거칠게 살았고, 끝까지 모든 것을 무시하고 장엄하게 살았다.당신은 술을 마셨고, 아무도 못 할 농담을 즐기고,영혼의 벽 속에서 괴로워했다.그리고 당신은 무서운 손님을 마음속에 들이고함께 외롭게 남아 있었다.  &nbsp;  지금 당신은 가고, 당신의 숭고한 슬픈 삶에 대해주변의 모든 이가 침묵한다.플루트 같은 내 목소리만 당신의 조용한 장례식에서 노래 부르리라.내가 미쳐, 죽어 버린 날들의 애도가이며,내가 느리게 타오르는 불길 속에 연기만 나게 하는 것을오, 누가 감히 믿겠는가,모든 것을 상실하고 모든 이를 잊어버린 나는힘과 의지와 찬란한 생각으로 가득 찬,마치 어제 죽기 전에 고통의 떨림을 감추고 나와 잡담하는 듯했던 인간을 기억해야만 한다.  &nbsp;  <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 [절판] 안나 아흐마토바, 조주관 옮김 《주인공 없는 서사시》 (새미, 2003년)<br>* [절판, No Image] 안나 아흐마또바, 조주관 옮김 《자살하고픈 슬픔: 안나 아흐마또바 시선집》 (열린책들, 1996년) <br><br><br>안나 아흐마토바(Anna Akhmatova)는 러시아의 시인이다. 스탈린(Joseph Stalin) 정권의 탄압을 받으면서 시집 출판이 금지당한다. 스탈린에 복종한 작가와 비평가들은 아흐마토바를 ‘인민의 적’으로 규정하고 공격한다. 설상가상 전 남편은 반혁명 분자로 처형당하고, 아들은 수용소에 갇힌다. <br><br><br><br>   <br><br><br><br><br>  &nbsp;  <br><br><br><br><br><br><br><br>[&lt;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gt; 2026년&nbsp;2월의 세계 문학][피터 박스올&nbsp;&lt;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nbsp;1001권&gt; 609번째 책]* 미하일 불가코프, 정보라 옮김 《거장과 마르가리타》 (민음사, 2010년)  &nbsp;  * 미하일 불가코프, 홍대화 옮김 《거장과 마르가리따》 (열린책들, 2009년)<br><br><br>혹독한 시련을 겪은 아흐마토바는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미하일 불가코프(Mikhail Bulgakov)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당시 불가코프도 스탈린에게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작가라서 소설을 출판하지 못하고 있었다.&nbsp;그는 출판할 수 없는 소설, 《거장과 마르가리타》를 아내 옐레나(Elena)와 함께 쓰고 있었다. 그래도&nbsp;불가코프는 스탈린에게 완전히 버림받은 상황이 아니었고,&nbsp;스탈린에게 편지를 보낼 수 있었다. 불가코프는 아흐마토바의 아들의 석방을 바라는 탄원서를 보낸다.<br><br><br><br><br><br><br><br><br><br><br><br>아들은 스탈린이 죽은 1953년에 석방되고, 아흐마토바는 다시 시집을 출판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아흐마토바를 도와준 불가코프는 1940년 3월 10일에 세상을 떠났다. 아흐마토바는 불가코프의 사망 소식을 접한 후, 그를 애도하는 마음을 담은 『M. B-V의 죽음』이라는 시를 쓴다.<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607/12/cover150/895628091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6071226</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과학</category><title>아픈 사람을 사랑한다면 먼저 해야 할 일 - [여성의 몸에 대한 의학의 배신]</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139278</link><pubDate>Mon, 09 Mar 2026 07: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13927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42135894&TPaperId=1713927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42/14/coveroff/k74213589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42135894&TPaperId=1713927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여성의 몸에 대한 의학의 배신</a><br/>엘리자베스 코멘 지음, 김희정 외 옮김 / 생각의힘 / 2026년 01월<br/></td></tr></table><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병약한 환자여, 당신의 이름은 여성이다.”&nbsp;<br><br><br>남성 의사들이 만든 병원 정문에 새겨진 말이다. 정문은 열려 있지만, 아픈 여성을 쏘아붙이는 말이 떡하니 문을 막고 서 있다. 말문이 막힌&nbsp;아픈 여성은 병원 정문 앞에서 머뭇거린다. ‘들어갈까, 들어가지 말까? 그것이 문제다.’ 그렇게 한참을 서성거린 여성은 고민 끝에 절망적인 결론을 내린다. ‘그래, 건강하지 못한&nbsp;내가 문제였구나.’ 자기 자신이 부끄러워진 그녀는 발길을 돌린다.<br>아픈 몸을 부끄러워하는 마음은 여성 환자를 겁쟁이로 만든다. 언제 덮칠지 모르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쇠약해진 여성의 마음을 누른다. 소심한 여성 환자는 아픈 자신을 돌보는 가족들에게 미안해한다. 주부는 아프면 안 된다는 강박을 느낀다. 집안일을 혼자서 도맡은 주부는 아프면 쉬지 못한다. <br><br><br><br><br> “병에 걸리면 안 되는데,&nbsp;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럴 시간이 없어요.”<br><br><br><br><br><br><br><br>아픈 여성은 ‘부끄러움 많은’ 나날을 보낸다. 건강하지 못해서 부끄럽고, 노폐물과 진물로 범벅이 된 병든 몸이 부끄럽고, 집에 누워 있어야만 하는 상태가 부끄럽다.&nbsp;아픈 여성은 스스로 ‘실격’이라고 규정한다.&nbsp;<br>부끄러움에 고개를 푹 숙인 여성 환자는 의사의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한다. 입이 얼어버린 환자는 어디가 아픈지, 통증이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으로 말하지 못한다.&nbsp;의사는 진료실 밖에 기다리는 환자들을 신속하게 진료하고 싶어 한다. 진단하기 어려운 여성 환자를 만나면 그럴듯한 병명을 알려주고, 아픔을 일시적으로 줄이는&nbsp;약을 처방한다. 여성 환자는 의사의 처방을 믿는다. 하지만 부실한 진료와 처방은 여성의 건강을 더 나쁘게 만든다. 남성 의사들은 의대생 시절에 배운 의학 교과서의 모든 내용을 머릿속에 담고 있다. 너무 오래된 교과서에 여전히 털어내지 못한 ‘먼지’가 남아 있다. 먼지의 정체는 여성의 몸과 정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편견이다.&nbsp;<br><br>‘여성의 몸은 연약해서 남성보다 질병에 잘 걸린다.’<br>‘여성 환자는 건강 관리에 소홀히 한다.’<br>‘여성의 뇌는 남성보다 크기가 작아서 정신 질환에 취약하다.’<br>‘여성의 몸은 운동할 수 없는 불리한 구조로 되어 있다.’<br><br>의학 교과서를 펼치면 나오는 먼지는 지금도 진료실에 하얗게 쌓여 있다.&nbsp;여성의 몸에 대한 편견과 무지가 합쳐져서 생긴 오진(汚塵, 더러운 먼지)은 치명적인 오진(誤診)을 유발한다.&nbsp;병원 밖으로 나온 먼지는 여성이 주도적으로 살아가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걸림돌이 된다.<br><br><br><br><br><br><br><br>미국의 종양내과 전문의 엘리자베스 코멘(Elizabeth Comen)은 환자를 만나면 그들의 몸 상태보다 속마음을 먼저 진찰한다. 그녀는 진료실에서 만난 유방암 환자들이 건강하지 못한 자신을 부끄러워한다는 것을 확인한다. 수치심은 환자를 무기력하게 만든다. 이를 그냥 지켜볼 수만 없었던 코멘은 환자들을 괴롭힌 의학계의 먼지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알고 싶어서 《여성의 몸에 대한 의학의 배신》을 쓴다.&nbsp;<br>저자는 ‘의학 교과서에 갇힌 의사들’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지식이 바뀌지 않은 의학 교과서는 여성 차별적인 성 관념을 재생산한다. 남성 의사들은 여성의 몸을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진단을 내린다. 여성 차별적인 진단과 치료는 아픈 여성을 평생 약에 의존하게 만들거나 삶을 망가뜨린다.&nbsp;저자는 아픈 여성을 제대로 진찰하지 못한 남성 의사들의 무능함을 고발하면서도 남성 의료인에 대한 불신을 강화하는 것을 경계한다. 저자는 과거의 자신도 의학 교과서에 갇힌 의사였다고 고백한다. 저자의 책은 여성의 성(性)과 몸을 둘러싼 지식을 중시하지 않는　의학 교육계와 의료계를 되살핀다.<br>아픈 여성을 배려하지 않는 병원은 몸에 좋은 쓴 약이 아니라 부끄러운 여성의 마음을 더 쓰라리게 만드는 약을 처방한다. 병을 낫게 해주는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도 아픈 여성은 자신의 병든 몸 상태를 제대로 이해해 주는 의료인을 만나고 싶어 한다. 아픈 여성을 친절하게 대하는 좋은 의사가 부작용이 없는&nbsp;‘살아 있는 치료제’다. <br><br><br><br><br><br><br><br>철학자 레비나스(Emmanuel Levinas)는 《전체성과 무한》에서 ‘사랑한다는 것은 타인의 약함에 도움을 주는’ 행위라고 말했다. 사랑하는 여자가 아프면, 연인과 가족은 그 사람의 약해진 모습까지 사랑한다. 그러나 사랑을 듬뿍 주기 전에, 아픈 여자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보듬어 줘야 한다. 아플수록 점점 변하는&nbsp;몸과 환자로서 살아가는 삶을 부끄러워하지 않게 다독이고, 아픈 여자의 입에&nbsp;미안하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nbsp;아픈 여자를 제대로 사랑하는 연인과 가족은 계속되는 통증에 지친 삶의 한가운데에 행복이 자라날 수 있게 북돋우는 ‘상비약’이다.&nbsp;<br><br>아픈 여자가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nbsp;좋은 사람들과 함께 지낼 수 있어서 잘 살아가고 있구나, 하고&nbsp;느끼게 해주면 된다.<br><br><br><br><br><br>&lt;책의 문장에 묻은&nbsp;‘오탈자’&nbsp;먼지를 털어내는cyrus가 만든 주석과 정오표&gt;<br><br><br><br><br><br><br><br><br>* 서평에 밑줄 친 문장은&nbsp;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희곡 《햄릿》(Hamlet)에 나오는 햄릿의 대사를 패러디한 것이다.  &nbsp;  <br>1. “약자여, 그대의 이름은 여자로다.” (2막 1장, 28쪽)→ 병약한 환자여, 당신의 이름은 여성이다.  &nbsp;  <br>2. “살 것이냐 아니면 죽을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3막 1장, 100쪽)→ 들어갈까, 들어가지 말까? 그것이 문제다.  &nbsp;  <br>3. “내적 반성은 우리 모두를 겁쟁이로 만들며‥…” (3막 1장, 101쪽)→ 아픈 몸을 부끄러워하는 마음은 여성 환자를 겁쟁이로 만든다.<br>  &nbsp;  <br><br><br>* 48~49쪽  &nbsp;  &nbsp;아나이스 닌은 거울에서 또 다른 것을 보았다. 이미 그녀의 발목을 잡는 신체적 결함들, 늙어가면서 그녀의 사회적 가치를 떨어뜨리기만 하는 결점들을 본 것이다. 실제로 닌은 두 차례 미용 수술을 받았다. 그녀가 수술을 받았던 1930년대 초중반에 코 성형 수술은 꽤 드물었는데, 닌은 자기 얼굴을 조금 더 예쁘게 만들려다가 얼굴에 영구적인 흠집을 만들 위험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수술이 잘못되면 사람들과 관계를 완전히 끊고 대중의 시선에서 사라지겠다고 일기에 적었다.[주1]&nbsp;하지만, 깨어나 거울을 본 그녀의 반응은 순수한 환희였다. “거울로 내 코를 보는 순간이 왔다, 피범벅 아래 쭉 뻗은, 그리스 코!”<br><br>[주1]&nbsp;에로틱한 소설을 쓴 작가&nbsp;아나이스 닌(Anais Nin)의 일기 제목은 《헨리와 준》이다.&nbsp;‘헨리’는 닌의 연인이자 미국의 작가 헨리 밀러(Henry Miller)를 가리킨다.&nbsp;저자가 인용한 일기의 문장은 《헨리와 준》 번역본 274쪽에 나온다.<br><br><br><br><br><br>&nbsp;거울 속에서 내 코를 보는 순간이 왔다.&nbsp;피로 얼룩졌지만 그리스인처럼 똑바로 곧은 코였다!&nbsp;&nbsp;<br>(274쪽)<br><br><br><br><br><br>* 84~85쪽  &nbsp;  &nbsp;1868년, 파리의 인류학자이자 외과의사인 폴 브로카는 여성에 관한 연구가 긴급한 필요성을 갖게 되었다고 결론지었다. 여성 인권 운동이 유럽과 북미에서 힘을 얻기 시작했는데, 이는 브로카의 관점에서 볼 때 불길한 발전이었다. 의사들과 인류학자들은 여성의 천부적 열등성을 입증하는 과학적 증거를 제시할 수 있다면, 어리석은 선동을 멈출 것으로 생각했다.&nbsp;브로카의 제자들은 즉시 이 대의를 이어받았다. 