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을 품고 슬퍼하다 - 임진왜란 전쟁에서 조선백성을 구한 사명대사의 활인검 이야기
이상훈 지음 / 여백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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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전쟁에서 조선 백성을 구한 사명대사의 활인검 이야기

칼을 품고 슬퍼하다


임진왜란을 떠오르면 생각나는 인물은 바로 전쟁 영웅 이순신입니다. 사명대사의 기록은 승려였다는 흐릿한 기억만을 가지고 있었는데 4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내용을 통해 어린 시절의 모습, 여인을 사랑하는 남자로서의 모습, 백성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었던 사명의 모습, 등 사명대사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확인하면서 그를 제대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포검비(抱劍悲), 칼을 품고 슬퍼하다."

살생을 금지하는 불교의 승려가 왜 칼을 들어야 했는지, 그 당시의 암울하고 참혹했던 역사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임진왜란이 발발하면서 승군들의 게릴라 전법으로 왜군의 보급로와 퇴로를 막음으로써 버텨냈고, 조선에서는 승병이 없으면 전쟁을 할 수 없다는 말까지 나올 만큼 그 중심에 선 사명대사, 무능한 조선 조정은 사명이 이끄는 수군에 믿음을 가질 만큼 사명대사의 위상이 점점 높아져만 갑니다. 염불을 들어야 할 그가 더 이상의 살생을 막기 위해 칼을 들을 수 없는 현실이 참으로 가혹하기만 합니다.

노원평 전투는 한양 사수를 위한 왜군과 승군의 싸움으로, 행주대첩과 함께 명나라 군대 없이 승리한 싸움입니다. 특히 노원평 전투는 사명의 승군이 왜군을 섬멸해 한양 수복의 전초기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 전투였으나, 이를 시기하 유학자들에 의해 역사에서 묻히고 말았는데, 이런 역사적 왜곡이 될 만한 사건들이 얼마나 많을지, 우리가 역사를 제대로 배우고 있기는 한 건지, 그들을 올바르게 평가하지 못한 채 묻혀버렸다는 사실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보여주었던 선조의 무능한 모습을 또다시 마주하게 됩니다.

임진왜란은 승병과 의병이 없었다면 절대로 승리할 수 없는 싸움이었음에도 그들에게 상을 주기는커녕 그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나라보다는 자신의 권력 유지가 더 중요했던 만큼 방해되는 소중한 의병들을 제거해 나가는데, 임진왜란의 영웅 이순신마저도 선조에 의해서 배척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인지 새삼스럽지도 않습니다.

임진왜란을 바라보는 조선의 시각뿐만 아니라, 일본 내에서도 전쟁을 원하지 않은 이들과 전쟁을 벌여놓고 전쟁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독선적인 모습, 원군으로 온 명나라 군대의 횡포의 모습 등 전쟁을 겪게 되면서 마주하는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 속에서는 나라의 주인을 잘못 만나면 그 피해는 죄 없는 백성들의 몫이 된다는 깊은 깨달음도 있었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서 선조 같은 무능함을 보았다면, 무를 버리고 문을 택한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대한 인물에 대해서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사무라이 중심이었던 일본을 성리학 중심으로 바꾸게 만들었고, 조선에서 빼앗아 간 책과 포로로 잡아간 조선의 유학자들을 통해 일본 정신을 바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만나기 전에는 사명대사에 대해 알지 못했는데, 살생을 저지르면 안 되는 그가 큰 죄를 저지를 수밖에 밖에 없었던 상황을 만나보니 어쩌면 많은 백성들에게는 나라를 구하는 영웅이자 지도자가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전쟁으로 나라를 구한 것도 모자라 전쟁이 끝난 후 임진왜란으로 죽거나 포로로 끌려간 사람이 10만이 넘었음에도 잊힌 존재로 그들의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백성의 고통을 외면하지 못했던 사명대사, 그가 나서준 덕분에 조선인 포로 천오백 명을 데리고 돌아올 수 있었다는 사실이야말로 조선을 정치했던 왕과 신하들이 뼈저리게 반성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명대사의 숭고하고 불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나라를 구한 최고의 영웅에 대해서 알게 되어 감사했고, 아직도 밀양에는 사명대사의 역사적 흔적이 남아있으니 그 흔적을 따라 사명대사를 만나보고 싶습니다.

이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뿐만 아니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 소식까지 접하고 있습니다.

무능한 선조 같은, 독선적인 도요토미 히데요시 같은 독재자를 만나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습니다. 1592년 그때도 그랬고, 21세기인 지금도 그렇습니다. 왜 자꾸 역사를 반복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역사를 모르면 미래도 없다는 말처럼, 그들이 역사를 모르기에, 전쟁을 일으킨 마지막 그들의 모습을 모르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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