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박연선 지음 / 놀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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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전쯤 반가운 분을 만났다. 2014년에 내 삶을 반짝이게 만들었던 행복화실 동기! 성우로 활약하고 계시는 신소윤님과 잠깐 차 한 잔 할 시간이 있었다. 이런 저런 근황을 나누던 중, 소윤님이 최근에 녹음한 <KBS 라디오 극장> 방송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 문학 하나를 정하여 라디오 드라마 형식으로 각색하여 30회 정도에 걸쳐 방송된다. 소윤님이 녹음한 건 박연선 작가의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편! 맘 같아선 당장이라도 듣고 싶었지만, 내 성격상 원작을 먼저 읽고 싶었다. 그 말씀을 듣자마자 바로 책을 샀고, 이번 주말에 다 읽었다. 제목은 으스스한데, 표지를 보면 아주 그렇지만도 않다. 표지가 이 작품의 분위기를 아주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

박연선 작가 이름만 들으면 잘 몰라도, 드라마 손예진, 감우성 주연의 드라마 <연애시대>와 최근에 방영된 JTBC 드라마 <청춘시대>는 거의 다 알 것이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온 식구가 시골 할머니댁에 모였다. 며칠만 모여 할머니를 위로하는가 하더니 (사실 자기들 입장에선 아버지가 돌아가신거 아닌가!) 엄마아빠는 21살짜리 다 큰 처자만 남겨놓고 도시로 돌아가 버린다. 5만원짜리 지폐 10장만 남겨둔채. 졸지에 시골집에 쳐박히게 된 20대 초반 손녀 강무순과 80대 홍간난 여사가 지지고 볶는 이야기. 그 사이에 이 마을에서 일어난 미제 살인 사건이 스리슬쩍 끼어든다.

읽다보면 ‘이게 추리소설인가?’ 싶을 정도로 대사가 예사롭지 않다. 아마 작가님의 드라마 작가 경력이 거기 한 몫 더하지 않았나 싶다. 1인칭 시점으로 추리소설을 쓴다는 건 참 제한이 많다. 주인공의 시점으로 모든 정황을 그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단편을 쓸 때마다 1인칭을 피해왔던 내게는 시점 공부에 큰 도움이 되었던 작품이었다. 시골 생활을 아주 적나라하게 그리기도 했고,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는지 무척 궁금해졌다. 이제 작품을 다 읽었으니 맘껏 소윤님이 목사댁으로 열연한 팟캐스트를 들을 수 있다!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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