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독자(獨子)적인 독자(讀者) (cyrus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독자는 솔직해야만 합니다. 이것이 독자가 갖추어야 할 근본적인 자격입니다. 거짓으로 위로해서도 안 되며, 칭찬받을 만한 작품이 아닌 경우에는 절대로 칭찬해서도 안 됩니다. (폴 오스터)</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Wed, 07 Oct 2026 10:47:58 +0900</lastBuildDate><image><title>cyrus</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365531661930128.png</url><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cyrus</description></image><item><author>cyrus</author><category>두루미(美/Me)</category><title>클래식 음악의 정원</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556723</link><pubDate>Tue, 06 Oct 2026 07: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556723</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7509X&TPaperId=1755672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8347/43/coveroff/893747509x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15767&TPaperId=1755672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54/13/coveroff/8932015767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3818851&TPaperId=1755672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0308/60/coveroff/8993818851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5866887&TPaperId=1755672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7835/8/coveroff/8955866887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02836572&TPaperId=1755672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8723/79/coveroff/k902836572_2.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s://blog.aladin.co.kr/haesung/17556723'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br><br><br>두루미(Me)<br>No. 6<br>풍월당 - 살라 푸가2026년 10월 3일 토요일에 첫 방문<br><br>두루미는 가와우치 아리오(川內 有緖)의 《눈이 보이지 않는 친구와 예술을 보러 가다》(다다서재, 2023년)에서 만난 구절, ‘세계를 두루두루 보는 따뜻한 시선(205쪽)’에 영감을 얻어 만든 조어(造語)다.&nbsp;<br>‘미’는 ‘아름다울 미(美)’와 ‘나’를 뜻하는 영어 ‘me’,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두루미’는 혼자&nbsp;전시회에 가서 예술 작품을&nbsp;‘두루두루 보는’ 경험, 예술을 즐기는 일상(dilettante)을 상징한다.<br><br><br><br>풍월당(風月堂)은 빌딩 숲&nbsp;한가운데에 있는 음악의 정원이다.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은 들러야 하는 곳이다.&nbsp;2003년에 태어난 풍월당은 클래식 음반 가게였다.&nbsp;음악의 정원을 가꾼 박종호 대표의 본업은 정신과 전문의다. 클래식 음악에 관한 칼럼을 쓰면서 클래식 음악 마니아로 알려졌다.&nbsp;<br>시간이 지날수록 음악의 정원은 넓어지고 풍성해졌다. 세계적인 음악의 명인(名人)들이 풍월당을 방문했다. 그들이 방문객들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순간, 정원에서 작은 연주회가 시작된다. 음악을 감상하면서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카페&nbsp;‘로젠카발리에(Rozenkavalier)’가 있다.&nbsp;로젠카발리에는 ‘장미의 기사’를 뜻하는 독일어다. 장미의 기사는&nbsp;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의 오페라 제목이다.<br><br><br><br><br><br>올해 초에 풍월당은 더 나은 음악의 정원으로 가꾸기 위해 길게 쉬었다.&nbsp;바람이 선선해지는 무렵에 풍월당은 음악 감상실 겸 자료실&nbsp;‘살라 푸가(Sala Fuga)’로 새롭게 단장했다.&nbsp;‘Sala’는 이탈리아어로 방을 뜻한다. 푸가는 하나의 성부(聲部)가 음을 연주하면 다음 성부가 먼저 연주된 음을 모방하면서 이어 나가는 곡조 형태다.<br><br><br><br><br><br>‘살라 푸가’는 10월 1일부터 올해 말까지 임시 개장 형태로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이 기간에&nbsp;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푸가의 방이 열리는 날은&nbsp;매주 목, 금, 토요일이다.&nbsp;이용 시간은 1시간이다.&nbsp;풍월당 직원들이 고른 음악을 들으면서&nbsp;박종호 대표가 모으고 차곡차곡 정리한 책들과 음반들(비 판매용), 클래식 음악 관련 자료들을 살펴볼 수 있다.<br><br><br><br><br><br>음악의 정원에 입장하면 안내문과 《살라 푸가를 읽는 시간: 공간 곳곳에 새긴 음악과 문장들》이라는 소책자를 받는다. 이 소책자는 살라 푸가의&nbsp;벽면 구조와 각각 벽면에 새겨진 문구들의 의미를&nbsp;소개한다.<br><br><br><br><br><br>푸가의 방을 둘러보면서 제일 먼저 마주친 문구는 라틴어 문장 ‘Res Severa Verum Gradium’이다. 고대 로마의 스토아학파 철학자 세네카(Seneca)가 쓴 문장이다.&nbsp;박종호 대표는 세네카의 문장을 ‘진정한 기쁨은 진지한 것이다’라고 풀어 썼다.&nbsp;세네카가 생각하는 ‘진지함’은 어떤 것에 호기심을 느끼고, 오랫동안&nbsp;톺아보면서&nbsp;열중하는, 참된&nbsp;내면 상태이다.<br><br><br><br><br><br>온전히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감상실이 따로 있다.&nbsp;커튼이 드리워진 여닫이문이 달린 방이며, 내부 조명이 어슴푸레하다.&nbsp;명상하듯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다.&nbsp;직원의 안내에 따라 입장할 수 있다. 턴테이블 옆에&nbsp;뜻밖의 인물 조각상이 있다.&nbsp;우리나라에서는 동화 작가로 유명한 덴마크의 소설가&nbsp;안데르센(Hans Christian&nbsp;Andersen)&nbsp;동상을 작게 만든&nbsp;조각상이다.<br><br><br><br><br><br>푸가의 방에 들어온 방문객들에게 과자와 음료(커피, 보리차)가 제공된다. 접시와&nbsp;찻잔, 커피추출기가 있는 부엌의 이름이 ‘로시니(Rossini)’다. 대식가인 이탈리아 음악가의 이름을 붙였다.<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lt;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gt; 2026년 9월, 10월의 세계문학, 추천 독자: 조약돌][피터 박스올 &lt;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gt; 개정판 411번째 책]* 헤르만 헤세, 이영임 옮김 《유리알 유희》 (민음사, 2011년, 전 2권)<br><br>살라 푸가는 클래식 음악&nbsp;명인(박종호 대표)의 정원이자&nbsp;정신이 맑아지는 천국의 정원이다. 지난달에 읽기 시작한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의 소설 《유리알 유희》는 천국의 정원으로 이끌어준 입장권과 같은 책이다.<br>《유리알 유희》의 주인공이자 ‘유희 명인’&nbsp;요제프 크네히트(Josef Knechts)는 어린 시절에 음악 명인을 만난다. 음악 명인은 요제프의 정신적 성장에 도움을 준 스승이다. 두 사람은 음악에 관한 대화를 나누는데, 음악 명인은 요제프에게 푸가가 어떤 곡인지 알려준다.<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클라이브 웅거 해밀턴, 김형수 옮김 《클래식, 바로크 시대와의 만남: 바흐 . 헨델. 비발디의 시대》 (포노, 2012년)  &nbsp;  * 김현철 《내가 사랑한 몬테베르디: 작품을 통해 바라본 몬테베르디의 예술 세계》 (음악세계, 2012년)<br><br><br>음악 명인은&nbsp;바로크 시대에 풍미했던 음악가들의 곡을 좋아한다. 푸가를 진지하게 연구하여 정교하게 만든 바흐(Johann Sebastian Bach), 영국 바로크음악을 대표하는 헨리 퍼셀(Henry Purcell), 중세 음악과 르네상스 음악의 매력을 그대로 살리면서 새로운 이탈리아 바로크음악의 시작을 알린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Claudio Monteverdi) 등이다.<br>박종호 명인의 서재에 《유리알 유희》를 포함한 헤세의 소설들이 꽂혀 있다.&nbsp;명인은 책에 밑줄을 그으면서 읽었다.&nbsp;명인이 어떤 문장에 밑줄을 그었는지 궁금했다.<br><br><br><br><br><br><br><br><br><br><br><br>&nbsp;“명상할 때면 무언가 보았을 거야. 음악이 모습으로 나타난 거지. 마음이 내키면 그걸 그려 보게.”&nbsp;크네히트는 객실 책상 위에 종이 한 장과 연필이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그는 음악이 변해서 자신에게 나타났던 형상을 그려 보려고 한다.&nbsp;  (헤르만 헤세, 이영임 옮김, 《유리알 유희 1》 중에서, 102쪽)<br><br>헤세는 색깔을 가지고 노는(Spiel mit farben) 화가다. 그는&nbsp;《유리알 유희》의&nbsp;음악 명인처럼 음악을 형상화하고, 색깔을 입히면서 그림을 그렸을 것이다. 이것이 헤세가 음악을 가지고 노는(Spiel mit Musik) 방식이다.&nbsp;그에게 색과&nbsp;음악은 놀이(유희)다.<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 헤르만 헤세, 김윤미 옮김 《헤르만 헤세, 음악 위에 쓰다》 (북하우스, 2022년)  &nbsp;  * 이신구 《헤세와 함께 음악이 흘렀다: 소나타로 읽는 헤세》 (세창미디어, 2021년)<br><br>《유리알 유희》를 읽으면서 《헤세와 함께 음악이 흘렀다》라는 책을 구매했는데,&nbsp;저자는 오래전부터 헤세와 음악의 연관성을 연구해 온 독어독문학과 교수다.&nbsp;《헤세와 함께 음악이 흘렀다》는&nbsp;소설에 드러난 헤세의 음악 취향을 분석한 책이다.&nbsp;헤세가 좋아한 음악가는 바흐,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쇼팽(Frédéric Chopin)이다. 이&nbsp;세 명의 음악가는 소나타(모차르트, 쇼팽)와 푸가(바흐) 작품을 많이 남겼는데, 이들 곡의 공통점은 정교한 화음이다.<br><br><br><br><br><br>《헤르만 헤세, 음악 위에 쓰다》는 음악을 주제로 한 헤세의 글과 음악이 언급된 헤세의 문장들을 모은 책이다. 이 책에도 클래식 음악 명인이 남긴 형광펜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클래식 음악 명인은 헤세의 삶을 소개한 글에도 줄을 그었다. 헤세의 문학 세계를 ‘악보 없는 음악’으로 비유한 내용에 공감했는지 분홍색 형광펜으로 문장 전체를 네모 상자에 담아서 별 모양 표시를 했다.<br><br><br><br><br><br>공간 이용 시간은 정해져 있지만, 방문객이 많지 않으면 조금 더 음악을 즐길 수 있다. 나는 책이 많은 곳으로 이동해야 해서 다음에 또 오기로 했다.&nbsp;푸가의 정원에 흐르는 음악에 흠뻑 취했는지 입장권에 내 이름이 ‘최해송’으로 잘못 적혀 있는 것을 늦게 알았다.<br>내 이름의 ‘해’는 ‘바다 해(海)’ 자다.&nbsp;내 이름을 처음 접한 사람들 대부분은&nbsp;‘혜성’으로 착각한다. 그래서&nbsp;나는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 이름을 말할 때 ‘바다 해’라고 강조한다.&nbsp;‘해송’은 흥미로운 오자다. 노래를 뜻하는 영단어 song을 소리 내서 읽으면 ‘송’이다. 한자와 영어가 합친 ‘해송’은&nbsp;‘바다의 노래’로 풀어 쓸 수 있다.&nbsp;<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클로드 드뷔시, 이세진 옮김 《안티 딜레당트 크로슈 씨: 프랑스 음악의 한 정신》 (포노, 2017년)  &nbsp;  * 스테판 말라르메, 황현산 옮김 《시집》 (문학과지성사, 2005년)  &nbsp;  * 스테판 말라르메, 김화영 옮김 《목신의 오후》 (민음사, 2016년)<br><br><br>바다를 소재로 한 클래식 음악 중에 드뷔시(Claude Debussy)의 &lt;바다&gt;라는 작품이 있다. &lt;바다&gt;는 고향시다.&nbsp;작품 부제는 ‘관현악을 위한 3개의 교향적 스케치(소묘)’다. 드뷔시는 인상주의 음악가다. 자연을 보면서 찰나에 느끼는 인상을 그림 그리듯이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이 인상주의 음악의 특징이다.&nbsp;<br>드뷔시는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이 무엇인지 소신껏 글로 써서 발표했다. 그는 본인 스스로 딜레당트(dilettante)로 여겼다. 딜레당트는 ‘즐기다’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dilettare’에서 유래한 말이다. 딜레당트는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고도 학문과 예술을 즐기는 사람이다. 드뷔시에게 음악은 ‘겸허히 즐거움을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예술이다. 그래서 그는 전문가에 속하는 음악 비평가들의 현학적인 감상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감상자의 자유를 존중하며&nbsp;솔직하고 성실한 ‘인상(impressions)’을 중요하게 생각했다.<br><br><br><br><br><br>&lt;바다&gt;는 드뷔시의 대표작 &lt;목신의 오후 전주곡&gt;, &lt;달빛&gt;,&nbsp;&lt;아마빛 머리의 소녀&gt;와&nbsp;더불어 내가 좋아하는 곡이다. &lt;목신의 오후 전주곡&gt;은 프랑스의 시인 말라르메(Stéphane Mallarmé)의 시 &lt;목신의 오후&gt;에 선율을 입힌 교향시다. 나른한 선율이 이 곡의 매력이다.&nbsp;살라 푸가에서 듣고 싶은 곡을 신청할 수 있다면, 나는 드뷔시의 음악을 제일 먼저 고를 것이다.<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348/44/cover150/8937462737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4494</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category><title>문학의 정원에 있는 헤세</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540695</link><pubDate>Mon, 28 Sep 2026 07: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540695</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2756326&TPaperId=1754069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157/40/coveroff/8972756326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2745&TPaperId=1754069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348/45/coveroff/8937462745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2737&TPaperId=1754069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348/44/coveroff/8937462737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067X&TPaperId=1754069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1/coveroff/s392934787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0580&TPaperId=1754069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2/95/coveroff/s062934786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s://blog.aladin.co.kr/haesung/17540695'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br><br><br><br><br><br><br><br><br>한 달(月)이 지는 금요일 밤이면정원에서(In the garden) 달무리가 생긴다.<br>정원에 뜨는 달은 우리의 참모습을 밝혀주는 책이다.정원에 모인 독자들은 책에 둘러앉아 자신의 감상을 진솔하게 말한다.정원에 생긴 달무리는 독서 모임이다.&nbsp;<br><br><br><br><br><br>달무리(사진 출처: 위키백과)<br><br><br>독서 모임 &lt;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gt;(줄임말 ‘세속’)는&nbsp;카페 &lt;인더가든&gt;(In the garden)에 뜨는 달무리다.한 달이 끝나가는 마지막 금요일에 뜨는 달무리다. <br><br><br>&lt;인더가든&gt;은 책이 있는 카페이다. 그러나 책에 눈길을 주는 손님은 없다. 카페에 있는 모든 책은 가만한 장식품이 되었다.&nbsp;그러나 가만히 책장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책들을 만날 수 있다. 내가&nbsp;‘정원의 서재’를&nbsp;유심히 관찰하면서 만난 책들은 대부분 문학 작품들이다. 그리고 출간된 지 오래돼서 절판되었다.&nbsp;그래서 나는 &lt;인더가든&gt;이&nbsp;‘문학의 정원’이라고 생각한다.<br><br><br><br><br><br>문학의 정원에 희귀한 책이 있다. 한 권이 아니라 여덟 권이다. 책의 이름은&nbsp;‘헤르만 헤세(Hermann Hesse)&nbsp;전집’이다.&nbsp;‘성창(成昌)출판사’에서 태어난 책이다.&nbsp;판권장에 적힌 초판 발행 연도는 1990년이다. 양장본이며 책 전체를 보호하는 케이스가 있다.&nbsp;<br><br><br><br><br><br>총 8권으로 구성된 헤세 전집의 정가는 5만 원이다. 1990년대 물가 수준을 생각하면 비싼 편이다.&nbsp;케이스에 구김 흔적이 남아 있지만, 책 상태는 아주 좋다. 책은 나이를 먹으면 종이 색깔이 누렇게 변한다. 하지만 헤세 전집의 종이는 심하게 누렇지 않았다. 많이 펼쳐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손때도 묻지 않았다.<br>헤세 전집에 실린 작품들은 다음과 같다.<br><br><br>1권 &lt;데미안, 호반의 아틀리에&gt;<br>2권&nbsp;&lt;지와 사랑&gt;<br>3권 &lt;유리알 유희 1부&gt;<br>4권 &lt;유리알 유희 2부, 싯다르타&gt;<br>5권 &lt;향수, 단편집&gt;<br>6권 &lt;수레바퀴 아래서, 크눌프, 라디델, 일기&gt;<br>7권 &lt;사랑의 3중주, 시집&gt;<br>8권 &lt;황야의 이리, 우화집, 동화집, 수상(隨想)&gt;<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헤르만 헤세, 윤순식 옮김 《로스할데》 (현대문학, 2013년)<br><br><br>&lt;호반의 아틀리에&gt;는 헤세의 네 번째 장편소설 《로스할데》(Rosshalde, 1914년)다.&nbsp;소설의 주인공은 잘못된 결혼으로 인해 고통받지만, 창작에 몰두하는 화가다. ‘로스할데’는 화가 부부가 사는 저택 이름이다. 화가는 헤세의 분신이다. 실제로 헤세는 연상의 첫 번째 아내와 별거 생활을 하다가 이혼했다.<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 헤르만 헤세, 임홍배 옮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민음사, 2002년)<br>* 헤르만 헤세, 김이섭&nbsp;옮김 《수레바퀴와 아래서》 (민음사, 2001년)<br><br><br>&lt;지와 사랑&gt;의 원제는 《나르치스와 골드문트》(1930년)다. ‘지’는 지성(知性)을 의미한다. 1967년 연수사(硏修社)라는 출판사에서 태어난&nbsp;《나르찌스와 골드문트》의 부제가 ‘지성과 사랑’이다. 그 이후로 여러 출판사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국역본 제목을 ‘지와 사랑’으로 쓰기 시작했다.&nbsp;나르치스가 이성과 지성을 중시하는 인물이라면, 골드문트는 사랑과 감정을 중시한다.&nbsp;두 사람은 수도원에 입학한 학생으로 만나 친구가 되지만, 삶의 태도는 달랐다. 나르치스는 엄격한 규율이 있는 수도원에서 생활하면서 공부에 매진한다. 골드문트는 갑갑한 수도원을 떠나 방랑 생활을 한다.