프랑스의 인류학자 귀스타브 르 봉은 이 주제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여 출판했던 1879년으로 시간을 빨리 되감아 보자. 현대의 역사가 스티븐 제이 굴드가 “근대 과학 문헌에서 여성에 대한 가장 악랄한 공격”이라고 불렀던 문헌이다.[주2]<br><br>[주2] 귀스타브 르 봉(Gustave Le Bon)의 여성 차별적 인류학 문헌을 비판한 내용이 나오는 스티븐 제이 굴드(Stephen Jay Gould)의 글 제목은 &lt;여성의 뇌&gt;다. 이 글은 《판다의 엄지: 자연의 역사 속에 감춰진 진화의 비밀》(김동광 옮김, 사이언스북스, 2016년)에 수록되어 있다.<br><br>※ 《판다의 엄지》 서평 [자연은 순식간에 도약한다]2017년 4월 7일 작성https://blog.aladin.co.kr/haesung/9264030<br><br><br><br><br>* 119쪽<br><br><br><br>세계 레슬링연맹(WWF) [주3]<br><br>[주3] WWF는 ‘World Wrestling Federation’의 약자다.&nbsp;세계 최대 프로레슬링 단체 WWE의 옛 명칭이다. 비영리 자연보전 기관인 ‘세계자연기금(World Wide Fund for Nature)’의 약자가&nbsp;WWF다. 2002년에&nbsp;세계자연기금이 WWF 상표 사용 권리를 얻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고, WWF가 패소했다. WWF는 당해&nbsp;5월에 회사명을 ‘WWE’로 바꾼다. WWE는 ‘World Wrestling Entertainment’의 약자다.<br><br><br><br><br>* 320쪽,&nbsp;옮긴이 각주<br><br><br><br><br>염즈이 → 염증이<br><br><br><br><br>* 414쪽<br><br><br><br><br>쌍동이 → 쌍둥이   &nbsp;  <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42/14/cover150/k74213589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421478</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사회.정치</category><title>첨밀밀 - [자유론]</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125689</link><pubDate>Mon, 02 Mar 2026 12: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12568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32031590&TPaperId=1712568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209/1/coveroff/k63203159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32031590&TPaperId=1712568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자유론</a><br/>존 스튜어트 밀 지음, 서병훈 옮김 / 마농지 / 2025년 09월<br/></td></tr></table><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nbsp;『기미독립선언서』&nbsp;공약&nbsp;3장의 첫 번째 장<br><br>&nbsp;금일 오인(吾人) 의 차거(此擧)는 정의, 인도, 생존, 존영을 위하는 민족적 요구이니, 오직 자유적 정신을 발휘할 것이오 결코 배타적 감정으로 일주(逸走)하지 말라.  &nbsp;  <br><br>[현대어 풀이] <br>&nbsp;오늘 우리의 이번 거사는 정의, 인도와 생존과 영광을 갈망하는 민족 전체의 요구이니, 오직 자유의 정신을 발휘할 것이요, 결코 배타적인 감정으로 정도에서 벗어난 잘못을 저지르지 마라.  &nbsp;<br>(출처: 나무위키)<br><br><br><br><br>소극적인 자유주의자는 남의 간섭을 받고 싶지 않다. 만약 타인이 그의 행동에 조금이라도 간섭한다면 자유를 침범한 것이다. 적극적인 자유주의자는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방식에 관심이 많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nbsp;<br><br><br><br><br><br><br><br>영국의 정치철학자 이사야 벌린(Isaiah Berlin)은 『자유의 두 개념』이라는 강연문에서 자유를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로 분류한다. 그는 자유의 두 개념이 얼굴을 마주 보면서 같이 갈 수 없다고 선을 긋는다. 벌린은 소극적 자유주의자를 지지한다. 적극적 자유주의자는 개인의 자기 계발을 돕고 싶어 한다. 그러나 벌린은 적극적인 자유가 과하게 되면 개인의 자유를 간섭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적극적인 자유를 왜곡하거나 악용하면 개인의 자유를 죽이는 전체주의 사회가 등장한다.<br>벌린은 소극적 자유론자이지만,&nbsp;그렇다고 해서 적극적 자유론을 전면 부정하지 않는다. 적극적 자유도 정당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nbsp;냉전 시대에 소극적 자유론이 강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nbsp;‘자유주의의 근본은 소극적 자유’라는 인식이 자리 잡는다.&nbsp;적극적 자유론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학계와 정계에 진출한&nbsp;소극적 자유주의자 중 일부는 우파&nbsp;자유 지상주의자(libertarianism)가 된다. 이들은&nbsp;전체주의의 등장을 지나치게 우려한 나머지, 마르크스주의자(Marxism)와 사회주의자의 목소리를 외면한다. 과거 냉전 시대에 공산주의와 대적한 정부를 찬양하고, 전체주의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그들은 냉전 시대 정부의 전체주의적 행보를 모르는 체한다. 오히려 우리가 공산주의에 점령당하지 않고 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살 수 있게 해준 위대한 업적으로 포장한다.&nbsp;자유주의를 비판하는 견해는 ‘종북 세력과 결탁한 적’으로 간주한다.&nbsp;이런 그들은 스스로 ‘자유민주주의자’라고 떠벌린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무조건 배타적으로 대하는 그들의 태도는 ‘개별성(individuality)’을 발전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br>점점 가면 갈수록 자유의 다양한 의미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 우파가 자유를 독점하다시피 틀어쥐고 있으니, 자유의 ‘자’도 꺼내기 쉽지 않다.&nbsp;자유를 마음대로 말할 수 없는 시대일수록&nbsp;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의 《자유론》을 곱씹어 읽어야 한다.&nbsp;《자유론》을 꼼꼼하게 읽어 보면, 그의 자유주의에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가 섞여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책의 머리말에서 “어떤 사람의 물질적 또는 도덕적 이익을 위한다면서 그 사람을 간섭하는 것도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32쪽). 소극적 자유의 맥락과 맞닿아 있다. 이어서&nbsp;밀은 개인이 절대적인 자유를 당연히 누려야 하는 이유를 “자기 자신, 즉 자기의 몸과 정신에 대해서는 각자가 주권자”이기 때문이라고 명시한다(32쪽). 주권자는 스스로 주체가 되어&nbsp;자신이 원하는 것을 추구하기 위해 의사결정에 참여한다. 이러한 밀의 견해는 적극적 자유로 볼 수 있다.&nbsp;《자유론》을 번역한 서병훈 교수는 밀의 자유주의가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자유의 기본 원칙’을 주장하면서도(소극적 자유), ‘자기 발전’이라는 본원적 가치를 추구한다고 말한다(적극적 자유).<br>밀의 《자유론》은 자유주의 철학의 정석(定石)이면서도&nbsp;회의주의(skepticism) 철학의 기본 원칙을 강조하는 교본(敎本)이다. 밀은 ‘자유주의자 이전의 회의주의자’ 또는 ‘회의적 자유주의자’다.&nbsp;밀은 영국의 어떤 작가가 말한 “확정된 결론은 깊은 잠에 빠진다”라는 말을 인용한다(91쪽). 회의주의자는 확정된 결론 앞에서 꾸벅꾸벅 졸지 않는다. 그들은 사실로 확정된 결론을 절대 불변의 진리로 인식하지 않는다. 확정된 결론에 허점이 보이면 검증에 들어간다. 회의주의자 밀은 “사람들이 마음 놓고 믿는 것일수록 온 세상 앞에서 더 철저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52쪽).<br>회의주의자는 냉소주의자가 아니다. 냉소주의자는 믿을 만한 진리가 없다는 이유로 숙고와 검토를 포기한다. 그리고 회의주의자는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상대방의 견해를 만나자마자 매정하게 마음을 닫고 배척하지도 않는다. 그들이 발언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경청한다. 밀이 강조한 것처럼 회의주의자는 “어떤 문제에 대해 가능한 한 가장 정확한 진리를 얻기 위해서 의견이 다른 모든 사람의 생각을 들어본다.” (51쪽)&nbsp;밀은 소크라테스(Socrates)를 ‘모든 도덕 철학자의 원형’으로 평가한다(58쪽). 소크라테스는 “검토 없이 사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주1]라고 말한 회의주의 철학의 원형이기도 하다.<br>전문가의 견해는 다수의 지지를 얻기 쉽다. 여기에 권위까지 실리면 ‘검토하지 않아도 되는 확정된 지식’으로 굳어진다. 회의주의자는 ‘전문가가 말했으면 사실이야’라고 단정하지 않는다. 회의주의적 독자는 《자유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nbsp;<br><br><br><br><br><br><br>밀은 지적 스승이자 아내인 해리엇 테일러(Harriet Taylor)를 만나면서부터 여성의 불평등을 지적하고, 여성의 참정권을 역설한 《여성의 종속》을 발표한다. 가부장제 사회는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인간으로 바라보지 않았고, 어린이와 같은 미성숙한 존재로 인식한다. 그래서 수많은 남성 지식인은 정신적 · 경제적 능력이 떨어지는 여성은 남성의 보호를 받아야 하고, 남성에 종속되는 존재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밀은 여성을 남성보다 열등하게 보는 차별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 지식인이다.&nbsp;<br>그런데 밀은 ‘정신적으로 성숙한 사람’에게만 자유의 기본 원칙을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미성년인 어린이를 자유 원칙의 적용 대상에 제외한다(32쪽). 영국 산업혁명 시대에 살았던 10세 미만의 어린이들은 탄광이나 공장에서 열 시간 넘게 일했다. 1833년에 어린이의 노동 시간을 줄이고, 9살 미만의 어린이는 노동을 금지하는 일명 ‘노동법’이 만들어진다. 그래도&nbsp;아동 노동은 여전했다. 밀이 어린이의 인격을 존중했다면&nbsp;어린이에게 너무 많은 일을 시킨&nbsp;사업주가&nbsp;‘어린이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비판했을 것이다. 밀은 《자유론》을 “시민의 자유를 다룬 책”이라고 말한다(17쪽).&nbsp;모든 시민은 자유를 누려야 한다.&nbsp;그러나 그의 머릿속에 있는 시민에 어린이는 없다.&nbsp;<br>밀은 비유럽권 국가의 발전 가능성을 비관적으로 바라본다. 그는 아시아를 ‘관습의 전횡이 극에 달한’ 대륙이라고 규정한다(138~139쪽).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겠지만, 밀이 백 세 넘게 장수해서&nbsp;‘자유적인 정신을 발휘하는’&nbsp;자주적인 민족임을 세계만방에 알린 1919년 3월 1일 조선을 알았다면, 아시아를 바라보는 인식이 달라졌을까?<br><br><br><br><br><br>냉소주의자는 타인의 의견을 불신한다. 이들과 대면해서 자유로운 토론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냉소주의자는 타인의 의견을 경청할 줄 모른다. 밀은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토론의 자유가 이루어지려면 상대방을 향해 인신공격과 언어 폭력을 쓰는 사람을 비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배척하지 않고, 각자의 개별성을 존중하는 밀의 자유주의 또는 회의주의는 ‘다정한 호기심’에서 시작된다. 밀은 다정다감한 ‘희망찬 회의주의자’다. 진보, 보수, 좌우를 떠나서 우리는 희망찬 회의론자가 되어야 한다.<br><br><br><br><br><br>&lt;(밀리터리 덕후가 아닌)&nbsp;‘밀’ 덕 cyrus가 쓴 주석과 정오표&gt;<br><br><br>[서평 제목이 있는 배경 사진에 관한 주석]사진 속 남성은 밀,&nbsp;여성은&nbsp;해리엇 테일러의 친딸이자 밀의 의붓딸헬렌 테일러(Helen Taylor)다. 어머니의 외모와 정신을 빼닮은 헬렌은&nbsp;여성 참정권을 주장한 페미니스트다.<br><br><br>[독서 모임 날짜에 관한 주석]&nbsp;&lt;고라니 울고&gt;의 《자유론》 모임은 107주년이 된 3·1절인 일요일 오후 2시부터 시작했다. 