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삶이 우리에게 진정으로 비극적인 색깔을 드러낸 뒤에야 우리는 삶이 주는 은근한 선물에 시각적 반응을 보이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선물은 태피스트리나 코린트식 기둥이 될 수도 있고, 점판암 타일이나 등이 될 수도 있다.-22쪽
누가 어떤 건물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할 때, 그 말에서는 그 구조물에 기록된 고귀한 특질과 그 주변에 있는 더 슬프고 더 넓은 현실-이제 우리는 그런 현실이 존재한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사이의 달콤쌉쌀한 대조의 느낌이 우러난다.-24쪽
"유용하고, 실용적이고, 기능적인 것을 뭔가 아름다운 것으로 바꾸는 것, 그것이 건축의 의무다." 카를 프리드리히 싱켈은 그렇게 주장했다.-52쪽
어떤 건물이 아름답다고 묘사하는 것은 단순히 미학적으로 좋다는 뜻 이상이다. 그것은 이 구조물이 그 지붕, 문손잡이, 창틀, 층계, 가구를 통해 장려하고자 하는 특정한 생활방식의 매력을 내포한다.-77~80쪽
이야기하는 건물이라는 개념 덕분에 우리는 우리가 좋아하는 겉모습이 무엇이냐 하는 단순한 문제를 넘어서서, 우리가 지키며 살고 싶은 가치의 문제를 건축적 난제의 핵심으로 끌고 들어올 수 있다.-80쪽
신을 섬기지 않더라도, 가정적인 건축 하나가 사원이나 교회와 다를 바 없이 우리의 진정한 자아를 기억하는 일을 도울 수 있다.-125쪽
우리는 글을 쓰듯이 집을 짓는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을 기록해 두는 것이다.-129쪽
낙단한 순간들은 건축과 예술로 통하는 입구를 활짝 열어준다. 그러한 때에 그 이상적인 특질들에 대한 굶주림이 최고조에 이르기 때문이다. -158쪽
우리는 질서와 복잡성의 병치에서 생기는 즐거움 밑에서 이와 관련된 건축학적 미덕인 균형을 확인할 수 있다. 낡은 것과 새로운 것, 자연스러운 것과 인공적인 것, 사치스러운 것과 수수한 것, 남성적인 것과 여성적인 것을 포함한 여러 대립들을 건축가들이 능숙하게 중재할 때마다 아름다움은 피어나는 것 같다.-2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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