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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말할걸 그랬어
소피 블래콜 지음, 최세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0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7/1103/pimg_7598241831767325.jpg)
칼데콧 상을 수상한 그림책 '위니를 찾아서' 의 그림을 그렸던 소피 블래콜의 아주 특별한 어른을 위한 사랑이야기가 나왔다. 어떻게 특별하냐고? 이렇게 특별하다.
Missed connections 라는 웹사이트가 있다. 당신이 지하철에서 자꾸만 눈이 가는 사람을 바라만 보다가, 그 사람이 먼저 내렸을 때 못내 아쉽다면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글을 쓴다. "난, 까뮈의 이방인을 읽고 있었던 초록 셔츠에 갈색 머리의 남자에요." 여기 남겨진 글들은 거의 당사자에겐 발견되지 않고 잊혀지겠지만, 다른 사람들이 읽고, 설레하고 가슴 졸여하고, 잠 못 이룰테다.
혹은, 그 날 서로 눈을 마주치고, 망설이다 그 웹사이트에 접속해 결국 만나게 되는 인연들도 실제로 존재한다.
저자인 소피 블래콜이 우연히 이 Missed connections라는 웹사이트를 알게 되고 나서, 그 곳에 올라오는 사연들을 그림으로 그리기 시작한다. 그 그림을 기다리는 팬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응원의 이메일도 속속 도착하고.
뉴욕에서의 스쳐지나간 인연들. 브루클린에서, 유니온 스퀘어에서, 윌리엄스버그와 첼시에서.
Strong connection이 되었으면 좋았을 인연들, 하지만 그대로 Missed connections여도 그 자체로 아름답다. 스쳐지나 버리는 바람에 60여점의 아름다운 작품이 우리 눈 앞에 나타난 셈이니까.
고운 텍스트와 먹과 수채화로 세심하게 그려진 일러스트가 한몸으로 엮여있다. 이 그림들 전시에서 주루룩 한꺼번에 볼 수 있으면 참 아름답겠다 싶다. 그림 한장 한장 들여다보며 단편 소설 하나씩 알음알음 써봐도 좋겠다 싶다.
혼자만 알기 아깝고, 한번만 읽기 아깝다. 당신도 눈으로 아름다운 텍스트와 일러스트, 나와 함께 더듬어 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