모임 장소는 ‘인더가든’이다. 이곳은 &lt;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gt; 모임 장소이기도 하다. &lt;고라니 울고&gt;를 이끄는 분은 김성현 님이다. 작년부터 만난 &lt;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gt; 독자님이다.  『기미독립선언서』는 1919년 오후 2시 탑골공원에서 처음으로 낭독되었다. 모임이 시작되는 시간과 일치했다. 어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 나는 성현 님이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모임 시간을 정했을 거로 생각했다.&nbsp;&nbsp;그런데 성현 님도 『기미독립선언서』가 낭독한 시간을&nbsp;모르고 있었다. 『기미독립선언서』 낭독 시간과 모임이 시작되는 시간이 우연히 맞아떨어진 것이다.<br><br><br><br>[주1] 플라톤, 《소크라테스의 변명》 38a,&nbsp;강철웅 옮김, 아카넷, 2020년<br><br><br><br><br>* 33쪽, 옮긴이 주<br><br><br><br>Akbar, 1524~1605 [주2]<br><br>[주2]&nbsp;인도 무굴제국의 제3대 황제&nbsp;악바르(Akbar)&nbsp;대제의 출생 연도가 잘못 적혀 있다. 그는&nbsp;1542년에 태어났다.<br><br><br><br>* 113쪽<br><br><br>&nbsp; &nbsp;&nbsp;다른 사람이 옳지 못한 행동을 하도록 직접 영향을 끼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의견의 자유도 무제한 허용될 수 없다. 예를 들어 곡물 중개상이 가난한 사람들을 배곯게 한다거나 사유재산은 강도질이나 다름없다는 의견[주3]을 신문에 발표하는 경우는 누구도 제재해서는 안 된다.<br><br>[주3] 사유재산을 부정한 프랑스의 아나키스트(Anarchist) 피에르 조제프 프루동(Pierre-Joseph Proudhon)의 견해다. 그의 사상이 담긴 책이 《소유란 무엇인가》(이용재 옮김, 아카넷, 2013년, 절판)다. <br><br><br><br><br><br><br><br><br><br><br><br>[주4] ‘첨밀밀(甜蜜蜜, 달콤하다, 다정하다)’은 등려군(鄧麗君)이 부른 유명한 노래 제목이자 1996년 홍콩에 개봉한 영화 제목이다. 영화 &lt;첨밀밀&gt;(Comrades: Almost a Love Story)이 우리나라에 처음 개봉한 날은 1997년 3월 1일이다.<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209/1/cover150/k63203159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2090152</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사회.정치</category><title>자유를 되찾아라!! - [자유주의 이전의 자유]</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110423</link><pubDate>Tue, 24 Feb 2026 07: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11042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5388&TPaperId=1711042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05/76/coveroff/k15213538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5388&TPaperId=1711042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자유주의 이전의 자유</a><br/>퀜틴 스키너 지음, 조승래 옮김 / 교유서가 / 2026년 02월<br/></td></tr></table><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nbsp;<br><br><br><br>&nbsp;“내가 무슨 소원을 빌 건지 말해줄게. 우선 모험을 하고 싶다고 할 거야.” 헉(Huck,&nbsp;허클베리 핀)이 크게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나를 쳐다보았다. “그런 다음에, 네가 나처럼 자유인이 되면 좋겠다고 할 거야.”&nbsp;“고마어여.”&nbsp;“고맙긴 뭘. 아예 모든 노예가 자유로워지면 좋겠다고 하려고.”&nbsp;나는 고개를 끄덕였다.&nbsp;“모든 인간은 자유로울 권리가 있는 거 아냐?” 헉이 물었다.&nbsp;“권리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아요.” 내가 말했다.&nbsp;“뭐라고?”<br><br>(퍼시벌 에버렛, 《제임스》 중에서, 99~100쪽)   &nbsp;  <br><br><br>허클베리 핀(Huckleberry&nbsp;“Huck”&nbsp;finn)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인이다. 그는 순진한 자유인이다. 모든 인간은 자유로울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nbsp;백인 소년은 절친한 흑인 노예 짐(Jim)도 자유인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nbsp;하지만 짐은&nbsp;순진하지 않다.&nbsp;그는 자유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제임스(James)’다. 그는&nbsp;자유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br>제임스는&nbsp;주인인 대처 판사(Judge Thatcher)의 서재에 몰래 들어가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는 서재에서 볼테르(Voltaire)와 몽테스키외(Montesquieu)를 만난다. 두 사상가는 언어와 피부색과 상관없이 모든 인간은 동등하다고 주장했다. 제임스는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nbsp;자유인이라고 강조한 유럽 지식인들의 생각을 가슴속에 깊이 품는다. 자유에 목마른 제임스는 꿈속에서 볼테르를 만난다. 볼테르는 짐을 위로한다. “나는 자네와 같네. 자네는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되네.” [주1]<br>하지만 제임스는 신중하다. 지식인들이 말하는 자유의 의미를 회의적으로 숙고한다. 생각하는 제임스는 백인들 앞에서 어리숙하게 행동하는 짐이 아니다.&nbsp;백인 지식인들을 주인처럼 대하지 않는다.&nbsp;유럽 지식인들의 자유론은 순진하다. 노예가 자유인이 되려면 유럽인처럼 교육을 받고, 똑같이 행동하면 된다. 하지만 제임스는 현실에 동떨어진 순진한 자유론을 거부한다. 자유인이 되려고 백인처럼 행동하는 흑인은 절대로 노예 상태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본 것이다.&nbsp;백인이 흑인을 관대하게 대한다고 해도, 흑인은 동등한 인간으로 대우받지 못한다. 제임스는 허클베리 핀의 친구이지만, 다른 백인들 앞에서 굽신거리면서 살아야 하는 노예 짐이다.<br><br><br><br><br><br><br><br>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난 소설가 미하일 불가코프(Mikhail Bulgakov)는&nbsp;창작과 출판의 자유를 빼앗긴 채 살아온 작가다.&nbsp;그는&nbsp;스탈린(Joseph Stalin)이 좋아하는 극작가로 전성기를 누리지만,&nbsp;소비에트 체제의 모순을 풍자하는 희곡을 쓴 이후로 마음대로 글을 쓰지 못한다. 스탈린과 검열관들은 불가코프의 모든 희곡이 극장에 상연하지 못하게 하고, 소설의 출판을 금지한다.&nbsp;창작의 자유를 박탈당한 불가코프는 스탈린에게 망명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보낸다. 하지만 그는 모스크바를 완전히 떠날 생각이 없다. 스탈린이 망명을 허락하지 않는다면 모스크바에 남을 것이다. 소극적인 불가코프는 망명을 포기한다. 스탈린은 재정적으로 어려움에 부닥친 불가코프에게 모스크바 예술 극장의 조연출로 일할 수 있게 해준다. 반 소비에트 작가로 비난받은 불가코프는 숙청과 수용소 생활을 피할 수 있었지만, 죽을 때까지 창작의 자유를 끝내 되찾지 못한다.&nbsp;생전에 출판되지 못한&nbsp;마지막 소설&nbsp;《거장과 마르가리타》와 상연 금지된 희곡들은 불가코프와 스탈린이 죽고 나서야 해금된다.<br>허클베리 핀에 간섭받지 않는 제임스는 자유로운 인간인가? 스탈린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감시와 검열에 시달린 불가코프는 불행 중 다행으로 목숨을 부지하고 자유를 누린 작가인가? 두 사람은 자유인이 아니다. 제임스는 백인들의 자유가 우선되는 미국 사회에, 불가코프는 사회주의 이념을 강조하는 소비에트 체제에 예속된 상태다.&nbsp;&nbsp;<br><br><br><br><br><br><br><br><br><br><br><br>순진한 자유주의자는 타인으로부터 간섭받지 않는 삶이 진정한 자유라고 주장한다.&nbsp;이러한 자유의 형태를 ‘소극적 자유(negative freedom)’라고 한다.&nbsp;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과 이사야 벌린(Isaiah Berlin)은&nbsp;소극적 자유를 자유주의의 기본 원칙으로 정립한 철학자다. 밀은 《자유론》에서 각자 원하는 대로 자신의 삶을 살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모든 사람은 완전한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벌린은 자유를 두 가지 개념으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하나는 앞서 언급한 소극적 자유, 또 다른 하나는 적극적 자유(positive freedom)다.&nbsp;적극적 자유를 지향하는 개인은 자아실현을 중시하며 공동체적 가치와 평등을 강조한다.<br><br><br><br><br><br><br><br>순진한 자유주의자는 소극적 자유만이 진정한 자유라고 말한다. 그들은 적극적 자유를 비판한다. 적극적 자유를 지나치게 허용하면&nbsp;개인의 자유가 침해될 수 있고, 결국&nbsp;전체주의 사회로 이르게 된다고 우려한다.&nbsp;소극적인 자유주의자는 허클베리 핀이 생각한 것처럼 인간이 외부의 간섭을 받지 않으면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스스로 무엇을 결정하고 행동하려는 의지가 발현되지 못한다면 진정한 자유가 아니다. 그것은 ‘반쪽짜리 자유’다.<br>영국의 정치 철학자 퀜틴 스키너(Quentin Skinner)는 소극적 자유를 자유주의의 근본으로 추켜세우는 벌린을 비판한다.&nbsp;스키너는 허클베리 핀의 친구가 된 제임스와 같이&nbsp;‘착한 백인을 만난 노예’를 예시로 언급하면서 소극적 자유의 한계를 지적한다.&nbsp;허클베리 핀이 제임스가 하는 일에 간섭하지 않고, 그를 가족처럼 대한다면 제임스는 자유인이 된 것일까? 스키너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어른이 된 허클베리 핀이 모든 노예가 자유로워지길 바라는 진심을 유지하고 있다면 노예제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nbsp;이를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해도 제임스의 우정이 변치 않으면 다행이다. 그러나 허클베리 핀이 세상의 변화를 두려워하는 기성세대에 공감하고, 그대로 답습한다면 노예제에 대한 생각이 바뀔 수 있다. 착한 백인을 주인으로 섬기거나 그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생활하는 노예는 다른 노예들에 비하면 자유로운 편이다. 그렇지만 주인의 간섭을 받지 않는 노예가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기간은 길지 않을 수 있다. 왜냐하면 착했던 주인이 마음이 바뀌어 노예의 삶을 간섭하고, 활용 가치가 떨어진&nbsp;노예를 팔 수도 있다.&nbsp;스키너는 당장 간섭하지 않는다고 해도 얼마든지 개인을 간섭하고 통제하는 힘을 가진 세력이나 집단이 있으면 완전한 자유인이 나타날 수 없다고 주장한다.&nbsp;노예가 자유를 누리려면 그를&nbsp;독립적인 인격체로 존중해야 하고, 더 나아가&nbsp;사회 또는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br><br><br><br><br><br>  &nbsp;스키너의 《자유주의 이전의 자유》는 소극적 자유론의 강점에만 주목한 자유주의의 역사에 도전한 책이다. 스키너는 편향적인 자유주의의 역사를 톺아보면서 소극적 자유론자들이 외면하고 비판한 ‘공화주의적 자유론’을 발굴한다.&nbsp;스키너가 주목한 자유주의자는 군주정을 폐지하고 의회를 도입하려고 했던 17세기 영국의 공화주의자들이다. 이들의 지적인 뿌리는 고대 로마법에 새긴 공화주의다. 군주의 세력을 견제하는 권리를 가진 민중은 공화주의적인 자유인이다.<br><br><br><br><br><br><br><br><br><br><br><br>군주정의 폐단을 막을 수 있는 고대 로마 공화정의 장점을 본격적으로 주목한 사상가가 《군주론》의 저자로 유명한 마키아벨리(Machiavelli)다. 그의 또 다른 저서,&nbsp;《군주론》보다 제일 먼저 읽어야 하는 《로마사 논고》는 영국의 공화주의자들에 영향을 준 책이다.