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건축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7년 5월
구판절판


어쩌면 삶이 우리에게 진정으로 비극적인 색깔을 드러낸 뒤에야 우리는 삶이 주는 은근한 선물에 시각적 반응을 보이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선물은 태피스트리나 코린트식 기둥이 될 수도 있고, 점판암 타일이나 등이 될 수도 있다.-22쪽

누가 어떤 건물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할 때, 그 말에서는 그 구조물에 기록된 고귀한 특질과 그 주변에 있는 더 슬프고 더 넓은 현실-이제 우리는 그런 현실이 존재한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사이의 달콤쌉쌀한 대조의 느낌이 우러난다.-24쪽

"유용하고, 실용적이고, 기능적인 것을 뭔가 아름다운 것으로 바꾸는 것, 그것이 건축의 의무다." 카를 프리드리히 싱켈은 그렇게 주장했다.-52쪽

어떤 건물이 아름답다고 묘사하는 것은 단순히 미학적으로 좋다는 뜻 이상이다. 그것은 이 구조물이 그 지붕, 문손잡이, 창틀, 층계, 가구를 통해 장려하고자 하는 특정한 생활방식의 매력을 내포한다.-77~80쪽

이야기하는 건물이라는 개념 덕분에 우리는 우리가 좋아하는 겉모습이 무엇이냐 하는 단순한 문제를 넘어서서, 우리가 지키며 살고 싶은 가치의 문제를 건축적 난제의 핵심으로 끌고 들어올 수 있다.-80쪽

신을 섬기지 않더라도, 가정적인 건축 하나가 사원이나 교회와 다를 바 없이 우리의 진정한 자아를 기억하는 일을 도울 수 있다.-125쪽

우리는 글을 쓰듯이 집을 짓는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을 기록해 두는 것이다.-129쪽

낙단한 순간들은 건축과 예술로 통하는 입구를 활짝 열어준다. 그러한 때에 그 이상적인 특질들에 대한 굶주림이 최고조에 이르기 때문이다. -158쪽

우리는 질서와 복잡성의 병치에서 생기는 즐거움 밑에서 이와 관련된 건축학적 미덕인 균형을 확인할 수 있다. 낡은 것과 새로운 것, 자연스러운 것과 인공적인 것, 사치스러운 것과 수수한 것, 남성적인 것과 여성적인 것을 포함한 여러 대립들을 건축가들이 능숙하게 중재할 때마다 아름다움은 피어나는 것 같다.-2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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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조건 - 하버드대학교. 인간성장보고서, 그들은 어떻게 오래도록 행복했을까?
조지 E. 베일런트 지음, 이덕남 옮김, 이시형 감수 / 프런티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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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일어났던 나쁜 일들이 우리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행복한 노년은 우연히 만난 훌륭한 인물들 덕분에 보장되기도 한다.-49쪽

중년에 마음껏 창의력을 발휘한 사람들은 노년에 이르러서도 정신사회적인 면이나 신체 활력 면에서 훌륭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3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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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바 2011-07-16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만 봤을 때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닐까 해서 선물 받은 뒤 보관만 하다가 어느날 문득 읽기 시작했다. 개개인의 평생을 지켜보고 분석하는 연구를 통해 어떻게 하면 잘 늙어가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지를 신뢰감 있게 풀어낸다. 나를 한번 더 다잡을 수 있는 책이었다^^
 
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세계문학 21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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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저건 터키 놈, 저건 불가리아 놈, 이건 그리스 놈,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두목, 나는 당신이 들으면 머리카락이 쭈뼛할 짓도 조국을 위해서랍시고 태연하게 했습니다. 나는 사람의 멱도 따고 마을에 불도 지르고 강도 짓도 하고 강간도 하고 일가족을 몰살하기도 했습니다. 왜요? 불가리아 놈, 아니면 터키 놈이기 때문이지요. 나는 때로 자신을 이렇게 질책했습니다. <염병할 놈, 지옥에나 떨어져, 이 돼지 같은 놈! 싹 꺼져 버려. 이 병신아!> 요새 와서는 이 사람은 좋은 사람, 저 사람은 나쁜 놈, 이런 식입니다. 그리스인이든, 불가리아인이든 터키인이든 상관하지 안습니다. 좋은 사람이냐, 나쁜 놈이냐? 요새 내게 문제가 되는 건 이것뿐입니다. 나이를 더 먹으면(마지막으로 입에 들어갈 빵 덩어리에다 놓고 맹세합니다만) 이것도 상관하지 않을 겁니다. 좋은 사람이든 나쁜 놈이든 나는 그것들이 불쌍해요. 모두가 한가집니다. 태연해야지 하고 생각해도 사람만 보면 가슴이 뭉클해요.-328~329쪽

