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체인>의 초고를 쓴 건 2012년 멕시코시티에서 피해자 교환 납치라는 개념을 처음 접하고 난 뒤였다. 피해자 교환 납치란 다른 가족 구성원이 자신보다 약한 납치 피해자를 대신해 인질이 되겠다고 자청하는 것이다. 나는 그 개념을 1970년대 말, 내가 어렸을 때 일어났던 한 사건에 접목시켜보았다. -'작가의 말' 중에서-레이철의 딸 카일리가 납치된다. 납치범은 레이철에게 말한다.🔖'내 아들을 구해내려고 내가 당신 딸을 납치했어요. 내 아들도 누군지 모르는 남녀한테 납치를 당한 상태고요. 당신도 표적을 골라서 그 사람이 사랑하는 한 사람을 납치해야 해요. 그래야 체인이 계속 이어지거든요.'레이철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내 딸이 납치를 당했고 내 딸을 되찾기 위해선 내가 귀여운 남자아이를 거리에서 납치한 다음 그 아이하고 그 아이 가족을 진심으로 협박해야 해. 그 아이를 죽이겠다고 말할 때 진심인 것처럼 들려야 해. 안 그러면 앞으로 다시는 카일리를 못 볼 테니까.'최초 <체인>을 설계한 사람은 주기적으로 협박 전화만 하면 된다. 나머지는 다단계처럼 줄줄이 엮여 있는 불쌍한 사람들이 다 알아서 한다. 사람들이 엮이는 과정에서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의 SNS가 활용된다. 그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며 돈을 입금할 여유가 되는지, 표적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등을 사전에 확인한다. SNS의 무서움을 또 한번 확인했다.레이철을 비롯한 대부분의 피해자는 결국 납치범이 된다. 피해자가 곧 가해자가 되는데, 아이를 살려내기 위해 납치범(가해자)이 되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한다. <체인>의 유지를 위해 자식에 대한 부모의 마음을 이용하는, 소설에서만 존재하는 범죄 수법이기를 희망한다. 나라면 어땠을까... 나도 납치범이 되었겠지... 생각한다.마음 졸이며 읽은 앞부분에 비해 후반부는 시원시원하게 전개된다. 머릿속으로 그 상황들이 떠오를 정도로 장면들에 대한 묘사가 뛰어나다. 전반적으로 느껴지는 몰입감과 긴장감이 영화 제작으로까지 이끈 것 같다. 난 이미 한편의 영화를 본 것 같다.꼭 그래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 스릴러는 여름에 읽어야 제맛이다.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또한, 읽는 동안 심한 갈증에 시달린 것은 아니지만 맥주 한 잔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