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니처 Signature - 새로운 시대를 대비하는 나만의 경쟁력
이항심 지음 / 다산북스 / 2020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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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처>는 인간의 심리적 자산에 맞추어 스스로를 강화시키는 방법을 알려준다. 어째 얼마 전에 읽었던 <아비투스>에서 상류층의 7가지 아비투스 중 그 첫 번째였던 "심리 자본"을 한국 상황에 맞춘 "심리적 자산"으로 바꾸어 쓴 본격 실행편이라고 느꼈는데, 알고보니 이 두 책이 모두 같은 출판사였다. 


인기가 굉장히 많았던지 두 번째로 실행한 서평 이벤트에 선정되서 책을 받게 되었는데, 특이하게도 여기는 블로그나 서점 등에 감상평을 쓸 필요없고, 오직 인스타그램 하나에만 짧막하게 감상평을 올리면 된다. (덕분에 그동안 방치했던 인스타그램 계정을 재가동하는 계기가 되었다.) 


...인스타그램 이벤트만 하면 되는데 굳이(?) 이렇게 길게 서평을 쓰는 이유는... 책이 괜찮아서.



가독성이 높다. 


앉아서 화장실 2번만 가고 5시간 내리 읽어서 끝냈다. 재미도 있고, 정보도 많고(역사적 배경, 전문 지식 모두 다),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설명도 쉽게 잘한데다가, 작가가 본인의 개인적인 상황도 적절히 녹여내면서 전문적인 이야기도 그 사이사이에 잘 풀어냈다. 게다가 독자층을 정확하게 겨냥해서 - 한국 사람들이 더 쉽게 공감하고 이입할 수 있게 한국에서 성공한 사람들 12명을 인터뷰했다 -  상황에 맞게 글을 잘 썼다. 



무엇보다 <아비투스>는 상류층에 대해 냉철하면서도 진지하고, "진짜로" 분석한 책인 것은 확실하지만(그래서 추천한다), 저자가 '이렇게만 하면 우리도 상류층의 아비투스를 가질 수 있다, 이렇게 훈련하면 된다, 우리도 상류층이 될 수 있다!'라고 제시했던 글들은, 내가 실제로 그 문턱에 다가갔다가 나가 떨어져본 사람으로서 대부분의 비상류층 사람들은 - 그 옛날 모차르트처럼 그냥 어찌저찌해서 궁정에서 피아노는 칠 수 있을지언정 정식으로 궁정 피아니스트(궁정 악사였나?)로 임명되지는 않고 여기도 저기도 아닌 그 중간에 끼어 괴로워하며 죽었던 것처럼, 말이 훈련이지 사실 상류층의 아비투스는 몇 십년, 길게는 몇 백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거라 한 세대만에, 몇 년안에, 그것도 나 혼자만으로 상류층의 아비투스를 체화할 수 있는 건 매우 무리가 있다. 그래서 그 책에서 나는 아니라 오히려 크랩 멘털리티에 더 공감이 갔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런 상류층의 아비투스 중 첫 번째의 "심리 자본"에서 비슷하면서도 약간 방향을 바꾸어서, 한국 상황에 알맞으면서도 "심리 자본"이 아닌 "심리적 자산"에 초점을 두고 상류층이 되냐 안되냐가 아닌, 돈이 많고 좋은 대학을 나와도 모두 다 성공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만만한 세상이 아닌만큼, 이 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잘 살 수 있게 "심리적 자산"을 강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전문적인 지식과 배경을 토대로 설명하고, 매 장 끝마다 실질 훈련법을 한 장으로 간추려 제시하고 있다. 


목차가 잘 되어 있다. 


과거와 다른 현재, 패러다임 변화와 이에 따른 심리학의 변화,

그리고 이렇게 달라진 현대 사회에서 중요해진 "심리 자산".

만족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적 심리 자산 7가지, 그리고 그들처럼 잘 살기 위해 키워야 하는 심리 자산 7가지와 이를 강화시키고 훈련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들. 


이 책에서 시그니처는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나만의 한 끗,

즉 나를 구성하는 여러 가지 자기다움 중에 

나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대표적인 강점을 말한다. 


설명을 잘 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저렇게 그림으로 다시 비교 설명해 줄 필요는 없는데, 

매 장마다 저렇게 그림으로도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핵심 이론이나 역사적 배경을 보여주고 있다.



