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기 리노블 1
마태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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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와 집착이 만들어낸 욕망의 사슬


습기


습기 ; 물기가 많아 젖은 듯한 기운

책의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축축한 기운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집이라는 공간, 아파트라는 밀집된 공간 안에서 꿈틀대는 뱀의 모습을 통해 미스터리적인 기운이 전달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습한 느낌과는 반대로 핑크색 형광 표지가 굉장히 눈에 띕니다. 그래서 그림이 더욱 주목받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 음습한 아파트 이야기 속으로 빨리 들어가 보고 싶습니다.





청약에 당첨돼 '드림힐'에 입주하게 된 세 식구 미연, 정우, 지호

그곳에서 지난 아픔을 모두 다 잊고 새 출발 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미연.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 희미한 먹구름이 조금씩 피어 오릅니다.

경비원한테 느꼈던 섬뜩함, 다섯 아이 엄마들이 모여있는 단톡방의 영희 엄마, 60대에 가까워 보이고 촌스러울 정도로 진한 메이크업을 하는, 도통 나이에 맞지 않은 모습을 하는 영희 엄마와의 만남에서의 대화는 섬뜩하기만 합니다.

10년 전 이사한 지역에서 일어났던 '동명시 아동 실종사건'과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 떠돌던 '괴담 도시'를 접하면서 미연은 점점 불안함을 느낍니다. 더군다나 늦은 퇴근으로 탐탁지 않은 영희 엄마 네에서 저녁까지 먹고 오는 지호를 걱정하게 됩니다.


'오래된 방에서 날 것 같은 불쾌한 냄새. 나이와 어울리지 않는 옷차림과 상황에 잘 맞지 않는 대화. 거기서 오는 이질감이 주는 희미한 섬뜩함

미연은 더 생각하지 않기 위해 애써 잠을 청했다. 지호를 저녁까지 먹여 집에 보낸 그녀를 너무 편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면 안 될 것 같았다.

과연 잘 될지는 의문이지만....... 124쪽에서'


우연히 키즈카페에서 만난 친구 엄마들과의 대화에서 "저희가 채팅방이 있나요........?"라는 물음에 싸늘해진 공기에 미연에 머릿속은 왜,라는 의문이 가득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영희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진 지호에게서 이상한 주문을 외우거나, 손을 음식을 먹거나 평소와는 다른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미연은 불안감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드림힐에서 벌어졌던 아동 실종사건의 실체를 조사하면서 알게 된 만세교의 정체, 그리고 만세교의 주문인 '팔천상제홍일신'을 지호가 주문처럼 외우고 다니고 이상해진 배경에 영희 엄마가 있다는 사실, 의심이 확신이 되었을 때 오는 차오르는 분노. 그러다 사건이 벌어졌다. 지호가 사라진 것이다. 괴담도시속의 떠돌아다니는 아동 실종사건, 그리고 만세교, 그리고 드림힐을 둘러싼 엄습한 불안감, 그 끝에서 마주하게 될 실체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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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청약의 당첨의 행운을 맛보는 것도 잠시, 그곳에 도사리고 있는 사건을 마주하게 되면서 편안해야 할 그곳이 공포스러운 곳으로 변질되어가는 모습을 미연을 통한 심리적인 묘사를 통해 간접 체험을 하고 나니 섬뜩하다는 생각이 가득해집니다. 새롭게 발을 들인 그곳에 나보다 더 나를 잘 아는 사람이 있다는 것, 감시당하는 기분, 벗어나고 싶지만 마주쳐야만 하는 이웃, 알 수 없는 일들이 계속 일어나는 이곳, 그곳이 내가 사는 집이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보니 불안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와 심리를 주인공 미연을 통해 제대로 보여준 것 같습니다.

일상생활에서 교묘하게 퍼져있는 사이비 종교, 그것으로 인해 한 가정이 무너지는 처참한 광경들을 보면서 불편한 시선으로 지켜보았습니다.

특히나 믿었던 남편 정우의 불편한 진실을 마주했을 때 무거운 공기는 결국 비극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열린 결말에 공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소재들이기에 기대 없이 읽었는데 긴장감이 떨어지지 않게 계속된 반전 장치로 책을 덮을 때까지 반전의 끝을 제대로 보여준 책이었습니다. 주인공 미연을 통한 심리를 잘 표현해 준 것도 한몫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리노블 시즌 1’ 대상 수상작인 《습기》는 공동주최사와 협업을 통해 웹툰과 영상, 오디오 드라마 등으로 다양한 매체로 확대될 예정이라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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