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질러, 운동장 창비아동문고 279
진형민 지음, 이한솔 그림 / 창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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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형민 작가의 <소리 질러, 운동장>을 읽었다. 평소에도 보고 싶어서 벼르고 있던 차에 아동문학 수업에서 김리리 선생님이 나를 부추기셨(?)고, 유새영 선생님의 ‘2018 프로야구 개막기념 어린이책 추천’ 포스팅을 보고 나니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나는 진형민 작가의 작품을 딱 3편 보았다. <기호 3번 안석뽕>, <꼴뚜기>, 그리고 <소리 질러, 운동장>. 어떻게 이럴 수 있는 건가! 어떤 작가의 작품을 읽었을 때 훌륭하다고 느끼면 다음 작품을 또 찾아보게 마련이다. 여러 편을 보다보면 굉장히 좋았던 것도 있고, 그럭저럭한 수준일 수도 있지 않은가. 고작 3편을 봤는데, 3편 다 훌륭하다니!

요즘같이 미세먼지 때문에 운동장 나가는 것조차 불가능한 나날엔,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아이들이 놀고 싶어서, 뛰고 싶어서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이야기.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다. 정말 놀고 싶어서, 그 이상도 그 이상도 아니다.

야구부에서 너무 정직해서 곤란해져버린 남자아이 김동해와, 야구를 잘 하게 생긴 떡 벌어진 어깨와 재능을 지닌 여자아이 공희주가 이야기를 두 축을 담당한다. 야구를 잘 하지만 여자라서 팀에 들어가지 못하는 아이는 어떡해야 하지? 야구를 잘 하는 건 아니지만 그냥 야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어떻게 하지?

생각해보면 덩달아 나도 무척 궁금해지지만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질문을 작가가 던졌고, 그걸 이야기로 만들었다.

타인의 욕망과 나의 욕망이 부딪힐 땐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욕망 중 하나는 무시 당하거나 스스로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게 대부분일까? 그 욕망 두 개가 동시에 충족되는 방법이 있다면? 누구나 그 방법을 선택할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렇게 수월한 방법이 거저 주어지지는 않는다. 머리를 싸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다보니 뿅! 하고 나타나기도 하고 끝내 방법을 찾지 못해 한 쪽이 상처를 받고 나가 떨어지기도 한다.

모두가 조금씩 커 가는 바람에 욕망을 줄이지 않고도, 원하는 바를 이루게 된 이야기. ‘내가 나이기를’ 바랐고, 그걸 확인하고 마는 이야기. 어제 저녁에 봤던 뮤지컬 <킨키 부츠>의 마지막 곡 ‘Just Be’가 귓가에 아른거린다. 그저 있는 그대로. 너도,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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