꺼져 가는 불 가에 홀로 앉아 나는 조르바가 한 말의 무게를 가늠해 보았다. 의미가 풍부하고 포근한 흑냄새가 나는 말들이었다. 존재의 심연으로부터 그런 느낌을 갖게 되는 한 그런 말들이 따뜻한 인간미를 지니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으리. 내 말은 종이로 만들어진 것들에 지나지 않는다. 내 말들은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어서 피 한 방울 묻지 않은 것이었다. 말에 어떤 가치가 있다면 그것은 그 말이 품고 있는 핏방울로 가늠될 수 있으리.-403쪽

나는 모든 것을 잃었다. 돈, 사람, 고가선, 수레를 모두 잃었다. 우리는 조그만 항구를 만들었지만 수출할 물건이 없었다. 깡그리 날아가 버린 것이었다.
그렇다. 내가 뜻밖의 해방감을 맛본 것은 정확하게 모든 것이 끝난 순간이었다. 엄청나게 복잡한 필연의 미궁에 들어 있다가 자유가 구석에서 놀고 있는 걸 발견한 것이었다. 나는 자유의 여신과 함께 놀았다.-4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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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바 2011-04-30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다 읽었다~! '날 것' 그대로의 인생을 사는 조르바. 영화도 있던데 영화는 이 책을 어떻게 표현했을지 궁금하다..ㅎ
 
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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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 어렵겠지만 나도 누구 못지않게 비틀거린다. 사람들은 나를 어떤 선택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거침없이 나아가면서 자유를 한껏 누리는 사람이라고 여기곤 한다. 전혀 그렇지 않다. 일단 무엇인가를 선택하면 그 후에는 거기에 올인하고 집중하고 끝까지 해보는 성향은 분명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선택하는 순간까지는 나 역시 다른 이들처럼 흔들리고 떨리면서 너무나 괴롭다.-91쪽

무엇보다도 그 방향으로 첫걸음을 떼었느냐가 중요하다. 최종 목적지가 부산이라면 한 번에 부산행 기차를 타는 게 제일 좋겠지만 그러기는 쉽지 않다. 내 말은 부산이 목적지라면 적어도 마산이나 진주로 내려가는 남쪽 방향을 잡아야지, 평양이나 신의주로 가는 북쪽 방향을 잡아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92쪽

방향이 정해졌다면 가는 길은 아무리 흔들려도 상관없다. 아니, 흔들릴수록 좋다. 비행기 타고 한 번에 가는 사람에 비해 훨씬 좋은 구경, 신기한 구경을 많이 할 테니까.-93쪽

'나, 이제 그만 할래'하고 놓아버리면 그 순간은 고통에서 해방되는 것 같지만 곧이어 찾아오는 '포기의 고통'은 더욱 깊고 오래갔다. 어쩌면 그 어려움이 마지막 고비였을지도 모르는데, 그것만 넘었으면 문이 열렸을지 모르는데, 하면서 후회막심이었다. 돌이킬 수 없기에 그 후회는 더 뼈아프다. 그러니 젖 먹던 힘까지 내서 한 발짝만 더 가보는 거다. 이제 정말 그만 하고 싶을 때 한 번만 더 해보는 거다. 딱 한번만 더 두드려보는 거다. 집주인이 문 뒤에서 빗장을 열려던 참인데 포기하고 돌아선다면 너무나 아까운 일 아닌가.-1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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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바 2010-08-14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생 때 '바람의 딸' 시리즈를 읽고 한비야씨의 팬이 되었다.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동기부여를 해줄 수 있는 흔치 않은 사람^^
 
헉hug! 아프리카
김영희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09년 6월
품절


바글거리는 시커먼 그들에게서 나는 꿈틀거리는 생명을 보았다. 살아있다는 것! 마치 갓 건져 올린 생선이 펄떡이듯 아프리카의 사람들은 펄떡였다. 날것처럼 살아 있었다. 생명의 힘! 내가 살아온 곳에서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원초적 생명이 거기에 있었다.-3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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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바 2010-08-14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물 받아서 읽게 된 책. 김영희 PD의 아프리카 여행기. 책 뒷면을 장식한 공지영, 유재석, 김연아, 김제동의 추천평이 나는 참 무색하다고 느꼈다. 이 부족한 느낌은 뭐지??? 그냥 관광체험기를 거창하게 장식한 느낌이라고 해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