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선생님들 여럿이 모여서 자신의 수업에서 과학 책 읽기를 했다. 정규수업이 끝난 뒤에 따로 과학에 관심 있는 학생들만 모아서 한 활동이 아니다. 정규수업시간에 학생들과 다같이 한 활동이다. 이 책은 현재 우리 학교 체제에서 보편적으로 적용할 만한 방법을 다루었다.

이 책은 전국과학교사모임에서 펴낸 <과학이 열리는 책 읽기>이고 우리교육에서 2012년에 펴냈다. 책 내용을 보면, 머리로만 쓴 책이 아니다. 과학 선생님답게 '이렇게 하면 과학 독서가 잘 될 거야.' 하고 생각한 다음에 그 방법을 자신의 수업에 적용해 실천해보고 그 과정을 글로 썼다. 실천으로 검증하는 과학적 방법이 적용된 까닭에, 이 책은 공교육 학교에서 독서교육에 애쓴 사람이 보면, 감탄하게 되는 구석이 있다. 

내가 아주 싫어하는 교육 책이, 글쓴이가 직접 해보지 않고 다른 나라의 사례를 가져와 소개하는 책이다. 어떤 교육 방법은 그 자체로 혼자 이야기될 수 없다. 교과서와 교육과정과 학교문화와 교사 근무 환경과 평가 체제과 상급학교 진학 체제 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서로 영향을 주기에 그렇다. 외국의 사례가 아름답다면 그것을 우리 사회의 학교에서 적용해보고, 어떻게 되는지 안내해야만, 그 방법은 널리 사람들에게 쓰일 수 있다. 

과학 선생님이라면 꼭 이 책을 한권 사보면 좋겠다. 학교에서 어느 과학 선생님 한 분이 이 책을 보았다면, 그 분이 과학과 예산으로 (교원역량 개발 예산을 쓰면 된다.) 같은 학교에 있는 과학 선생님들께 한권씩 이 책을 사드리면 좋겠다. 교장 선생님이 이 글을 본다면, 올해 과학과 수업연구 발표는 이 책을 읽고 과학 선생님들이 모여서 이야기 나누는 것으로 대체해도 된다고 말씀해주면 좋겠다. 이럴 정도로 이 책은 매력이 있다. 이 책이 널리 과학 선생님들에게 읽히기를 강력히 희망한다.

과학 선생님이 아니더라도 이 책은 교사에게 영감을 주는 구석이 있다. 제대로 된 교육을 하는 데 걸림돌이 곳곳에 있는 현재 학교 상황에서, 어떻게 뚫고 나가는지에 대해 중요한 성공 사례를 볼 수 있다. 내가 이십대였을 때, 누가 세상을 비판하면 그게 멋있었다. 하지만 서른이 넘고 마흔이 지나자, 세상을 비웃고 욕하는 것이 모두 수준 높은 일이 아님을 알았다. 어떤 사람에게는 세상을 욕하는 일이 자신의 무기력을 정신승리로 위안하는 일인 줄 알게 되었다. 실천을 궁리하지 않으면서 세상을 탓하는 사람은 사실 사유가 깊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 책을 쓴 분들이야말로 실천을 궁리하는 분들이어서 내가 고개를 숙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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