&nbsp;골드문트는 헤세의 유년 시절이 반영된 인물이다. 헤세는 열네 살에 수도원 학교에 입학했으나 속박된 생활을 견디지 못해 입학한 지 9개월 만에 퇴학한다. 헤세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nbsp;《나르치스와 골드문트》를 쓰기 전에 이미 헤세는 학생의 자율적 성장을 막는 교육제도를 비판한 소설을 썼다. 그 소설이 바로 《수레바퀴 아래서》(1906년)다.<br><br><br>  <br><br><br><br><br><br><br><br>  &nbsp;  <br><br><br><br><br><br>* 헤르만 헤세, 원당희 옮김 《페터 카멘친트》 (민음사, 2017년)<br>* 헤르만 헤세, 황종민&nbsp;옮김 《게르트루트》 (현대문학, 2013년)<br><br><br>&lt;향수&gt;의 원제는 《페터 카멘친트》(Peter Camenzind, 1904년)다. 헤세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며 헤세의 초기 문학의 시작점이다. 5권의 &lt;단편집&gt;(Novellette)에 다섯 편의 노벨레가 수록되었다.&nbsp;&lt;사랑의 3중주&gt;의 원제는 《게르트루트》(Gertrud, 1910년)이다.&nbsp;한쪽 다리가 불편한 음악가가 주인공이다.&nbsp;그가 사랑에 빠지는 소프라노 가수의 이름이 게르트루트다.<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eBook] 헤르만 헤세, 이민정 옮김 《라디델 허영과 체면》 (본투비, 2026년)<br><br><br>&lt;라디델&gt;(Ladidel)은 1909년에 발표된 헤세의 중편소설이다.&nbsp;라디델은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소설의 주인공이다.&nbsp;많이 알려지지 않은 헤세의 초기작이다. 새로 나온&nbsp;번역본은 없고, 전자책은 있다. 제목은 《라디델 허영과 체면》이다.<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 헤르만 헤세, 이노은&nbsp;옮김 《크눌프》 (민음사, 2004년)<br>* 헤르만 헤세, 전영애 옮김 《데미안》 (민음사, 2000년)<br>[피터 박스올 &lt;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gt; 개정판 278번째 책]* 헤르만 헤세, 박병덕&nbsp;옮김 《싯다르타》 (민음사, 2002년)<br>[피터 박스올 &lt;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gt; 개정판 310번째 책]* 헤르만 헤세, 김누리&nbsp;옮김 《황야의 이리》 (민음사, 2002년)<br><br><br>사회에 적응하지 못해서 방황과 방랑을 경험하고, ‘자기 자신(자아)에 이르는 길’을 찾게 되는 인물이 등장하는 헤세의 소설은 ‘성장소설’이다. 성장소설로 분류되는&nbsp;작품들이 《수레바퀴 아래서》, 《크눌프》(Knulp, 1915년), 《데미안》(Demian, 1919년), 《싯다르타》(Siddhartha, 1922년),&nbsp;《황야의 이리》(Der Steppenwolf, 1927년)이다. &lt;라디델&gt;은 이 다섯 편의&nbsp;‘문학적인 성과’를 맺게 해준 뿌리와 같은 소설이다.&nbsp;<br>&lt;라디델&gt; 최초의 번역문은&nbsp;1969년에 나온 &lt;헤르만 헷세 전집&gt;(대양서적) 2권에 있다.&nbsp;사실 성창출판사의 헤세 전집은 대양서적(大洋書籍)의 헤세 전집을 복제한 출판물이다.&nbsp;<br><br><br><br><br><br>1969년 헤세 전집 번역에 8명의 독문학자가 참여했다. 이들의&nbsp;이름은 성창출판사의 헤세 전집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nbsp;6, 70년대에 출간된 독일 문학 작품들은 주로 독어독문학 교수들이 번역했는데, 곽복록(1922~2011) 교수가 번역한 책들은 지금도 나오고 있다.&nbsp;헤세 전집 수록작 중에 곽 교수가 번역한 작품은 &lt;호반의 아틀리에&gt; 한 편뿐이다.<br>성창출판사 《데미안》은 김정진 교수가 번역했다.&nbsp;이 소설에서 가장 유명한 문장은 주인공 에밀 싱클레어(Emil Sinclair)가 학교 쉬는 시간에 우연히 발견한 쪽지에 적힌 문구다.&nbsp;이 쪽지를 쓴 사람은 싱클레어에게 도움을 주는 데미안이다.<br><br>&nbsp;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압락사스다.<br>&nbsp;Der Vogel kämpft sich aus dem Ei. Das Ei ist die Welt. Wer geboren werden will, muß eine Welt zerstören. Der Vogel fliegt zu Gott. Der Gott heißt Abraxas.<br>(《데미안》 중에서, 전영애 옮김, 123쪽)<br><br>김정진 교수는 이 명문장의 첫 구절을 이렇게 번역했다.<br><br><br><br><br><br>새는 알에서 벗어나려고 바둥거렸다.&nbsp;(107쪽)<br><br><br>‘알에서 벗어나려고 바둥거렸다’라는 문장을 눈으로 씹어서 읽으면 얼얼하다. 오히려 유명해진 문장이 밋밋하다. 나를 둘러싼 세계를 혼자서 한 번에 깨기 어렵다. 알껍데기에 여러 번 부딪히는 새가 고통을 느끼지 않고서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없듯이 인간 역시 어떠한 일을 성취하려면 그만큼의 성장통을 참아야 한다. 바둥거리는 몸짓은 쉼 없이 노력하는 행위인 동시에 성장통을 앓는 존재의 모습이다.<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lt;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gt; 2026년 9월, 10월의 세계문학, 추천 독자: 조약돌][피터 박스올 &lt;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gt; 개정판 411번째 책]* 헤르만 헤세, 이영임&nbsp;옮김 《유리알 유희》 (민음사, 2011년, 전 2권)<br>* [품절]&nbsp;헤르만 헤세, 박계수&nbsp;옮김 《유리알 유희》 (현대문학, 2013년)<br><br><br>8월 막바지부터 헤세의 소설들을 읽기 시작했다. 그 이유가 &lt;세속&gt; 9월과 10월의 세계문학 작품이 헤세 최후의 대작 《유리알 유희》이기 때문이다.&nbsp;9월 25일 추석이 9월 마지막 금요일이었다. 연휴인 이날에 모임을 진행하기 어렵고, 한 달 만에 《유리알 유희》 두 권을 완독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해서 모임 날짜를 10월 2일 금요일로 변경했다. 한 주 미뤄진&nbsp;모임은 《유리알 유희》 1권을 읽은 독자들이 만든다. 《유리알 유희》 2권 모임 날짜는 10월 30일 금요일이다. 2권 모임 장소는 세속 독자인&nbsp;‘읽고 글을 쓰는 인간’&nbsp;성은님이 운영하는 카페 &lt;그라디언트&gt;다.<br><br><br><br><br><br>《유리알 유희》를 추천한 독자는 조약돌님이다. 약돌님은 《수레바퀴 아래서》와 《싯다르타》를 읽은 후로 헤세의 소설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래서&nbsp;헤세 작품 중에 가장 높게 평가받는 《유리알 유희》를 같이 읽어보자고 제안했다. 다음 주&nbsp;모임에 약돌님을 만나면 《수레바퀴 아래서》와 《싯다르타》의 어떤 점이 좋았는지 물어봐야겠다.<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712/51/cover150/s69263568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7125178</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category><title>영화와 드라마와 게임을 사랑한 스파이</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530230</link><pubDate>Tue, 22 Sep 2026 07: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530230</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122979&TPaperId=1753023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194/29/coveroff/8901122979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12130233&TPaperId=1753023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18/75/coveroff/k812130233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471924&TPaperId=1753023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809/32/coveroff/8932471924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42130598&TPaperId=1753023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4/58/coveroff/k042130598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51608&TPaperId=1753023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310/18/coveroff/8925551608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s://blog.aladin.co.kr/haesung/17530230'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br><br><br><br><br><br><br><br><br><br><br><br>대구 독서 모임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br><br><br>8월의 세계문학<br><br> <br><br>존 르 카레김석희 옮김《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열린책들2009년<br><br>2026년 8월 28일 금요일저녁 8시~10시장소: 인더가든<br><br><br><br><br><br><br><br><br><br><br><br>[북 큐레이터]천성은(8월 세계문학 추천)김성현<br><br>[진행, 북클럽투르기, 윤색]최해성<br><br>[사진]천성은김성현최해성<br><br><br><br><br><br>[곁두리(간식과 음료)]인더가든(모임이 있는 날이면 차, 커피 드립백을 넉넉히 챙겨오는) 김성현<br><br>[금요일 밤에 머무른 독자]천성은,&nbsp;김성현, 정현정, 최해성<br><br><br><br>※ 북클럽투르기(bookclubturgy, bookclubtur+記)<br>&nbsp;독서 모임 후기를 쓰는 사람<br>찰나에 흩어져서 사라지는독자들의 대화를 그러모으고 메꾸는 엮은이.<br>‘북클럽투르기’는&nbsp;공연 제작을 위해 희곡과 대본을 전체적으로 분석하는 사람을 뜻하는‘드라마투르기(dramaturgy)’에서 따온 말입니다.<br><br><br><br><br><br>오랜만에 제가 인더가든에 일찍 도착했습니다. 이날을 위해 연차 휴가를 냈어요. 아침 일찍 서울에 갔다가 모임 시작 두 시간 전에 대구로 돌아왔습니다.<br><br><br><br><br><br>성현 님이 두 번째로 인더가든에 도착했습니다. 성현 님은 독서 모임 &lt;고라니 울고&gt;의 모든&nbsp;일정을 계획하고, 지정 도서를 고르는 일을 도맡을 정도로 바지런합니다.&nbsp;모임에 참석하는 분들에게 주려고&nbsp;떡과 커피 드립백을 챙겨왔습니다.<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 [절판] 존 르 카레, 김석희 · 최용준 옮김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 죽은 자에게 걸려 온 전화》 (열린책들, 2017년)<br>* [절판] 존 르 카레, 최용준 옮김 《죽은 자에게 걸려 온 전화》 (열린책들, 2007년)<br><br>성현 님이 가지고 있는 책이&nbsp;제 눈길을 잡아당겼습니다.&nbsp;서점에서 만날 수 없는&nbsp;특별한 책이거든요. 성현 님의 책은 절판본입니다.&nbsp;&lt;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gt;(줄임말&nbsp;‘세속’) 8월의 작품으로 선정된&nbsp;존 르 카레(John Le Carre)의 소설&nbsp;《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줄임말&nbsp;‘스파이’)와 작가의 첫 소설&nbsp;《죽은 자에게 걸려 온 전화》(줄임말&nbsp;‘전화’)가 합친 양장본이었습니다.&nbsp;&nbsp;《전화》는 영국 정보부(MI6)&nbsp;조직원 조지 스마일리(George Smiley)가 처음으로 등장한 소설입니다. 스마일리는&nbsp;《스파이》에서 조연으로 등장합니다. 양장&nbsp;합본 이전에 따로 출간된 르 카레의 데뷔작&nbsp;《죽은 자에게 걸려 온 전화》도 절판되었습니다.<br>성현 님이 특별한 책을 가지게 된 배경은 게임이었습니다. 성현 님은 &lt;콜 오브 듀티&gt;(Call of Duty)라는 게임을 좋아합니다. &lt;콜 오브 듀티&gt;는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일인칭 슈팅 게임입니다. 성현 님은 게임을 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과 냉전 시대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20세기 세계사의&nbsp;관심 폭을 넓히는 중에 르 카레의 소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 [절판] 톰 클랜시, 김홍래 · 안연모 옮김 《레인보우 식스》 (전 4권, 노블하우스, 2004년)<br><br>성현 님이 즐겨 했던 게임 중 하나가 &lt;레인보우 식스&gt;(Rainbow Six)입니다. 이 게임 역시 일인칭 슈팅 게임입니다. ‘레인보우’는 다국적 대테러 부대입니다. 게임의 원작은 톰 클랜시(Tom Clancy)의 동명 소설입니다. 톰 클랜시는 군사 및 무기에 관한 지식을 수집한 ‘밀리터리 덕후’입니다. 그가 쓴 첩보 소설은 테크노 스릴러 또는&nbsp;밀리터리 스릴러로&nbsp;분류됩니다.<br><br><br><br><br><br><br>《스파이》를 추천한 성은 님의 별명은 ‘읽는 인간’입니다. 하지만 제가 아는 성은  님은 책 읽고 글 쓰는 인간입니다.&nbsp;성은 님은 경북 칠곡군 동명에 있는 브런치 카페 &lt;그라디언트&gt;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여러 개의 독서 모임을 진행합니다. 바쁜 와중에도&nbsp;&lt;세속&gt;과 &lt;그라디언트&gt; 독서 모임 지정 도서의 서평을 씁니다.<br>현정 님이 가장 좋아하는 배우는 맷 데이먼(Matt Damon)입니다. 그가 나온 영화는 거의 다 봤다고 했습니다. 당연히 올 여름에 개봉한 &lt;오디세이&gt;도 봤습니다. 과거에 맷 데이먼은 기억을 잃은 전직 CIA 특수요원이 주인공인 영화에 출연했습니다. 그 영화가 바로 ‘제이슨 본(Jason Bourne) 3부작’입니다. 1부는 &lt;본 아이덴티티&gt;(2002년), 2부는 &lt;본 슈프리머시&gt;(2004년), 3부는 &lt;본 얼티메이텀&gt;(2007년)입니다.&nbsp;<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대구 독서 모임 &lt;고라니 울고&gt; ‘두꺼운 책 읽기’ 지정 도서(2026년 9~10월 모임), 추천 독자 &amp; 모임장: 김성현]* 호메로스, 이준석 옮김 《오뒷세이아》 (아카넷, 2023년)<br><br>재미있게도 영화에 묘사된 오디세우스(Odysseus)도 완전히 기억을 잃은 상태로 칼립소(Calypso, 샤를리즈 테론 분)가 있는 섬에서 7년 동안 지냅니다. 칼립소는 오디세우스를 살리려고 ‘로터스(lotus)’라는 약초를 먹입니다. 하지만 그 약초는 기억을 잊게 하는 부작용이 있어요.&nbsp;호메로스(Homer)의 서사시 《오뒷세이아》에서는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이 열매로 된 로터스를 먹습니다. 로터스에 중독된 부하들은 고향에 대한 기억을 잊어버려 고국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nbsp;&nbsp;<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절판] 로버트 러들럼, 최필원 옮김 《본 아이덴티티》 (전 2권, 문학동네, 2011년)  &nbsp;  * [절판] 로버트 러들럼, 남명성 옮김 《본 슈프리머시》 (전 2권, 문학동네, 2012년)  &nbsp;  * [절판] 로버트 러들럼, 조영학 옮김 《본 얼티메이텀》 (전 2권, 문학동네, 2016년)<br><br>제이슨 본 시리즈의 원작은 로버트 러들럼(Robert Ludlum)의 첩보 소설입니다.&nbsp;영화가 유명해서 원작 소설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을 거예요. 제이슨 본 시리즈의 원작 소설은 1992년에 《잃어버린 얼굴》(서계인 옮김)이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을 펴낸 출판사는 90년대 국내 출판계를 주름잡은 ‘고려원’입니다.&nbsp;《잃어버린 얼굴》이 출간된 지 10년 후에 영화&nbsp;&lt;본 아이덴티티&gt;가 개봉되었습니다.&nbsp;제이슨 본 3부작 영화가 모두 개봉한 후에 원작 소설이 ‘문학동네’에서 다시 출간되었습니다. 그러나 3부작 모두 현재 절판되었습니다.<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대구 독서 모임 &lt;우주지감&gt;&nbsp;‘이 작가의 책’ 2019년 3월 도서, 추천 독자 &amp; 모임장: ‘읽고 쓰는 인간’ 천성은]* [품절] 오르한 파묵, 이난아 옮김 《소설과 소설가: 오르한 파묵의 하버드대 강연록》 (민음사, 2012년)  &nbsp;  <br>* 제임스 우드, 설준규 · 설연지 함께 옮김 《소설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창비, 2011년)  &nbsp;  <br>[대구 독서 모임 &lt;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gt; 2026년 6월의 세계문학, 추천 독자: 최해성)* 제임스 우드, 노지양 옮김 《인생에 가장 가까운 것: 삶과 문학, 읽고 쓰기에 관한 네 번의 강의》 (아를, 2025년)<br><br>성은 님은 튀르키예의 작가 오르한 파묵(Orhan Pamuk)의 소설 읽기 방식에 맞춰 《스파이》를 읽었습니다.&nbsp;파묵은 독자들이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소설 속에 ‘감춰진 중심부’를 찾는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독자들은 ‘소설의 모든 세부 사항’을 기억하듯이 읽습니다(《소설과 소설가》, 30~31쪽).&nbsp;긴 글보다 짧은 글을 선호하고, 글을 빨리 읽는 것에 익숙한 독자들은 ‘세부 사항’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읽는 방식이 힘겨울 수 있습니다.&nbsp;작가들은 관찰의 대가입니다. 사소한 사물이나 인물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톺아 봅니다. 오랫동안&nbsp;관찰하면서 느낀 생각들이나 새로이 알게 된 사실을 토대로 이야기를 써 내려갑니다.&nbsp;파묵은 ‘소설을 만드는 모든 재료’가 소설의 중심부라고 말합니다.<br><br><br><br><br><br><br>영국의 비평가 제임스 우드(James Wood)는 소설의 세부 사항을 ‘즐기고 소비하고 곱씹는(《소설은 어떻게 작동하는가》,&nbsp;83쪽)’ 독자입니다. 그는 문학 에세이&nbsp;《소설은 어떻게 작동하는가》와&nbsp;《인생에 가장 가까운 것》에서 세부 사항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nbsp;세부 사항을 읽는 것은 소설 읽는 독자가 여백에 주석을 다는 것과 같습니다. 독자의 흥미를 돋우는 세부 사항은 사소하지 않습니다. 그것은&nbsp;소설을 쓴 작가들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해석으로 자라는 새싹입니다. 절대로&nbsp;무관심의 눈빛으로 밟지 마세요.&nbsp;<br>비밀 작전을 수행하는 첩보원은 자신의 실체를 꼭꼭 숨기고,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인 척하고 살아갑니다.&nbsp;자신의 감정을 얼굴에 드러내서도 안 됩니다.&nbsp;하지만 첩보원도&nbsp;빈틈이 있는&nbsp;인간입니다.&nbsp;작전 수행 중에 자신이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생기면 당황합니다.&nbsp;《스파이》의 주인공인 영국 정보부&nbsp;소속 첩보원 엘릭 리머스(Alec Leamas)는&nbsp;자신이 국가 기밀 보안법을 위반한 수배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 두려움을 느낍니다(140쪽). 저는 이 장면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중요한 ‘세부 사항’이라고 생각해요. 성은 님의 《스파이》 서평에 나온 표현을 빌리자면, 리머스가 순간적으로 두려움을 느끼는 모습은 ‘인간적인 민낯’입니다. 기만술을 잘 쓰고&nbsp;정신력이 강한 첩보원도 불확실한 상황에 맞닥뜨리면 흔들립니다.