"follow your heart 네 마음을 따라라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직감’은 신경심리학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 
대뇌핵의 역할에 대해 연구한 신경심리학자 매투 리버먼은 
대뇌핵이 우리 뇌에서 종족 유지 및 생존과 
관련된 본능적인 욕구를 관장하는 영역이라는 걸 알아냈다.
또한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상황에 대한 행동을 파악하고 
정보를 종합해 일정한 패턴을 찾아낸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그래서 대뇌핵은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나에게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직감을 통해 전달해준다.
하지만 대뇌핵은 언어 피질과 연결되어 있지 않아서 


우리는 그 감각을 몸으로만 느낄 뿐 그 이유나 배경을 언어로 정확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우리가 “이유는 모르겠지만 왠지...”라고 말하는 것이 이 때문이다. 
직감이 좋은 사람이라면 직감을 믿고 한 일이 좋은 결과를 불러왔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 우리 몸이 보내는 신호에 집중하는 것은 이 일이 
내 시그니처에 부합하는지 아닌지 판단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


저자가 시그니처를 강조하면서 그에 밑바탕이 되는 심리적 자산을 이야기하며, 이 역시 시대 변화에 따라 중시되는 자산의 유형이 변형되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옛날에는 전통적 경제적 자산(what you have, 재정, 물질적 자본)이 중시되었다가 그 다음은 지적 자산(what you have, 지식, 기술 아이디어), 그 다음은 사회적 자산 (who you know, 사회적 관계, 네트워크, 동료, 가족) 그리고 2020년 현재는 지금은 심리적 자산(who you are, 자기 효능감, 낙관성, 자아 탄력성, 열정, 끈기). 

나 역시 이런 분석에 동의한다.


그러니까, 돈 많고 예쁘고 잘 생기고 좋은 대학 나오면 확실히 사회 생활에 유리하게 작용되는 건 맞는데, 어느 순간 가면 이 모든 게 도움이 안되고 그다지 의미가 없는 순간이 온다. 그걸 옛날에는 돈, 가족, 인맥 등으로 보충되고 무마되었지만, 왜 똑같은 무언가를 겪었을 때 누군가는 좌절하고 나가 떨어지는 반면, 누군가는 툴툴 털고 금방 잘 일어나는가에 관심이 많아진 것도 이런 이유였다. 


"심리적 자산은 ‘당신은 누구인가?’에 관한 것이다.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답은 다소 철학적인 개념이지만
주로 타고났거나 개발된 자신의 심리적 강점이나 특성, 상태 등을 포함한다.


‘존재 being’가 핵심 키워드이며 
자기 효능감, 자신감, 낙관성, 자아 탄력성 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시그니처를 키우는 심리자산 - 성공한 사람들의 7가지 비밀이라는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1. 기회와 운을 창출하는 능력 - 계획된 우연

2. 실패를 경험으로 여기는 태도 - 학습목표 지향

3. 내가 나를 믿을 때 나타나는 잠재력 - 자기 효능감

4. 나를 성장시키는 타인의 신뢰 - 반사된 효능감

5. 결과에 대한 믿음 - 긍정결과기대

6.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는 열정 - 그릿

7. 내가 하는 일의 선한 영향력 - 의미있는 일


개인적인 관심은 2번, 3번, 그리고 5번. 

그 중에서 가장 관심이 갔던 부분은 - 


1. 실패를 바라보는 관점, 실패를 대하는 태도. 

수행목표 지향 VS 학습목표 지향. 

두 가지의 차이점을 보니 나는 수행목표 지향이라 다른 사람들보다 더 괴로웠던 거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2. "follow your heart 네 마음을 따라라" 

사실 이건 꼭 이 책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많이 나온 컨셉인데, 여기서는 직접적으로 뇌신경심리학자 입장에서 분석해줘서 좋았다. 직감과 시각화는 실제 심리학에서 과학적으로 증명된 개념이고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말하는 비젼 보드라든가, 보물지도, 미라클 모닝이라는 개념은 결국 스포츠 선수들이 하는 이미지 트레이닝 방법과 궤를 같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뭐랄까..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도 결국 같은 카테고리 안에 들어간다고 느꼈다. 

사실 실패해서 좌절하는 해결 훈련 방안으로 제시된 부분은, 이미 여기저기서 많이 봐왔던 방안들이라 새로운 건 없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좌절해서 무기력해지고 늘 우는 사람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방법/훈련 방안은 이 책뿐만 아니라 다른 책들에서도 제시되는 방법이 전부인 것 같다. 


문제는 이걸 매일매일 하는 건데... 스스로에게 보상을 주면서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오는 걸 다시 멀리 치우면서 계속 조금씩 실천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  

그 외 인상적이었던 개념은 2가지였는데, 잡 크래프팅과 에콜 42.


1) 잡 크래프팅 - 디즈니 청소 스태프 사례. (오 이마트의 검은 장갑이 생각났음)

2) 에콜 42 - 프랑스 사례. 우리나라에는 같은 개념으로 '몽실학교', 2020년 1월부터는 '42서울'이라라고 불리며 실제 이 학교가 실행 중이라고 함 (서울만 하고 있는 것 같고, 시작한지 얼마 안된 것 같음)


요즘 이런 심리 분석 책들이 많이 나오는 모양이다.


힐링, 치유, 공감이 중점을 이루다가 이제는 분석을 통한 개인 정신력 강화 트랜드로 가는 모양. 

심리학에 대한 역사, 사회 배경과 분석,


그리고 한국형에 맞는 '심리적 자산'을 훈련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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