&nbsp;스키너는 로마 공화정의 부활을 꿈꾼 공화주의적인 자유론을 가리켜 ‘신 로마적 자유론(Neo-Roman liberty)’이라는 이름을 붙인다.<br><br><br><br><br><br><br><br>하지만 보수적인 자유론자들은 공화정의 등장으로 인해 개인의 자유가 간섭받거나 억압받을 수 있다고 비판한다. 공화주의적 자유론에 적극적으로 반기를 든 철학자가 《리바이어던》의 저자인 토머스 홉스(Thomas Hobbes)다. 홉스는 민중이 주도한 혁명에 반대하고, 간섭받지 않는 개인의 자유를 강조한다. 공화주의자들의 혁명이 실패로 끝나면서 홉스의 소극적 자유론은 정치 철학의 핵심으로 자리 잡는다. 공화주의적 자유론은 잊히고, 자유주의는&nbsp;개인의 사적 자유를 위협하는 전체주의 국가와 스탈린의 소비에트 정권에 대항하는 무기가 된다.<br>소극적 자유론자들은 외부의 간섭이 없는 자유를 강조했으면서도 비유럽인들의 자유를 침해한 제국주의에 침묵했다.&nbsp;밀은 영국이 인도를 지배하기 위해 세운 동인도 회사에서 근무했다. 그는 아프리카와 아시아인들의&nbsp;자유에 무관심했고, 유럽 제국주의를 적극적으로 비판하지 않았다.&nbsp;개인을 위한 자유에 지나치게 몰두하면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차가워진다. 이기심과&nbsp;집단 이기주의가&nbsp;뭉쳐진 자유주의는 타인과 다른 공동체를 배려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 자유를 누리는 데 방해가 되는 경쟁 상대로 인식한다.&nbsp;나와 다른&nbsp;타인의 생각을 무시하는 자유주의는 삭막하다.<br>소극적 자유를 잘못 배운 자유주의자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양손에 꽉 쥐면서&nbsp;자신들이야말로&nbsp;‘자유민주주의자’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그들은 자유의 다양한 의미를 함께 생각해보면서 토론하는 방법을 모른다.&nbsp;밀은 ‘생각과 토론의 자유’가 있으면 개인의 오류를 스스로 검토하고, 자신의 생각만 고집하는 독선을 피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nbsp;‘생각과 토론의 자유’는 다르게 생각하는 타인의 권리를 방해하지 않으며&nbsp;자신의 생각을 타인에게 주입하는 독단적인 주도권을 경계한다.&nbsp;우리가 진짜로 되찾아야 할 자유주의 이전의 자유는 민주적인 대화가 익숙한&nbsp;‘생각과 토론의 자유’다.<br><br><br><br><br><br>&lt;마키아벨리와 밀을 좋아하는 cyrus가 쓴 주석&gt;<br><br><br>[서평 제목과 ‘너는 이미 죽어 있다’ 사진에 관한 주석]<br>&nbsp;“너는 이미 죽어 있다”는 일본 만화 &lt;북두의 권&gt; 주인공 켄시로(ケンシロウ)의 명대사다. &lt;북두의 권&gt; TV 만화는&nbsp;1984년에 방영되기 시작했다. TV 만화&nbsp;1기 여는 곡(OP)의 제목은 ‘愛をとりもどせ!!’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사랑을 되찾아라!!’다. 서평 제목은 여는 곡 제목에서 따왔다.<br><br><br>[주1] 《제임스》, 71쪽.<br><br><br>[주2] 제임스의 꿈에서 나타난 사상가는 볼테르와 존 로크(John Locke)다. 볼테르와 마찬가지로 제임스는 노예제를 분석한 로크의 관점을 비판한다.&nbsp;&nbsp;《자유주의 이전의 자유》&nbsp;개정판에 역자가 쓴 논문 「로크의 자유론」이 보론으로 추가되었다.&nbsp;&nbsp;역자는 이 논문에서 로크의 자유론을 소극적 자유론으로 분류하고 비판한 스키너의 견해를 반박한다. 그러면서 로크의 자유론이 자유주의자의 소극적 자유론뿐만 아니라 공화주의자의 적극적 자유론도 맞닿아 있다고 주장한다.  &nbsp;  <br><br><br>* 《제임스》 중에서, 382쪽  &nbsp;  &nbsp;“당신은 이 책이 없어져도 아쉬워하지 않을 거예요. 애초에 당신이 이 책을 왜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캉디드』. 볼테르가 쓴 또 다른 책, 존 스튜어트 밀의 책[주3]이에요.”&nbsp;“맙소사,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지?”&nbsp;“진보라고 하시면 돼요.” 내가 말했다.<br><br>[주3] 제목은 나오지 않지만, 제임스가 대처 판사의 서재에서 읽은 책 중에 밀의 책도 포함되어 있다.&nbsp;밀의 아버지는 열 살도 안 된 아들을&nbsp;엄격하게 교육한 것으로 유명한 경제학자&nbsp;제임스 밀(James Mill, 1773~1836)이다.  &nbsp;  <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05/76/cover150/k15213538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057667</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category><title>불가불가 완독 불가 불가코프</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096439</link><pubDate>Mon, 16 Feb 2026 22: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096439</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3180&TPaperId=1709643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10/16/coveroff/8937463180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22635254&TPaperId=1709643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0407/35/coveroff/k422635254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7889001&TPaperId=1709643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751/51/coveroff/8997889001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316910&TPaperId=1709643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511/17/coveroff/8932316910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318476&TPaperId=1709643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0834/20/coveroff/8932318476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s://blog.aladin.co.kr/haesung/17096439'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br><br><br><br><br><br><br><br>제가 자주 가는 칵테일 바가 있어요. 바 이름은 &lt;노르웨이의 숲&gt;입니다. 칵테일 바 사장님이&nbsp;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소설&nbsp;《노르웨이의 숲》을&nbsp;감명 깊게 읽어서&nbsp;가게 간판에&nbsp;소설 제목을 새겼습니다. 이곳에 러시아에서 온 바텐더가 일하고 있습니다. 바텐더의 이름은 ‘율리아’입니다. 사장님과 동료 바텐더들은 그녀를&nbsp;‘리아’라고 부르기도 합니다.<br>리아 님이 저에게 책 한 권을 추천했어요. ‘이 작가의 책’, 정말 재미있어서 세 번이나 읽었다면서요. 리아 님이 추천한 책은 러시아 작가의 소설이었어요. 이 소설은 국내 독자들에게는 생소하지만, 문학 전문가들이 ‘걸작’으로 손꼽는 작품입니다. <br>리아 님은 러시아 소설을 아주 좋아해서, 원작을 토대로 만든 드라마도 봤다고 했습니다. ‘이 작가’를 좋아해서&nbsp;모스크바에 있는&nbsp;‘이 작가’ 박물관까지 방문했답니다.&nbsp;도스토옙스키(Dostoevskii)와 톨스토이(Tolstoy)가 지루하다면서 ‘이 작가’를 추켜세웠어요.<br>러시아를 가본 적이 없는 저는 내심 “러시아에서 ‘이 작가’가 정말로 대단한가?’라고 느낄 정도로 믿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이 작가’는 생전에 글을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 굴욕적인 삶을 살았거든요. ‘이 작가’는 스탈린(Joseph Stalin) 정권을 풍자하는 희곡을 썼습니다. 스탈린의 검열관들은 그가 쓴 문제의 희곡을 무대에 오르지 못하도록 금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리고&nbsp;소설마저 출판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nbsp;스탈린에 아부하는 작가와 비평가들은 ‘이 작가’의 명예를 난도질하는 수준의 평론을 쓰면서 공격했습니다.<br>작가로서의 정체성이 박탈된 ‘이 작가’는 스탈린에게 직접 전화를 겁니다. 작가는 스탈린에게 망명을 요청했고, 러시아에 남아야 한다면 일자리를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조국을 떠날 결심을 확고히 하지 못한&nbsp;작가는 망명 요청을 철회했고, 스탈린은 그에게 새 직장을 주선했습니다. 작가는 모스크바 예술 극장의 조감독으로 일했습니다. 그러나&nbsp;스탈린은 작가의 작품 해금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br>‘이 작가’는 자신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인식했고, ‘소련에&nbsp;출판할 수 없는 소설’을 쓰기로 결심합니다. 그는 ‘이 소설’이 자신의 마지막 작품임을 직감했던 것일까요? 병마와 싸우고 있던 작가는 죽기 3주 전까지 ‘이 소설’을 쓰는 데 열중했습니다. 결국 작가는&nbsp;‘이 소설’을 완성했고,&nbsp;1940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nbsp;<br>‘출판할 수 없는 소설’은 작가가 죽은 지 26년 후에 처음으로 인쇄되었습니다. 1966년, 월간 문학 잡지 『모스크바』에 소설의 일부가 실렸습니다. 잡지에 실린 소설은 완전한&nbsp;원본이 아닌 검열관의 가위질을 심하게 당한 반쪽짜리 글이었습니다. 이랬던 ‘이 작가’가 지금은 러시아인들이 즐겨 읽는 작가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소련이 무너지면서&nbsp;‘출판할 수 없는 소설’은 러시아 문학 교과서에 실렸고, 연극과 TV 드라마로 만들어졌습니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lt;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gt; 2026년&nbsp;2월의 세계 문학][피터 박스올&nbsp;&lt;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nbsp;1001권&gt; 609번째 책]* 미하일 불가코프, 정보라 옮김, 《거장과 마르가리타》 (민음사, 2010년)<br><br><br>러시아 출신 바텐더 율리아가 추천한 소설. 출판할 수 없는데도 작가가 죽을 때까지 집필에 전념했던 소설. &lt;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gt; 2월의 세계 문학 작품은 미하일 불가코프(Mikhail Bulgakov)의 《거장과 마르가리타》입니다.<br><br><br><br><br><br><br><br>《거장과 마르가리타》는 독특한 구조로 이루어진 소설입니다. 두 개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야기는 시간상으로 간격이 큰 두 개의 장소에서 시작됩니다. 하나는 1930년대 소련의 모스크바, 또 다른 하나는 예수(예슈아 하-노츠리)에게 십자가형을 내리게 되는 빌라도(Pontius Pilate) 총독이 살고 있는 예루살렘(예르샬라임)입니다.<br>모스크바 이야기의 주인공은 이름이 언급되지 않는 작가입니다. 소설 제목의 ‘거장(master)’은 이 익명의 작가를 가리킵니다. 작중의 거장은 예수와 빌라도에 관한 소설을 씁니다. 계속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예루살렘 이야기는 거장이 쓴 소설의 줄거리입니다. 예루살렘 이야기는 ‘소설 속의 작은 소설’입니다. 거장이 쓴 예루살렘 이야기는 비평가의 혹평을 받고, 실망한 거장은 스스로 정신병원에 들어갑니다.<br>마르가리타(Margarita)는 거장의 연인이자 조력자입니다. 소설 제목만 보면 두 사람의 애정 관계를 묘사한 이야기가 전개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불가코프는 독자들의 예상을 깨고,&nbsp;이야기에 비현실적인 존재를 등장시킵니다.&nbsp;악마 볼란드(Woland)와 그를 따르는 수행원들입니다. 소설의 구조가 복잡해졌습니다. 두 개의 이야기(모스크바와&nbsp;예루살렘)에, ‘인간(거장과 마르가리타)-악마(볼란드 일행)-소설 속 인물(빌라도와&nbsp;예수/예슈아 하-노츠리)’로 이루어진 3중의 작중 인물이 나옵니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피터 박스올&nbsp;&lt;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nbsp;1001권&gt; 437번째 책]*&nbsp;괴테, 전영애&nbsp;옮김,&nbsp;《파우스트》&nbsp;(도서출판 길, 2019년)<br>* 괴테,&nbsp;정서웅 옮김,&nbsp;《파우스트》&nbsp;(민음사, 1999년)<br><br><br><br><br><br>《거장과 마르가리타》는 괴테(Goethe)의 장편 운문 희곡 《파우스트》를 모티프로 한 소설입니다. 