<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 존 르 카레, 이종인 옮김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열린책들, 2005년)&nbsp;[피터 박스올 &lt;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gt; 개정판 726번째 책]* [품절] 존 르 카레, 조영학 옮김 《스마일리의 사람들》 (RHK, 2013년)<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 [개정판] 줄리언 시먼스, 김명남 옮김 《블러디 머더: 추리 소설에서 범죄 소설로의 역사》 (우연한지식, 2026년)&nbsp;* [구판, 절판] 줄리언 시먼스, 김명남 옮김 《블러디 머더: 추리 소설에서 범죄 소설로의 역사》 (을유문화사, 2017년)<br><br>르 카레는 스마일리가 다시 등장하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와 《스마일리의 사람들》을 썼습니다. 《스파이》가 아주 잘 쓴 소설이라서 그런 것일까요? 영국의 추리소설가 줄리언 시먼스(Julian Symons)는 《스파이》 이후에 나온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와 《스마일리의 사람들》이 실망스러웠다고 혹평합니다.&nbsp;글이 지나치게 장황하고, 불필요하다고 느낄 정도로 애매한 표현이 늘어났다고 지적합니다.<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믹 헤런, 권영주 옮김 《슬로 호시스》 (비채, 2026년)<br><br><br>냉전 시대가 끝난 이후부터 첩보 소설의 인기는 식어갔습니다. 국내에 번역된 첩보 소설과 스릴러 소설들은 소수의 마니아만 보게 되고, 판매 부수가 낮으면 조용히 절판됩니다.&nbsp;한동안 잊힌 첩보 소설은 영화, 드라마, 게임으로 재탄생된 덕분에 다시금 대중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nbsp;그래서 대중은 첩보물 하면 소설보다는 영상 매체를 더 많이 떠올립니다.&nbsp;<br>첩보 영화와 드라마가 잘 돼야 원작도 같이 주목받습니다. 2022년 OTT(Over-the-top media service) 서비스인 애플TV(Apple TV)에서 방영된 드라마 &lt;슬로 호시스&gt;(Slow Horses)는 올해로 시즌 6까지 제작 편성될 정도로 인기 있는 첩보 드라마입니다. 동명의 원작 소설은 2010년에 발표되었고, 최근에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br>번역본 띠지에 작가 믹 헤런(Mick Herron)을 ‘우리 시대의 르 카레’라고 소개한 문구가 있습니다. 과장된 문구가 아닙니다. 실제로 믹 헤런은 르 카레의 애독자입니다. 《슬로 호시스》의 주인공 잭슨 램(Jackson Lamb)은 영국 보안국(MI5)에서 오랫동안 일한 첩보원입니다. 그는 ‘슬라우 하우스’라는 보안국의 비공식적 부서를 맡고 있습니다. 작전 수행 중에 실수를 해서 처벌받았거나 무능력하다고 평가받은 요원들은 슬라우 하우스에 발령받습니다. ‘슬로 호시스’는 ‘느린 말(馬)들’이라는 뜻입니다. 재빠르고 날쌘 첩보원과 상반되는 이미지입니다. 슬로 호시스는 슬라우 하우스에 소속된 능력 미달의 요원들을 비하하는 의미가 담긴 별명입니다.&nbsp;<br><br><br><br><br><br><br>작가가 잭슨 램을 만들 때 참고한 캐릭터가 조지 스마일리입니다. 영화 &lt;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gt;의 조지 스마일리를 연기한 배우는 게리 올드먼(Gary Oldman)입니다. 재미있게도 게리 올드먼이 드라마 &lt;슬로 호시스&gt;의 잭슨 램을 연기했습니다.<br><br><br><br><br>&lt;독서 모임 후기 제목에 대한 주석&gt;<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 [절판] 이언 플레밍, 권도희 옮김 《나를 사랑한 스파이》 (뿔, 2011년)<br><br>독서 모임 후기 제목은 이언 플레밍(Ian Fleming)의 ‘007시리즈’ 중 하나인 《나를 사랑한 스파이》(The Spy Who Loved Me, 1962년)에서 따온 것입니다. 007(Double O seven)은 MI6 첩보원 제임스 본드(James Bond)의 코드명입니다. 영화 &lt;나를 사랑한 스파이&gt;는 1977년에 개봉되었고, 본드를 연기한 배우는 로저 무어(Roger Moore)입니다.   &nbsp;  이언 플레밍이 직접 쓴 007시리즈는 장편과 단편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발표된 작품은 총 14편입니다.&nbsp;국내에 정식 번역되어 출간된 007시리즈는 《나를 사랑한 스파이》를 포함해서 여섯 권입니다.&nbsp;나머지 다섯 권은 《카지노 로얄》, 《죽느냐 사느냐》, 《퀀텀 오브 솔러스》(단편 전집), 《다이아몬드는 영원히》,&nbsp;《황금총을 가진 사나이》입니다.&nbsp;<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592/77/cover150/893290963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5927763</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과학</category><title>수학을 수학하는 수학자 - [수학의 유희 - 퍼즐과 역설에 관한 위대한 문제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528511</link><pubDate>Mon, 21 Sep 2026 07: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52851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72131567&TPaperId=1752851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49/92/coveroff/k47213156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72131567&TPaperId=1752851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수학의 유희 - 퍼즐과 역설에 관한 위대한 문제들</a><br/>마틴 가드너 지음, 김영서 옮김, 김민형 해제 / arte(아르테) / 2026년 09월<br/></td></tr></table><br/><br><br><br><br><br><br><br>수학자는 수학(數學)을 수학(修學)한다.<br>학수(學修)하는 수학자는자신이 풀지 못한 문제를동료 수학자들이 풀어주기를 학수(鶴首)한다.<br>숫자와 기호가 잔뜩 적힌&nbsp;수학 문제를 만나면&nbsp;어떻게 푸는지 몰라서&nbsp;난감하다.하지만 수학자들은 어려운 문제를 만나도&nbsp;유열(流悅)하다. 그들은 문제의 해답을 찾거나 문제를 만드는 일에 희열(喜悅)하다.숫자와 기호는 수학자들이 공책을 펼쳐 놓고 만지작거리는&nbsp;장난감(toy)이다.&nbsp;<br><br>수학 장난감은 수학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깊이 생각하면서&nbsp;문제를 느긋하게 푸는 것을&nbsp;좋아한다면 누구든지 가지고 놀 수 있다. 수학을 싫어하는 사람은 처음부터 수학을 잘못 만났다. 수학 교수들이&nbsp;상아탑에 가둬놓은 수학 장난감은 학교라는 감옥으로 옮긴다. 갑갑한&nbsp;공부 지옥에 갇힌 학생들은&nbsp;짧은 시간 안에&nbsp;수학 문제를 빨리 푸는 연습을 반복한다.&nbsp;문제를 천천히 풀 수 있는 자유를 누리지 못한다.<br>마틴 가드너(Martin Gardner)는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상아탑과 학교에서 썩히는 수학을 구출한 수학자다.&nbsp;가드너는 1956년부터 1981년까지 과학 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에&nbsp;칼럼을 썼다.&nbsp;칼럼 제목은 &lt;수학 게임(Mathematical Games)&gt;이다.&nbsp;&lt;수학 게임&gt;은 ‘눈으로 보는 칼럼’이 아니다. ‘머리를 굴려야 하는’ 칼럼이다.&nbsp;가드너는 &lt;수학 게임&gt;에 자신이 직접 만들었거나, 다른 사람들이 만든 수학 퀴즈와 퍼즐을 소개했다. &lt;수학 게임&gt;은 수학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은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다. 문제를 푼 구독자는 해법을 정리한 편지를 써서 가드너에게 보냈다.<br><br><br><br><br><br>가드너는 유희 수학의 명인(名人)이다. 가드너가 태어나기 전에, 유희 수학의 명인들이 있었다.《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작가&nbsp;루이스 캐럴(Lewis Carrol)은 본명으로 수학 서적을 집필한 수학자였으며&nbsp;어린이들을 위한 수학 퍼즐을 만든 유희 수학의 명인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내용 곳곳에 수학적 개념과 수학 이론들이 숨어 있다. 가드너는 앨리스 연구의 명인으로도 유명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후속작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탐독하여 엄청난 양의 주석을 썼고, 주석이 달린《앨리스》를&nbsp;출간했다.&nbsp;캐럴은 언어유희의 명인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다양한 형식의 언어유희가 적용된 문장들이 튀어나온다. 가드너도 칼럼을 쓰면서 종종 언어유희를 구사했다. 언어유희를 주제로 한 칼럼을 썼는데, 《수학의 유희》 3장이 된 칼럼의 주제는 ‘회문(回文)’이다. 회문은 앞으로 읽어도, 뒤로 읽어도 철자가 같은 단어다.<br><br><br><br><br><br>《수학의 유희》는 가드너가 가려 뽑은 ‘최고의 칼럼’ 50편이 실린 ‘수학 게임 앨범’이다.&nbsp;1990년대 초반에 가드너의 수학 칼럼들을 선별하여 편집한 두 권의 책이 출간된 적이 있다. 《이야기 파라독스》(국립국어원이 정한 외래어표기법에 따르면 ‘패러독스’다. 번역어는&nbsp;‘역설’이다)와 《이야기 수학 퍼즐 아하!》(초판본 제목은 《아하! 바로 그거야》였고, 제목이 바뀐 책은 개정판이다)다.&nbsp;<br><br><br><br><br><br><br><br><br><br>이 책들이 나온 시기에 대학수학(修學)능력시험과 논술고사가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수학을 게임하듯이 즐기고 싶은 독자들이 만나야 할 가드너의 수학 칼럼 모음집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논리력과 수리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을 주는 교양 서적으로 둔갑했다.<br>책에 실린 각각의 칼럼에 ‘부록’과 ‘해답’이 덧붙여 있다.&nbsp;부록이 없는 칼럼도 있다.&nbsp;부록은 가드너의 칼럼을 보충하는 주석이다. 《수학의 유희》는 ‘주석 달린 &lt;수학 게임&gt;’이다. 부록은&nbsp;칼럼에 대한 반응이 담긴 구독자의 편지나 자신의 견해에 반박한 학자들이 보낸 편지 내용이다. 가드너는 자신의 잘못된 견해를 정확하게 지적한 구독자의 편지도 공개할 정도로 오류를 자정(自淨)하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가드너는 한 편의 잡문에 가까울 정도로 주석을 길게 쓴다. 한 장에 차지한 ‘부록’의 분량이 칼럼 본문보다 많은 편이다.<br>《수학의 유희》는 유유히 읽어야 하는 책이다. 해답이 궁금해서 해법 과정을 생략한 채 읽는 것은 시간에 쫓기어 수학 문제를 푸는 상황과 같다. 가드너의 수학 퍼즐을 직접 풀어 보는 시간을 만들어 보자. 틀려도 된다.&nbsp;정답을 찾지 못해도 계산하는 과정을 즐겼다면 당신은&nbsp;수학(數學)을 열심히 수학(受學)한 수학(數學/受學)자다.&nbsp;《수학의 유희》는 독자의 계산 실력이 얼마나 잘 나오는지 측정하는 수학(數學) 능력 시험 문제집이 아니다.<br>잡학 다식한 가드너의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는 몰라도 되는 무용(無用)한 지식을 너무 많이 설명한다고 지적할 것이다. 하지만&nbsp;가드너는 잘난이가 아니다. 그는 수학뿐만 아니라 새로운 분야나 지식을 공부하면서 글을 썼다.&nbsp;‘찾아보기’를 제외하면 800쪽이 넘는 ‘벽돌 책’인 《수학의 유희》를 완독하지 못해도 ‘머리말’은 읽어 보길 바란다.&nbsp;가드너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나열하면서 칼럼을 쓰지 않았다. 이미 알고 있는&nbsp;지식을 톺아보고, 새로운 지식은 배워가면서 칼럼을 썼다.<br><br><br><br><br>&nbsp;‘수학 게임(Mathematical Game, M. G.가 내 이니셜이기도 한 것은 우연의 일치이다)’이라는 제목의 이 칼럼은 사반세기 동안 계속됐다. 그 세월이 지나는 동안 나는 점점 더 많은 수학을 배웠다. 어떤 주제를 자신에게 가르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이다.  &nbsp;(머리말, 9쪽)  &nbsp;  <br>마틴 가드너는 수학(數學)을 수학(修學)한&nbsp;수학자다.<br><br>Q. E. D.Quod Erat Demonstrandum증명 완료<br><br><br><br><br><br>Q. E. D.Question Every Deduction모든 추론을 의심하라<br><br><br>* 742~743쪽<br>&nbsp;일각고래의 엄니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적을 찌르거나 얼음에 구멍을 뚫는 데는 사용되지 않지만, 짝짓기 시즌에 일각고래가 서로 엄니를 맞부딪치는 모습이 목격되어서 성적 의식에서의 역할이 주요 목적일 수도 있다. [주1]<br><br>[주1] 2017년 캐나다에서 일각고래가 엄니로 대구를 때려서 기절시킨 다음 잡아먹는 행동이 확인되었다.&nbsp;엄니에 북극 바닷물의 염분을 감지하는 최대 1,000만 개의 신경 세포가 모여 있다. 바닷물의 염분이 높아질수록 수온은 내려간다. 과학자들은 일각고래가 덜 차가운 바다로 이동하기 위해 엄니로 바닷물의 염분 변화를 감지한다고 주장한다.&nbsp;<br>[참고 자료]&nbsp;Britannica, 「What Does a Narwhal Use Its Horn For?」, 2026년 7월 24일 등록.&nbsp;https://www.britannica.com/science/What-Does-a-Narwhal-Use-Its-Horn-For<br><br><br><br><br>* 744쪽<br><br><br><br>플로베르의 희극 『성 앙투안의 유혹』 [주2]<br><br><br><br>[주2] 희곡 형식의 소설이다.&nbsp;플로베르(Flaubert)가 20대부터 쓰기 시작한 작품이다. 그는 25년 동안 이 소설을 쓰는 데 매달렸고 세 가지 판본을 발표했다.&nbsp;《성 앙투안느의 유혹》(김용은 옮김, 열린책들, 2010년)&nbsp;앞표지에&nbsp;‘희곡 소설(dramatic novel)’이 표기되어 있다.<br><br><br><br>&lt;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있는 단어들&gt;<br><br>* 수학(修學), 학수(學修): 공부한다.  &nbsp;  * 학수(鶴首): 학의 목, 학의 목처럼 목을 길게 빼고 간절히 기다린다.  &nbsp;  * 유열(流悅)하다: 좋아해서 탐닉한다.  &nbsp;  * 희열(喜悅): 기뻐서&nbsp;즐거워한다.<br>* 유유(悠悠)히: 움직임이 한가하고 여유가 있고 느리게. (=느긋이)<br>* 잘난이: 잘난 사람<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49/92/cover150/k47213156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499248</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과학</category><title>수음지교 - [수학이 사랑한 음악 - 고대부터 AI 음악까지 음악사와 기술사의 교양서]</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499547</link><pubDate>Mon, 07 Sep 2026 07: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49954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72130141&TPaperId=1749954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70/85/coveroff/k57213014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72130141&TPaperId=1749954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수학이 사랑한 음악 - 고대부터 AI 음악까지 음악사와 기술사의 교양서</a><br/>니키타 브라긴스키 지음, 박은지 옮김 / 생각지도 / 2026년 09월<br/></td></tr></table><br/><br><br><br><br><br><br><br>수학자는 두 권의 공책을 가지고 있다. 문제를 풀 때 펼치는 공책에 수학자가 계산한 흔적이 빼곡하다. 또 다른 공책은 수학자의 고막에 있다.&nbsp;이 공책은 수학자가 음악을 들으면 펼쳐진다.&nbsp;수학자는 음악을 듣더라도 선율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다.&nbsp;선율이 왜 아름답게 느껴지는지 분석한다.<br>수학자는 어려운 문제를 계산해서 정답을 찾는 과정을 즐거워한다. 그러나 고막에 공책이 있는 수학자는 문제를 푸는 것보다 음악을 좋아한다. 마음에 쏙 드는 음악을 만나면 정답게 듣는다. 그에게 음악은 ‘고막 친구’다.&nbsp;<br><br><br><br><br><br>《수학이 사랑한 음악》은 고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수학과 음악의 끈끈한 우정(수음지교, 數音知交)을 보여주는 책이다.&nbsp;책의 원제는 ‘수학적 음악(mathematical music)’이다.&nbsp;음악의 역사에 악기를 연주하는 음악가들만 있는 게 아니다. 음악에 날개를 달아준&nbsp;수학자들도 있다.&nbsp;<br><br><br><br><br><br>수학을 음악으로 표현한 최초의 수학자는 피타고라스(Pythagoras)다.&nbsp;그는 비율이 좋은 음악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nbsp;음악에 귀가 밝은 수학자들은 수학을 이용해서 아름다운 소리를 만드는 방법을 연구했다.&nbsp;라이프니츠(Leibniz)와 오일러(Euler)는 음악을 듣는 순간, 우리의 정신(영혼)이 무의식적으로 ‘계산’하게 되어 아름다움을 느낀다고 주장했다.&nbsp;음악을 감상하면서 동시에 계산한 오일러는 듣기 좋은 음악, 즉 어울림음(협화음)을 만들 수 있는 수학 공식을 제안하기도 했다.<br>음악가들도 수학이 음악을 만드는 데 요긴한 학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대위법이 적용된&nbsp;바흐(Bach)의 음악에는 정교하게 짜여진 수학적 질서가 새겨져 있다.&nbsp;그러나 전통을 거부하는 아방가르드 음악가들은 어울림음을 과감히 포기했다. 이들은&nbsp;고막을 긁는&nbsp;불협화음도 수학적 음악이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수학은 컴퓨터와 인공지능(AI)의 발전에 이바지했다. ‘수학적 음악’은 컴퓨터와 AI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나날이 발전되는 현대에서 시작되지 않았다. 이미 수학과 음악이 한몸이었던&nbsp;고대부터 시작되었다.&nbsp;수학은 음악의 성장과 변신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지음(知音)이다.<br>《수학이 사랑한 음악》은 2023년에 번역 출간된 책이다.&nbsp;초판은 양장본이며 최근에 나온 2판은 반양장본이다.&nbsp;2판에 새로 추가되거나 달라진 내용은 없다.&nbsp;초판에 고쳐야 할 내용이&nbsp;2판에 그대로 남아 있다.<br><br><br><br><br><br>초판에 컴퓨터 음악을 만든 미국의 화학자 레너드 아이잭슨(Leonard Isaacson)의 사망 연도가 적혀 있지 않다(117쪽). 그는 2018년에 세상을 떠났다.&nbsp;<br><br><br><br><br><br>초판이 출간된 2023년에 ‘AI 음악의 대부’ 데이비드 코프(David Cope)는 살아 있었다(126쪽). 2025년에 별세했다.<br><br><br><br><br><br>205쪽에 언급된 에드바르 그리그(Edvard Grieg)의 &lt;산속 마왕의 궁전에서&gt;(In the Hall of the Mountain King)는 하나의 독립된 작품이 아니다. &lt;페르 귄트 모음곡 1번&gt; 제4곡이다.<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70/85/cover150/k57213014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708539</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category><title>목마와 스파이</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470101</link><pubDate>Tue, 25 Aug 2026 07: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470101</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22536271&TPaperId=1747010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0111/32/coveroff/k922536271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92535034&TPaperId=1747010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9535/80/coveroff/k392535034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51594&TPaperId=1747010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8/72/coveroff/s782534102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09636&TPaperId=1747010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592/77/coveroff/8932909636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1290183&TPaperId=1747010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91/18/coveroff/8991290183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s://blog.aladin.co.kr/haesung/17470101'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br><br><br><br><br><br><br><br><br><br>유행처럼 독서 문화도 돌고 돕니다. 