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네 가족을 믿지 말라
리저 러츠 지음, 김이선 옮김 / 김영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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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대박이다 이 책.

 

어느 정도로 재밌냐면 말이다.

하루종일 강남 순회공연을 해야하는 날,

조수석에 이 책을 펴놓고 신호 대기때 마다 읽었다는 거.

알람을 꺼놓지 않아 늦잠자도 되는 날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다시 잠들지 않고 이 책을 봐버렸다는 거지.

 

오랜만에 미국 소설을 본건데

책광고 대폭 하시기로 유명한 김영사 꺼라

카피 문구는 맘에 드는데 소설 자체는 어이없음 어쩌나 고민했건만

기우였단 말이다.

 

대략 장르를 구분하자면

장편 대서사 콩가루 가족 대물림 액션 버라이어티 코믹 잔혹 첩보수사 시트콤 이랄까?

 

그런데 마지막엔 찡한 가족의 의미도 알 것 같고..

 영화 <미스 리틀 선샤인>같은 느낌.

 

가장 흔하지만 책광고에선 무엇보다 중요한,

'손을 뗼수 없는 즐거움'이 있는 책이다.

 

스펠만 가족의 일원이 되고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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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낭만적 밥벌이
조한웅 지음 / 마음산책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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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들이 얼마나 책을 많이 냈으면 블로거문학대상이란게

생겨났겠나?

저자는 넘쳐나는데 작가는 찾아보기 힘든 세상이다.

그래도 카피라이터란 직업은 어느 정도의 글빨을 보장해 준다는

암묵적인 인정을 포함한 직업 아닌가?

게다가 키키봉의 격납고란 블로그는 오래전부터 내 단골 블로그 중 하나다.

 

그곳을 들락거리며 이 남자가 얼마나 쪼잔하고 소심한지 익히 알고 있었고, 그러더니 정말 어느 날엔가 덜컥 창업을 하신다고 하더니..

책을 내버린거다.

그것도 다른 곳도 아닌 마음산책 출판사에서 말이다.

 

꼭 나만큼 메뉴얼 무시하고,

관공서 출입을 공포에 가깝게 느끼는 행정 문외한이며,

커피라곤 자판기 출신만 취급하는 남자의

어처구니 상실한 창업분투기인데...

읽는 내내...

맞아 나한테 이런 거 누가 시킴 나도 딱 이러겠다..

싶은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러니까 무릇 카페든 순대국집이든

장사라는 걸 시작하는 사람들은 나 정도의 배포로는 무리라는 거다.

스스로도 소심한 카피라이터라고 우기는 남자가

창업이라니 말이 되나?

 

그럼에도 예의 글솜씨로 키킥대게 만들고..

저런 실수 하느니 집에서 가만히 글쓰는 게 낫다는 생각을

백만번 들게한 책.

 

재미는 있어서 말이지...

바로 두번째 책도 냈는데..-그것도 같은 출판사에서..-.-++

과정이야 어떻든

이 사람, 

여전히 불안하게 커피를 팔고

무난하게 카피를 쓰고

수줍게 글을 쓰며 밥벌이를 하고 있단다.

 

낭만을 아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그런 모험 난 사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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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골든 슬럼버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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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온 세상이 추격하는 한 남자 

원제 :  Golden Slumber

 

<마왕>과 <사신치바>의 이사카 코타로 신작.

500페이지가 넘는 이 소설을 하루 종일 읽으며

비틀즈와 케네디... 호밀밭의 파수꾼까지.. 떠올렸다.

작가 자신도 케네디 저격사건을 모델로 썼다지만...

참고서적 리스트만 봐도 얼마나 애를 써서 쓴 작품인지 끄덕끄덕.

 

어느 날, 난데없이 암살범으로 지목된 전직 택배기사가 누명을

벗기 위해 쫒고 쫒기는 고군분투 3일 간의 기록이다.

올해의 일본 서점대상과 제21회 야마모토 슈고로상을 수상한 작품.

 

뭐 혹자는 오락소설이라고도 하지만

시간과 공간을 오가는 퍼즐식 구성과 치밀한 복선 산뜻한 반전까지.. 플러스 패스트푸드점에서 농담처럼 오가는 철학적 대화까지..

더불어 세상을 향한 문제의식도 제기한다.

 

가진 것이라고는 밭다리후리기 기술 하나 뿐인 전직 택배기사의

일본 버전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랄까?

그래도 주인공의 직업을 택배기사로 만든 작가의 재기에 다시한번

박수를 보낸다. 그들의 길찾기 실력이 얼마나 유용한지 이 책을

보면 알게 되니까.

 

열사람이 한사람 바보만들기는 아주 쉬운 일이다.

공권력과 매스컴의 합작이 한 사람을 암살자로 만드는 일이

이렇게 쉬운 것처럼.

 

산처럼 쌓아놓은 책들을 하나씩 처치하는 맛이 아주 꿀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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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이라샤 Ⅰ
진소라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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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네잎 클로버를 한번도 찾아본 적이 없다.

왜냐면...

찾고 싶지도 않았고 너무 무의미한 시간낭비라고 생각했으니까.

그걸 찾는 것과 행운의 연관도 코미디 같고.

그런 나에게 이 책은 정말 세상에 가장 흔한게 네잎클로버라는

교훈을 줬다. -.-++

 

무려 말린 네잎 클로버가 11장이나 나온 두권의 소설..

