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세계사 : 잔혹사편 - 벗겼다, 세상이 감춰온 비극의 순간들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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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겼다. 세상이 감춰온 비극의 순간들

벌거벗은 세계사 잔혹사편

tvN에서 하는 교양 프로그램 중에 <벌거벗은 한국사>와 <벌거벗은 세계사>를 애청하는 애청자입니다.

해당 프로그램들을 통해 세계사를 입문하게 되었고, 세계의 나라 곳곳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어서 흥미롭게 보고 있습니다. 벌거벗은 세계사는 인물편, 사건편, 전쟁편, 경제편, 그리고 잔혹사편까지 출간되었습니다.

그 중 중세 유럽의 마녀사냥부터 현재 진행 중인 흑역사를 파헤치는 잔혹사편을 읽었습니다.

책 표지에는 텍스트의 프레임을 벗겨냄으로써, 비극의 순간들이 드러난다는 것처럼 흥미를 유발하는데요, 그 속으로 잠시 들어가 볼까요?



100년 만에 6배, 미국 팽창의 비밀을 알고 계시나요?

영국의 식민지로부터의 독립 당시 미국 땅의 크기는 현재의 약 1/6크기였습니다. 미국은 13개 주에서 새로운 국가를 시작했습니다. 독립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은 영국의 영토까지 넘겨받으며 1/3지역을 차지하게 됩니다. 동부의 땅값이 크게 오르면서 재산에 따라 계층이 생겼고, 재산이 없어 선거에 참여할 수 없었던 동부 사람들을 서부로 보내, 빈 땅을 개척하여 재산을 만들면 투표권도 가질 수 있다는 계산을 한 제퍼슨 대통령은 루이지애나 땅을 매입합니다. 이로써 북아메리카의 2/3에 해당하는 땅을 확보하며 대륙 팽창에 박차를 가합니다.



그곳은 원래 인디언들의 땅이었다.

이곳에는 오랫동안 살아온 원주민인 인디언 부족들이 있었습니다. 약 600개의 인디언 부족이 서로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지고 살고 있었습니다. 미국 영토가 미시시피강 동쪽과 루이지애나까지 확장하고 플로리다 구역까지 매입에 성공한 제7대 대통령인 앤드루 잭슨은 서부 개척의 영웅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또 다른 별명 '인디언 킬러'라는 별명이 있었습니다. 그는 인디언들이 미국인들의 보호구역에서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지만, 진짜 속셈은 인디언들을 몰아내자는 것이었습니다.

"인디언을 이주시키면 미국이 인구와 부, 권력 면에서 빠르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을 합니다.

그리고 그의 뜻대로 '인디언 보호구역'이라는 이름 아래 인디언들을 서부로 추방하는 '인디언 추방법'을 통과시켰습니다. 5개 부족을 약 1,300km로 추정되는 곳으로 걸어서 이동하는 데 약 10년이 걸리는 거리입니다. 전쟁 포로를 끌고 가듯 그들을 내몰았고, 삶은 옥수수 한 줌과 순무 한 개, 끓인 물이 그들에게 전부였으니 오랜 고단한 행로와 굶주림으로 쓰러지는 부족민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이 그림을 보면서 죽음과 함께 비참한 고통스러운 상황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던 겨울, 추위에 떨고, 감기라도 걸리면 폐렴으로 번져 죽기도 했던 그들이 불렀던 노래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라는데 죽은 동료와 아이들을 땅에 묻으며 이 노래로 명복을 빌었고, 살아남은 자들의 용기와 힘을 북돋기 위해 불렀다고 하는데, 이 노래를 들으니 인디언들의 아픔과 슬픔이 생각나서 슬픈 감정이 올라오네요.

미국의 경제적 이익 때문에 한 부족이 전멸에 이를만큼 잔혹한 일을 당한 것을 무엇으로 대신할 수 있을까요?

미국 정부는 매입이라는 수월한 방법으로 서쪽 지역의 땅을 넓혔고 이제 텍사스를 빼앗긴 멕시코만 남아있었습니다.

그들은 불안은 현실이 되어 텍사스 국경선을 빌미로 미국은 멕시코와 전쟁을 선포하며 2년 가까이 버텼지만 미국이 멕시코시티를 장악하면서 전쟁은 끝이 납니다. 마지막으로 미국 대통령과 하와이 공화국이 합병 조약을 체결하면서 하와이는 미국의 50번째 주가 되었고 지금의 미국 영토도 완성되었습니다.

서부의 광활한 땅을 개척하기 위한 수단으로 대륙 간 철도를 잇는데 성공했고 서부 개척의 가능성을 열어주었지만, 인디언에게는 또 다른 고난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이었습니다. 그들의 땅을 빼앗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긴 것입니다. 인디언들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기반인 버펄로를 사냥하였고, 1872년 버펄로 말살 정책은 극에 달할 정도로 끔찍했습니다. 부족의 식량과 경제를 빼앗은 것만으로도 모자라 인디언 땅에 무단으로 침입하면서 인디언 마을을 공격하게 되면서 무고한 인디언들의 죽음이 이어지게 됩니다. 이주를 거부해도 죽음이요, 그들의 슬픔을 춤으로 표현해도 죽음이요.

여전히 인디언들은 미국 내 곳곳의 보호구역에서 살고 있습니다. 삶의 질이 떨어진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은 그곳에서 도박장과 술집이 생기면서 그들은 음주 운전과 마약에 빠지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인디언을 문명화한다는 이유로 인디언들을 보호구역 안에 가두고, 부족 공동체로서의 인디언을 해체하고 일반 시민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인디언들은 인디언들의 습성과 고유한 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개중에는 문명화된 부족들이 있다는 걸 티비로 보았습니다. 그들은 미국이 원하는 대로 일반 시민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겠죠. 그들은 인디언들에게 그렇게 잔혹해도 되는 걸까요?

미국의 서부 팽창사에는 인디언들의 숨은 눈물이 가득합니다. 누군가 나의 자유를 막고, 나를 바꾸려 해도 답답하고 힘들 텐데, 인디언들은 그들의 목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고 그들의 보호구역이라는 이름 아래서 조용히 살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그들의 아픔과 슬픔을 모른 채로 말이죠.

벌거벗은 세계사를 읽으면서 그 속 안의 벗겨지는 진실들을 마주하니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자꾸만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미국을 성장시켰던 서부 개척이라는 이름 안에 인디언들의 희생과 눈물이 공존했던 사실을 말입니다.

벌거벗은 세계사의 마녀사냥, 홀로코스트, 이란 히잡 혁명 등 세상이 감추었던 잔혹한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역사적인 내용을 기반으로 사진이나 그림의 부연 설명이 있어서 진실을 확인할 수 있고, 그 진실 너머의 이야기가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알고 싶지 않을 때도 있지만, 눈을 감을 수는 없었습니다. 희생당한 그들의 모습이 아른거려서 말이죠.

불편한 진실을 피하면 되풀이됩니다. 불편해도 그 너머의 진실을 바로잡고 성숙해져야지만 성숙해지는 역사를 써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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