이번 달 초에 개봉한 영화 &lt;오디세이&gt;(The Odyssey)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호메로스(Homer)의 서사시 《오디세이아》와 그리스 · 로마 신화를 읽는 독자들이 늘어났습니다. 어떤&nbsp;독자들은&nbsp;어렸을 때 봤던 ‘만화로 보는 그리스 · 로마 신화’를 다시 찾았습니다.&nbsp;<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대구 독서 모임 &lt;고라니 울고&gt; ‘두꺼운 책 읽기’ 지정 도서, 추천 독자 &amp; 모임장: 김성현]* 호메로스, 이준석 옮김 《오뒷세이아》 (아카넷, 2023년)<br><br>《오디세이아》보다 먼저 나온 호메로스의 서사시가 《일리아스》입니다. 오디세우스가 참전한 트로이 전쟁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라서 《일리아스》도 독자들에게 주목받고 있습니다.&nbsp;《일리아스》와&nbsp;《오디세이아》를&nbsp;읽는 독서 모임이 하나둘씩 생기고 있어요.<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 크리스토퍼 놀란, 김은주 옮김 《오디세이 각본집》 (웅진지식하우스, 2026년)<br><br><br>영화 &lt;오디세이&gt;의 첫 장면은 음유시인(트래비스 스캇 분)이 트로이 전쟁을 축약한 노래를 부르면서 시작됩니다.<br><br><br><br><br>(쿵쿵쿵!)&nbsp;A Face. (쿵쿵쿵쿵!)&nbsp;A Fleet. (쿵쿵쿵쿵!)&nbsp;A War.(쿵 쿵 쿵!)&nbsp;A Man.&nbsp;(쿵쿵쿵쿵!)&nbsp;A Thought. (쿵 쿵 쿵 쿵!)&nbsp;A Trick.  &nbsp;  A trick to break the walls of Troy, and burn it screaming to the ground!  &nbsp;  <br>한 얼굴. 한 함대. 한 전쟁. 한 인간. 한 생각. 한 지략.트로이 성을 함락시키고 온 도시를 잿더미로 만든 지략.<br><br><br>음유시인이 ‘지략’을 언급할 때 해변에 반쯤 파묻힌 거대한 목마가 나옵니다. 트로이를 무너뜨린 그 유명한 목마입니다. 지략이 뛰어난 오디세우스(맷 데이먼 분)는 군인들이 숨을 수 있는 목마를 만들어 철옹성의 트로이에 잠입하는 작전을 제안합니다.&nbsp;목마를 발견한 트로이 군인들은&nbsp;시논(Sinon, 엘리엇 페이지 분)이라는 그리스 군인을 포획합니다. 시논은 목마가 ‘신에게 바치는 제물’이라고 말합니다. 자신들이 승리했다고 생각한&nbsp;트로이 사람들은 목마를 성벽 안으로 옮깁니다.<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베르길리우스, 김남우 옮김 《아이네이스》 (열린책들, 2013, 2021, 2025년)<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베르길리우스, 천병희 옮김 《아이네이스》 (도서출판 숲, 2007년)<br><br><br>시논은 원작에 없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가 없었으면 오디세우스의 작전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시논은 다른 고대 서사시에 나옵니다. 이 서사시가 바로&nbsp;트로이 왕족 출신이었고, 훗날 로마를 건국한 아이네이아스(Aeneas)의 일대기를 그린 베르길리우스(Virgil)의&nbsp;《아이네이스》입니다. 영화에 묘사된 시논은 목마 안에 오디세우스 일행이 숨어 있는 사실을 모르는 군인입니다. 반면 《아이네이스》의 시논은 목마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트로이의 포로로 행세한 그리스 연합군의 첩자입니다.&nbsp;그는 오디세우스의 중상모략으로 인해 그리스군에게 버림받았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신에게 바치는 제물인 목마를 트로이 성안에 옮긴다면 신의 보호를 받아 적군의 공격을 막을 수 있다고 설득합니다.&nbsp;시논의 거짓말에 속은 트로이 사람들은 성벽 일부를 부수면서까지 목마를 가져옵니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lt;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gt; 2026년 8월의 세계 문학, 추천 독자: ‘읽는 인간’ 천성은][피터 박스올 &lt;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gt; 개정판 583번째 책]* 존 르 카레, 김석희 옮김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열린책들, 2009년)<br><br><br>독서 모임 &lt;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gt;&nbsp;8월의 세계 문학 작품은 첩보 소설(스파이 소설)의 고전으로 알려진&nbsp;존 르 카레(John le Carré)의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1963년 작,&nbsp;약칭&nbsp;‘추운 나라 스파이’)입니다.&nbsp;이 책을 추천한 독자는 호메로스의 서사시들을 즐겨 읽었고, 최근에 호메로스 읽기 모임을 만든 천성은 님입니다.<br><br><br><br><br><br>성은 님은 예전에 영화감독 박찬욱의 추천 독서 목록을 우연히 알게 됐고, 그 목록에 포함된 르 카레의 소설을 처음 만났다고 했습니다.<br><br><br> <br><br><br><br><br><br><br><br><br><br><br>* 존 르 카레, 조영학 옮김 《리틀 드러머 걸》 (RHK, 2014년)<br><br><br>박찬욱 감독은 르 카레의 애독자입니다. 2018년에&nbsp;르 카레의 소설&nbsp;《리틀 드러머 걸》(1983년 작)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장편 드라마를 연출하기도 했죠.&nbsp;박 감독은&nbsp;사춘기 시절에 《추운 나라 스파이》를 감명 깊게 읽었다고 밝혔습니다.&nbsp;‘거대한 거짓말’을 창조하고, 그 거짓말을 ‘진짜’로 만들기 위해 치밀하게 설계하는 첩자의 모습에 매료되었다고 합니다.&nbsp;[주]<br>성은 님도 유년 시절에 소설과 영화 속 스파이의 매력을 느꼈습니다. 중학생 때 장래 희망을 스파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소년 성은의 눈에 비친 스파이는 모함과 기만이 판치는 세상 한가운데에 뛰어든 모험가입니다.<br><br><br><br>  <br><br><br><br>&nbsp;&nbsp;<br><br><br><br><br><br><br>* [절판] 제임스 그레이디, 윤철희 옮김 《콘돌의 6일》 (오픈하우스, 2016년)  &nbsp;  * [절판] 제임스 그레이디, 윤철희 옮김 《콘돌의 마지막 날들》 (오픈하우스, 2017년)<br><br><br>성은 님은 첩보 영화도 좋아합니다. 가장 재미있게 본 첩보 영화가&nbsp;로버트 레드포드(Robert Redford)가 출연한 &lt;코드네임 콘돌&gt;(Three Days of the Condor, 1975년 개봉)이라고 했습니다.&nbsp;우리나라에 처음 개봉했을 때 붙여진 영화 제목은&nbsp;‘콘돌’입니다.&nbsp;이 영화의 원작은 제임스 그레이디(James Grady)의 첩보 소설 《콘돌의 6일》(1974년 작)입니다.&nbsp;작가가 미국 출신이라서, 소설 속 주인공은 CIA에 소속된 직원입니다.&nbsp;주인공이 하는 일은 국가 간 외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서를 찾기 위해 추리소설과 첩보 소설들을 즐겨 읽고 분석합니다. 주인공의 CIA 동료들이 암살당하고, 자신을 노리는 집단 세력이 CIA에 침투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보호받지 못한 주인공은 적들의 위협을 피해 6일 동안 도피를 감행합니다.<br>《콘돌의 6일》은 국제스릴러작가협회(International Thriller Writers)가 선정한 ‘반드시 읽어야 할 책 100권’ 목록에 포함된 고전입니다. 전작의 인기에 힘입어 1976년에 속편 &lt;Shadow of the Condor&gt;가 발표되었습니다. 《콘돌의 6일》이 출간된 지 40년이나 지난 후인 2015년에 새로운 후속작인 단편 『콘돌의 다음 날』과 장편 《콘돌의 마지막 날들》이 발표되었습니다. 《콘돌의 마지막 날들》 번역본에 단편 『콘돌의 다음 날』이 수록되어 있지만, 절판되었습니다.&nbsp;<br><br><br><br><br><br><br><br>[주] &lt;박찬욱, 스파이 드라마 감독이 되기까지&gt;&nbsp;시사인, 2024년 5월 9일 입력.<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2444/10/cover150/k052935299_3.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24441050</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예술</category><title>괴물이 되어 보자 - [SF 괴수괴인 도해백과]</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468254</link><pubDate>Mon, 24 Aug 2026 07: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46825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82837401&TPaperId=1746825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9294/1/coveroff/k38283740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82837401&TPaperId=1746825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SF 괴수괴인 도해백과</a><br/>고성배 지음, 백재중 그림 / 닷텍스트 / 2022년 05월<br/></td></tr></table><br/><br><br><br><br><br><br><br><br>괴물은 지구에 살지 않는다. 그래도 사람들은 어딘가에 괴물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nbsp;괴물은 지구가 아니라 우리의 머릿속에 살고 있다. 뇌는 상상력을 발휘해서 괴물을 만든다.&nbsp;여기에 허풍까지 맞으면 괴물의 윤곽이 뚜렷해진다.<br>괴물은 인간이 빚어낸 조물(彫物)이다. 인간은 괴물을 만든 조물주(造物主)다. 아이러니하게도 상상력이 뛰어난 조물주는 징그럽거나 포악한 괴물을 두려워한다. 괴물을 피하는 우리의 모습은&nbsp;자신이 직접 만든 괴물(creature)을 버리고 도망간 빅터 프랑켄슈타인(Victor Frankenstein)과 같다.<br>우리는 괴물을 무서워하고 그들과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흥미롭게도 닮은 구석이 있다.&nbsp;메리 셸리(Mary Shelley)의 소설에 묘사된&nbsp;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은 인간처럼 말할 줄 안다(영화로 다시 태어난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은 언어 구사 능력이 부족하다).&nbsp;유대교 랍비의 명령을 따르는 골렘(Golem)은 흙으로 만든 거인이다.&nbsp;이 거대한 피조물도 인간처럼 죽는다. 골렘의 이마에 ‘죽음’을 뜻하는 고대 히브리어가 적힌 양피지를 붙이면 사라진다.<br><br><br><br><br><br>괴물을 직접 만나지 않고도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보면 된다. 영화는 괴물의 초상화다.&nbsp;우리는 편안하게 난폭한 괴물을 구경하면서 감상할 수 있다.&nbsp;《SF 괴수 괴인 도해 백과》는 영화에 묘사된 총 50종의 괴물들을 소개한 백‘괴’사전이다.&nbsp;괴물과 오컬트를&nbsp;아카이빙(archiving)하는&nbsp;작가 고성배와 일러스트레이터 백재중이 합심해서 만든 책이다.&nbsp;<br><br><br><br><br><br>괴물은 괴수와 괴인으로 분류할 수 있다. 짐승과 식물의 습성에 가까우면 괴수, 인간과 거의 비슷하면 괴인이다.&nbsp;도해(圖解)는 어떤 내용을 그림으로 설명하는 방식이다. 저자와 일러스트레이터는 영화 속 괴물의 생김새와 습성을 한눈에 볼 수 있게 괴물 해부도를 그렸다. 조잡하게 만든 오래된 B급 영화는 화질이 좋지 않다. 저화질을 뚫지 못한 괴물을 관찰하기가 어려워진다. 저자와 일러스트레이터는 여백으로 남을 수 있는 불분명한 부분에 그들만의 상상력을 덧칠했다.<br><br><br><br><br><br>이 책의 묘미는 괴물과의 친밀감(?)을 높여주는 부록이다. 저예산 B급 영화의 거장 로저 코먼(Roger Corman) 감독의 &lt;흡혈 식물 대소동&gt;(The Little Shop of Horrors, 1960년)에 거대한 식인 식물이 나온다. 밥 달라고 말하는 식인 식물은 초심자용 식물이다. 키울 때 주의해야 할 점만 잘 지킨다면 ‘식물 집사’가 될 수 있다.&nbsp;강심장은 식인 식물을 키워보자.<br><br><br><br><br>  &nbsp;  히말라야산맥에 사는 설인(雪人)을 찾아다니는 사냥꾼들을 위한 ‘설인 가면’이 있다. 설인이 눈앞에 나타나면 설인 가면을 써서 동족인 척 행동하면 된다.<br><br><br><br>  &nbsp;  <br>귀염둥이 프랑켄슈타인에게 다양한 종류의 옷을 입혀주는 미니 게임도 있다. 패션 감각이 뛰어난 독자는 프랑켄슈타인을 힙하게 만들어보자.<br><br><br><br><br><br><br><br><br>내가 악인(惡人) 하이드(Hyde)가 된다면 얼굴이 어떻게 변할까? 약을 먹지 않아도 하이드로 변신해 보자. 단, 성격은 변하지 말 것.<br><br>이 책에 소개된 괴수 영화 절반은 어설프게 만든 B급 영화지만, 그래도 명작도 몇 편 포함되어 있다. 괴수물을 좋아하는 시네필(cinephile)은 이 책에서 자신이 한 번도 보지 못한 색다른 영화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nbsp;오래전에 나온 영화를 찾을 수 없으면, 영화가 된 원작 소설들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br><br><br><br><br><br>조르주 멜리에스(Georges Méliès)의 무성 영화 &lt;달 세계 여행&gt;(Le Voyage dans la Lune, 1902년)은 외계인이 최초로 등장한 영화다. 원작은 쥘 베른(Jules Verne)의 소설 《지구에서 달까지》(김석희 옮김, 열림원, 2002년)다. <br><br><br><br><br><br><br><br><br><br><br>‘더 씽’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진&nbsp;&lt;괴물 디 오리지널&gt;(The Thing from Another world, 1951년)의 원작은 존 W. 캠벨(John W. Campbell)의 단편 소설 『거기 누구냐?』(Who Goes There?, 1938년)다. SF 단편 선집 《SF 명예의 전당 4: 거기 누구냐?》에 수록되어 있다.<br><br><br><br><br><br><br>러시아에서 만든 무성 영화 &lt;크리스마스이브&gt;(Noch pered Rozhdestvom, 1913년)의 원작은 니콜라이 고골(Nikolai Gogol)의 초기작 《디칸카 근교 마을의 야회》(이경완 옮김, 을유문화사, 2021년) 2부에 수록된 단편 소설이다. 번역본에 있는 단편 소설 제목은 ‘성탄 전야’다.<br><br><br><br><br><br>기묘하고 이상한 책을 리뷰하는cyrus의 주석<br><br><br><br><br><br><br><br><br>추천사는 연상호 감독이 썼다.&nbsp;해방촌에 있는 문학 전문 서점 &lt;고요서사&gt; 차경희 대표가 교정에 참여했다.<br><br><br><br><br><br><br>* 53쪽  &nbsp; 소설 『셜록 홈즈』의 작가 아서 코난 도일이 대본을 썼다. [주]<br><br><br>[주] 코난 도일(Arthur Conan Doyle)이 영화 시나리오를 썼다고 잘못 소개했다. 도일은 영화의 원작자다. 영화와 같은 제목의 소설 《잃어버린 세계》 국역본 2종(이수경 옮김, 출판사: 황금가지 / 김상훈 옮김, 출판사: 행복한책읽기)이 2003년에 출간되었는데, 모두 절판되었다. 각본가는 마리온 페어팩스(Marion Fairfax)다.<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9294/1/cover150/k38283740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2940139</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추리/서스펜스/스릴러</category><title>누가 추리소설을 모함했나?</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457017</link><pubDate>Tue, 18 Aug 2026 07: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457017</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51608&TPaperId=1745701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310/18/coveroff/8925551608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06092&TPaperId=1745701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57/17/coveroff/8932906092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09636&TPaperId=1745701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592/77/coveroff/8932909636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07617&TPaperId=1745701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94/63/coveroff/8932907617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9702266&TPaperId=1745701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3/98/coveroff/8949702266_1.gif"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s://blog.aladin.co.kr/haesung/17457017'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br><br><br>추리소설은 시간을 죽이는(killing Time) 오락물이다.&nbsp;교양 독서를 선호하는&nbsp;독자들은 추리소설을 읽으면 시간을 낭비(wasting time)한다고 생각한다.<br>추리소설은 SF와 더불어 독서 모임에 자주 초대받지 못한다.&nbsp;박학다식한&nbsp;다독가들의 머릿속에 추리소설이 단 한 권도 꽂혀 있지 않다. 다독가들은 추리소설이 독서 모임 필독서로 선정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nbsp;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마저 추리소설을 외면한다. 그들은 추리소설을&nbsp;순문학과 반대되는 ‘비문학’으로 취급한다. 어정쩡한 추리소설은 ‘장르문학’이라는 특별 보호구역에 정착한다.<br>추리소설 마니아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일이 거의 없다. 추리소설 마니아가&nbsp;독서 모임에 가면 추리소설의 매력을 몰라보는 독자들을 만난다. 그들과&nbsp;대화가 통하면&nbsp;친구를 만난 듯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 친구들은&nbsp;추리소설과 친하지 않다.&nbsp;추리소설 마니아는 외롭다.&nbsp;자신의 독서 취향을 발산하지 못한다.<br>나는 추리소설 마니아가 아니지만, 추리소설을 별개의 문학으로 보는 관점에 반대한다. 추리소설이 항상&nbsp;‘장르문학’의 범위&nbsp;안에서만 거론되는 것도 못마땅하다.&nbsp;추리소설을 즐겨 읽지 않더라도 추리소설이 왜&nbsp;(‘장르’라는 단어를 붙이지 않고)&nbsp;문학인지를&nbsp;생각해 봐야&nbsp;한다.&nbsp;<br>지금부터 소개하는 세 권의 책은 ‘문학적인 추리소설’을 옹호한다.&nbsp;이 책들은 추리소설의 풍성한 매력을 어떻게 알릴지 늘 고민하는 마니아들에게 조력자가 되어 준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  &nbsp;  <br><br><br>* [개정판] 줄리언 시먼스, 김명남 옮김 《블러디 머더: 추리 소설에서 범죄 소설로의 역사》 (우연한지식, 2026년)  &nbsp;  * [구판, 절판] 줄리언 시먼스, 김명남 옮김 《블러디 머더: 추리 소설에서 범죄 소설로의 역사》 (을유문화사, 2017년)<br><br>영국의 추리소설가 줄리언 시먼스(Julian Symons)는&nbsp;10살에 추리소설을 읽기 시작한&nbsp;추리소설 중독자다.