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츠나구 2 - 인연이 이어주는 만남과 마음 사자 츠나구 2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오정화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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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 이어주는 만남과 마음

사자 츠나구2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창구, 제가 바로 츠나구입니다.

보름달이 뜨는 단 하룻밤 허락된 만남, 오늘 밤 당신을 만나러 갑니다."

[사자 츠나구1]을 읽어보진 못해서 내용 전달에 있어서 문제가 있지는 않을까 살짝 걱정을 했지만, 그런 고민을 날릴만큼 전작으로부터 큰 연결이 없어서 막힘없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죽은 사람을 다시 만나게 해주는 사자라는 츠나구가 이어주는 만남의 이야기가 무척 궁금해집니다.


"츠나구의 의뢰는 '인연'이다.

아무리 전화를 걸어도 절대 연결되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는 자연스럽게 닿게 되어 있다고-."

할머니가 해오셨던 츠나구를 이어받은 사회 초년생 아유미가 죽은 자와의 연결고리인 츠나구가 되어 산 자와의 하룻밤 만남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어린 시절 헤어져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를 만나기로 결심한 남자 배우 유즈루, 역사 속 인물을 만나고 싶어했던 은퇴한 교사 사메카와,

5년 전 사고로 딸을 잃고 죄책감에 시달리는 시게타 부부, 병에 걸려 딸을 먼저 보낸 엄마 도키코, 그리운 사람과의 재회를 기다리는 요리사 하치야 등 5편의 에피소드를 통해 츠나구로서의 사명감과 더불어 사람과의 인연에 대해 생각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망자가 아무리 거절해도 계속해서 한 사람과의 재회를 의뢰하는 사람이 있단다."

츠나구와 만난 시점에서 의뢰인에게는 '인연'의 힘이 조금이라도 작용했을 테니 면회가 실현되지 않을 법한 사람은 걸러지는데 하치야는 벌써 몇 년째 같은 상대와의 재회를 의로했지만, 그때마다 계속 거절을 당합니다.

소데오카 요정에서 일하게 된 하치야, 유서 깊은 가게의 외동딸인 아야코를 마음에 품고 있지만 신분이 다른 이루어질 수 없는 짝사랑으로 바라만 볼 뿐이었는데, 아야코가 열여섯에 잔병치레로 돌아가게 되면서 하치야는 츠나구를 통해 아야코를 만나기를 원합니다. 거절의 이유도 알지만 그래도 만나고 싶어합니다.

"아야코 님께 이렇게 전해주세요. 청년이었던 하치야도 어느새 '여든다섯'이 되었다고."

.....

"이제는 기다려도, 올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거네. 당신 이외에는."

"제가 아야코 님을 간절하게 만나고 싶었던 이유는 아야코 님이 이 세상을 떠난 이후의 일들을 전하고 눈을 감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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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사람과의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게 믿어지나요? 대부분은 믿기 힘든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죽은 사람과 단 한번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어떨까요? 그런일이 정말로 있다면 저는 그 기회를 잡고 싶네요.

그리웠던, 만나고 싶었던 그 순간을 위한 만남을 앞둔 사람들의 두려움과, 미안함, 복잡 미묘한 감정을 통해서 얼마나 그리워하고 보고싶었는지, 만나면 꼭 해주고 싶었던 그 한마디가 너무나 슬퍼서, 혹은 감동이어서 감정이 북바쳐 올라옵니다.

저마다 아픈 사연으로 죽은 자와의 만남을 갈구합니다. 시간은 흐르지만, 계속 함께하고 싶을겁니다.

그 사람이 살아 있었던 그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고, 그런 마음으로 마음속에 간직한채 함께 살아가고 있는것은 아니까 싶습니다.

단편적인 이야기를 통해서 감동을 찾으려던 제게 사랑하는 사람, 소중한 사람과 같은 시간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존귀한 것인지 일깨워 주었습니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같은 세계, 같은 시간 속에서 같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합니다.

사람과의 인연에 대한 생각이 특별히 없었는데, 가족으로 만난것도, 친구로 만난것도 다 인연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서 한편씩 읽어나갈때마다 나와의 인연에 떠올리는 사람들을 생각하게 되고, 공감하게 되면서 딸아이의 이야기에서 눈물이 핑 돌았는지도 모릅니다. 지금 내 옆에, 내 주위에 있는 인연에 대해 새삼 소중한 마음이 드네요.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고, 더 나아가기 위한 용기를 주는 감동적인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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