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익명 소설
앙투안 로랭 지음, 김정은 옮김 / 하빌리스(대원씨아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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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욕구와 재미를 충족시켜주는 신비한 작품

익명소설


"당신이 출간한 책에 따르면 두 명의 인물이 더 죽어야 합니다."

소설 속의 연쇄 살인의 경고 문구가 이 책을 읽게 만들지 않았나 싶을 만큼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출판사에서 책을 낼 때 책이 성공할 책과 아닐 책을 원고 검토부를 통해서 선택돼, 영원히 힘을 잃을 책보다 성공할 책만이 출판으로 이루어지고 선정의 최고 권위자인 비올렌은 성공할 수 있는 책을 써낸 작가 '카미유 데장크르'의 <설탕 꽃들>의 계약을 위해 연락을 원하지만 아는 건 이메일 주소뿐, 연기 같은 그의 소재를 찾기 위해 애를 쓰지만 그가 연락하지 않는 이상 만날 수도, 볼 수도 없는 상황.

그런데, <설탕 꽃들>의 작가의 신원을 밝히라는 소피 탕슈 경위가 찾아와 "당신이 출간한 책에 따르면 두 명의 인물이 더 죽어야 합니다. 택시 운전사 그리고 요리사."라며 소설 속 범죄가 현실화돼서, 앞으로도 두 명의 피해자가 발생할 예정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비행기 사고로 일부 기억을 잃은 비올렌은 이런 말을 합니다.

"피에르, 경찰이 출판사에 왔었어. 두 남자의 사진을 보여 줬는데 <설탕 꽃들>에 나오는 것처럼 머리에 총을 맞아 죽었어.

피에르, 사실 나 그 남자들 알아."

기억을 잃기 전에는 작가가 누군지 이름만 알뿐, 전혀 몰랐던 비올렌. 하지만 기억을 잃고 서야 그 남자들을 안다고 말하는데 소름 끼쳤습니다.

'도대체 비올렌 당신은 누구야? 그리고 <설탕 꽃들>의 작가는 누구일까? 의문은 자꾸만 커져갑니다.

소설의 초반, 제3자가 비올렌이라는 여자에 대해 소개하듯, 인물에 대한 설명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미스터리 소설이 맞나 싶었습니다.

비올렌이 비행기 사고를 겪고 경위가 찾아오면서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한순간의 분위기를 반전하듯 깊이 빠져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반전을 하는 방식이 앙투안 로랭 저자의 매력이 아닐까 싶네요.

이야기는 비올레가 비행기 사고로 정신을 잃었다가 깨서 일어나는 내용과 사거 전 비올레가 정신을 잃고 있는 동안 어떤 책이 출간되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그 과정이 해, 세모, 네모 등으로 매겨져 제일 높은 점수를 받은 책이 선정되어 출간하는 모습을 그렸는데 출판사의 다양한 역할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점점 소설 속 작가가 누구길래 연쇄 범죄에 대해 소설을 통해서 예견하듯 이야기하는 건지 무척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히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치밀함 속에 반전이 있고, 그 속에 또 다른 반전이 숨어 있어 읽는 내내 흥분이 감춰지지 않았을 만큼 즐거웠지만, 복수의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그러한 결말이 내심 아쉬움으로 남기도 했습니다. 참신한 이야기와 소재로 충분히 흥미를 끌었지만, 끝은 '그렇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거든요.

그러나, 출판사의 원고검토부의 역할, 그리고 성공한 작가를 채찍질하는 작가와의 관계, 미스터리 소설이지만 재미까지 덤으로 얻어 갈 수 있는 참신한 소설임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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