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교육의 오래된 비밀 - 탈무드에서 찾은 세계 1퍼센트 인재 교육법
김태윤 지음 / 북카라반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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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은 상대방의 family name만 보고도 그 사람이 유대인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는데, 나는 그 정도의 분별력은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내가 아는 유대인 친구는 딱 두 명뿐이지만 의외로 그동안 만났던 사람들 중에 더 많은 사람들이 유대인이었을지도 모른다. 작가가 책에도 언급했듯이 유대인을 규정하는 조건 두 가지는 모계와 유대교 여부 뿐이니, 어쩌면 내가 만났던 사람들 중 상당 수가 유대인이었을 수도 있었겠다.

이 책은 시중에 나와 있는 모든 유대인 자녀 교육의 종합 요약본같다. 장점이자 단점이다. 이미 유대인 교육에 대해 많이 아는 사람이라면 메리트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읽을거리가 넘치는 책이다.

작가 이력을 보니 꽤 화려해서 실질적으로 유대인을 인터뷰하거나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의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는데, 아쉽게도 없었다. (그나마 그에 가깝게 나왔던 부분이 '이스라엘에 사는 한국 교포들에 따르면 유대인들을 싸우지 않는다는 것이다"라는 문장뿐이었다.)


유대인이라고 하면 지금도 질투와 부러움을 갖는 다른 나라 사람들과는 달리,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대인에 대해 갖는 동경과 선망은 무서울 정도로 강한 것 같다. 유대인 친구 두 명과 예전에 했던 이야기 중 하나가 한국에서 유대인 교육에 대해 관심 많은 거 아냐였는데 - 너희들이 컬럼비아대와 예일대 나온 이야기를 유대인 입장에서 책을 내면 한국에서 어마무시하게 팔릴거다,라고 말했더니 - 그 두 명은 다 비슷한데 왜 그리 관심이 많지, 그래도 유대인을 싫어하는 것보다는 좋다면서 웃었던 기억이 있다.

여기서 "다 비슷한데"라는 말은 열성적인 교육열을 가진 부모를 두었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학교를 다녔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가졌을 훈련 과정을 말하는 것 같은데, 그런 부분도 있지만 다른 거 말야, 탈무드라든가, 물고기를 그냥 주는 게 아니라 잡는 법을 가르쳐 준다는 말 말이야, 라는 거 말하다가 "아 그런 거... 물론 그런 게 있지. 라바이들 만나고 그러는 거? 그런데 유대교도 꽤 다양해. 종교적 성향이 강한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 집처럼 그런 거 별로 신경 안쓰는 유대인들도 많아." 실제로 나중에 이 친구가 결혼한 사람은 중국 사람이었으니 뭐.


 
 목차를 보면 - 우리나라 자녀 교육 상황을 살펴보고, 그 다음에 유대인의 정의, 그 다음 유대인들의 자녀 교육 과정을 나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대인들보다 더 많이 유대인 자녀 교육에 대해 알 수 있다.

읽으면서 간혹 한국 사람들은 다 도교나 불교를 믿고,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지 않냐고 묻는 외국 사람들이 생각나기도 했다.


읽으면서 약간 갸우뚱했던 부분인데, 어떤 유대인 학교를 말하는거지? 이스라엘에 있는 유대인 학교를 말하는 건가? 만약 그렇다면 정말 성적표가 없는지도 모르지만... (왜냐하면 내가 말한 유대인 친구 두 명은 모두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라난 애들이라 - 게다가 이스라엘에 한번도 가 본적이 없다고 했다) 이스라엘이 아니고 다른 나라에서 사는, 아래 사진에서 작가가 썼듯이 전국적으로 15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유대인 중 830만 명이 전세계적으로 퍼져 사는데 - 학교 성적표가 없으면 다른 나라 진학이 쉽지 않을텐데. 유아원까지는 성적표가 없다는 건가? 이 부분은 상세하게 적혀 있지 않아서 나도 잘 모르겠다. 그저 이스라엘에서 태어나서 자란 유대인과 그렇지 않은 유대인들의 차이인가;

...그리고 유대인들만 구구단을 외우지 않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 일본, 중국과 같은 아시아 국가 외에 음악처럼 좔좔 외워가며 구구단을 외우는 나라는... 내가 알기로는 없다. 외국 애들은 어렸을 때부터 당연하게 계산기를 들고 학교에 가서 산수와 수학을 배운다.


책에 나와 있는 유대인 교육의 핵심은 전인교육이라고 한다.

이 책에는 정말 많은 유대인의 자녀 교육 방법이 나와 있지만, 그 중 하나만을 꼽으라면 히브루타라고 하겠다. 토라, 탈무드, 인성 교육, 종교 교육, 경제 교육 등등 중에서 가장 관심 있었고 가장 유용한 동시에 한국 사회에도 대입시켜 실행시킬 수 있는 자녀 교육법은 히브루타라는 대화법이라고 생각한다. 하버드에서 하는 질문하고 대답하고 질문하고 대답하는 소크라테스식 대화법과 비슷한데, 결국 모든 가정 교육의 근간은 대화라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다.

히브루타는 두 명씩 짝을 이뤄서 질문하고 대답하며 토론하는 대화법인데, 이 때 상대방의 지위나 성별이나 나이를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마디로 인간 대 인간으로서 상대방을 존중하며 생각/의견/말을 듣고 말하는 대화법이자 자녀 교육 방법이다.

이렇게 자신을 말로 표현하는 방법을 알고,

그 말이 무시당하지 않고 (부모가 경청하고 자녀의 생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다시 말로 표현하며 주고 받는다는 점에서) 자신의 생각이 존중받는다는 것을 알고 크는 아이라면, 그 아이가 유대인이든 아니든 상당한 자신감과 자존감을 갖고 자랄 것임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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