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 10인의 작가가 말하는 그림책의 힘
최혜진 지음, 신창용 사진 / 은행나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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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hee Heo에게 선물받아 기쁜 마음으로 단숨에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를 읽었다. 이 책은 언뜻 봐선 그림책 작가들을 인터뷰하고 그 세계를 알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넓고 더 크다. 창작자 모두를 위한 책이다.

그림책을 오래도록 읽어온 최혜진씨가 10명의 작가들을 각자의 집이나 그 동네로 찾아가 인터뷰한 책이다. 작가들이 함께 같은 자리에 앉아서 얘기를 한 것도 아닌데 공통적으로 그들이 하는 말이 있어 몹시 흥미로웠다.

내게 가장 강하게 각인된 주된 아이디어는 “너의 창작을 막는 가장 큰 방해물은 너 자신이다. 너 자신은 스스로가 해내지 못할 것이라도 믿고 있다.”였다....

결코 정형화된 방식에서 안주하지 말 것, 일상에 틈을 줄 것,

“모든 화가가 일러스트레이터들이 평생을 바쳐 찾고자 하는 손짓, 감성을 그 무렵 아이들이 가지고 있답니다. 제도권 교육과 정형화된 미의식과 공식들... 이런 것에 노출되면서 원초적 에너지를 잃지요.” (올리비에 탈레크)

“뭔가를 창작하고 싶은 사람에게 유일하게 필요한 재능은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라는 의지라고 생각해요.”(벵자맹 쇼)

벵자맹 쇼의 말을 듣고 좀 멍해졌다. 이제 이야기 소재를 몇 개 찾아 머릿속에서 굴리고 있지만 내가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지를 정작 모른다. 무슨 얘기를 쓰고 싶냐고? 우주 이야기, 마법 이야기? 학교 이야기? 소재를 묻는 게 아니다. 그래서 “넌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거야?” 라고 묻고 있는거다. 돌직구로 묻는데, 할 말이 없다. 아직 내게서 영글어 나올 게 없는게다.

“시작할 땐 길을 잃은 것 같은 느낌에 시달리고 길을 되찾기 위해 아등바등 노력하는 게 결국 창작입니다. 처음엔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일을 좌절, 고뇌, 다시 시작하기 등을 거쳐 마침내 해낼 때 느껴지는 희열. 그게 이 일의 재미고 제가 계속 일하는 이유죠.”(벵자맹 쇼)

어제 문학을 하는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너무 글이 안 써진다고. 초고를 완성했는데 그야말로 쓰레기 같다고. 그 말을 듣는데, 어찌나 부럽던지. 그 쓰레기라도 한 번 써보고 싶은데 말이다! 정말 멍청한 말이지만 어디 보여줄 수도 없는 엉망진창인 초고 한 번 완성해 보면 얼마나 짜릿할까. 그 짜릿한 맛에 또 엉터리로 쓰고, 또 쓰고 그런 거 아닐까.

김중혁의 <무엇이든 쓰게 된다>와 함께 당신을 창작하고 싶게 만드는 강력한 책으로 이 책을 추천한다. 꼭 그림책 작가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당신은 창작하고 싶어진다. 주문을 외워보자. 난 창작할 수 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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