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살기 가이드북 - 2020~2021 최신판 한 달 살기 시리즈
조대현.신영아 지음 / 나우출판사 / 202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책 제목을 확인한 순간부터 살짝 불안했었다. 한 달 살기 외국편이라는 아이디어는 좋은데, 그 한 권에 유럽과 동남아시아를 묶어버리다니. 나라 하나만 해도, 심지어 도시 하나만 해도 한 달 살기로 책 한 권이면 벅찰텐데 특정 국가도 아니고 유럽과 동남아시아라는 전혀 다른 두 대륙을 함께 묶어버리다니.


아무리 글을 잘 써도, 아무리 내용이 풍부해도, 아 아무리 그래도. 어딘가 벅찬 컨셉의 여행 책이다.



그리고 표지가... 저 동상이 나도 모르는, 굉장히 유명한 동상인지도 모르지만(만약에 그렇다면 미안합니다) - 그래서 오드리 햅번이 아이스크림 먹었던 그 분수대처럼 무언가 굉장히 의미있는 장소이고 상징성이 있는 동상일지도 모르지만 - 한 달 살기 컨셉, 게다가 유럽과 동남아시아를 다루는 여행 책자라는 점에서는.... 그다지 어울리는 표지 사진으로는... 글쎄. 적어도 여행 책을 자주 구매했던 구독자 입장에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목차도 자세히 보면 헷갈린다.

작가가 두 명이라 그런건지, 아니면 애당초 이 출판사의 편집부가 그냥 작가 개개인에게 특수한 작성 가이드라인을 주지 않고 그냥 그 두 명이 쓴 글을 넘겨 받은 후 자신들이 쓴 책 intro 부분에 모든 한 달 살기 여행 책자 시리즈에 들어가는 글을 넣고 다른 것도 그냥 자체 편집을 하겠다고 한 건지 모르겠지만 - 왜냐하면 이 출판사로부터 이 책과 더불어 크로아티아 한 달 살기 책자를 한 권 더 함께 받았는데, 그 책 intro 부분에도 똑같은 글이 있다. 물론 한 달 살기 시리즈 중 한권이니까 이 부분은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다 - 그런데 이 intro에 실린 글을 시리즈에 들어가는 공통적인 글이라고 하기에는 좀 너무하다 생각이 드는 게, 이 책에서 바로 다음 장, 새로운 장에 앞에 intro에 썼던 글 중 두 문단이 그대로 똑같이 복사+붙이기해서 들어가 있다. ...으음.


이 외에도 그냥 목차만 봐도 (그리고 나중에 내용을 읽어도) 무언가 2가지 다른 형식으로 글이 써져 있고 이게 교집합 편집 - 그러니까 일관적인 편집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냥 교차 편집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목차뿐만 아니라 나중에 읽을 때도 여행 세부 국가, 도시 하나하나는 정보가 넘칠지 모르지만, 전체적으로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걸 알 수 있다.

그 증거로 저 위에 있는 오른쪽 사진의 <동남아시아> 섹션을 봐주기를. <동남아시아> 밑에 소제목도 없이 바로 태국 치앙마이와 인도네시아 발리가 있고, 그 바로 밑에 같은 장에서 치앙마이 한달 살기와 발리 한달 살기가 있는 반면, 바로 그 다음에 나오는 큰 제목으로 베트남 호이안이 한 장을 차지하고 그 다음에는 태국 끄라비가 또 큰 장을 하나 차지한다.



...띄어쓰기 잘못된 곳도 몇 군데 발견했다. 예를 들어 발 띄우고 리. 이런 식으로 편집이 되어 있는 곳이 있다.

그리고... 물론 '요즈음'이 맞춤법이 틀린 단어가 아니라는 건 안다. 그런데 '요즈음' 보다는, '요즘'이라고 더 많이 사용하지 않나요?



위에 보이는 4장의 사진들 중 윗 칸의 2장이 바로 아까 말한 ‘복사+붙이기’식 문단 2개가 있는 장들.

그런데 그런 말들 외에도 똑같은 내용이 계속 발견된다. 작가 2명과 편집부의, 도합 3가지 서문 형식이 비슷한 내용으로 - 왜 한달 여행을 준비해야 하는가, 어떤 마음으로 준비해야 하는가를 다루는 서문에 해당하는 부분에 거의 같은 내용이 A-B-C 형식으로 반복된다. 그런 ‘시작 단계’의 내용이 이 책의 1/5을 차지한다. 아랫줄 오른쪽 사진에서 내가 마크를 해놨듯이, 저렇게 많다.

소설처럼 처음부터 주욱- 읽으면 왜 비슷한 말을 또하고 또하는지, 여행 시작하기 전부터 헷갈린다. ...선택적으로 읽는다면 이런 헷갈림은 없겠지만, 일반적으로 여행 시작 전 서문에 해당되는 부분은 처음부터 주욱 읽지 않나 싶어서 이런 형식의 편집을 한 출판사가 좀 아쉽다.

그 1/5에 해당하는 여행 전 마음가짐에 대한 글들 중 ‘편하게 입고 다니자’는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당연히 한달이나 살 계획이니 편안하게 입고 다녀야 겠지만, 어떤 식당이나 공연장에는 반드시 정장을 입어야만 입장이 가능한, 알맞은 장소가 있다. 그래서 나는 장기 여행을 할 때 반드시 정장 하나와 구두 하나를 꼭 여행 가방에 넣고 떠난다. 이런 부분도 여행 tip으로 써 놓았으면 더 좋았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좋은 점도 물론 존재한다.

계속 언급했던 부분이지만, 여행 전 서문 부분 마음가짐에 해당하는 책의 1/5부분을 제외하고 여행하는 데 실질적으로 필요한 준비과정이나 현지에서 필요한 주요 정보들은 잘 되어 있다.

위 이미지에서도 보여지듯이 현실적인 비용 산출 과정, 한달 준비를 위해 단계적으로 거쳐야 하는 부분들 - 현지에 도착해서 할 수 있는 일들과 정보들은 활용하기 수월하다.

…그러나 여전히, 아무리 생각해도 유럽과 동남아시아를 한 권에 묶은 건 과했다는 생각이 든다. 확실하지 않지만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본 결과 아무리 생각해도 작가 2명이 모두 유럽과 동남아시아를 모두 다룬 후 그 내용을 그냥 대륙간으로 편집 일관성 없이 묶은 것 같은데, 그렇게 작가를 묶지 말고 그냥 대륙별로 따로 책으로 나누어 책 한 권이 아니라 두 권으로 나누어 출판하는게, 작가들에게도, 한 달살기를 외국에서 하려는 독자들에게도 더 효율적인 여행 가이드북이 되었을 거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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