거장은 파우스트(Faust), 마르가리타는 그레트헨(Gretchen), 볼란드는 메피스토펠레스(Mephistopheles)와 비슷합니다.&nbsp;재미있게도 《파우스트》와 《거장과 마르가리타》는 두 작가가 죽을 때까지 여러 번 고쳐 쓴 필생의 역작입니다.  &nbsp;  <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lt;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gt; 2024년 12월의 세계 문학]* 보리스 사빈코프, 정보라 옮김, 《창백한 말》 (빛소굴, 2025년)  &nbsp;  <br>* 보리스 사빈코프, 정보라 옮김, 《테러리스트의 수기》 (빛소굴, 2025년)  &nbsp;  <br>* 보리스 사빈코프, 연진희 옮김, 《검은 말》 (빛소굴, 2025년)<br><br><br>《거장과 마르가리타》의 번역자는 소설가 정보라입니다. 정보라 작가는 지금도 러시아와 동유럽 출신 작가들의 작품들을 꾸준히 번역하고 있습니다.&nbsp;<br><br><br><br><br><br><br><br>2024년 &lt;세속&gt; 12월의 문학 작품이었던 보리스 사빈코프(Boris Savinkov)의 《창백한 말》은 정보라 작가가 번역했습니다. 작년에 표지가 바뀐 《창백한 말》, 이 소설의 프로토타입으로 알려진&nbsp;《테러리스트의 수기》(국내 초역)가 출간되었고,&nbsp;절판되었던 《검은 말》이 복간되었습니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lt;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gt; 2024년 8월의 세계 문학]*&nbsp;안톤 체호프,&nbsp;강명수 옮김&nbsp;《갈매기》&nbsp;(지만지드라마, 2019년)<br><br><br><br><br><br><br>러시아 희곡 하면 대부분 독자는 체호프(Anton Chekhov)를 먼저 떠올립니다.&nbsp;2024년&nbsp;&lt;세속&gt; 8월의&nbsp;문학 작품은 체호프의 희곡&nbsp;《갈매기》였습니다.<br><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 미하일 불가코프, 강수경 옮김, 《백위군 (희곡)》 (지만지드라마, 2019년)  &nbsp;  * [절판] 미하일 불가코프, 유승만 옮김, 《백위군》 (열린책들, 1996년)<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 미하일 불가코프, 정막래 옮김, 《조이카의 아파트》 (지만지드라마, 2019년)  &nbsp;  * [절판] 미하일 불가코프, 김혜란 옮김, 《조야의 아파트. 질주》 (책세상, 2005년)  &nbsp;  <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 이현우, 《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 20세기: 고리키에서 나보코프까지》 (현암사, 2017년)  &nbsp;  * 이현우, 《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 19세기: 푸슈킨에서 체호프까지》 (현암사, 2014년)  &nbsp;  * 이현우, 《로쟈의 세계 문학 다시 읽기: 세계 명작을 고쳐 읽고 다시 쓰는 즐거움》 (오월의봄, 2012년)<br><br><br>러시아 문학을 전공했으며 지금도 세계 문학 강의를 하는 서평가 ‘로쟈’ 이현우 님은 러시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극작가가 체호프와 불가코프라고 했습니다.&nbsp;<br><br><br><br><br><br><br><br><br><br><br><br>불가코프의 희곡 《백위군》은 동명의 장편 소설을 개작한 작품입니다. 소설 《백위군》 번역본은 절판되어 구할 수 없고, 희곡 버전의 《백위군》은 출간되었습니다. 1926년 초연 당시 제목은 &lt;투르빈 가의 나날&gt;이었습니다. 《백위군》은 스탈린이 열다섯 번이나 봤을 정도로 불가코프에게 명성을 가져다준 희곡입니다. 그러나 불가코프의 전성기는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조이카의 아파트》(조야의 아파트)와 《질주》(도망) 공연 이후로 불가코프는 ‘반 소비에트 작가’로 비판받기 시작했고, 앞에 언급한 대로&nbsp;스탈린의 눈밖에 나고 말았습니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 이현화, 《불가불가》 (지만지드라마, 2019년)  &nbsp;  * 양승국 엮음, 《한국 희곡선 2》 (민음사, 2014년)※ &lt;불가불가&gt;가 수록되어 있음  &nbsp;    &nbsp;<br>‘불가불가(不可不可)’라는 독특한 제목이 붙은 국내 희곡이 있어요. ‘불가불가’는 작품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중요한 대사이기도 합니다. 《불가불가》에 ‘극중극’이 나옵니다. 극중극에 등장하는 왕은 결단력이 부족해서 대신들의 견해에 의존합니다. 왕이 대신들에게 의견을 물으면 대신들은 ‘불가불가’라고 대답합니다.&nbsp;왕은 대신들이 애매모호하게 말하는 ‘불가불가’에 혼란스러워합니다.<br><br><br><br><br><br>[배우 2]&nbsp;경은 어떠시오?  &nbsp;  [배우 5]&nbsp;예, 소신 말씀이오니까?  &nbsp;  [배우 2]&nbsp;경의 의견을 듣고 싶소.  &nbsp;  [배우 5]… 불가불가(不可不可)하온 줄 아뢰옵니다.   &nbsp;  [배우 4]&nbsp;예? 무어라…하셨소?  &nbsp;  [배우 5]&nbsp;불가불가…  &nbsp;  [배우 3]&nbsp;아니, 대감, 불가불, 가요, 아니면 불가, 불가요?  &nbsp;  [배우 5]&nbsp;불가불가…<br><br>(이현화, 《불가불가》 중에서, 14쪽)<br><br><br>극 중 대사 ‘불가불가’는&nbsp;쉼표를 어느 위치에 쓰고, 띄어쓰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두 가지 의미로 읽을 수 있습니다. ‘불가불, 가’는&nbsp;‘어쩔 수 없이 찬성할 수밖에 없다’라는 뜻입니다. ‘불가, 불가’는 강한 부정에 가까운&nbsp;‘결사반대’를 뜻합니다.<br>《거장과 마르가리타》를 처음 접한&nbsp;&lt;세속&gt; 독자님들의 본심은 ‘불가불, 가’일까요, 아니면 ‘불가, 불가’일까요?  &nbsp;  《거장과 마르가리타》는 읽기 어려운 소설입니다. 저는 1월 중순부터 읽기 시작했는데요, 적응하기가 쉽지 않군요. 읽었던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요.&nbsp;완독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고 읽으셨으면 합니다.   &nbsp;  읽다가 재미없으면 책을 덮고, ‘완독 불가, 불가코프(불가코프의 소설 완독하기 싫다)’를 하시면 됩니다. 저는 이야기가 지루하고, 어려워도 ‘완독 불가불, 가코프(어쩔 수 없지만, 불가코프의 소설을&nbsp;완독해야겠다)’ 해보겠습니다. <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777/55/cover150/8937462540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7775517</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과학</category><title>개미 함부로 밟지 마라 - [개미들의 행성 - 여섯 개의 다리로 이룩한 위대한 제국]</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094249</link><pubDate>Sun, 15 Feb 2026 19: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09424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42135851&TPaperId=1709424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52/95/coveroff/k04213585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42135851&TPaperId=1709424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개미들의 행성 - 여섯 개의 다리로 이룩한 위대한 제국</a><br/>주잔네 포이트지크.올라프 프리체 지음, 남기철 옮김 / 북스힐 / 2026년 02월<br/></td></tr></table><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부엔디아 가문(Buendía family)&nbsp;사람들은&nbsp;마콘도(Macondo)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게 살아가도록 태어났다.좁다란 섬처럼 생긴 도시 마콘도에 4년 넘게 비 바람벽이 푹푹 내린다.&nbsp;그칠 줄 모르는 거대한 비 바람벽에 쓸쓸한 고독만이 오고 간다.[주1]<br><br>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Gabriel Garcia Marquez)의 《백 년의 고독》은 환상과 현실이 얽섞인 도시 마콘도에서 부엔디아 가문이 몰락하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nbsp;부엔디아 가문이 6세대까지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nbsp;근친혼이다. 가문의 대부(大父)이자 마콘도를 개척한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José Arcadio Buendía)는 사촌 우르술라(Úrsula)와 결혼한다. 친척들은&nbsp;근친혼의 저주를 무시한 두 사람 사이에 돼지 꼬리가 달린 아이가 태어날까 봐 우려한다.<br>근친혼의 저주는 가문의 일곱 번째 후손 아우렐리아노(Aureliano)를 집어삼킨다. 돼지 꼬리가 달린 아우렐리아노는 가문의 6대손 아우렐리아노 바빌로니아(Aureliano Babilonia)와 그의 이모 아마란타 우르술라(Amaranta Úrsula)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우르술라는 부유한 남편을 버리면서까지 조카를 사랑했지만, 아우렐리아노를 출산하다가 과다 출혈로 사망한다. 돼지 꼬리 아기마저 죽게 되자, 충격을 받은&nbsp;아우렐리아노 바빌로니아는 밤새도록 거리를 헤맨다. 동이 틀 무렵에 정신을 차린 아우렐리아노 바빌로니아는 아내와 아기의 시체가 방치된 집으로 돌아온다. 그는 끔찍하게 매장되는 아기의 시체를 발견한다. 마당에 있는 개미 떼들이 바싹 마른 아기의 시체를 땅에 파놓은 소굴로 끌고 간다. 이 상황을 지켜본 아우렐리아노 바빌로니아는 부엔디아 가문의 저주와 관련된 예언을 떠올린다.&nbsp;<br><br><br>“가문 최후의 인간은 개미 밥이 되고 있다.”&nbsp;[주2]<br><br><br>마르케스는 ‘세상의 모든 개미 떼’가 아기의 시체를 끌고 간다고 묘사했다. 텍스트를 마주 보다가 불쑥 튀어나온&nbsp;나의 특이한 궁금증.&nbsp;아기의 시체를 운반할 정도로 힘이 센 개미 떼는 환상이 빚어낸 곤충일까, 아니면 실제로 볼 수 있는 곤충일까?<br>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갓난아기의 시체는 개미 떼의 식량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개미는 먹잇감을 독차지할 수 없다. 파리와 송장벌레도 썩어가는 시체를 좋아한다. 이처럼 시체를 먹고 사는 곤충을 ‘시식성 곤충(屍食性 昆蟲, carrion insect)’이라 한다.&nbsp;곤충학자들은 시체를 좋아하는 곤충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개미, 파리, 송장벌레가 없으면 썩지 못한 시체들이&nbsp;엄청 많이&nbsp;널려 있었을 것이다. 시식성 곤충은 ‘자연의 청소부’다. 시체를 청소하는 곤충 또는 동물을 ‘스캐빈저(scavenger)’라고 한다. 그들이 있어서 시체의 부패가 빠르게 진행되고, 완전히 분해된 시체는 식물의 영양분이 풍부한 흙이 된다.<br>개미는 보기보다 힘이 세다. 자신보다 몸집이 큰 먹잇감을 혼자서 또는 동료 일개미와 협력해서 옮긴다. 자신보다 몸집이 크고 살아있는 먹잇감을 발견하면, 정예 부대처럼 공격을 감행하는 ‘군대개미’가 있다. 하지만 개미 떼가 갓난아기의 시체를 운반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nbsp;개미집 밖은 위험하다. 개미의 천적들이 많다. 먹잇감을 노리는 다른 종의 개미들을 만나면 싸워야 한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어버린 일개미는 떠돌다가 객사한다. 지쳐서 죽거나, 아니면 천적에게 잡아먹혀서 죽는다.<br>독일의 두 개미 연구자가 함께 쓴 《개미들의 행성》은 ‘소설보다 재미있는 개미 사회 이야기’[주3]다.&nbsp;이 책에 나오는 일개미를 보면 친근함이 느껴진다. 열심히 일한 일개미도 당장 해야 할 일이 없으면 빈둥거린다. 근면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빈둥거리는 노동자를 질책하고, 찰나의 여유를 게으른 태도로 인식한다.&nbsp;하지만&nbsp;휴식은 내 몸과 마음을 가다듬는 소중한 시간이다.&nbsp;일개미들은 일과 휴식의 균형을 맞출 줄 안다.<br>개미 제국은 계급이 뚜렷한 모권 사회다. 여왕개미는 수컷 개미를 만나 결혼 비행을 하고 알을 낳는다. 수컷 개미는 오직 여왕개미와의 짝짓기하기 위해 태어났다. 황홀한 결혼 비행이 끝나면 수컷 개미는 죽는다.