중고샵이 아니라면 절대로 만나볼 수 없는 박제된 행운이다. 으으.

 

 

난데없는 로맨스 소설열전...

심지어 두권짜리...ㅡ.ㅡ++

 

자주가는 단골 블로그에 로맨스 소설전문 출판사

편집장 블로그가 있는데..

사실 로맨틱하다기보다는 로맨스 소설을 하나의 장르로 존중하고

시대의식이 있는 중년 오타쿠..ㅋㅋ스런 블로그다.

언젠가 한번 정말 객관적인 입장에서 강추하는 로맨스 소설 랭킹을 발표했었는데.. 거기에 이 소설이 있던게 생각났다.

 

개인중고샵에서 다른 책을 주문하다 발견했고

거의 대여점에서 빌려읽는 가격에 일이천원만 투자하면

볼수 있길래 주문했다.

착하신 그분은 조금 늦게 배송된걸 미안하다며 심지어 나에게 하이틴 로매스 두권까지 서비스로 주셨다. -.-++

아~ 고삐리때도 안읽어본 하이틴 로맨스를 이름도 모르는 이에게서 선물받다니.. ㅡ.ㅡ

 

암튼 추석 전날 밤에 하도 잠이 안와서 한권 슬쩍 펴보다가

엄청난 가독성에... 그만 그날 밤새고 1권을 다읽고,

나머지 한권은 어젯밤에 혼자 식탁에 앉아 다 읽어버렸다.

 

대부분 잘 쓴 로맨스 소설은 드라마가 된다.

1%의 어떤 것이 그랬고,

커피프린스 1호점이 그랬으며,

경성애사가 그랬다.

 

이 소설은 이미 알라딘을 찾아보니 모두 절판이 된 소설이며 2001~2년을 베경으로 해서 이제는 올드한 느낌도 나지만..

꽤 잘쓴 로맨스 같단 생각이다.

물론 내가 읽은 로맨스 소설은 채 다섯권이 안된다.. 큭큭큭

 

허무맹랑하긴 하지만..

드라마틱한..

사람들이 어차피 현실 도피적인 생각으로 책을 읽는다면,

이런 장르의 책을 좋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 과천과 논현동과 창신동을 넘어

런던과 후쿠오카까지 등장하는 글로벌 로케의 로맨스 소설이랄까..ㅋㅋㅋ

참으로 로맨틱한 추석이로구나. 푸합!

 

그런데.. 작가 이름 어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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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섹스를 비웃지 마라 - 제41회 일본 문예상 수상작
야마자키 나오코라 지음, 정유리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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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일본어 특유의 담백함이 200% 살아있는 소설.

무심하게 그러나 또박또박하게 감정을 글로 옮긴 작품이다.

 

끈적이지도 불결하지도 않은 열아홉 미대생과 서른 아홉 데셍강사 유부녀와의 사랑이야기다.

불륜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담백함.

스물여덟 여자 작가가 그린

열아홉 남자아이의 관점은 참 그럴듯하다.

 

그러니 이 작품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인 가쿠타 미쓰요의 평이

정말 딱 맞는다.

 

때로는 독자의 숨을 멎게 하고, 그 아름다움에 매료시키고,

과연 하고 무릎을 치게 한다

 

게다가 소설의 배경이 후타고다마가와다.

이곳은 가본 적도 없지만..

드라마 <루키즈>의 배경이 된 동네다.

그 녀석들의 학교가 바로 후타고다마가와 고등학교..훗

재밌는 접점이다.

 

잔잔한 일본 영화같은 느낌.

아주 맘에 드는 작가다.

 

 

 

# 자연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지만

   아름다움을 지향하지는 않는다. 

 

# 전화는 온도다. 말하는 내용은 아무 것도 전하지 못한다.

   단지 온도만 전해진다. 나는 유리의 낮은 온도를 느꼈다.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 오싹오싹 전해져 왔다.

   그것이 유리와의 마지막 대화였다.

 

#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일기를 쓰다 보면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눈물을 상쾌, 불쾌, 어느 쪽인가로 말하자면 상쾌다.

   깜박깜박 눈물을 떨궈서 글자를 번지게 한다.

   번지게 하고 싶은 글자 위에 일부러 턱을 가져가기도 한다.

   눈을 질끈 감으면 번개가 보인다

 


 # 유리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 견딜 수 없었다.

    곁에 있었으니까 마음이 붙어 있었던 것이다.

    몸을 붙이고 있었으니까.

    내 A컵도 안되는 가슴의 살점을 유리가 도려내어 가서

    지금도 어디선가 그것을 꼬집어 대고 있는것이다. 

 

# 만약에 신이 자신의 애완동물들을 굽어살필 때가 있어서,

   누군가 흔해빠진 행동으로 자기연민을 즐기고 있는 것을 본다

   해도, 나름대로는 진지하게 하고 있는 일일 테니까

   웃지 않았으면 좋겠다.

 

# 생각을 거듭하는 동안 '그게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외로움이라는 건 유리도, 다른 그 어떤 여자도, 메워줄 수 있는게

   아니다, 무리해서 해소하려 하지 말고 그냥 꼭 끌어안고 가자.

   이 외로움과 스트레스를 사랑스럽게 여기면서 함께하자.

   평생 따라온다고 해도 좋다.

 

# 만날 수 없다고 끝이라니.. 그런 건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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