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어쩔 수 없는 힘듦이 내게 찾아왔다면
글배우 지음 / 강한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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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분노.

좌절.

무기력.

예민.



그리고 결핍. 

이 모든 감정들을 불러들이는 근본, 결핍.



슬프고 분노 가득한 좌절과 무기력만이 존재하는 매일의 예민한 나와 결별하고 싶다면,

우리는 모두 각자의 '좋음'을 선택하여 그 결핍을 채우는 매일매일을 보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깊이 공감했다. 



저자가 언젠가 진행했던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의 불빛 프로젝트는,

37일동안 공원에서 천막을 치고 

고민있는 사람들이 찾아오면 고민을 들어주는 프로젝트였다고 한다.


이때 찾아온 사람들은 무려 2,000명.


프로젝트가 끝난 후 저자는 8킬로가 빠졌고,

수중에 있는 돈 2만 원 중 만 원짜리 국밥을 먹으며

"우리의 힘듦은 어쩌면 힘든 일 그 자체보다 

내 마음에 오롯이 공감해 주는 사람이 없기에 

더 힘든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후 저자는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가능하다면 유명한 작가가 돼서 더 많은 사람이 고민을 나누러 찾아오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 각인된 단어는 '결핍'이었다.



...늘 궁금하던 것이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시험에 떨어지고 취직이 안되고 친구랑 싸우고 가족과도 싸우고 사랑하던 애인과 헤어져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힘차게 씩씩하게 잘만 사는데,

왜 어떤 사람들은 똑같은 상황에 똑같은 일을 겪었는데도

몇 달이 지나고 몇 년이 지나도 끊임없이 자책하고 방황하며 좌절하고, 그래서 결국 삶을 포기하고 무기력해지는지.




이 책은 그 이유와 해결 방법을 친구처럼 알려준다. 

이 모든 것은 바로 '결핍'때문이라는 것과, 

그리고 그 '결핍'을 채우기 위해 매일매일을 '좋음'으로 선택하는 일상을 보내야 한다는 것을.


결핍이 생기는 이유를 저자는 스치듯이 아주 짧게 언급하는데,

5줄로 요약한 그 글도 공감이 되었고


무엇보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누구에게 의지해서, 그러니까 사람한테 의지해서 행복해지려고 하는 결핍의 악순환에 빠지지 말고, 더더욱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여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할 때 기쁜지를 알아내어 (소크라테스는 정말 지혜로운 철학자가 아닌가?) 그 "좋음"이 따르는 건강하고 건전한 선택을 매일매일 포기하지 말고 - 조금 힘들고 귀찮고 하기 싫은 마음이 들더라도 매일매일, 실천에 옮겨 그 결핍을 채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저자의 말이 어찌나 현실적인지. 


나에게 그 "좋음"이 가득한 선택들은 늘 책과 영화들이었고,

현재는 한 달전부터 시작한 책방송이다.



나는 늘 '이동진의 빨간 책방'같은 책방송을 언젠가 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는데

실제로 지난 한 달동안 이러저러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나는 방송을 한번도 안해봤다)

지금은 마이크나 음향,

책방송 테마와 대본 준비가 너무나도 즐겁고

또 무엇보다,

방송을 통해서

예상치 못한 기쁨과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나만의 '결핍'이 '좋음'으로 채워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책방송이 마이너 장르라(나를 포함해 책소개분석등으로 책방송을 하는 사람은 600명 중 4명뿐) 들어오는 사람도 거의 없고

방송도 한번도 안해봐서 잘하는 사람들을 보며 기가 죽고 그랬는데

이제는 조금씩 들어오는 사람들도 생기고 또 소수지만 나처럼 책을 좋아하는 나만의 팬들도 생기고,

물론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현재 무엇보다 가장 행복한 건 

이 책방송을 통해서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과거 많은 글들에서 나 역시 수없이 언급했던 부분이지만,

주변에 누가 있는지는 정말 중요하다. 



현재 나는 '임시 거주지'에 있다고 몇 차례 언급했던 적이 있다.


처음에는 2주만 있다가 돌아가려고 했는데

결국 그 2주동안 역시 나 혼자 이 낯선 도시에 있는 것이 여러가지면에서 이롭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 떨어짐 속에서 우리는 모두 각자 자신만의 방법으로 성장하고 스스로를 돌이키며 관계를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여기 오니, 내가 나의 '좋음'을 선택하여 매일을 보낼 수 있었다.  

그래서 당분간 더 있기로 결정했다. 



...그러니까, 저자가 언급했던 '힘들었던 환경에서 벗어나기' 프로젝트라고도 할 수 있다.


앞으로 최소 3개월, 길게는 1년간 이 도시에 더 머물기로 결정하고 나서 나는

바로 일을 알아보고 시작했는데 - 

그러다가 그만(?) 일일 알바만 하려던 나에게 갑자기 덜컥 취직 제안을 받았다. 

내 사정을 설명한 뒤에도 (최소 3개월~길게는 1년만 있을 것이다) 그쪽이 좋다고 해서 당분간은 다닐 생각이다. 박봉이고, 태어나서 처음 하는 일이긴 하지만 동시에 많은 것을 배우고 있어 좋다. 무엇보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면서 나만의 '힘들었던 환경에서 벗어나기'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는 점에서 예전보다 조금 더 나 자신이 좋아졌다.



어떤 사람을 만나면 좋을까, 라고 저자가 말하는데

"말을 부드럽고 예쁘게 하는 사람을 만나면 좋습니다"라는 점은 나 역시 1번으로 생각하는 부분.


그 사람의 마음은 결국 그 사람의 행동.

그리고 말이라는 것도 역시 그 사람의 행동이기 때문이다. 



조용히 읽기 좋은 책이고,

스스로를 돌아보기에도 예쁜 책이다.


분명 많은 이들에게 힘과 용기와, 그리고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책이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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