&nbsp;그는 추리소설도&nbsp;‘어엿한&nbsp;문학’이라는&nbsp;사실을 독자들에게 강조하기 위해&nbsp;《블러디 머더》(Bloody Murder)를 썼다. 시먼스는 자신의 취향이 첨가된&nbsp;추리소설의 역사를 정리한다.&nbsp;그는 역사를 돌아보면서 추리소설이 애초에&nbsp;독자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쓴 오락물이었다고 인정한다.&nbsp;오락성이 짙은 추리소설의&nbsp;줄거리는 단조롭다. 똑똑한 탐정이 퍼즐과 같은 사건을 풀어나가는 형식이다. 추리소설 중독자들은 퍼즐이 풀리는 이야기를 보면서 대리 만족을 느낀다.&nbsp;시먼스는 인기가 많은 추리소설들이&nbsp;선정 문학(sensational literature)의 일부였으며&nbsp;좋은 작품이라 할 수 없는 추리소설을 가리켜&nbsp;‘재미난 쓰레기’라고 표현했다. 그는&nbsp;추리소설의 작품성과 완성도를 따지는 비평을 중시했고, 예술 작품에 가까운&nbsp;추리소설을 알리려고 했다.&nbsp;<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 이브 뢰테르, 김경현 옮김 《추리 소설》 (문학과지성사, 2000년)<br><br>프랑스 교육학과 교수 이브 뢰테르(Yves Reuter)의&nbsp;《추리소설》은 분량이 얇은 ‘가벼운 학술서’다. 이 책도 추리 소설의 기원과 약사(略史)를 소개하는데, 가장 중요한 내용은 문학과 추리 소설의 폭넓은 상호 관계를 다룬 6장에 있다.&nbsp;추리소설은 사회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 변화의 과정을 흔쾌히 받아들인다.&nbsp;다양한 서사와 등장인물들을 선보이는 추리소설은 ‘살아 움직이는 소설’이다. 다양성과 실험성을 추구하는 추리소설은&nbsp;‘문학 대 부차 문학’이라는 경직된 경계에 질문을 던진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절판] 에르네스트 만델, 이동연 옮김 《즐거운 살인: 범죄 소설의 사회사》 (이후, 2001년)<br><br><br>정치적 성향과 정파 이념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편협한 독서를 한다. 자신과 반대되는 정치적 성향을 드러낸 저자를 비난하고, 그 저자가 쓴 책을 깎아내린다. 특정 이념을 지지하는 독선적인 독서는 위험하다.&nbsp;추리소설을 즐겨 읽는 취향에 정치적 성향과 정파 이념은 절대로 개입할 수 없다.&nbsp;정치적 성향과 계층에 상관없이 모든 독자가 추리 소설을 즐긴다.&nbsp;이오시프 스탈린(Joseph Stalin)은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an Poe)의 추리소설을 즐겨 읽었다고 한다.<br>스탈린과 대립한 트로츠키(Leon Trotsky)를 지지한 독일의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 에르네스트 만델(Ernest Mandel)은 추리소설을 오락물로 취급하는 관점에 반대하는 추리 소설 마니아다. 그는 추리 소설을 분석한 최초의 마르크스주의자다.&nbsp;만델의 관심사는&nbsp;추리소설에 흔적처럼 남은 사회 제도의 변화 궤적이다. 1985년에 출간된&nbsp;그의 저서 《즐거운 살인》(Delightful Murder)의 부제는 ‘범죄 소설의 사회사(Social History of the Crime Story)’다. 만델의 사회사는 ‘자본주의의 역사가 얽힌 추리소설의 역사’를 의미한다.<br>자본주의의 역사가 반영된 추리소설들은 자본주의 사회의 한계와 모순을 증언한다. 만델은 추리소설을 분석하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범죄가 어떻게 조성되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마르크스주의자답게 자본주의 사회는 범죄 사회라고 결론을 내린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 서머싯 몸, 이민아 옮김 《어셴든, 영국 정보부 요원》 (열린책들, 2020년)  &nbsp;  * [절판] 서머싯 몸, 신상웅 옮김 《어센덴》 (동서문화사, 2003년)<br><br>추리소설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문학과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가 ‘문학적’이라고 규정한 작품을 쓴 작가들은 추리소설을 쓴 적이 있다.&nbsp;이런 유형의 작가가 생각보다 많다. 그러나 순문학 중심으로 쓰인 문학사는 추리소설을 썼거나 추리소설의 매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작가의 이력에 주목하지 않는다.&nbsp;짧게나마 언급되는 경우가 많다.<br>서머싯 몸(Somerset Maugham)이 첩보 소설을 쓴 사실을 아는 독자가 많지 않다. 몸은 제1차 세계 대전이 시작된 1914년에 입대를 신청했다. 그러나 나이가 많고(당시 그의 나이는 마흔이었다), 키가 작아서 입대 불가 판정을 받았다. 몸은 독일어에 능숙해서 영국 비밀 정보부(MI6) 요원으로 일한다. 종전 후에 스파이로 활동한 경험을 토대로 연작 단편 소설집 《어셴든, 영국 정보부 요원》(약칭: 어셴든,&nbsp;Ashenden: Or the British Agent)을 발표한다.&nbsp;<br>원래 이 소설집은 총 31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몸과 친분이 있었던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이 초고를 먼저 읽었다. 처칠은 국가 기밀 정보가 언급된 이야기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고, 몸은 처칠의 조언을 받아들여 문제가 되는 열네 편의 이야기를 삭제했다. 《어셴든》은 출간 당시 독자와 비평가들의 주목을 많이 받지 못했다. 시먼스를 포함한 추리 소설가들은 이 소설의 진가를 알아봤고, 오늘날 《어셴든》은 첩보 소설의 고전으로 평가받는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 [절판] 존 르 카레, 최용준 옮김 《죽은 자에게 걸려 온 전화》 (열린책들, 2007년)  &nbsp;  <br> [&lt;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gt; 2026년 8월의 세계 문학, 추천 독자: ‘읽는 인간’ 천성은][피터 박스올 &lt;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gt; 개정판 583번째 책]* 존 르 카레, 김석희 옮김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열린책들, 2009년)  &nbsp;    &nbsp;  * 존 르 카레, 이종인 옮김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열린책들, 2005년)  &nbsp;    &nbsp;  [피터 박스올 &lt;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gt; 개정판 726번째 책]* [품절] 존 르 카레, 조영학 옮김 《스마일리의 사람들》 (열린책들, 2013년)<br><br><br>추리소설은 ‘잡종의 문학’이다. 추리소설을 탐정 소설, 범죄 소설, 첩보 소설, 스릴러 소설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추리소설의 8할은 탐정 소설과 범죄 소설이다. 시먼스는 첩보 소설을 추리소설의 범주에 포함하지만, 탐정 소설과 범죄 소설과 계통이 다르다고 선을 긋는다.&nbsp;《블러디 머더》 16장은&nbsp;첩보 소설의 계보를 다룬「스파이 소설의 짧은 역사」다.<br>시먼스는 첩보 소설의 형식에 두 가지 전통이 있다고 주장한다. 첫 번째 전통은 권위를 지지하고 보수적인 분위기가 강하다. 두 번째 전통은 권위를 비판하고 급진적이다.&nbsp;존 르 카레(John Le Carre)의 첩보 소설은 두 번째 전통에 속한다.&nbsp;르 카레의 첫 번째 소설 《죽은 자에게 걸려 온 전화》는 MI6 조직원 조지 스마일리(George Smiley)가 처음으로 등장한 작품이다.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약칭: 스파이)는 데뷔작이 완전히 잊힐 정도로 유명해진 르 카레의 대표작이다.&nbsp;이 두 소설은 관료주의를 비판한다. 르 카레가 묘사한 MI6 요원들은 생각보다 영민하지도 않으며 초인적인 이미지와 거리가 멀다. 《스파이》의 주인공인 비밀 요원 앨릭 리머스(Alec Leamas)는 MI6의 무자비한 권위에 이용당하다가 결국 희생되는 소모품과 같은 존재다.&nbsp;르 카레는 《스파이》의 성공에 힘입어 스마일리가 재등장하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와 《스마일리의 사람들》을 발표했다.&nbsp;시먼스는 두 작품에서 보여준 르 카레의 필력이 전작들에 비해 떨어졌다고 지적한다.<br><br><br><br><br><br>문학적이지&nbsp;않은 추리소설도 재미있다. 추리소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보면 이야깃거리가 많이 나온다.&nbsp;추리소설과 친해지고 싶지 않은 독자들은 추리소설을 펼치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그들은 추리소설을 잘 알지 못한다. 그런데도 추리소설 얘기가 나오면 재미가 없고, 유익하지 않고,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책이 아니라는 등 온갖 이유를 둘러댄다.&nbsp;추리소설의 매력을 온전히 느끼려면&nbsp;독자인 우리가 직접 읽어야 한다.<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4/58/cover150/k04213059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045887</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category><title>독자들의 취향이 독서 모임이 될 때</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445912</link><pubDate>Wed, 12 Aug 2026 07: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445912</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52635362&TPaperId=1744591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8648/80/coveroff/k452635362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0123105&TPaperId=1744591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4974/93/coveroff/8970123105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40352X&TPaperId=1744591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35/53/coveroff/s93240352x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81158&TPaperId=1744591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7587/94/coveroff/8954681158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11818&TPaperId=1744591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765/59/coveroff/8954611818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s://blog.aladin.co.kr/haesung/17445912'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br><br><br><br><br>대구 독서 모임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br><br><br>7월의 한국 문학<br><br><br> <br><br><br>위수정,&nbsp;김혜진, 성혜령, 이민진, 정이현, 함윤이《눈과 돌멩이:2026 제49회 이상문학상 작품집》다산책방2026년<br><br><br>2026년&nbsp;7월 24일 금요일저녁 8시~10시장소: 인더가든<br><br><br><br><br><br><br><br><br>[북 큐레이터]정현정(7월 도서 추천)김성현조약돌천성은향기<br><br>[진행, 북클럽투르기, 윤색]최해성<br><br>[사진]천성은<br><br><br>[곁두리(간식과 음료)]인더가든(모임이 있는 날이면 차, 커피 드립백을 넉넉히 챙겨오는) 김성현<br><br>[금요일 밤에 머무른 독자]정현정, 조약돌, 김성현, 천성은, 최해성<br><br><br><br>※ 북클럽투르기(bookclubturgy, bookclubtur+記)<br>&nbsp;독서 모임 후기를 쓰는 사람<br>찰나에 흩어져서 사라지는독자들의 대화를 그러모으고 메꾸는 엮은이.<br>‘북클럽투르기’는&nbsp;공연 제작을 위해 희곡과 대본을 전체적으로 분석하는 사람을 뜻하는‘드라마투르기(dramaturgy)’에서 따온 말입니다.<br><br><br><br><br><br>세속(세계 문학 속으로)을 만드는 독자들은&nbsp;저보다 한국 문학 작품을 즐겨 읽습니다.<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그라디언트 독서 모임&nbsp;&lt;이 작가의 책&gt; 2026년 8월의 책, 모임장 &amp;&nbsp;추천 독자: ‘읽는 인간’ 천성은]* 김훈 《남한산성》 (학고재, 2017년)  &nbsp;  <br>[그라디언트 독서 모임 &lt;이 작가의 책&gt; 2026년 7월의 책, 모임장 &amp; 추천 독자: ‘읽는 인간’ 천성은]* 김훈 《칼의 노래》 (문학동네, 2014년)<br><br>팔공산이 누워있는 칠곡에 ‘그라디언트(gradient)’라는 카페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성은 님은 독서 모임을 여러 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중에&nbsp;&lt;이 작가의 책&gt;이라는 이름의 독서 모임은 매달 첫 번째 목요일에 작가의 대표작들을 한 권씩 읽는 모임입니다. 지난달부터 김훈의 소설을 읽기 시작했는데, 첫 작품은 《칼의 노래》였습니다.&nbsp;<br>&lt;이 작가의 책&gt;은 대구 동네 책방&nbsp;‘읽다 익다’와&nbsp;지금은 사라진 동네 책방 ‘서재를 탐하다(서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2021년 6월, 서탐에서 진행된 &lt;이 작가의 책&gt;의 마지막 지정 도서가 《칼의 노래》였습니다.<br><br><br><br><br><br>이번 달에 읽은 김훈의 두 번째 소설은 《남한산성》이었습니다. 다음 달은 김훈 읽기 마지막 모임입니다. 종착지는&nbsp;《하얼빈》(문학동네, 2022년)입니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   <br><br><br><br><br><br><br><br><br><br>  &nbsp;  <br><br><br>[그라디언트 독서 모임 &lt;이 작가의 책&gt; 2026년 5월의 책, 모임장 &amp; 추천 독자: ‘읽는 인간’ 천성은]* 한강 《흰》 (문학동네, 2025년)  &nbsp;  <br>[그라디언트 독서 모임 &lt;이 작가의 책&gt; 2026년 4월의 책, 모임장 &amp; 추천 독자: ‘읽는 인간’ 천성은]* 한강 《채식주의자》 (창비, 2022년)  &nbsp;  <br>[그라디언트 독서 모임 &lt;이 작가의 책&gt; 2025년 3월의 책, 모임장 &amp; 추천 독자: ‘읽는 인간’ 천성은]* 한강 《희랍어 시간》 (창비, 2011년)  &nbsp;  <br>[그라디언트 독서 모임 &lt;이 작가의 책&gt; 2025년 2월의 책, 모임장 &amp; 추천 독자: ‘읽는 인간’ 천성은]* 한강 《소년이 온다》 (창비, 2014년)  &nbsp;  <br>[그라디언트 독서 모임 &lt;이 작가의 책&gt; 2025년 1월의 책, 모임장 &amp; 추천 독자: ‘읽는 인간’ 천성은]*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문학동네, 2021년)<br><br>작년 &lt;이 작가의 책&gt;은 한강의 책들을 읽었습니다. 1월 《작별하지 않는다》로 시작해서 11월 《검은 사슴》(문학동네, 2017년)까지 열한 권의 책들을 만났습니다.&nbsp;2024년에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이후로 한강 독서 모임이 많이 생겼어요. 그라디언트 &lt;이 작가의 책&gt; 한강 읽기도 엄청난 독서 열풍이 불고 있을 때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lt;이 작가의 책&gt; 한강 읽기 모임은 2017년 4월부터 8월까지 ‘서탐’과 ‘읽다 익다’에서 진행된 적이 있습니다.&nbsp;<br><br><br><br><br><br>그라디언트에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를 읽는 모임도 합니다. 세속 독자 중에 《토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었고, 다른 《토지》 독서 모임에 참석할 정도로 《토지》를 애정하는 독자 한 분 있습니다. 그분이 바로 향기 님입니다.<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 백온유, 성혜령 외 《2025 제16회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 (문학동네, 2025년)  &nbsp;  <br>* 김기태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문학동네, 2024년)  &nbsp;  <br>[대구 독서 모임 &lt;우주지감&gt; ‘나를 관통하는 책 읽기’ 95번째 지정 도서 (2021년 8월), 추천 독자: cyrus]* 김초엽 《우리가 빛의 속도도 갈 수 없다면》 (허블, 2019년)<br><br><br>성현 님과 현정 님이 속한&nbsp;&lt;고라니 울고&gt;는 국내외 작가가 쓴 책들을 정해서 읽는 독서 모임입니다.&nbsp;&lt;고라니 울고&gt;는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국내 작가들의 문학 작품을 만났습니다. 이상과 이태준의 단편 소설들, 윤동주의 시집, 어느덧 중견 작가가 된 김영하(《작별 인사》, 복복서가, 2025년), MZ 독자들이 즐겨 읽은 젊은 작가 천선란(《천 개의 파랑》, 허블, 2020년), 김초엽(《우리가 빛의 속도도 갈 수 없다면》), 김기태의 소설(《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을 읽었습니다.&nbsp;&lt;고라니 울고&gt;도 한강의 소설 세 권(《소년이 온다》, 《희랍어 시간》, 《작별하지 않는다》)을 읽었습니다.<br>국내 문학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을 만난 덕분에 &lt;세속&gt;은 ‘외국 작가의 문학 작품을 읽는 모임’이라는 틀에 갇혀 있지 않게 되었습니다.&nbsp;세계 문학 전문 독서 모임이 국내 작가의 문학 작품을 선정하는 것에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국내 작가의 문학 작품 한 편 읽는다고 해서&nbsp;‘세계 문학’이라는 모임 고유의 색깔이 변질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내 작가의 문학 작품을 읽는 모임이 확정되면 그날만&nbsp;모임의 색깔을 연하게 할 수 있습니다.&nbsp;모임의 색깔을 드러내고 싶으면&nbsp;국내 작가의 문학 작품과 연관 지을 수 있는 외국 작가의 작품을 언급하면 됩니다.[주1]<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최인훈 《광장 / 구운몽》 (문학과지성사, 2008년)<br><br>[대구&nbsp;독서 모임 &lt;우주지감&gt;&nbsp;‘이 작가의 책’&nbsp;2021년 5월의 책, 모임장 &amp; 추천 독자: ‘읽는 인간’ 천성은]* 최인훈 《광장 / 구운몽》 (문학과지성사, 2014년)<br><br>현정 님은 우리나라 문학도 세계 문학의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면서 국내 작가의 문학 작품도 읽자고 여러 번 제안했습니다.&nbsp;제 기억이 맞다면 세속 모임이 시작된 지 일 년도 안 된 시기에 현정 님은 최인훈의 《광장》을 같이 읽어보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이 정도로&nbsp;현정 님은 세속 모임에 국내 문학 작품 읽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분입니다.&nbsp;올해 세속 모임에 읽어보고 싶은 책으로 현정 님은 《눈과 돌멩이》를 추천했고,&nbsp;7월 모임 도서는 현정 님이 추천한 《눈과 돌멩이》로 선정되었습니다.<br><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민음사 세계 문학 전집 500]* 이미륵, 안삼환 옮김 《압록강은 흐른다》 (민음사, 2026년)  &nbsp;  <br>[민음사 세계 문학 전집 400]* 김수영, 이영준 엮음 《시여, 침을 뱉어라》 (민음사, 2022년)  &nbsp;  <br>[민음사 세계 문학 전집 300]* 이상, 권영민 책임 편집&nbsp;《이상 소설 전집》 (민음사, 2012년)  &nbsp;  <br>[민음사 세계 문학 전집 200]* 허균, 김탁환 풀어 옮김, 백범영 그림 《홍길동전》 (민음사, 2009년)  &nbsp;  <br>[민음사 세계 문학 전집 100]* 송성욱 풀어 옮김, 백범영 그림 《춘향전》 (민음사, 2004년)<br><br>민음사 세계 문학 전집 출간 목록을 보면 현정 님의 견해가 옳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nbsp;민음사 세계 문학 전집 100번 책은 《춘향전》입니다. 200번 책은 허균의 《홍길동전》입니다. 300번 책은 《이상 소설 전집》입니다. 400번 책은 김수영의 시론(詩論)들과 기타 산문을 선별한&nbsp;《시여, 침을 뱉어라》입니다. 