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쟁의 흑역사 - 시장 질서를 박살 내고 세계경제에 자살골을 날린 무모한 대결의 연대기
이완배 지음 / 북트리거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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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쟁의 흑역사

이익을 위해서라면 무력 동원과 전쟁도 불사하는 치명적인 대결의 역사!

후추 전쟁부터 아편전쟁, 미중 무역 분쟁, 코로나19 경제 분쟁까지....



인간의 이기심을 찬양하라?

툭하면 경제의 발목을 잡고 평화를 끝장내는데도?!

시장 질서를 박살 내고 세계경제에 자살골을 날린 무모한 대결의 연대기를 기술한 책으로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흑역사 속으로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총 2부라는 큰 주제로 뜨거운 전쟁과 차가운 전쟁이라는 카테고리 속에 참혹한 전쟁들이 있었다는 사실과 끝없는 전쟁들이 보이지 않는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었다는 사실에 씁쓸함을 안고 읽어보았습니다.



플랜테이션의 비극을 아시나요?

열대, 아열대기후 지역에서 선진국이나 다국적 기업의 자본 및 기술과 원주민의 값싼 노동력이 결합되어 상품작물을 대규모로 단일 경작하는 농업 방식을 말합니다. 백인들이 노예를 사고파는 처참한 짓을 벌인 원인이 됐던 농업 방식입니다. 플랜테이션의 지역 농민들이 주로 재배하던 것은 주식으로 사용할 곡물인데, 기호식품용 작물을 위한 농지로 바뀌면서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이 굶어죽고 있습니다.

우리가 즐겨 먹는 바나나 또한 플랜테이션 작물에 속합니다. 미국 사업가 마이너 키스라는 자가 코스타리카로 건너가 철도를 깔고 그 주변의 부지를 모조리 바나나 농장으로 바꾸면서 철도 노선을 따라 바나나를 키우며 큰 수익을 얻자 과테말라의 땅도 싹쓸이해 바나나 플랜테이션 농장으로 만들어버리면서 철도 부설권을 얻기 위해 독재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얻고, 미국 정부가 개입을 하면서 쿠테타를 부추겨 민주 정부를 붕괴시켰습니다.

바나나란 과일이 이렇게 슬픈 역사를 가진 과일인지 중남미의 바나나 공화국에서 벌어진 바나나 전쟁을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 바나나를 사이에 두고 일대 격전을 벌이는 두 번째 바나나 전쟁으로 강대국들의 추악한 민낯을 보고 말았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과일'은 바나나가 아닐까요?




이 사진을 본 적이 있을까요? 이 사진은 미국 대공황기의 떠돌이 농민 여성입니다. 1936년 미국의 사진작가 도러시아 랭이 농업 안정국 조사 팀과 작업하면서 찍은 <이민자의 어머니>라는 유명한 사진입니다.

굶주림에 지친 엄마와 아이들로 보이는 사진인데, 그녀의 얼굴에 깊은 어둠과 근심 걱정이 깔려있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사진작가의 말에 따르면 그녀의 이름도 나이도,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묻지 못했는데... 그녀 스스로 다가와 자신은 32살이며 얼어붙어버린 땅에서 캐리 못한 야채들을 찾으러 나왔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주변에 새들이 날아다니자 아이들은 돌을 던지기 시작했고 돌에 맞은 새는 이들의 배를 채워줍니다. 이 사진은 미국 대공황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미국은 제1차 세계대전을 마치고 최강국 자리에 오를 정도로 가장 잘 사는 나라가 됐다가 삽시간에 극빈국처럼 돌변했습니다. 가난한 나라가 아니라 풍요로움의 상징이었던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이때를 대공황이라고 부릅니다. 당시 미국에 먹을 것이 부족해서 사람들이 굶어 죽은 게 아니라는 점이 아이러니합니다.

'왜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졌을까요?'

어긋나 버린 수요와 공급의 대참사라고 말합니다. 인류를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 같았던 기계화가 참사를 불러일으킨 것입니다. 인간이 해야 할 일을 기계가 대신해 주면서 노동자들이 일자리로 잃게 되는 것이고, 이것이 자본주의 시대 최악의 참사로 불리는 대공황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1930년 이 참혹한 사태에 미국 정부가 자국 산업을 지켜 경제를 살린답시고 강력한 보호무역 카드를 들고나온 것입니다. 대선에서 성공한 후버는 당시 미국이 수입하던 물건에 관세를 대폭 올리는 전략을 들고나와 현대 경제사에서 가장 아둔한 보호무역 법안으로 불리는 [스무트-홀리 관세법]이 등장하면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유발한 경제 악화는 최악의 무역정책이 더해지며 처참할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미국은 어떻게 대공황을 견뎌냈을까요? 1933년 새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취임하면서 경제학자의 의견을 받아들여 공급 중심 경제에서 수요 중심 경제로 정책을 바꾸고, 뉴딜정책을 시행하면서 [스무트-홀리 관세법]을 폐지하고 다시 자유무역 시장으로 복귀하면서 진정되었습니다.

요즘 경제 상황을 보면 미국 경제가 극심한 불황과 공황이 발생하기 직전의 모습으로, 환율상승이나 경기 침체로 인해 경제가 파탄 직면에 이르게 될 것처럼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그 영향을 피해 갈 수 없습니다. 인플레이션의 상승으로 화폐 가치가 하락하여 물가가 전반적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을 보이면서 많은 서민들이 힘겨워하고 있습니다. 또한, 점점 인건비가 비싸서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사람 대신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는 모습들이 많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가 무너지고, 삶이 힘겹다고 느끼는 요즘 1920년대의 미국이 대공황을 겪었던 것처럼, 어찌 보면 비슷한 맥락으로 반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경제란, 경세제민의 약자로 '세상을 잘 다스려 민중을 구한다'라는 뜻입니다.

즉 경제 본연의 임무는 사회 구성원들이 보다 평화롭고 안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가 뭘까요? 역사의 일을 거울삼아 다가올 미래를 위해 발전하기 위함이 아닐까요?

아직도 자국의 이익만을 위해 총과 무기가 아닌 무역 전쟁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서로 자국을 보호한다며 보복을 하는 악순환은 끝은 결국 파국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현시점에 우리가 경제 전쟁의 역사를 돌아봐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자국의 이익만을 위해 전쟁과 분쟁이 아닌 평화와 화합으로 평화로운 경제 본연의 길을 찾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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