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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cm 선인장
밀밭 지음 / 봄출판사(봄미디어) / 2015년 2월
평점 :
"최악은 다육식물, 그중에서도 선인장이었다.
올망졸망한 귀여움 때문에 지우가 가장 좋아하는 식물인데
햇볕이 너무 그리운 나머지 볼품없이 웃자랐다.
눈대중으로 어림잡아도 20cm는 되겠다.
방치된 기간에 비해 웃자란 속도가 지나치게 빨랐지만,
한편으로 어린 식물로선 얼마나 필사적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페이지 33~34中 -
남주 : 19금 성인 웹툰 작가 - 권도진(31)
여주 : 'song'의 꽃집 사장 - 송지우(26)
이십쎈치 선인장
작품의 제목이 어쩜 이토록 잘 맞아 떨어질까요?
표지는 어떻구요 너무 귀엽게만 보이는 선인장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 뾰족하게 가시로 둘러싸여 보호하려는 선인장
음산하고 잘생긴 그러나 싸가지 없는 권도진을 너무 잘 표현해주는 식물이었습니다.
"......겨우 멈췄네."
그는 혀끝으로 제 입술을 느리게 핥아 보았다.
아직 지우의 온기가 가시지 않은 입술은 따뜻하게 젖어 있었다.
- 페이지 79中 -
마음은 따뜻하지만 이미지와 그를 둘러싼 환경으로 인해
제멋대로 살아가지만, 정신적 스트레스로 가장 힘들어 쓰러지고 싶을때
도진의 눈앞에 나타난 천사, 꽃집의 아가씨 송지우가 주는
따뜻한 우유에(?) 매료되어 송지우 관심끌기를 실행하게 된다.
일명: 사후관리 프로젝트
금사빠가 된 도진은 쉬지 않고 끝임없이 지우의 신경을 거스리는 만행들을 몸소 실천하는데
식물들 꾸준히 사들이기, 몸살, 배고픔, 가족, 술, 잠수, 꽃배달등 으로
지우와 가까워지고 위안을 받게 된다.
장편이라는 책이 주는 즐거움과 중편이라는 책이 주는 즐거움은 확실히 다르게 다가오네요
짧지만 강력하게 다가오는 중편의 즐거움은
연재를 따라가는 그 설레임의 진행형처럼 느껴졌습니다
밀밭님과 처음 만났지만 재미있게 이어가는
스토리진행과 인물설정이며 간단명료하여 시간가는줄 모르고 잘 읽혔습니다.
짜증나게 만드는 악역은 등장하지 않았으나 도진의 입장에서..
그래도 꼽으라면 도진의 친구 진한(?), 배달부(?)
"누구든지 상관없으니까 한 명만. 딱 한 명만,
내 속을 휘젖는 시커먼 구정물이 다 흘러나갈 때까지
그저 곁을 지켜줄 딱 한 사람을 간절히 바랐어"
-페이지 269~270中 -
"그러나 현실은 그게 아니었죠.
심지어 인터넷에서 시작된 도진을 향한 공격은
컴퓨터 바깥으로 넘어와 도진의 일상을 망가뜨립니다."
-페이지 작가후기 中 -
작가님의 후기에도 악성 댓글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하셨는데...
댓글로 고통받지 않고, 감사와 사랑이 담긴 댓글이 많이 올려지는
그런 일들이 많은 시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