최근에 민음사 세계 문학 전집 500번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독일에서 활동한 이미륵의 자전 소설 《압록강은 흐른다》입니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 [품절]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최성은 옮김 《읽거나 말거나》 (봄날의책, 2018년)<br>* 김은국, 도정일 옮김 《순교자》 (문학동네, 2010년)<br><br>199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폴란드의 시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Wisława Szymborska)는 문예지에 칼럼 형식의 서평을 기고했습니다. 칼럼 제목은 ‘비 필독 도서 칼럼’입니다. 시인이 쓴 서평들을 모은 책이 국내에 번역되었는데, 제목은 《읽거나 말거나》입니다. 이 서평 모음집에 시인의 《춘향전》 서평이 실려 있습니다.<br>문학동네 세계 문학 전집에도 국내 작가의 작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재미작가 김은국(리처드 김, Richard Eunkook Kim)의 《순교자》입니다. 6·25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종교인의 고뇌를 그린 이 소설은 미국에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br>예전에 썼던 세속 독서 모임 후기에 국내 작가의 문학 작품을 간간이 언급했어요. 제가 읽은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세속 독자들이 읽은 것들입니다.&nbsp;국내 작가들의 문학 작품들을 많이 언급된 독서 모임 후기는 이번이 처음이에요.&nbsp;7월 독서 모임의 주인공 책은 아예 언급하지 못했네요.<br>원래 독서 모임 후기는 모임 지정 도서를 간략하게 소개하는 내용으로 시작되어야 합니다. 여기까지가 서론입니다. 후기의 본론은 모임에 참석한 독자들의 견해입니다.  &nbsp;  하지만 저는 서론을 책 소개가 아닌 세속 독자들이 다른 독서 모임에서 읽은 책들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채웠습니다. 쓰다 보니 서론이 너무 길어졌네요.&nbsp;제가 봐도 잘 썼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누군가는&nbsp;다른 독서 모임의 책들을 하나하나 소개할 필요가 있느냐고 지적할 것입니다.&nbsp;<br>그래도 저는 독서 모임 도서에 대한 감상보다&nbsp;독서 모임에 참석한 독자들이 읽은 다른 책 이야기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독자들이 읽은&nbsp;책은 내가 예전에 읽은 것일 수 있고, 제가 읽지 않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후자의 책이라면 언젠가는 읽을 수 있습니다.&nbsp;제가 한 번도 참석해본 적이 없거나 시간이 없어서 참석하지 못한 다른 독서 모임 지정 도서를 얘기해도 좋습니다.&nbsp;그 책이 어떤 주제이든 상관없습니다.[주2]<br>독서 모임에 참석하는 독자들 모두가 주인공입니다. 주인공이 된 독자는 자신의 독서 취향과 자신이 읽은 책들의 매력을 소개합니다. 그렇게 해서 다른 독자들에게 책을 추천합니다. 보통의 독자들도 북 큐레이팅할 수 있습니다. 서점을 운영하지 않아도 책을 진심으로 좋아한다면 북 큐레이터가 될 수 있습니다.&nbsp;독서 모임 날에 활동하는 북 큐레이터들을 만나면 저의 독서 취향은 풍성해집니다.<br>세속 독자들은 북 큐레이팅을 잘하는 독자입니다. 좋은 책을 알아보는 안목이 뛰어나고, 독서 모임을 능숙하게 진행합니다.<br><br><br><br><br>[주1]&nbsp;<br><br> <br><br>[&lt;읽어서 세계 문학 + 향기의 미스터리 속으로&gt;&nbsp;2025년 8월의 한국 문학]추천 독자: 향기* 정해연 《홍학의 자리》 (엘릭시르, 2021년)<br><br>『좋으면서 나쁜 작가들』https://blog.aladin.co.kr/haesung/16701761<br><br><br><br><br>[주2]   &nbsp;  <br> <br><br>[&lt;읽어서 세계 문학&gt; 2025년 4월의 세계 문학]추천 독자: 정현정* 오에 겐자부로, 서은혜 옮김 《개인적인 체험》&nbsp;(을유문화사, 2009년)<br><br>『빛이 성장할수록 문학은 성숙해지고』https://blog.aladin.co.kr/haesung/16411304  &nbsp;  <br><br><br> <br><br>[&lt;읽어서 세계 문학&gt; 2025년 2월의 세계 문학]* 차학경, 김경년 옮김 《딕테》 (현대문학, 2024년)  &nbsp;  <br>『자신을 감추지 말라, 자신을 드러내라』https://blog.aladin.co.kr/haesung/16270364<br><br><br><br> <br><br>* 박보나 《태도가 작품이 될 때》 (바다출판사, 2019년)<br>[주3] 글 제목은 책 제목 《태도가 작품이 될 때》를 패러디했다.<br><br><br><br>&lt;내가 읽은 국내 작가의 소설 서평/감상문&gt;<br><br>* 『못생긴 사람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2021년 9월 20일 작성)https://blog.aladin.co.kr/haesung/12958546  &nbsp;    &nbsp;  * 『불완전한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의 고뇌』(《남한산성》, 2017년 11월 12일 작성)https://blog.aladin.co.kr/haesung/9706720  &nbsp;    &nbsp;  *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흰색』(《흰》, 2016년 6월 27일 작성)https://blog.aladin.co.kr/haesung/8587991  &nbsp;    &nbsp;  * 『한강의 모험』(《희랍어 시간》, 2016년 6월 23일 작성)https://blog.aladin.co.kr/haesung/8580027  &nbsp;    &nbsp;  * 『벌거벗은 나무, 벌거벗은 고기』(《채식주의자》, 2016년 4월 4일 작성)https://blog.aladin.co.kr/haesung/8397514  &nbsp;    &nbsp;  * 『명복을 빌지 마라』(《소년이 온다》, 2015년 2월 5일 작성)https://blog.aladin.co.kr/haesung/7366752  &nbsp;    &nbsp;  * 『누가 이명준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는가?』(《광장 / 구운몽》, 2012년 9월 3일 작성)https://blog.aladin.co.kr/haesung/5832848  &nbsp;    &nbsp;  * 『인생의 길목을 돌아가는 방법』(《맨발로 글목을 들다: 2011년 제35회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 2011년 1월 30일 작성)https://blog.aladin.co.kr/haesung/4483240  &nbsp;    &nbsp;  * 『진짜 순교자는 없었다』(《순교자》, 2010년 8월 3일 작성)https://blog.aladin.co.kr/haesung/4062100<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96/16/cover150/k62213531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961655</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과학</category><title>나는 이상한 고양이로소이다 - [길냥이로 사회학 하기 - 혹은 나는 어떻게 고양이를 사랑하도록 배웠는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439563</link><pubDate>Sat, 08 Aug 2026 20:0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43956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82135569&TPaperId=1743956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86/93/coveroff/k58213556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82135569&TPaperId=1743956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길냥이로 사회학 하기 - 혹은 나는 어떻게 고양이를 사랑하도록 배웠는가</a><br/>권무순 지음 / 오월의봄 / 2026년 01월<br/></td></tr></table><br/><br><br><br><br><br><br><br><br>부모님의 집에 매일 놀러 오는 고양이가 있다. 그 친구의 이름은 아직 없다. 어디서 왔는지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주1]&nbsp;<br><br><br><br><br><br><br><br><br><br>이름 없는 고양이는&nbsp;제 방안을 거닐 듯 돌아다닌다.[주2]&nbsp;한참 서성거리다가&nbsp;문 앞에서 눕는다.&nbsp;어머니가 문을 열고 나오면 밥을 달라고 야옹야옹 운다.&nbsp;<br><br><br><br><br><br>반년 동안 밥을 얻어먹었는데도 고양이는 어머니의 손길을 무서워한다. 어머니는 지금까지도 고양이를 한 번도 쓰다듬지 못했다. 그런데 고양이가 착하다. 어머니가 자신을 만지려고 하면 발톱을 내밀지 않고, 하악질도 하지 않는다. 뒷걸음치면서 피하기만 한다.&nbsp;어머니가 밥을 주면 가까이 다가와서 받아먹는다.&nbsp;고양이는 어머니를 알아본다. 길을 가다가 어머니를 만나면 졸졸 따라다닌다.&nbsp;정말 이상한 고양이다.[주3] 보면 볼수록 정말로 기묘(奇妙/奇猫)해.<br><br><br><br><br><br>이름 없는 고양이도 가족이 있다. 어떤 날은 거의 다 자란 새끼 고양이와 같이 밥 먹으러 온다. 맛있는 음식을 새끼에게 주고 먹지 못하니&nbsp;그다지 살이 찌지는 않았지만 그럭저럭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런대로 만족하면서 부모님 집에서 이름 없는 고양이로 살아갈 작정인가 보다.[주4]&nbsp;<br>무사태평해 보이는 저 고양이도 마음속 깊은 곳을 두드려보면 어딘가에 고민거리가 있을 것이다.[주5]&nbsp;인간과 함께 사는&nbsp;집고양이로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자유로운 길고양이로 살아갈 것인가. 이름 없는 고양이는 인간에게 애교를 부리는 반려묘도, 인간을 극도로 경계하는 야생 고양이도 아니다. 나는&nbsp;이 기묘한 친구를 어떻게 봐야 할까?<br><br><br><br><br><br>《길냥이로 사회학 하기》는 고양이를 동물이 아닌 ‘행위를 하는 주체’로 다시 보게 만든다. 이 책의 저자는 과학기술학(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 STS)을 연구했다. 과학기술학은 과학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 자연과 문화, 기술과 인간 등의 이분법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 두 가지 개념의 얽힌 관계와 연결망에 주목하는 학문이다.&nbsp;행위를 하는 주체는 단독으로 행위를 하는 독립된 실체를 뜻하지 않는다. 또 다른 주체가 어떤 행위를 하는 데 영향을 주는 능동적 존재이다. 비인간도 행위를 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 과거의 이분법은 인간과 비인간을 철저히 구분하는 인간중심주의를 답습했고, 과거의 사회학은 인간 사이의 상호작용만 분석했다. 과학기술학은 이 두 가지 한계를 비판하여 비인간의 행위성(agency)에 주목한다. 비인간의 행위성은 다른 인간과 비인간의 행위를 변화시킨다.&nbsp;<br><br><br><br><br><br>과학기술학을 정립한 철학자&nbsp;브뤼노 라투르(Bruno Latour)는 인간과 비인간 모두 ‘행위자(actor)’로 인식했고, 이 세계가 인간 행위자와 비인간 행위자들이 얽힌 연결망(network)이 만든 결과물이라고 주장했다.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복잡한 연결망을 ‘행위자 연결망 이론(actor-network theory, ANT)’이라고 한다.<br>ANT에 따르면 길고양이도 비인간 행위자다. 길고양이는 자신을 괴롭히지 않는 인간에게 접근해서 먹이를 구한다. 나의 어머니는 길 위에 떠도는 강아지를 집으로 데려와서 함께 살았고, 고양이보다 개를 더 좋아한다. 시골에 정착하면 반려견을 키울 거라고 말했는데, 지금은 고양이 집사가 되었다. 이름 없는 고양이가 어머니의 인생 목표(행위 목표)를 수정하게 했다. 처음부터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았거나 고양이를 길러본 적이 없는 인간이 주기적으로 길고양이에게 밥을 준다면 그 사람은&nbsp;길고양이를 만나서 행위자가 된 것이다.&nbsp;부모님의 집은 이름 없는 고양이의 맛집이자 편히 쉴 수 있는 안식처다.&nbsp;인간 행위자인 어머니와 비인간 행위자인 길고양이는 한집에서 살고 있다.<br><br><br><br><br><br>저자는 길고양이가 비인간 행위자라면, 그들을 우리와 협상하는 대상으로 인정해야 하며 정치적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길고양이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요구하는 행위를 한다. 인간은 길고양이의 행위성을 바라보면서 동등하게 대해야 한다. 더 나아가 길고양이들과 함께 정치 공동체를 형성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길고양이를 정치적 주제로 보는 저자의 견해가 지나친 비약이라고 지적하는 독자들이 있다. 과학기술학이 낯선 독자들은 ‘정치하는 길고양이’가 터무니없는 생각으로 느껴질 수 있다. 저자는 인간과 비인간이 포함된 공동체를 뜻하는 ‘사물의 의회(parliament of things)’를 언급만 했는데, 이 생소한 개념이 나오게 된 배경을 좀 더 상세하게 설명해야 했다. ‘사물의 의회’는 라투르가 자신의 책 《우리는 결코 근대인이었던 적이 없다》(We have never been modern,&nbsp;홍철기 옮김, 갈무리, 2009년)에 제시한 용어다.<br><br><br><br><br><br><br><br><br><br>이름 없는 고양이는 집 밖에서 생활하는 반려종(companion species) 또는 반려(하는 행위)자이다. ‘companion’은 ‘빵을 함께 먹는다’라는 뜻을 품은 라틴어 ‘쿰 파니스(cum pains)’에서 생긴 단어다. 도나 해러웨이(Donna Haraway)는 동료로서 빵을 나누는 존재를 반려 종이라 했다. 반려종은 단순히 음식을 같이 먹을 수 있는 동료가 아니다. 서로 돌보고, 서로의 삶에 영향을 주면서 관계를 맺는 동반자다. 이름 없는 고양이는 어머니의 자식이 아니다. 기묘한 친척(odd kin)이다. 해러웨이가 강조한 ‘친척’은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가 없는 존재다. 이름 없는 고양이는 두 발로 걷는 친척에 관심이 많다. 인간 친척과 함께 사는 법을 잘 아는 묘수(妙手/猫手)다.<br><br><br><br><br><br><br>8월 8일 세계 고양이의 날을 맞아 이름 없는 고양이를 위해 글을 쓴  cyrus의 주석<br><br><br><br><br><br><br>[주1]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의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첫 문장을 패러디했다.  &nbsp;나는 고양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 어디서 태어났는지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nbsp;  (송태욱 옮김, 16쪽)<br><br><br><br><br><br><br><br>[주2, 3] 보들레르(Charles Baudelaire)의 시 『고양이』 1연과 마지막 연의 구절을 인용했다.&nbsp;오늘 8월 8일은 보들레르의 시집 《악의 꽃》을 번역한 황현산 선생의 8주기다.  &nbsp;    &nbsp;  내 머릿속을, 강하고, 부드럽고, 매혹적인,아름다운 고양이 한 마리가.제 방안을 거닐 듯 돌아다닌다.녀석이 야옹거려도 그 소리 겨우 들리고.  &nbsp;  [중략]  &nbsp;  너의 목소리밖에는, 신비로운 고양이.세라핀 같은 고양이, 이상한 고양이야.내 안에서는, 한 천사 안에서처럼모든 것이 미묘하고 조화롭구나!  &nbsp;  (황현산 옮김, 102~103쪽)<br><br><br><br><br>[주4, 5]&nbsp;《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 나온 문장들을 패러디했다.<br><br>* 36쪽   &nbsp;  &nbsp;나는 맛있는 음식을 먹지 못하니 그다지 살이 찌지는 않았지만 절름발이도 되지 않고 그럭저럭 건강하게 그날그날을 살아가고 있다. [중략] 그런대로 만족하면서 평생 이 선생 집에서 이름 없는 고양이로 살아갈 생각이다.   &nbsp;    &nbsp;  * 612쪽 <br> &nbsp;무사태평해 보이는 이들도 마음속 깊은 곳을 두드려보면 어딘가 슬픈 소리가 난다.<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86/93/cover150/k58213556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3869321</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에세이</category><title>서림은 배신하지 않는다 - [서점 예찬 - 서점 멸종 시대에 쓰는 좋은 서점론]</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429463</link><pubDate>Mon, 03 Aug 2026 07: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42946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32130193&TPaperId=1742946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57/74/coveroff/k732130193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32130193&TPaperId=1742946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서점 예찬 - 서점 멸종 시대에 쓰는 좋은 서점론</a><br/>제프 도이치 지음, 장혜인 옮김 / 니라이카나이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br><br><br><br><br><br><br>종이 480장이 만나서 모이면 1림(ream)이다.&nbsp;림은 종이를&nbsp;셀 때 쓰는&nbsp;단위다.&nbsp;서점에 있는 모든 책의 종이를 세면 몇 림일까?&nbsp;종이를 일일이 세는 것은 엄청 힘들다.&nbsp;종일 해서 끝나는 일이 아니다.&nbsp;종이의 원료는 나무의 섬유질을 추출해서 만든 목재 펄프(wood pulp)다. 펄프가 된 나무들을 모으면 숲(wood)을 만들 수 있다. 서점의 책들은 숲의 흔적이다. 종이책이 된&nbsp;숲(書林)의 자취가 있는&nbsp;서점은 서림(書林)이다.<br>서점은 다양한 종류의 책이 주렁주렁 달린 숲이다. 서점을 찾는 애서가는 책 숲을 마음껏 둘러본다(browse).&nbsp;종이책이 그득한&nbsp;서점은 서림이다.&nbsp;애서가들의 발길이 잦은 서점은 좋은 서림이다. 서림에 매료된 애서가는 서가를 둘러보면서 책을 훑어본다(browse).<br><br><br><br><br><br>미국의 비영리 서점 세미너리 코옵(Seminary Co-op)은 ‘책을 훑어보는 경험’을 만끽할 수 있는 서림이다. 세미너리 코옵을 운영한 제프 도이치(Jeff Deutsch)의&nbsp;《서점 예찬》은 점점 더 귀해지는&nbsp;좋은 서점의 특징들을 소개한 책이다. 그는&nbsp;좋은 서점에 가면 ‘책을 훑어보려는 충동’이 생긴다고 말한다.&nbsp;훑어보기(browsing)는 책을 곱씹거나 되새김질하는 일이다. 책을 훑어보는 독자는 책을 파고들면서(digging) 먹는 책벌레와 같다. 책벌레는 서림을 갉아먹는 해충이 아니다.&nbsp;책벌레는 서림을 맛있게 먹을 줄 안다.<br><br><br><br><br><br>*　리디아 데이비스, 서제인 옮김 《세부 속으로: 더 자세한 쓰기, 사라짐의 쓰기에 대하여》 (에트르, 2026년)  &nbsp;  * 제임스 우드, 노지양 옮김 《인생에 가장 가까운 것: 삶과 문학, 읽고 쓰기에 관한 네 번의 강의》 (아를, 2025년)  &nbsp;  *　제나 히츠, 박다솜 옮김 《찬란하고 무용한 공부: 내면의 삶을 기르는 배움에 대하여》 (에트르, 2025년)<br><br><br>똑똑한 지성인(知性人)이 좋은 책벌레가 되는 건 아니다. 좋은 책벌레는 일독할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을 찾는 일을 성실히 하는 지성인(至誠人)이다. 바지런한 책벌레는 특별한 것이 없어 보이는 책을 발굴한다(dig).&nbsp;독자들의 눈빛을 받아본 적이 없는 평범한 책은 서림에 어울리지 않는 잡초(雜草)로 취급받는다. 하지만 책벌레는 잡초 속으로(Into the Weeds) 스며든다.