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손님 - 2018 뉴욕 타임즈 / 뉴욕 공립 도서관 베스트 일러스트 어린이 도서 수상작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21
안트예 담 글.그림, 유혜자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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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이 없어 보이는 사람이 있다. 빈틈이 없다는 말보다는 벽이 높다는 말이 더 어울리겠다. 담장 너머 뭐가 있는지 빼꼼 보고 마당에 놀러 한 번 가고 싶은데, 그렇게 마당을 허락해 주지 않는 사람이 있다. 마당에 수선화와 작약이 빼곡이 피어 있는데도 그걸 보여 줄 수 없는 사람이 있다. 문지방이 높아서 사람들이 걸려 넘어진다. 걸려 넘어지는 사람을 보고 ‘그럼 그렇지. 아무도 못 올거야.’ 하고 입을 앙다물고 그만 방문까지 걸어 잠그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이 그러거나 말거나 창호지 바른 문을 침 바른 손가락으로 폭폭 찔러 구멍을 내는 사람들도 있다. 캄캄한 쥐구멍에 볕을 들게 하고, 허파에 바람을 넣는 사람들이 있다. 꼭 그래야 할 이유는 없다. 그저, 우연히 당신이 거기... 있는 걸 봤고 그냥 얘기 한 번 해 보고 싶었을 뿐이다.

왜 저러는지 이해가 안 될 정도로 벽을 세우는 사람과, 굳이 그래야 하나 싶을 정도로 다가서는 사람. 그런 사람이 둘 모이면 아주 궁금한 이야기가 된다.

겁이 많아 거미도, 사람도, 나무도 무서워 집 안에서만 지내던 엘리제 할머니의 일상이 얼마나 놀라운 방식으로 변하는지 보았으면 한다. 보는 당신의 가슴도 같이 벅차 오를 것이다. 마지막엔 눈물이 왈칵하고 났다.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 OST인 ‘나의 피아노’ 기타 버전을 곁들었더니 더할 나위 없었다.

안트예 담 <색깔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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