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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사는 세상 - 착한 아이와 비정한 남자 사이, 고달픈 소년들의 사회
로잘린드 와이즈먼 지음, 이주혜 옮김 / 중앙M&B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의 원작이 [여왕벌과 추종자들]이라는 책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작가가 소년버전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보통 여자는 섬세하고 복잡한 세계에 살고 남자들은 단순한 힘의 세계에 사는 것 같지만,
이 책을 읽어보니 남자들이 사는 세계도 매우 복잡한 도식이 계산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애들이 성장이 빨라서, 남자애들을 애 취급하는 것도 사실이고, 성인이 되어서도 그게 지속된다. 정말 바보같다고 생각했던 그들의 세계에서도 무수한 일들이 일어나고 모르는 세계일수록 공부해서 도와주고 존중해줘야한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알고 싶었다. 남자들, 그들은 어떤 어린 시절을 거쳐서 지금의 모습으로 우리를 어렵게 하는 지를.
그래서 선택하게 된 <아들이 사는 세상>
아직 아들은 없지만, 주변에 많은 아들(이미 성인이 되거나 거의 할아버지더라도 그들은 누군가의 아들도 이 세상에 나왔으니)을 이해하려고 생각하면서, 책을 읽어내려갔다.
여자와 마찬가지도 남자도 사회에서 만들어진 '남자다움'에 갇힌다. 여기서는 '남자 규칙 상자'라고 말한다. 소년들에게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높은 사회적 지위의 사람을 묘사해보라고 할때 나오는 동사 형용사는 (재미있다. 초연한다, 나태해보이지만 성적이 좋다. 키가 크다. 돈이 많다. 독립적이다. 여자한테 인기각 많다 등) 그들의 행동을 옮아 매고 있다. 자신을 제대로 인정할 수도 없고 다른 사람들을 그 기준으로 우열을 판단하게된다.
1부에선 이렇게 소년들의 세계를 주도하는 것, 그들의 서열, 중요시 되는 것 등 아들의 세계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2부에선 부모로 혹은 교사, 코치로 그들과 소통하는 법을 알려준다.
3부에선 아들과 당면할 네 가지 문제(온라인 생활, 게임, 학교폭력, 문제상황)를 예방하고 대처하는 지혜로운 방법을 제시해주고
4부에선, 그들이 아들에서 세상에 필요한 남자가 되기 위해서 배워가야 할 중요한 문제들(정신장애를 가진 아이들과 공존하는 법, 동성애자일때의 대처법, 여자아이와 잘 지내는 것, 여자친구의 문제)를 다룬다.
그리고 책 뒤에 부록으로 '양육스타일 체크하기'가 있는데, 무려 12가지의 잘못된 스타일과 단 한 가지 '바위 같은 스타일'만이 긍정적인 부모의 모델이었다. 리스트를 읽으면서, 아....우리 부모님이 이랬었지...라고 물론 생각된다. 하지만 역사는 바꿀 수 없어도 미래는 선택의 기회가 있으니까 ㅎㅎ
인상깊기도 하고 책 안에서 여러번 사용하는 SEAL전략이라는 것이 있다.
SEAL: 효과적인 감정 소통법 라고 소개가 되는데(p.128-9)
1. 일단 멈추고 상황 설정하기(Stop and Set it UP) 심호흡을 하고 보고 듣고 생각하라. 상대를 어디에서 대면할 것인가? 지금 공개적으로? 나중에 사적으로?
2. 설명하기(Explain)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 원하지 않는 일인가? 걱정되는 일인가? 그렇다면 대신 무얼 바라는가? 물론 이 단계에 이르면 설명하지 않아도 상황이 명백하겠지만 그래도 문제를 다시 한번 진술해야 한다.
3. 확인하고 인정하기(Affirm and Acknowledge) 당신도, 다른 사람도 존중받을 권리가 있음을 확인하고 당신이 문제에 일조했다면 인정해라.
4. 마감하기(Lock in) 상대방과 친구 사이거나 어떤 관계를 맺고 있다면 계속 그 관계를 유지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유지하기로 했다면 어떤 사이로 지낼 것인지를 결정해라.
요렇게 네 단계로 진행되고 그 전략의 목적은 상대방에 설득이 아니라, 갈등 상황에서 스스로 경계를 지키고 자부심을 유지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진심을 가장 잘 전달하게 하는 것이다.
이 방법만 잘 활용할 수 있어도 아들들과의 소통이 한결 수월할 거 같다.
3부에선 왜 남자들이 그런 되지도 않는 농담을 기를 쓰고 하는지 조금 이해가 가게 해줬다.
유머가 아들들 세계에는 엄청나게 중요하다는 것, 물론 여자들이 남자의 유머를 좋아하다고 하지만, 남자가 재밌어서 좋다. 라곤 생각지 않은데(이건 개개인이 다르겠지만) 그들의 세계에선 계급이 달라지는 중요한 문제라니까 이해가 갔다.
4부에서는 '조금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는 법'이라는 챕터를 들여서 '조금 다른 아이들'에 대해서 말해주는데, 특히 ASD 아이, 자폐증스펙트럼이라고 자폐증상의 아이들을 구체적으로 이해하도록 써놓았는데, 이들은 다른 사회부적응증과 다르게 자신의 행동이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이해를 못한다고 한다. 더 문제가 될 수록 본인은 더 모른다는 것.
그래서 이들이 사회적 신호를 읽지 못하고 민첩하고 융통성있게 대처하지 못한다며 여러가지 특징를 나열했는데 왠지 나랑 너무 비슷해!!!!
사람은 누구나 다 어느정도 남들과 다르니까요 하하하
-하지만 이 챕터는 정말 도움이 됐다. 우리는 의도하지 않게 조금 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생활해가야하는 때가 오고 본인이 그렇지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아들들은 성별도 다르지만 우리와 다른 세게에 살고 있다. 컴퓨터, 스마트폰, 태어날 때부터 온라인 생활이 가능하다. 당연히 사고 체제와 문화와 소중히 여기는 것 등이 다르다. 소년들의 세계를 잠시나마 엿보게 되어서 좋았다. 하나 아쉬운 점이라면, 저자가 미국인이라, 소년 편집위원들도 미국인이고 모든 아들들과 부모들이 미국인이라, 조금 거리감이 있는 부분도 있다. 책을 읽다보면 상황 설정에 미국애가 머리속에 등장한다. 그리고 우리 꼬마들은 사라진다. 대화체로 실예를 보여주는 것도 커다란 장점인데, 말투도 어쩔 수 없이 미국인 말투다. ㅠ ㅠ 그래도 근본적인 것과 약하던 강하던 사회적인 상강요가 같은 방향이다. 정말 우락부락한 남자인형과 깡마른 몸에 글래머에 시크한 표정의 여자인형들 그 인형들의 존재마저도 끔찍하다. <여왕벌과 추종자들>이 울나라 번역된 것이 없는 게 아쉽다.
이 책은 두고두고 보면서 내가 만나는 모든 아들들을 이해하고 소통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