&nbsp;여왕개미가 되지 못한 자매들은&nbsp;일개미로 살아간다. 일개미가 하는 일이 엄청 많다.&nbsp;제일 중요한 임무는 미래의 여왕이 태어날 개미알들을 지극정성으로 보호하는 것이다. 개미알은 곰팡이와 병균에 취약하다. 일개미들은 특별히 신경을 써서 개미알이 저장된 곳을 청소한다. <br>인간의 눈에는 여왕이 되지 못한 일개미들이 불쌍해 보인다. 아늑한 궁전과 같은 개미집에서만 지내는 여왕개미가 죽도록 일하는 자매들보다 호사를 누린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미 제국을 일군 것은 일개미다. 여왕개미는 ‘알을 낳는 기계’처럼 산다. 일개미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일을 척척 한다. 개미 제국의 사회 형태는 ‘무정부주의에 가까운 민주주의’다. <br>식량을 찾으러 개미집을 떠나는 일개미들은 늙은 암컷이다. 단지 그들이 나이가 많아서 힘든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경험이 많아서 위험한 임무를 전담한다. 늙은 일개미의 몸속에 활력을 넘치게 만드는 호르몬이 있다고 한다. 우리 발밑에 지나가는 일개미들은 자신이 속한 군체(群體)를 위해 희생하는 베테랑이다.&nbsp;일개미는 동고동락하는 자매를 각별하게 대한다. 도토리 개미(Temnothorax Nylanderi)는 병든 개미를 여왕개미 못지않게 보살핀다. 아프리카 마타벨레 개미(Megaponera analis)는 다른 개미 떼와 싸우다가 다친 자매를 버리지 않는다. 집으로 데려와서 자매를 치료한다.<br><br>하찮다는 이유만으로,&nbsp;심심풀이로 개미를 죽이려는 당신에게 묻는다.&nbsp;개미 함부로 발로 밟지 마라.&nbsp;일개미는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는’ 연탄과 같다.&nbsp;<br><br>병든 일개미는 자신을 정성껏 간호한 자매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서 스스로 집을 떠난다. 외근하는 일개미는 개미집에서 일하는 젊은 자매들을 생각한다. 페로몬이라는 화학 물질을 발산해서 젊은&nbsp;자매들이 ‘마음 놓고 걸어갈 길’을 만든다.[주4]<br><br>개미를 잘 모르는 당신에게 묻는다.&nbsp;당신&nbsp;발밑에 지나가는 조그만 누구를‘알고 사랑하는’ 사람이었느냐.&nbsp;[주5]<br><br><br><br><br><br><br><br>&lt;백석의 시를 좋아하는 cyrus가 쓴 주석과 정오표&gt;<br><br><br><br><br><br><br>* 오늘 2월 15일은 시인 백석의 기일이다. 올해가 시인이 세상을 떠난 지 30주년이 되는 해다.&nbsp;광복 이후 백석은 고향인 평안도에 거주했고, 6·25전쟁이 발발하면서 북한에 정착했다. 월북 시인으로 낙인찍힌 백석의 시집은 출판 금지 도서로 지정되었다. 1988년 월북 작가 해금 조치가 이루어지면서 백석은 다시 주목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당시에 백석이 생존했는지 아니면 사망했는지 확인이 어려웠다. 북한 내에서의 시인의 행적을 알 수 없었던 남한 연구자들은 시인이 1963년에 숙청당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br><br><br><br><br>  &nbsp;  백석의 생애를 연구한 기자 출신의 작가 송준은 어렵사리 취재한 끝에 백석이 살아 있음을 확인했고, 본인이 쓰고 1994년에 출간된 백석 평전을 다시 쓰는 일에 착수했다.&nbsp;백석은 1996년에 사망했다.&nbsp;송준이 다시 펴낸 백석 평전 《시인 백석》(흰당나귀, 2012년, 절판)에 따르면 백석은 심한 감기에 걸려 2월 15일에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nbsp;《백석 평전》(다산책방, 2014년)을 쓴 안도현 시인과 다른 연구자들은 시인이 1월에 세상을 떠났다고 주장한다.<br><br><br><br>[주1]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을 소개한 서평의 머리글은 백석의 시구절을 접붙여서 썼다.<br><br>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 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 간다  &nbsp;  (중략)  &nbsp;  나는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아가도록 태어났다<br>  &nbsp;  - 백석, 『흰 바람벽이 있어』 중에서,&nbsp;안도현 풀어씀,&nbsp;《사슴》 (민음사, 2016년), 96~97쪽-  &nbsp;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nbsp;    &nbsp;  -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중에서,&nbsp;안도현 풀어씀,&nbsp;《사슴》 , 59쪽&nbsp;-<br><br><br><br><br><br><br><br>[주2]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조구호 옮김, 《백 년의 고독 2》, 민음사, 303쪽.<br><br><br><br>[주3]&nbsp;최재천의 《개미 제국의 발견》(사이언스북스, 1999년, 절판)의 부제다.<br><br>※ 《개미 제국의 발견》 서평[개미가 작다고 얕보지 마라]2014년 4월 26일 작성https://blog.aladin.co.kr/haesung/6990026<br><br><br>[주4, 주5]&nbsp;서평을 마무리하는 문장은&nbsp;안도현의 시 『너에게 묻는다』와 『연탄 한 장』 시구절을 접붙여서 썼다. ‘알고 사랑하는’이라는 표현은 최재천 교수가 글과 강연에서 늘 강조하는 말, ‘알면 사랑한다’를 인용, 변형한 것이다.<br><br><br><br>  &nbsp;  <br>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br><br>-&nbsp;안도현,&nbsp;『너에게 묻는다』&nbsp;중에서,&nbsp;《외롭고 높고 쓸쓸한》&nbsp;(문학동네, 2004년), 11쪽&nbsp;-  &nbsp;  <br>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nbsp;  (중략)  &nbsp;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nbsp;    &nbsp;  - 안도현, 『연탄 한 장』 중에서,&nbsp;《외롭고 높고 쓸쓸한》 , 12~13쪽 - <br><br><br><br>* 227쪽  &nbsp;  &nbsp;노예 사육 개미들은 어차피 약탈 과정에서 죽음을 맞이할 위험성을 피할 수 없기에 많은 수의 노예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은 큰 군체를 선택하여, 가능한 한 적게 전투를 치루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br><br>치루는 → 치르는<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52/95/cover150/k04213585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529523</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category><title>검은 가명 짐, 생각하는 진짜 이름 제임스</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065491</link><pubDate>Mon, 02 Feb 2026 07:0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065491</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5679062&TPaperId=1706549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255/47/coveroff/8935679062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11517&TPaperId=1706549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831/1/coveroff/8932911517_1.jpg" width="75" border="0"></a>&nb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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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br><br><br><br><br><br><br>[북 큐레이터(도서 추천)]정현정, 조약돌, 최해성&nbsp;<br>[진행,&nbsp;북클럽투르기,&nbsp;윤색]최해성<br><br>[사진]김성현, 최해성<br><br>[&lt;세계 문학&gt; 독자]정현정, 조약돌,&nbsp;김성현,&nbsp;히시마,&nbsp;꽃잎(첫 참석),&nbsp;윤지현(첫 참석)&nbsp;<br>&nbsp;<br>※&nbsp;북클럽투르기(bookclubturgy, bookclubtur+記)&nbsp;독서 모임 후기 엮은이.‘북클럽투르기’는 공연 제작을 위해 희곡과 연극을 전체적으로 분석하는작업 또는 이러한 작업을 하는 사람을 뜻하는‘드라마투르기(dramaturgy)’에서 따온 말입니다.<br><br><br><br><br><br><br>&lt;인더가든&gt;(In the Garden)은 널따란 카페입니다. 수제 케이크와 쿠키를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세계 문학 전문 독서 모임 &lt;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gt;(‘세속’)는 매달 마지막 금요일 밤이 되면 번화가에 있는 널따란 정원으로 갑니다. &lt;세속&gt;이 정원에 드나든 지 정확히 일 년이 되었어요. &lt;세속&gt;을 위해서 대화하기 편한 자리를 마련해주는 &lt;인더가든&gt; 모녀 사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br><br><br><br><br><br><br><br>최근 &lt;인더가든&gt;이 ‘두쫀쿠’를 만들었어요. 두쫀쿠는 ‘두바이 쫀득 쿠키’의 줄임말입니다. 한 번도 안 먹어본 사람들도 알 정도로 아주 유명한 디저트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만든 케이크와 쿠키를 자주 먹을 정도로 디저트를 좋아합니다.&nbsp;책을 읽거나 서평을 쓸 때 아이스 아메리카노 커피와 함께 디저트를 먹습니다.&nbsp;&lt;인더가든&gt;의 두쫀쿠도 먹어봤어요. 올해 첫 모임을 만든 &lt;세속&gt; 독자님들을 위해 독서 모임장인 제가 두쫀쿠를 샀습니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피터 박스올&nbsp;&lt;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nbsp;1001권&gt; 170번째 책]* 마크 트웨인, 김욱동 옮김 《허클베리 핀의 모험》 (민음사, 1998년)<br><br><br>퍼시벌 에버렛(Percival Everett)의 장편소설 《제임스》는 마크 트웨인(Mark Twain)의 대표작 《허클베리 핀의 모험》의 ‘안티테제(Anti these)’입니다. ‘테제’가 명제라고 한다면, 안티테제는 명제와 대립합니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의 주인공 허클베리 핀(Huckleberry “Huck” Finn)과 톰 소여(Thomas “Tom” Sawyer)는　탈출한 흑인 노예 짐(Jim)을 도와주는 동료입니다.<br><br>&nbsp;몸이 부들부들 떨렸습니다. 둘 중에서 어느 하나를 결정하지 않으면 안 되었고, 어느 쪽을 택할 것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나는 숨을 죽이고는 잠시 생각한 끝에 이렇게 혼잣말로 중얼거렸습니다.&nbsp;‘좋아, 난 지옥으로 가겠어.’ 그러고는 편지를 북북 찢어 버렸습니다.&nbsp;그것은 끔찍스러운 생각이었고 무서운 말이었지만 벌써 입 밖으로 내뱉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나는 내뱉은 말을 취소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내버려두었지요. 그러고는 이제 두 번 다시는 마음을 고쳐먹는 일에 대해서 신경을 끄기로 했습니다.<br>(《허클베리 핀의 모험》 중에서, 김욱동 옮김, 461쪽)  &nbsp;  &nbsp;  허클베리 핀은 도망친 짐을 신고하는 대신 침묵을 선택합니다.&nbsp;그는 짐의 우정과 자유를 위해 지옥에 가기로 결심한 것이죠.&nbsp;탈출한 노예를 방조하는 일은 노예제에 반하는 비도덕적 행위입니다. 하지만 허클베리 핀은 노예제를 옹호하는 ‘가짜 도덕’을 송두리째 무시해 버립니다.&nbsp;허클베리 핀의 지옥행은 국가와 학교, 교회가 합심해서 만든 노예제를 뛰어넘어 자유로 도약하는 중대한 전환점입니다.<br>《제임스》에서 지옥으로 가기로 결심한 사람은 허클베리 핀이 아니라 짐입니다. 짐은 백인들이 어리숙하게 행동하는 그를 부를 때 쓰는 이름입니다. 흑인 노예들은 주인인 백인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또는 가혹한 학대를 피하려고 일부러 스스로 낮췄습니다. ‘짐’은 흑인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 백인들의 시선이 뭉쳐져서 생긴 가짜 이름입니다. 주인공에게 어울리지 않은 가명(家名)인 거죠.<br>《제임스》의 흑인 노예는 제대로 말할 줄 알고, 생각이 깊습니다. 그리고 글을 쓸 줄 압니다. 