&nbsp;<br>소설가 리디아 데이비스(Lydia Davis)는 에세이&nbsp;&nbsp;《세부 속으로》(원제: Into the Weeds)에서&nbsp;어떤 것에 신경 쓰이면(bother), 그것을 글감으로 삼아 글을 쓴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책벌레는 신경 쓰이는 주제를 만나면 그 주제와 관련된 책들을 모아서 탐독한다.&nbsp;독자들이 신경 쓰지 않는 책도 책벌레는 꼼꼼하게 관찰하듯이 읽는다.&nbsp;외골수 책벌레는 책에 적힌 사소한 단어를 대충 보지 않는다. 단어를 자세하게 파고들어(Into the Weeds) 자신만의 생각을 펼친다.&nbsp;<br>문학 비평가 제임스 우드(James Wood)는 독자를 ‘침묵의 비평가’라고 했다. 책벌레는 ‘자기 의견을 말할 줄 아는 혀( 《인생에 가장 가까운 것》, 136쪽)’를 가진 침묵의 비평가다.&nbsp;침묵의 비평가는 자신만의 잡초(雜抄)를 직접 써서 펼친다. 잡초(雜抄)가 무성한 좋은 서림은 독자들의 잡다한 생각과 취향이 가지가지 피어 있다.&nbsp;<br>평범한 서점의 주인은 소매업자처럼 일한다. 그들은 책을 판매하는 일에 능숙하다. 자기한테 이익이 되는 일만 한다.&nbsp;책을 사는 손님들을 끌어모으려고 서점에 잘 팔리는 책을 갖춘다.&nbsp;상품성이 떨어지고&nbsp;수익성이 낮은 책을 거들떠보지 않는다. 잘 팔리지 않는 책을 찾는 독자를 하대한다.<br>좋은 서림의 주인은&nbsp;애서가, 애독자이자 책벌레 애호가이기도 하다. 애서가는&nbsp;잘 팔리지 않는 책의 매력을 눈여겨본다. 책을&nbsp;못 팔아도 크게 아쉬워하거나 초조해하지 않는다. 은은한 매력이 있는 책을 알아보는 책벌레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린다.&nbsp;책벌레 애호가인 서림의 주인은&nbsp;쓸모없는 지식이나 주제에 파고든 책벌레를&nbsp;쫓아내지 않는다. 책벌레의 ‘무용한 공부와 독서’를 북돋아 준다.&nbsp;공부하는 책벌레는 호기심과 궁금증이 많고,&nbsp;배움을 사랑하는 독자다(제나 히츠, 《찬란하고 무용한 공부》, 226쪽).&nbsp;<br>서림은 더 많이 배우려고 하는 학생과 같은 독자들을 양성하는 곳(seminary)이다.&nbsp;세미너리 코옵은 상품성과 수익성을 중시하는 서점이 아니다. 무용한 지식을 공부할 수 있는 서점이다.&nbsp;제프 도이치는 효율성이 떨어지는 서점 운영 방식을 고수한다. 그는 오히려 책벌레를 좋아하는 서점과 배움을 좋아하는 독자가 지닌 비효율성이 평가절하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세미너리 코옵처럼 ‘현명한 비효율성’을 추구하는 서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br>좋은 서림의 주인은 책의 판매 부수가 저조해도 책을 훑어보는 책벌레들이 많이 와주길 바란다. 서점 주인은 책을 사지 않는 책벌레가 달갑지 않다. 심지어 책벌레의 관심사와 취향을 무시한다. 하지만 서림의 주인은 책벌레를 ‘서림의 주인공’으로 격상시킨다.&nbsp;책벌레의 독서 취향이 생소하고, 책벌레의 공부 방식이 서툴러도 지속적으로 격려한다.&nbsp;서림은&nbsp;비효율적으로 살아가는&nbsp;책벌레를 위한 안식처다.<br><br><br><br><br><br><br><br>1928년 11월 21일 조선일보에 연재된&nbsp;벽초 홍명희의 장편소설 《임꺽정》 1회<br><br><br>서림(徐林)은 임꺽정의 책사(策士)다. 관군에게 사로잡힌 서림은 임꺽정을 배신했다. 책사(冊肆)는 잘 팔리는 책들만 진열한(肆) 서점이다. 책사(策士)처럼 행동하는 서점 주인은 만듦새가 부족한 책들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 서림(徐林)이 책사(冊肆)를 운영했으면 독자를 기만하면서 책을 팔았을 것이다. <br>서림(書林)은 독자를 배신하지 않는다. 좋은 서림은 베스트셀러 목록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단 한 명의 독자가 알았으면 하는, 은은한 매력을 지닌 책들의 목록을 만든다. 좋은 서림은 유명한 지식인, 출판인, 북튜버들이 추천한 책들만 진열하지 않는다. 서림을 드나드는 ‘침묵의 비평가’인 무명의 독자들이 추천한 책을 읽고, 큐레이팅한다. 서림에 정직하게 책을 소개하는 주인과 정독하는 독자들이 살고 있다.<br><br><br><br><br><br><br>《서점 예찬》에 나오는 책을 가지고 있는&nbsp;cyrus가 만든 주석<br><br><br>[출판사에 관한 주석] <br>‘니라이카나이’는 2020년에 등록되어 《서점 예찬》을 포함한 총 5권의 책을 만든 출판사다. 니라이카나이(ニライカナイ)는 오키나와섬이 있는 류큐 열도(난세이 제도)의 토착 민족 류큐인(琉球人)의 전통 설화에 묘사된 낙원이다. 이 낙원은 바다 저 멀리 동쪽에, 혹은 바다 밑바닥에 있다고 여겨진다. 오키나와현에 낙원의 이름에서 따온 다리가 있다. <br><br><br><br>  &nbsp;  <br>니라이카나이 출판사 대표는 오키나와에서 2년간 생활했는데, 우리나라로 돌아오기 전에 마지막으로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 니라이카나이 다리였다고 밝혔다. 그래서 ‘책과 사람을 잇는 다리’와 같은 출판사가 되겠다는 마음을 담아 출판사 이름을 니라이카나이로 정했다고 한다. <br><br>(출처: 니라이카나이 출판사 인스타그램https://www.instagram.com/niraikanai_books/)<br><br><br><br><br>책 마지막에 ‘이 책에 나오는 책’이라는 제목이 붙여진 참고문헌 목록이&nbsp;있다. 서점을 운영한 저자의 추천 도서 목록으로도 볼 수 있는데,&nbsp;애서가가 흥미를 느낄만한 책들이&nbsp;포함돼 있다.&nbsp;목록에&nbsp;국역본 제목이 없는 책, 저자 이름과 번역자 이름이 빠진 책, 출판사 이름이 잘못 적힌 책이 있다.<br><br><br><br>* 272쪽<br><br><br><br>『아리스토텔레스 선집』, 조너선 번즈 [주1]<br>『도서관』(Library: An Unquiet History), 매슈 배틀스&nbsp;[주2]<br><br><br><br><br>[주1]&nbsp;아리스토텔레스, 김재홍 · 김헌 · 유재민 · 임성진 · 조대호 함께 옮김 《아리스토텔레스 선집》 (도서출판 길, 2023년, 품절)&nbsp;<br>국역본은 테런스 어윈(Terence Irwin)과 게일 파인(Gail Fine)이 편집한 아리스토텔레스 선집(1995년)을 참고한 책이다. 그리스 고전학자들이 많이 참고하는 아리스토텔레스 전집은 독일의 문헌학자&nbsp;아우구스트 이마누엘 베커(August Immanuel Bekker)가 편집한 판본(Corpus Aristotelicum, 아리스토텔레스 저작집, 1830~1870년)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선집》은 베커의 『아리스토텔레스 저작집』에 실린 주요 저서들의 일부를 발췌해서 번역한 것이다.<br><br><br>[주2]&nbsp;매튜 베틀스, 강미경 옮김 《도서관, 그 소란스러운 역사: 지식의 생성과 소멸의 은밀한 기록》 (지식의숲, 2016년, 절판)<br><br><br><br><br>* 273쪽<br><br><br><br>『영웅』(On Heroes), 토머스 칼라일&nbsp;[주3]<br>[주3]&nbsp;토머스 칼라일, 박상익 옮김&nbsp;《영웅 숭배론》 (한길사, 2023년)<br><br><br><br><br>* 273쪽<br><br><br><br>『연설』(Orations), 키케로&nbsp;[주4]<br>[주4]&nbsp;키케로, 전영우 옮김&nbsp;《연설가에 대하여: 로마의 실천 변론법》 (민지사, 2013년,&nbsp;절판)<br><br><br><br><br>[곧 나올 책] 키케로, 이선주 옮김, 《연설가론》 (아카넷)<br><br><br><br><br>* 274쪽<br><br><br><br>『쓸모없는 지식의 효용』, 에이브러햄 플렉스너&nbsp;[주5]<br><br><br><br>[주5]&nbsp;에이브러햄 플렉스너 · 로버르트 데이크흐라프 함께 지음, 김아림 옮김&nbsp;《쓸모없는 지식의 쓸모: 세상을 바꾼 과학자들의 순수학문 예찬》 (책세상, 2020년,&nbsp;절판)<br>에이브러햄 플렉스너(Abraham Flexner)는 프린스턴고등연구소(Institute for Advanced Study, IAS)의 설립자이자 초대 소장이다. 학자들이 무용한 지식을 방해받지 않고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순수학문 연구소다. 《서점 예찬》의 역자는 ISA를 ‘고급 학문연구소’로 번역했다. 로버르트 데이크흐라프(Robbert Dijkgraaf)는 네덜란드의 이론물리학자로, 9대 프린스턴고등연구소 소장(2012~2022년)으로 재직했다. 여담으로, 3대 프린스턴고등연구소 소장은 로버트 오펜하이머(Robert Oppenheimer)다.   &nbsp;  번역본 제목으로 정해진&nbsp;『쓸모없는 지식의 쓸모』는 플렉스너가 쓴 에세이의 제목이다. 이 글은&nbsp;무용한 연구가 왜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번역본에 로버르트 데이크흐라프의 에세이 『내일의 세계』도 수록되었다.<br><br><br><br><br>* 275쪽<br><br><br><br>『시간 맥동의 비밀』(The Secret Pulse of Time), 스테판 클라인(Stefan Klein)&nbsp;[주6]<br>[주6]&nbsp;슈테판 클라인, 유영미 옮김 《안녕하세요, 시간입니다: 심리학과 뇌과학이 파헤친 시간의 비밀》 (뜨인돌, 2017년,&nbsp;절판)<br>슈테판 클라인, 유영미 옮김 《시간의 놀라운 발견: 시간의 미스터리에 빠진 사람들을 위한 시간 사용 설명서》 (웅진지식하우스, 2007년,&nbsp;절판)<br><br><br><br><br>* 275쪽<br><br><br><br>『철학자들의 생애』,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nbsp;[주7]<br><br><br><br><br>[주7]&nbsp;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 김주일 · 김인곤 · 김재홍 · 이정호 함께 옮김&nbsp;《유명한 철학자들의 생애와 사상》 (나남출판, 2021년, 전 2권)<br><br><br><br><br>* 276쪽<br><br><br><br>『황금 노트북』, 도리스 레싱&nbsp;[주8]<br>[주8]&nbsp;도리스 레싱, 권영희 옮김&nbsp;《금색 공책》 (창비, 2019년, 전 2권)<br>도리스 레싱, 안재연 · 이은정 함께 옮김&nbsp;《황금 노트북》 (뿔, 2007년, 전 3권,&nbsp;절판)<br><br><br><br><br>* 277쪽<br><br><br><br>『백과전서』, 드니 디드로, 장 르롱 달랑베르&nbsp;[주9]<br><br><br><br>[주9]&nbsp;드니 디드로, 이충훈 옮김&nbsp;《백과사전》 (도서출판b, 2014년)<br>정은주 옮김 《백과전서 도판집》(프로파간다, 2017년, 전 5권)<br><br>총 35권으로 구성된 &lt;백과전서&gt;(Encyclopédie)는 디드로(Denis Diderot)와 달랑베르(Jean-Baptiste Le Rond d’Alembert)가 편집자로 참여했고, 여러 명의 계몽사상가가 7만 개 넘는 항목을 작성했다. 1751년에 1권이 출간되었고, 35권은 1772년에 출간되었다. &lt;백과전서&gt; 서문은 달랑베르가 썼다.   &nbsp;  《백과전서 도판집》은 원전 &lt;백과전서&gt; 17권과 ‘과학, 인문, 기술에 관한 도판집’이라는 부제가 달린 도판집 11권을 번역한 책이다.&nbsp;《백과사전》은 원전&nbsp;&lt;백과전서&gt; 제5권에 실린 디드로의 「백과사전」 항목 전문을 번역한 책이다.&nbsp;<br><br><br><br><br>* 278쪽<br><br><br><br>『참깨와 백합 그리고 독서에 관하여』, 유정화 옮김, 민음사, 2018&nbsp;[주10]<br>[주10]&nbsp;저자 이름이 빠졌다.&nbsp;&lt;참깨와 백합&gt;은 존 러스킨(John Ruskin)의 강연문이며 유정화가 번역했다. &lt;독서에 관하여&gt;는 &lt;참깨와 백합&gt;을 번역한 프랑스의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가 쓴 서문이다. &lt;독서에 관하여&gt;는 불문학자 이봉지가 번역했다.<br><br><br><br><br>* 278쪽<br><br><br><br><br>『의식은 육체의 굴레에 묶여』, 수전 손택, 김선형 옮김, 고양, 2018&nbsp;[주11]<br><br><br><br>[주11] 출판사 이름이 ‘고양’이 아니라&nbsp;‘이후’다.&nbsp;《의식은 육체의 굴레에 묶여》와 《다시 태어나다》(김선형 옮김, 이후, 2013년)는 수전&nbsp;손택(Susan Sontag)이 1947년부터 1980년까지 썼던 일기와 노트에 기록된 잡문을 엮은 책이다. 두 권 모두 절판되었다.  &nbsp;  <br><br><br><br><br>* 279쪽<br><br><br><br>『흑인 소년』, 리처드 라이트&nbsp;[주12]<br><br><br><br><br><br><br><br><br><br><br>[주12]&nbsp;리처드 라이트, 정병조 옮김, 《흑인 문학전집 1》 (휘문출판사, 1965년,&nbsp;절판), 수록된 작품명은 『블랙 보이』다.&nbsp;<br>리처드 라이트, 정병조 옮김, 《블랙 보이》 (미문출판사, 1968년,&nbsp;절판)<br>리처드 라이트, 이충률 옮김, 《깜둥이 소년》 (푸른미디어, 1998년,&nbsp;절판)<br><br><br><br><br>* 272쪽<br><br><br><br>그웬돌린 브룩스(Gwendolyn Brooks)&nbsp;[주13]&nbsp;<br><br><br><br><br><br><br><br>[주13] 그웬돌린 브룩스(1917~2000)는 미국의 시인이다. 1950년에 퓰리처상 시 부문(Pulitzer Prize for Poetry)을 받았다. 퓰리처상을 처음으로 수상한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다. 흑인 문인들의 시와 에세이, 희곡을 모은 《흑인문학전집 5》에 브룩스의 시 3편(「모성애」, 「앞뜰의 노래」, 「그대가 일요일을 잊었다면」)이 수록되었다.<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57/74/cover150/k732130193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577429</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Trivia</category><title>BBC 3S</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392516</link><pubDate>Wed, 15 Jul 2026 07: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392516</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5617801&TPaperId=1739251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6442/77/coveroff/8955617801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2758515&TPaperId=1739251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7634/51/coveroff/8972758515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0134808&TPaperId=1739251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53/29/coveroff/s002137816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0134794&TPaperId=1739251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53/29/coveroff/s092137816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12137380&TPaperId=1739251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34/90/coveroff/k612137380_2.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s://blog.aladin.co.kr/haesung/17392516'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br><br><br>더글러스 애덤스(Douglas Adams)는 BBC 라디오 드라마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약칭 ‘히치하이커’)의 대본을 쓰면서 처음부터 세상이 멸망하는 결말을 구상했다. 애덤스가 생각한 드라마 제목은 ‘세상의 종말(The Ends of the Earth)’이었다. 그때 당시 세상에 좀 불만이 있었던 애덤스는 어떤 식으로든 세상이 끝장 나는, 끝내주는 이야기를 쓰고 싶어 했다. <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더글러스 애덤스 · 마크 카워다인 함께 썼음, 강수정 옮김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 히치하이커와 동물학자의 멸종위기 동물 추적 프로젝트》 (현대문학, 2024년)<br>* [절판]&nbsp;더글러스 애덤스 · 마크 카워다인 함께 썼음, 강수정 옮김 《마지막 기회라니?:&nbsp;더글러스 애덤스와 마크 카워다인, 두 남자의 멸종위기 동물 추적》 (홍시, 2014년)<br>* [절판] 더글러스 애덤스 · 마크 카워다인 함께 썼음, 강수정 옮김 《마지막 기회라니?:&nbsp;두 남자의 멸종위기 동물 추적》 (홍시, 2010년)<br><br><br>하지만 애덤스는 냉소주의자가 아니었고, 비관론자도 아니었다. 그는&nbsp;세상에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었다.&nbsp;애덤스는 과학 다큐멘터리에 출연하여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도킨스는 애덤스에게 “과학의 어떤 점이 당신의 피를 끓게 하느냐?”라고 질문했다.<br>애덤스는 ‘대단히 복잡하고 풍요롭고 이상한 세상’을 과학의 관점으로 알아가면서 살아가는 것이 근사한 일이라고 대답했다. 이러한 삶이 70년이나 80년까지 지속된다면 자신에게는 ‘보람된 시간’이라고 했다.&nbsp;안타깝게도 애덤스의 시계에 ‘보람된 시간’은 오지 않았다. 애덤스는 운동하다가 갑자기 심장마비가 와서 쓰러졌고, 황망하게 세상을 떠났다.&nbsp;50세를 넘기지 못한 이른 죽음이었다.<br>애덤스와 동물학자 마크 카워다인(Mark Carwardine)이 함께 쓴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 게정판의 서문은 리처드 도킨스가 썼다. 도킨스는 다큐멘터리 촬영 때 애덤스와 주고받은 대화를 회상하면서, 그의 답변은 액자에 담아 전국의 모든 과학 교실에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리처드 도킨스, 이한음 옮김 《만들어진 신: 신은 과연 인간을 창조했는가?》 (김영사, 2007년)  &nbsp;  * 리처드 도킨스, 김명주 옮김 《신, 만들어진 위험: 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당신에게》 (김영사, 2021년)<br>* 리처드 도킨스, 김명주 옮김 《리처드 도킨스의 영혼이 숨 쉬는 과학: 열정적인 합리주의자의 이성 예찬》 (김영사, 2021년)<br>* 리처드 도킨스, 김명남 옮김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 어느 과학자의 탄생》 (김영사, 2016년)<br>* 리처드 도킨스, 김명남 옮김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2: 나의 과학 인생》 (김영사, 2016년)<br><br><br>두 사람은 과학의 매력을 잘 알고 있었으며 무신론자라서 대화가 잘 통했다.&nbsp;애덤스는 세상을 떠나기 전에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종교를 주제로 연설했다. 이 연설에서 애덤스는 ‘종교의 무오류성’을 신성하게 여기는 경향이&nbsp;특권화되면 종교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종교에 도전하는 도킨스를 지지했다. 도킨스는 애덤스의 연설문(지면에 발표된 연설문의 제목은 「인위적인 신은 있는가?」다) 일부를 자신의 책 《만들어진 신》에 인용했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대구&nbsp;책방 독서 모임&nbsp;‘우주지감’&nbsp;&lt;나를 관통하는 책 읽기&gt; 2018년&nbsp;10월 도서(67번째 지정 도서)]* 리처드 도킨스, 홍영남 · 이상임 함께 옮김 《이기적 유전자》 (을유문화사, 2018년)  &nbsp;  * 리처드 도킨스, 홍영남 · 장대익 · 권오현 함께 옮김 《확장된 표현형》 (을유문화사, 2022년)  &nbsp;  * 리처드 도킨스, 이용철 옮김 《눈먼 시계공:&nbsp;진화론은 세계가 설계되지 않았음을 어떻게 밝혀내는가》 (사이언스북스, 2004년)<br><br><br>애덤스는 처음에는 불가지론자였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신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30대 초반의 애덤스는 우연히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와 《눈먼 시계공》을 읽은 이후로, 무신론자로 전향했다. 애덤스는 불가지론자로 오해받기 싫어서 스스로 ‘급진적 무신론자’라고 강조했다.&nbsp;그래도 애덤스는 도킨스처럼 전투적인 무신론자, 반종교주의자는 아니었다. 애덤스의 종교관을 정리한 위키피디아(Wikipedia)&nbsp;영문판에 따르면 그가 교회 예배당 성가대 성인 회원으로 활동했고, 크리스마스 캐럴을 즐겨 불렀다고 한다.  &nbsp;  <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피터 박스올 &lt;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gt; 718번째 책]<br>[대구 독서 모임 &lt;고라니 울고&gt; ‘초여름 밤 SF’ 7월의 SF, 추천 독자 겸 모임장: 김성현]<br>* 더글러스 애덤스, 김선형 · 권진아 함께 옮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책세상, 2005년, 합본)<br>* 더글러스 애덤스, 김선형 · 권진아 함께 옮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1》 (책세상, 2004년)<br>* 더글러스 애덤스, 김선형 · 권진아 함께 옮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2:&nbsp;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 (책세상, 2004년)<br><br><br>도킨스는 자서전에 애덤스를 처음 만난 날, 애덤스에게 직접 팬레터를 보낸 일, 애덤스의 42번째 생일(42는 《히치하이커》에서 언급된 중요한 숫자다)에 있었던 특별한 추억을 언급했다.  &nbsp;  도킨스는 《히치하이커》 2부 &lt;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gt;을 ‘어두운 유머와 심오한 철학이 담긴 글’이라고 했다. 1991년에 도킨스는 BBC에서 방영된&nbsp;‘어린이를 위한 크리스마스 강연(Royal Institution Christmas Lectures)’의 강연자로 초빙되었다. 강연 중에 그는 &lt;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gt;의 문장을 읽어줄 ‘어린 청중’이 필요하다고 말하자, 여러 명의 아이가 손을 번쩍 들었다. 낭독을 원하는&nbsp;어린이 청중 사이에 ‘키가 2미터 넘는 성인 남성’도 있었다. 도킨스는 그 남성을 지목했고, 이름을 물었다. 본인이 어린이라고 생각한 남성의 이름은&nbsp;‘더글러스 애덤스’였다. 도킨스는 예상하지 못한 만남에 놀라워했고, 도킨스와 어린 청중들은 &lt;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gt;을 재미있게 연기하면서 낭독하는 원작자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게 되었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P. G. 우드하우스, 김승욱 옮김 《펠럼 그렌빌 우드하우스: 편집자는 후회한다 외 38편》 (현대문학, 2018년)<br><br><br>도킨스는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의 서문에 애덤스의 익살스러운 문장을 인용하면서 ‘P. G. 우드하우스(P. G. Wodehouse) 이후로 맛깔스러운 유머 감각을 발휘한 작가’는 없었다고 찬사를 보냈다.[주]&nbsp;우드하우스는 영국식 유머의 대가로, 그의 대표작 ‘지브스(Jeeves) 시리즈’는 BBC TV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도킨스가 애덤스를 알기 전부터 엄청 좋아한 작가가 우드하우스다. 도킨스는 우드하우스의 유머 감각을 흉내 낸 글을 썼을 정도로 좋아했는데, 자서전 1권에 우드하우스의 이야기를 즐겨 읽었던 유년 시절이 나온다. 도킨스가 가장 좋아하는 우드하우스의 작품은 ‘지브스 시리즈’에 속한 『설교 핸디캡 소동』(The Great Sermon Handicap)이다. 이 단편 소설은 1,000쪽이 넘는 우드하우스의 작품 선집 《펠럼 그렌빌 우드하우스》에 수록되었고, 번역된&nbsp;제목은 『설교 대회』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절판]&nbsp;리처드 도킨스, 이한음 옮김 《악마의 사도:&nbsp;도킨스가 들려주는 종교, 철학 그리고 과학 이야기》 (바다출판사, 2015년)<br><br><br>도킨스는 애덤스의 이른 죽음을 매우 안타까워했던 과학자다. 그는 자신의 칼럼과 강연문을 모아 놓은 《리처드 도킨스의 영혼이 숨 쉬는 과학》에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의 서문을 포함하면서 애덤스를 다시 한번 추모했다.&nbsp;도킨스는 애덤스가 세상을 떠난 날에 조문(弔文)을 썼고,&nbsp;일간지 &lt;가디언&gt;(The Guardian)에도 실렸다.&nbsp;이 글은 『더글러스 애덤스를 추억하며』(Lament for Douglas Adams)라는 제목으로 《악마의 사도》에 수록되었다.<br>대부분 독자는 애덤스를 ‘코믹 SF를 쓴 작가’로 기억한다. 하지만 애덤스의 참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본 도킨스는 그런 평범한 문장 한 줄로는 성에 차지 않을 것이다.&nbsp;도킨스가 만난 애덤스는 매력이 풍성하다.&nbsp;<br><br><br><br><br><br>과학을 좋아하는 사람, 과학을 과학자보다 재미있게 표현하는 작가, 과학을 전공하지 않았는데도 과학에 해박한 작가, 진화론을 잘 아는 작가, 생물다양성을 강조한 동물권 운동가, 우주로 간 우드하우스, 어린이의 호기심을 가진 어른. <br><br><br><br><br><br><br><br>[주]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는 ‘홍시’라는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가 절판된 것을 다시 출간한 책이다. 그래서 두 출판사 번역본의 역자가 같은데, 역자는 ‘P. G. 오드하우스’로 표기했다.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와 《펠럼 그렌빌 우드하우스》의 출판사는 ‘현대문학’이다. 전자의 책은 2024년에, 국내 유일의 우드하우스 단편 선집은 2018년에 출간되었다. 현대문학 출판사 소속 편집자는&nbsp;‘P. G. 오드하우스’를&nbsp;‘P. G. 우드하우스’로 고치지 않았을까?&nbsp;<br>편집자가 역자의 표기를 존중한 것일까, 아니면 재출간하면서 교정을 안 한 것일까?&nbsp;<br>아무튼 ‘오드하우스’ 표기가 너무나 신경이 쓰여서(bother)&nbsp;애덤스, 도킨스, 우드하우스, 이 BBC 3S의 연결 고리에 관한 글을 쓰게 되었다.<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3532/92/cover150/k67293957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5329216</link></image></item><item><author>cyrus</author><category>Trivia</category><title>속삭이는 고래</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esung/17388786</link><pubDate>Mon, 13 Jul 2026 07: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esung/17388786</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32936622&TPaperId=1738878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2897/99/coveroff/k932936622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72939579&TPaperId=1738878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3532/92/coveroff/k672939579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12157&TPaperId=1738878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088/33/coveroff/8932912157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12149&TPaperId=1738878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088/6/coveroff/8932912149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32939622&TPaperId=1738878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3660/58/coveroff/k832939622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s://blog.aladin.co.kr/haesung/17388786'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br><br><br>인간의 학명(學名)은 ‘슬기로운 사람(Homo sapiens)’이다.&nbsp;이 학명은 인간만 쓸 수 있는 별명이 되었다.&nbsp;호기로운 인간은 동물들 앞에서 꺼드럭거린다. “넌 동물이고, 난 인간이야.”&nbsp;우리는 지구상 유일한 이성적 존재이며 언어를 쓰고 있어서 동물과 다르다고 생각한다.&nbsp;<br>하지만 인간은 학명이 어울리지 않는 헛똑똑이다.&nbsp;종종 어리석은 판단을 내려서 화를 자초한다. 가짜 정보에 잘 속는다. 우리는&nbsp;항상 착각하면서 살아간다.&nbsp;슬기로운 사람은 동물이 아니라는 착각. 이런 착각을 학술 용어로&nbsp;‘종차(種差)’라고 한다.<br>재미있게도 우리는 한 번도 만나 본 적이 없는 외계 생명체를 ‘외계인’으로 가정한다. 우리가 만나고 싶은&nbsp;외계인은 인간의 모습과 흡사하며 우리처럼 비슷하게 생활한다. 외계인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우리보다 더 똑똑한 외계인을 우러러본다. 그래서 아득한 옛날에 지구를 방문한 외계인이 고대 사람들에게 현대 문명에 걸맞은 엄청난 기술을 전수했다고 주장한다. 초고대 문명설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페루의 나스카 지상화(땅에 그려진 거대한 그림들)가 외계인과 고대 사람들의 합작품으로 보인다.<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피터 박스올 &lt;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gt; 718번째 책]<br>[대구 독서 모임 &lt;고라니 울고&gt; ‘초여름 밤 SF’ 7월의 SF, 추천 독자 겸 모임장: 김성현]<br>* 더글러스 애덤스, 김선형 · 권진아 함께 옮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책세상, 2005년, 합본)<br>* 더글러스 애덤스, 김선형 · 권진아 함께 옮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1》 (책세상, 2004년)<br>* 더글러스 애덤스, 김선형 · 권진아 함께 옮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4》 (책세상, 2004년)<br><br><br>더글러스 애덤스(Douglas Adams)는 동물보다 똑똑하다고 거만하게 굴면서 외계인을 ‘우주의 슬기로운 사람’으로 추앙하는 인간의 착오를 풍자한다.&nbsp;애덤스의 대표작인 코믹 SF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약칭 ‘히치하이커’)&nbsp;1권의 23장은 인간의 어리석음을 꼬집는 우화(寓話)다.<br>지구에 사는 인간들은 자신들이 돌고래보다 지능이 높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돌고래가 인간보다 지능이 높다. 돌고래들은 지구가 ‘보곤(Vogon)’이라는 외계 종족에 의해 파괴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착한 돌고래들은 인간들에게 경고하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인간들은 언어가 없는 돌고래의 의사소통을 이해하지 못한다. 돌고래들은 지구인들에게 경고하는 것을 포기하고, 지구를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메시지를 남긴다.&nbsp;돌고래들은 뒤로 두 번 공중제비를 돌면서 고리를 통과하고, 행진곡 &lt;성조기여 영원하라(The Stars and Stripes Forever)&gt;를 휘파람으로 분다. 돌고래의 마지막 메시지를 인간의 언어로 해석하면 이렇다.<br><br>‘안녕히, 그리고 물고기는 고마웠어요.’(So Long, and Thanks for All the Fish)<br><br>돌고래의 마지막 메시지는 《히치하이커》 4권의 부제가 된다. <br>《히치하이커》가 라디오 드라마로 처음으로 공개된 1970년대 중후반에 살았던 사람들은 고래가 인간보다 지능이 뛰어난 동물이라는 사실을 믿지 못했다. 그렇지만 고래를 오랫동안 관찰한 과학자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br><br><br> <br><br><br><br><br><br><br><br><br><br>* 칼 세이건&nbsp;·&nbsp;앤 드루얀&nbsp;·&nbsp;린다 살츠먼 세이건 외, 김명남 옮김 《지구의 속삭임》 (사이언스북스, 2016년)<br><br><br>라디오 드라마 버전 《히치하이커》가 방송되기 일 년 전인 1977년에 고래의 뛰어난 지능이 처음으로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된다. 그해에 미국은 우주 탐사선 보이저(Voyager) 1호와 2호를 발사했다. 두 대의 탐사선에 ‘지구의 소리(The sounds of earth)’라는 이름이 붙여진 골든 레코드(Voyager Golden Record)가 실려 있었다. <br><br><br><br><br><br>골든 레코드는 우주 어딘가에 살고 있을 외계 생명체에게 보내는 ‘지구인들의 마지막 메시지’다. 골든 레코드에 지구와 모든 생명체에 대한 정보가 들어 있다. 한국어 ‘안녕하세요’를 포함한 55가지 언어의 인사말, 지구에 살면 들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소리, 지능이 높은 외계 생명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음악이 녹음되었다.<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칼 세이건, 홍승수 옮김 《코스모스》 (사이언스북스, 2006년)  &nbsp;  * 앤 드루얀, 김명남 옮김 《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 (사이언스북스, 2020년)  &nbsp;  * 칼 세이건 · 앤 드루얀 함께 썼음, 이상헌 옮김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과학, 어둠 속의 촛불》 (사이언스북스, 2022년)  &nbsp;  * 칼 세이건 · 앤 드루얀 함께 썼음, 김혜원 옮김 《혜성》 (사이언스북스, 2016년)<br><br><br>골든 레코드 개발 프로젝트의 총책임자는 칼 세이건(Carl Sagan)이다. 기술 감독은 인간과 소통할 수 있는 외계 생명체(외계 문명)의 수를 계산한 ‘드레이크 방정식’을 제안한 프랭크 도널드 드레이크(Frank Donald Drake)다. 창작 감독은&nbsp;세이건과 함께 TV 다큐멘터리 &lt;코스모스&gt;(Cosmos)를 제작한&nbsp;앤 드루얀(Ann Druyan), 레코드에 실릴 인사말을 구성하는 작업은 린다 살츠먼 세이건(Linda Salzman Sagan)이 맡았다.&nbsp;<br><br><br><br><br><br>1981년에 세이건과 린다는 이혼했고, 세이건은 ‘이미 오래된 연인’ 앤 드루얀과 재혼했다.&nbsp;드루얀과 세이건은 《혜성》(Comet, 1985년), 《잊혀진 조상의 그림자》(Shadows of Forgotten Ancestors, 1992년, 국역본: 김동광 옮김, 사이언스북스, 2008년),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The Demon-Haunted World, 1995년)을 함께 썼다.&nbsp;2014년, 드루얀은 다큐멘터리의 후속작 &lt;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gt;(Cosmos: Possibl Worlds)을 만들었다. 진행자는 천체물리학자 닐 디그래스 타이슨(Neil deGrasse Tyson)이다.&nbsp;<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 노승영 옮김 《야생의 치유하는 소리: 경이로운 소리들, 진화의 창조성, 감각의 멸종 위기》 (에이도스, 2023년)<br><br><br>고래의 소리를 레코드에 포함하자고 제안한 사람은 드루얀이다. 그녀는 고래를 동물이 아닌&nbsp;‘인간과 함께 지구를 공유하는 지적인 이웃들’이라고 생각했다. 드루얀은 고래들을 존중하는 의미로, 고래의 인사말을&nbsp;정치가들과 외교관들의 인사말 사이에 끼워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드루얀의 생각에 공감한 해양생물학자 로저 페인(Roger Payne)은 자신이 버뮤다 앞바다에서 녹음한&nbsp;혹등고래의 소리가 아름답다면서 추천했다.&nbsp;<br><br><br><br><br><br><br>로저 페인은 아내 캐서린 페인(Katharine ‘Katy’ Payne)과 함께 버뮤다에서 혹등고래의 소리를 녹음했다. 부부는 혹등고래의 소리에 인간의 소리처럼 반복 구조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혹등고래의 소리를 ‘노래’라고 주장했다.&nbsp;로저 페인은 고래잡이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알리기 위해 혹등고래의 소리를 모아서 편집한 음반을 발표했다. 음반 제목은 &lt;혹등고래의 노래&gt;(Songs of the Humpback Whale)다.<br><br><br><br><br><br>세이건도 드류얀의 생각에 동의했다. 골든 레코드에 실린 혹등고래의 노래는&nbsp;UN 대표들의 인사말 다음에 나온다. 세이건의 표현대로 혹등고래는 ‘지구에서 우주로 인사말을 보낸 지적인 종’이 되었다.<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피터 박스올 &lt;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gt; 107번째 책]* 허먼 멜빌, 김석희 옮김 《모비 딕》 (작가정신, 2024년)<br>* 허먼 멜빌,&nbsp;강수정&nbsp;옮김 《모비 딕》 (열린책들, 2013년)<br><br><br>애덤스는 허먼 멜빌(Herman Melville) 다음으로 고래에 관심이 많은 작가다.&nbsp;멜빌의 소설 《모비 딕》에 나오는 흰고래 모비 딕은 실제로 포경선을 침몰시킨 ‘모카 딕(Mocha Dick)’이라는 향유고래를 모티프로 했다.&nbsp;《히치하이커》 1권 18장에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향유고래가 등장한다.&nbsp;《히치하이커》의 향유고래는 자신의 몸을 관찰하면서 신체 부위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인다(‘이걸 내 배라고 부르자’, ‘이건 꼬리라고 부르자.’). 향유고래가 생각하면서 하는 말은 《모비 딕》의 유명한 첫 문장이자 작중 화자 이스마엘의 대사 첫 마디(‘Call me Ishmael.’)를 패러디한 것이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 더글러스 애덤스 · 마크 카워다인 함께 썼음, 강수정 옮김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 히치하이커와 동물학자의 멸종위기 동물 추적 프로젝트》 (현대문학, 2024년)<br><br><br>애덤스는 멸종위기 동물들을 보호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환경 운동가였다. 그는 고래 도감을 만든 동물학자 마크 카워다인(Mark Carwardine)과 함께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멸종위기 동물들을 만나는 탐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두 사람의 여행기는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라는 제목의 책이 되었다. 이 책에 중국에 간 애덤스와 카워다인이 양쯔강돌고래의 소리를 녹음하면서 겪은 이야기가 나온다. 중국을 처음 방문한 애덤스는 온갖 소음에 엄청나게 괴로워하는데, 그는 청각이 유독 발달한 양쯔강돌고래도 중국인들이 만든 소음에 괴로워할까 봐 우려한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 톰 머스틸, 박래선 옮김 《고래와 대화하는 방법: 물속에 사는 우리 사촌들과 이야기하는 과학적인 방법》 (에이도스, 2023년)  &nbsp;  <br>그의 걱정은 기우가 아니다. 고래가 소리를 내면서 주변에 있는 동족들과 대화를 주고받는다. 고래는 청각이 유독 뛰어나서 메아리 형태로 나타나는 바닷속의 소리를 감지한다. 고래를 잘 모르는 인간은 모든 고래의 소리가 똑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간의 귀는 고래 소리의 높낮이를 느끼지 못한다. 고래 소리의 높낮이는 사투리와 비슷하다. 고래 박사들은 소리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고래를 ‘소리 종족(vocal clan)’이라고 부른다. 바다 위를 지나가는 배와 바닷속을 돌아다니는 잠수함에서 나는 소리는 고래들의 대화를 방해하는 소음이다. 청각이 예민한 고래는 배가 지나가면서 생기는 소리를 동족이 내는 소리로 착각한다. 고래는 대화를 시도하려고 배에 접근한다. 고래를 잘 모르는 우리는 고래가 배만 보면 공격성을 드러내는 난폭하고 무식한 동물이라고 오해한다.<br><br><br><br><br><br>고래도 인간처럼 말한다. 그리고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알아볼 정도로 똑똑하다. 고래는 지구에 사는 동물이 아니다. 우리보다 영리한 지구의 동반자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34/90/cover150/k612137380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349072</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