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항인 현대지성 클래식 52
알베르 카뮈 지음, 유기환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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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가 가장 사랑한 책은 [이방인]이 아니라 [반항인]이다!


반항인


알베르 카뮈, 이방인의 소설 속 주인공 뫼르소처럼 부조리한 세상에 맞서 살아가는 이방인이었던 모습이 그와 다르지 않음을, 그렇기에 그가 책 속에서 말하고자 하는 숨은 뜻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고 공감했고 깊은 생각을 할 수 있었기에 괜찮은 책이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방인이 아닌 그가 가장 사랑한 책이 반항인이라니! 제목부터가 그와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고, 무엇으로부터, 무엇을 위해 반항하고 싶었는지 그가 말하는 주제가 무엇인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반항은 모든 사람 위에 최초의 가치를 정립시키는 공동의 토대이다. 나는 반항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존재한다. 그리고 우리는 외롭다."

반항인이라 말하는 그의 문체를 이해하기란 소설처럼 읽어서 이해하는 것이 아닌 그 시대의 실존주의와 이데올로기, 시대의 이념적 사상, 서양사를 꿰뚫는 거대 담론들의 지식들을 이해하고 쌓았을 때 그가 말하는 진정한 반항이 무엇인지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배경지식들이 없으니, 글을 읽는 것이 아닌 글자를 읽어 내려가는 것이지요.

책을 읽는 것인지, 글을 읽는 것인지 읽으면 읽을수록 이게 무슨 말이고 무슨 의미인지 난독증이 있는 것처럼 그저 글자를 읽는 다는 생각이 계속 드는 책이었습니다. 그렇게 한 장, 두 장... 책을 넘겨 '네가 이기, 나 내가 이기나' 하는 마음으로 읽어간 책입니다.

정말 완독하기 어려운 책이었음을 고백합니다. 아니 그의 문체는 이해하기 어려웠던 책이었습니다.

하나의 주제로 이야기 하면서 결론에 도달할 것 같은데 도달하지 않는, 수많은 어려운 단어들이 난무하고, 사전을 찾아 해석해가는, 그래서 얻은 결론이 "나는 반항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존재한다"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렵지만 그 속에 내포되어 있는, 카뮈가 말하고자 하는 반항이라는 의미에 대해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습니다.


예컨대, 소설을 통한 반항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인간 조건의 통일성을 요구하는 반항은 삶의 힘이지 죽음의 힘이 아니다. 반항의 심오한 논리는 파괴의 논리가 아니다.

그것은 창조의 논리다. 반항 운동이 진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지탱해 주는 모순의 어떤 항도 버리지 않아야 한다.

반항 운동은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예'와 허무주의적 해석이 반항 속에 따로 떼어놓는 '아니요'에 동시에 충실해야 한다...... 412쪽에서

미국 소설은 인간을 외적 반응 및 행동으로 환원시킴으로써 통일성을 발견하고자 합니다. 하나의 감정이나 정열을 선택하여 거기에 특권적인 이미지를 부여하지 않고 인물의 행동을 설명하고 요약해 줄 기본적인 심리적 동기의 분석이나 탐구를 거부하기에 미국 소설의 통일성은 조명의 통일성에 지나지 않다고 말합니다. 내용이 형식을 벗어난 작품, 형식이 내용을 침몰시킨 작품은 거짓되고 실망스러운 통일성만을 제시합니다.

명징한 의식을 지니지 않은 한 인간을 묘사하려는 목적에 알맞게 활용하지만 이 방식을 일반화하게 되면, 귀결점은 자동 인형과 본능의 세계만을 표현하는, 즉 소설의 빈곤을 불러오게 되는 셈입니다.

예술의 근원에 있는 반항은 오직 내적 현실을 바탕으로 통일성을 이룩함으로써만, 그 내적 현실을 부정하지 않음으로써만 만족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스타일이 없는 문학은 상상할 수 없고, 시대를 막론하고 예술의 영역에서 내용에 형식을, 주제에 언어를 정확하게 맞추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부조리와 반항은 같은 의미인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카뮈의 책의 통일된 주제가 그것이니까요. 부조리는 인간과 배합 라성으로 가득 찬 세계 '사이에' 있다고 말합니다. 말하자면 부로지는 합리도 아니요, 비합리도 아닌 것입니다.

그것은 합리와 비합리의 뒤섞임, 합리는 부조리의 부분집합으로 부분이 전체를 다 설명할 수 없는 까닭에 우리의 이성은 부조리를 명쾌하게 이해할 수 없는 것이지요. 이를테면 부조리란 논리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감정으로 느낄 수 있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이념이고 사상이고 엉망징창인 시대적 혼란으로 저항하고 반항함으로써 살아 있음을 느꼈던 카뮈의 현실적 이념이 정말 중요한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재미와 흥미 위주의 책은 삶을 단편적으로 즐겁게 해주지만, 부조리한 삶을 살아 하는 현대인들에게 던져준 '왜 죽음인가?', '왜 삶인가?'에 대한 질문에 생각해 보고, 어떤 모습으로 반항인으로서 미래를 바라봐야 할지, 행동해야 좋을지 깊은 성찰을 할 때인것 같습니다.

카뮈가 살았던 그 시대에 저항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의 흐름을 읽고 다시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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