그의 진짜 이름은&nbsp;‘제임스’입니다.&nbsp;그는 자신도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인간임을 깨닫습니다. 자유와 평등을 말로만 강조하는 백인 철학자들의 위선을 날카롭게 지적합니다.&nbsp;각성한 제임스는&nbsp;팔려 간 가족들을 다시 만나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탈출을 감행합니다.<br>&lt;세속&gt; 독자들은 《제임스》가 가독성이 좋아서 술술 읽혔다고 했습니다. 다행입니다. 전에 제가 추천한 문학 작품들은 대체로 문장이 어렵고, 난해했고, 이야기의 분위기가 엄청 무거웠거든요.&nbsp;<br>조약돌 님은 백인들의 기분을 맞추는 대로 살아간 흑인 노예들의 삶이 가슴 아프게 느껴졌다고 했습니다. 노예로 태어나서 노예로 생을 마친 흑인들은 평생 자신의 진짜 능력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똑똑했지만 온통 하얀 세상 앞에서 좌절하여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한 흑인들도 있을 거예요. 교육을 제대로 받은 흑인은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으려고 백인의 언어를 습득해 보지만, 점점 더 백인 같은 인간이 되기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왜냐하면 백인은 언어에 능통하고 똑똑해진 흑인을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기묘한 존재로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결국 흑인은 백인들이 칠해놓은 하얀 세상 속에 갇혀서 무기력하게 살아갑니다.<br><br><br><br>  <br><br><br><br><br><br>  &nbsp;  <br><br><br><br>  &nbsp;  <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 프란츠 파농, 노서경 옮김 《검은 피부, 하얀 가면》 (문학동네, 2022년)  &nbsp;  * 프라모드 K. 네이어, 하상복 옮김 《프란츠 파농 새로운 인간》 (앨피, 2015년)  &nbsp;  * 이경원 《파농: 니그로, 탈식민화와 인간해방의 중심에 서다》 (한길사, 2015년)  &nbsp;* [절판] 알리스 세르키, 이세욱 옮김 《프란츠 파농》 (실천문학사, 2013년)<br><br><br><br>저는 약돌 님의 견해에서 프란츠 파농(Frantz Fanon)의 탈식민주의 철학을 덧붙여보려고 합니다.&nbsp;파농이 누군지 소개하기에 앞서, 《제임스》에서 프랑스의 계몽주의 사상가 볼테르(Voltaire)가 ‘평등’의 의미를 언급한 대목을 기억하십니까? 제임스는 꿈속에 나타난 볼테르와 철학적 논쟁을 펼칩니다. 그는 볼테르가 말한 평등의 한계를 비판하고 거부합니다. 제가 그 문장을 인용해 보겠습니다.<br><br>&nbsp;“아프리카인도 유럽인의 방식으로 쉽게 교육받을 수 있을 거야. 인간은 본래 타고난 모습을 넘어서 예절과 기술을 배움으로써 동등해질 수 있다네.”&nbsp;“그게 평등의 의미지. 바로 동등해질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 거라네. 마르티니크에 있는 흑인이 프랑스어를 배워서 프랑스인이 되듯, 인간은 평등에 필요한 기술을 획득할 수 있고 그에 따라 동등해질 수 있다네.”&nbsp;“난 당신이 싫어요.” 내가 열과 오한 속에서 말했다. [중략]&nbsp;“어쨌든 모든 인간은 동등하다네. 그게 내 요점이고, 하지만 우리가 악마라고 부르는 모습이 자네 아프리카인들에게 내재되어 있다는 건 인정해야 하네.”&nbsp;<br>(《제임스》 중에서, 72쪽)<br><br><br><br>저는 ‘프랑스어를 배워서 프랑스인이 되려는 마르티니크 출신 흑인’을 언급한 볼테르의 말을 보는 순간, 프란츠 파농이 떠올렸습니다. 마르티니크(Martinique)는 카리브해에 있는 섬으로, 프랑스의 영토입니다. 과거에 프랑스 식민지였고, 이 섬에 파농이 태어났습니다. 파농은 프랑스에서 정신분석학을 공부한 정신과 의사입니다. 그는 프랑스어를 배운 흑인들의 정신을 분석했습니다. 파농의 분석에 따르면 백인의 언어를 쓰는 흑인은 자신을 백인이라고 믿었습니다. 백인 행세를 하면 검은 피부색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받는 흑인 정체성을 탈피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던 것이죠. 하지만 그들은 착각했습니다. 여전히 백인은 프랑스어에 유창한 흑인을 차별했습니다. 파농은 백인의 삶, 백인의 언어를 맹목적으로 따라 하는 흑인의 종속된 삶을 ‘하얀 가면’으로 비유했습니다. 파농의 저서 《검은 피부, 하얀 가면》은 흑인 정체성을 스스로 부정하면서까지 ‘하얀 가면을 쓴 흑인’의 정신적 파산 상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br>제임스는 대처 판사(Judge Thatcher)의 서재에 몰래 들어가서 책에 담긴 유럽 백인 철학자들의 생각을 만났습니다. 처음에 노예제에 비판하는 그들의 생각에 공감했지만, 제임스는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자유와 평등에 대한 유럽 철학을 섭렵하면서도 철저히 비판적으로 접근합니다. 제임스가 볼테르와 존 로크(John Locke)의 견해에 반박하는 태도는 프랑스 유학 시절 파농의 삶과 일치합니다. 파농은 ‘하얗게 칠한 유럽 철학’의 장점을 흡수하되, 흑인 차별과 흑인을 지배하는 이데올로기를 정당화하는 유럽 백인 우월주의를 경계하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철학을 만들어갔습니다. 그러한 치열한 탐색 끝에 나온 철학이 바로 ‘탈식민주의’입니다. 탈식민주의는 제국주의와 서구 중심주의에 대항하는 철학입니다.<br>&lt;세속&gt; 독자들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펼쳤습니다. 정현정 님은 ‘다름을 인정하는 방식’이 서투르면 타자를 배제하거나 배척하는 상황이 일어난다고 말했습니다. 남성 중심적 사고가 많이 반영된 사회일수록 남성의 언어는 세상을 바라보는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오랫동안 남성의 언어는 여성을 통제하는 권력으로 작용했습니다. 이번 모임에 처음으로 참석한 윤지현 님은 남성 언어의 권력화를 지적했고, 이에 따라 여성은 남성의 언어에 종속된 채 스스로 말하기를 검열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전락한다고 말했습니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 유진 피터슨, 김순현 · 윤종석 · 이종태 · 양혜원 옮김 《메시지 묵상 모세오경》 (복있는사람, 2023년)  &nbsp;  * 유진 피터슨, 김순현 · 윤종석 · 이종태 · 양혜원 옮김 《메시지 묵상 신약》 (복있는사람, 2023년)  &nbsp;  * 크리스틴 헤이스, 김성웅 옮김 《구약 읽기: 역사와 문헌》 (문학동네, 2022년)  &nbsp;  * 데일 마틴, 권루시안 옮김 《신약 읽기: 역사와 문헌》 (문학동네, 2019년)<br><br><br>이번 모임은 다른 모임에 비하면 ‘종교’에 관한 대화의 비중이 컸습니다. 소설에서 제임스는 자신을 ‘함(Ham)의 저주를 타고난 희생자’라고 표현합니다(80쪽). ‘함의 저주’는 《구약성경》&nbsp;『창세기』&nbsp;9장 20~27절을 뜻합니다.  &nbsp;  함은 대홍수를 피하려고 거대한 방주를 만든 노아(Noah)의 세 아들 중 한 사람입니다. 노아는 방주에서 나온 후 포도밭을 가꾸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직접 재배한 포도로 술을 만들었고, 포도주를 너무 많이 마셔버리는 바람에 벌거벗은 상태로 잠들고 말았습니다. 술에 취한 아버지를 처음으로 발견한 사람이 함입니다. 그는 큰형 셈(Shem)과 막내 야벳(Japheth)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두 사람은 적나라하게 드러난 아버지의 하체를 천으로 가렸습니다. 잠에서 깬 노아는 벌거벗은 자신을 처음으로 발견하고 형제들에게 알린 함을 저주했습니다. 노아가 내린 저주로 인해 함의 후손들은 두 형제의 노예가 되었습니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 김형인 《두 얼굴을 가진 하나님: 성서로 보는 미국 노예제》 (살림, 2003년)<br><br><br>노예제를 옹호하는 보수적인 미국 기독교인들은 ‘함의 저주’를 자주 인용했습니다. 그들은 성경 속에 노예를 지배해야 하는 타당한 근거가 있다면서 과장된 견해를 내세웠습니다. 이에 맞서서 노예제를 비판하는 기독교 종파는 《신약성경》의 『마태복음』 7장 12절, 『누가복음』 6장 31절을 인용했습니다.&nbsp;<br><br><br><br> <br><br><br><br><br><br><br><br>* [절판] 대한성서공회 편집부 《새 한글 성경과 시편》 (대한성서공회, 2021년)<br><br>* 대한성서공회,&nbsp;《새 한글 성경: 신약과 시편》,&nbsp;마태복음 7장 12절, 16쪽  &nbsp;  &nbsp;“그러므로 남들이 여러분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여러분 자신들도 그대로 남들에게 해주세요.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핵심이니까요.”<br><br>*&nbsp;대한성서공회,&nbsp;《새 한글 성경: 신약과 시편》,&nbsp;누가복음&nbsp;6장&nbsp;31절, 155쪽&nbsp;&nbsp;“남들이 해주기를 여러분이 바라는 대로,&nbsp;똑같이 남들에게 해주세요.”<br><br>* 유진 피터슨, 《메시지 묵상 신약》 55쪽(마 7:12), 168쪽(누 6:31)  &nbsp;  &nbsp;“여기, 간단하지만 유용한 행동 지침이 있다. 사람들이 너희에게 무엇을 해주면 좋겠는지 자문해 보아라. 그리고 너희가 먼저 그들에게 그것을 해주어라. 하나님의 율법과 예언자들의 설교를 다 합한 결론이 이것이다.”<br><br><br>두 구절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의미와 맞닿아 있습니다. 노예제에 반대한 기독교인들은 노예제가 양심의 자유와 신체의 자유를 어기는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br><br><br><br><br><br><br><br>어떤 분은 독서 모임에 종교를 너무 많이 이야기하는 게 아니냐고&nbsp;생각할 것입니다. 저는 무신론자이고 비종교인입니다. 그러나 종교를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무지성적인 태도로 종교를 과격하게 비난하는 태도를 경계합니다. 저는 성경이 가장 오래된 문학 작품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서양 문학과 기독교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종교적 영향이 짙게 나타난 문학 작품이 상당히 많이 있고요, 작가들은 성경 속 구절을 인용하여 문장을 쓰기도 합니다.   &nbsp;  <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 유진 피터슨, 김순현 · 홍종락 · 이종태 · 양혜원 옮김 《메시지 묵상 시가서》 (복있는사람, 2023년)  &nbsp;  * 김동훈 옮김 《욥의 노래》 (민음사, 2016년)  &nbsp;  * 에라스뮈스, 김남우 옮김 《우신 예찬》 (열린책들, 2011년)  &nbsp;  *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류시화 옮김 《기탄잘리》 (무소의뿔, 2017년)  &nbsp;  *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장경렬 옮김 《기탄잘리》 (열린책들, 2010년)  &nbsp;  * 아우구스티누스, 성염 옮김 《고백록》 (한길사, 2025년)<br><br><br>《구약성경》의 시가서에 해당하는 『욥기』(Book of Job)는 ‘욥의 노래’라는 제목의 시집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정현정님이 기독교를 설명하면서 언급한 에라스뮈스(Erasmus)의 《우신예찬》은 권위에 취한 기독교를 우화 형식으로 풍자한&nbsp;작품입니다. 인도의 시인 타고르(Tagore)의 《기탄잘리》는 고전 목록에 포함되는 작품이며 비종교인이 읽을 수 있는 종교 문학 작품입니다(현정 님은 류시화 시인이 번역한 《기탄잘리》를 추천했습니다). 조약돌님은 최근에 &lt;일글책&gt; 고전 읽기 모임 지정 도서인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us)의 《고백록》을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은 중세 문학사와 중세 철학사에도 거론되는 기독교 고전입니다.  &nbsp;  <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117/74/cover150/k57203045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1177447</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category><title>따로 또 같이 독서 모임의 다리가 되어</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030553</link><pubDate>Mon, 19 Jan 2026 07: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030553</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24391&TPaperId=1703055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0/33/coveroff/s8954624391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096498&TPaperId=1703055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35/coveroff/8901096498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0068&TPaperId=1703055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6/90/coveroff/s982932230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72030451&TPaperId=1703055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117/74/coveroff/k572030451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8610670&TPaperId=1703055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96/19/coveroff/8958610670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s://blog.aladin.co.kr/haesung/17030553'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I’m on your sideWhen times get roughAnd friends just can’t be foundLike a bridge over troubled waterI will lay me down<br><br>저는 당신 편이에요.힘든 시간이 다가오고친구를 찾을 수 없을 때험한 물 위에 있는 다리처럼제가 다리가 되어 드릴게요.<br><br>- 사이먼 앤 가펑클(Simon &amp; Garfunkel)Bridge Over Troubled Water(1970년) 노랫말 - <br><br><br><br><br><br>니체(Nietzsche)의 철학적 분신 차라투스트라(Zarathustra)는 인간이 위대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위대한 인간을 ‘다리(bridge)’에 비유합니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 프리드리히 니체, 장희창 옮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민음사, 2004년)  &nbsp;  <br>* 프리드리히 니체, 박찬국 옮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사람을 위한, 그리고 어느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책》 (아카넷, 2025년)  &nbsp;  <br>[카페 스몰토크 &lt;니체 읽기&gt;&nbsp;지정 도서(2022년)]* 프리드리히 니체, 김인순 옮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열린책들, 2015년)  &nbsp;  <br>[펭귄클래식 독서 모임(&lt;달의 궁전&gt; 전신) 2011년 3월의 책,발제자: cyrus]* 프리드리히 니체 · 레지날드 J. 홀링데일 서문, 홍성광 옮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펭귄클래식코리아, 2009년)  &nbsp;<br>&nbsp;인간의 위대함은 그가 다리일 뿐 목적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인간이 사랑스러울 수 있는 것은 그가 건너가는 존재이며 몰락하는 존재하는 데 있다.&nbsp;나는 사랑한다. 몰락하는 자로서 살 뿐 그 밖의 삶은 모르는 자를. 왜냐하면 그는 건너가는 자이기 때문이다.  &nbsp;  (장희창 옮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에서, 19쪽)<br><br><br>목적에 맞춰서 행동하는 인간은 안정적으로 살아갑니다. 목적에 완전히 벗어난 삶의 경로를 피해 다닙니다. 반면에 다리형 인간은 유동적입니다. 새로운 세상, 새로운 나를 추구합니다. 그러려면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변화를 시도해야 하며 과거의 한계를 넘어서야 합니다. 다리형 인간은 몰락을 간절히 원합니다.&nbsp;초인(Übermensch)이 되고 싶은&nbsp;‘몰락하는 자’는&nbsp;과거가 된&nbsp;세계관과 가치관을 해체합니다.<br>&lt;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gt;는 다리와 같은 독서 모임입니다. 과거에 읽은 책을 소환해서 새로운 관점으로 다시 읽습니다. ‘재독(rereading)’은 과거에 책을 보면서 느낀 것과 생각을 되돌아보는 행위입니다. 지식과 정보를 얻기 위해서 책을 읽거나 한 해 동안 한 번 완독한 책들의 목록을 만들려는 목적형 독서는 다시 읽을 수 있는 시간적인, 정신적인 여유가 부족합니다. <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서재를탐하다 &amp; 읽다익다 &lt;우주지감&gt;&nbsp;‘이 작가의 책’ 2019년 5월의 책,&nbsp;추천 독자:&nbsp;‘읽는 인간’&nbsp;천성은]* [절판] 오에 겐자부로, 정수윤 옮김 《읽는 인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50년 독서와 인생》 (위즈덤하우스, 2015년)<br><br>  &nbsp;  [서재를탐하다 &amp; 읽다익다 &lt;우주지감&gt;&nbsp;‘이 작가의 책’ 2019년 6월의 책,&nbsp;추천 독자:&nbsp;‘읽는 인간’&nbsp;천성은]<br>[&lt;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gt; 2025년 4월의 세계 문학추천 독자: 정현정]* 오에 겐자부로, 서은혜 옮김 《개인적인 체험》 (을유문화사, 2009년)<br><br><br>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郎)는&nbsp;천성은 독자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한 사람입니다.&nbsp;천성은 독자의 별명은 ‘읽는 인간’입니다. 독서를 주제로 한 오에의 강연들을 엮은&nbsp;책의 제목&nbsp;《읽는 인간》에서 유래했습니다.&nbsp;이 책에서 오에는 예전에 한 번 읽은 책을 다시 읽으면 ‘전신운동’을 하고 난 뒤의 상쾌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습니다.&nbsp;재독은 과거에 읽었을 때보다 더 깊이, 더욱 치열하게 읽어야 합니다. 다시 읽기는 과거에 읽으면서 몰랐던 책의 내용을 몇 번이고 생각하게 만듭니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대구 독서 모임 &lt;고라니 울고&gt; 2025년 11월의 소설][피터 박스올&nbsp;&lt;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nbsp;1001권&gt; 749번째 책]* 앨리스 워커, 고정아 옮김 《컬러 퍼플》 (문학동네, 2020년)  &nbsp;  <br>* [절판] 앨리스 워커, 안정효 옮김 《컬러 퍼플》 (청년정신, 2007년)<br><br><br><br><br><br><br><br>&lt;고라니 울고&gt;는 김성현 독자와 정현정 독자가 소속된 독서 모임입니다. &lt;고라니 울고&gt;의 작년 11월 지정 도서는 미국 소설가 앨리스 워커(Alice Walker)의 《컬러 퍼플》이었습니다.&nbsp;워커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입니다. 소위 말하자면&nbsp;흑인입니다. 젊은 시절에 흑인 민권 운동에 뛰어들었으며 잊힌 흑인 여성 작가들을 발굴하기도 했습니다. 《컬러 퍼플》은 열네 살에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한 흑인 소녀가 정신적 노예 상태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인간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소설입니다.&nbsp;이 소설이 성공하면서 워커는 1983년에 전미도서상과 흑인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받았습니다.<br>저는 소설가로도 활동한 안정효가 번역한&nbsp;《컬러 퍼플》을 읽었는데요, 이 책은 절판되었어요. 이 책의 앞표지에 소설 속 주인공의 실루엣이 그려져 있어요. 실루엣의 출처는 원작을 토대로 만든 영화 &lt;컬러 퍼플&gt; 포스터입니다.&nbsp;<br>소설 주인공은 처음에는 맞춤법과 문법이 어색한 흑인 토속 영어로 말합니다. 안정효 번역가는 흑인 영어 특유의 발음과 억양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맞춤법이 틀린 우리말로 번역했습니다. <br><br><br><br>   <br><br><br><br><br><br>  &nbsp;  <br><br><br><br><br><br><br><br>[&lt;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gt; 2026년 1월의 세계 문학][서울 독서 모임 &lt;달의 궁전&gt; 2025년 12월의 책]* 퍼시벌 에버렛, 송혜리 옮김 《제임스》 (문학동네, 2025년)  &nbsp;  <br>[그라디언트 &lt;이 작가의 책&gt; ‘미국 근대 문학 읽기’ 2026년 7월의 책추천 독자: ‘읽는 인간’ 천성은]<br>[피터 박스올&nbsp;&lt;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nbsp;1001권&gt; 170번째 책]* 마크 트웨인, 김욱동 옮김 《허클베리 핀의 모험》 (민음사, 1998년)  &nbsp;  <br>* 마크 트웨인, 이화연 옮김 《톰 소여의 모험》 (펭귄클래식코리아, 2009년)<br><br><br>&lt;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gt; 올해 1월의 세계 문학 작품의 주인공은 흑인 노예 남성입니다. 이 남성의 이름은 ‘제임스(James)’입니다. 백인들은 그를&nbsp;‘짐(Jim)’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짐’을 모험심이 강한 백인 소년들이 구출한 흑인 노예로 기억합니다. 짐의 탈출을 도와준 소년들이 바로 허클베리 핀(Huckleberry “Huck” Finn)과 톰 소여(Thomas “Tom” Sawyer)입니다.<br>1월의 세계 문학은 퍼시벌 에버렛(Percival Everett)의 소설 《제임스》입니다. 작가는 앨리스 워커와 같은 조지아주 출신 흑인입니다. 《제임스》는 마크 트웨인(Mark Twain)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흑인의 관점으로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두 백인 주인공의 시선으로 흑인 짐과 노예제도를 바라본 고전입니다.&nbsp;이와 반대로,&nbsp;《제임스》의 제임스는 흑인 노예가 백인 중심의 미국 사회를 관찰합니다.<br>제임스도 백인 앞에서 의도적으로 맞춤법이 틀린 채 말합니다. 소설에서는&nbsp;흑인 영어를 ‘노예 말투’라고 번역했습니다.&nbsp;실제로 흑인 노예들은 백인들에게 잘 보이려고 우스꽝스럽게 말했습니다. 우월감에 빠진 백인들은 문맹인 척하는 노예들을 자신보다 열등한 존재로 여겼습니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대구 페미니즘 독서 모임 &lt;레드스타킹&gt; 2020년 11~12월의 책]  &nbsp;  [그라디언트 &lt;이 작가의 책&gt; ‘미국 근대 문학 읽기’ 2026년 12월의 책추천 독자: ‘읽는 인간’ 천성은]<br>[피터 박스올&nbsp;&lt;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nbsp;1001권&gt; 811번째 책]* 토니 모리슨, 최인자 옮김 《빌러비드》 (문학동네, 2014년)<br><br><br><br><br><br><br><br><br><br><br>천성은 독자가 이끄는 독서 모임 &lt;이 작가의 책&gt;의 올해 큐레이션은&nbsp;‘미국 근대 문학 읽기’입니다. 7월 지정 도서가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고, 12월 지정 도서는 토니 모리슨(Toni Morrison)의 《빌러비드》입니다. 제가&nbsp;대구 페미니즘 독서 모임 &lt;레드스타킹&gt;에 활동했을 때 여성 작가들의 소설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중 한 작품이 《빌러비드》였습니다.   &nbsp;  《제임스》는 지금까지 소개한 다른 독서 모임 지정 도서들을 연결해 주는 다리입니다. 《컬러 퍼플》과 《빌러비드》를 다시 읽고 싶거나 예전의 독서 경험을 다시 떠올리고 싶은 독자를 위해서, 그리고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빌러비드》를 읽으려는 독자를 위해서 《제임스》를 선정했습니다. <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5/40/cover150/s35293478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54014</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