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화를 참는 법, 남의 화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법을 익히려고 애쓰고 있을 때 작가인 조시온 선생님은 반 아이들이 어떻게 감정을 폭발시키고, 해소하는지 관찰하고 있었다. 그 오랜 관찰을 바탕으로 만든 이 그림책에 심리학과 뇌과학 서적을 탐독하는 그녀의 취향이 버무려져 더욱 탄탄해졌다는 사실!
홍성수 교수님은 <말이 칼이 될 때>라는 책에서 우리가 내뱉는 말들이 실제로 무기나 다름없을 수 있음을 얘기해 왔다. <앵거 게임>은 우리의 화가 ‘앵거 게임’ 어플을 통해 실제로 상대에게 물리적 공격을 하면 어떨까?라는 상상으로 시작된 그림책이다. 화를 내면 데미지를 입는 쪽은 어디일까? 끝내, 화를 내는 사람도 그 화를 받아야 하는 사람도 생채기를 입는다.
그림책 사진을 예쁘게 찍어주고 싶어 도산공원에서 한참 시간을 보냈다. 하필 어제 바람이 많이 불어서 책을 세워도 가만히 있지 않고 자꾸만 넘어졌다. 어금니를 악물고 “야, 바람! 너 이제 그만 쫌 불어라 엉?” 하고 소리치고 있으니 운동하며 걷는 할아버지들이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서도 나를 힐끔힐끔 쳐다봤다. <앵거 게임> 사진을 찍으며 화를 내고 있는 내 모습이 어처구니가 없었다. 사람이면 화 내며 사는 게 당연한 거 아냐? 생각하니 그제서야 애꿎은 바람에게 화풀이를 멈출 수 있었다. 화가 나면 오솔길을 거닐 듯, 잠깐 뜸을 들여보는거야.
“화 내지 마!” 라고 말하기보다, “화를 내도 괜찮아. 하지만 이런 방법은 어때?” 하고 슬며시 끼어드는 그림책. 감정 그림책의 단골손님으로 자리매김할 찐한 예감이 든다. 다들, 앵거 게임 한 판 하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