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살면
이노우에 히사시 지음, 정수윤 옮김 / 정은문고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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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1인 출판사 정은문고의 최신작, '아버지와 살면' 이다. 이노우에 히사시의 희곡집이다. 히로시마 원폭투하 3년 후가 이 이야기의 배경이다.

아버지인 다케조, 딸인 미쓰에만이 등장한다.

일단 작가의 서문을 인용해보겠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이야기를 꺼내면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언제까지 피해 의식에 사로잡혀 있을 셈인가. 그즈음 일본인은 아시아의 가해자이기도 했어." 가해자였다는 의견은 분명 옳다. 아시아 전역에서 일본인은 가해자였다. 하지만 피해 의식 운운하는 의견에는 "그건 아니오!" 라고 강력히 주장하고 싶다. 그 두 발의 원자폭탄은 일본인의 머리 위로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인간 존재 전체에 떨어졌다고 믿기 때문이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그 수소폭탄의 위력이 히로시마 폭탄의 5-6배라는 기사를 읽고, 가슴에 착잡해진 상황에서 이 책의 리뷰를 올리게 된 건 순전히 우연이지, 의도는 아니었다.

그 기사를 읽은 것만으로도 우리 모두의 마음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한 명, 한 지역에 닥친 재앙은 인류 모두의 재앙이 정말 맞다.

아주 작고 얇은 책, 단숨에 훅 읽을 수 있지만 가슴이 묵직해지는 작품이다. 읽다보면 얕은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가끔은 읽던 책장에 잠시 손을 껴두고 흑흑 울게도 된다. 희곡의 일부를 옮겨 적을까 하다가 그러지 않기로 했다.

희곡의 흐름 안에서 여러분들이 꼬옥 읽었으면 하기 때문이다.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고. 일본에서 수없이 많이 연극 무대에 올랐다고 하는데, 나도 직접 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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