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를위한지구를살리는급식이야기 #선생님,오늘급식이뭐예요? #민은기 #배성호 #철수와영희 #인디스쿨 #서평단 #채식하는교사학교 급식에서 혼자만의 채식을 시작한지 24일째이다. 5학년 아이들과 기후위기 문제를 다루면서 실과 건강한 식생활 교육과 동물자원 활용과 관련된 수업을 하다보니 채식을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매일 선생님이 무엇을 먹는지 궁금해한다. 이전 학교에서는 월 1회 채식이 나왔는데, 채식이 나오지 않는 여기서는 밥과 김치나 깍두기만 먹는 날도 있다. 슬프게도 완전 비건 교사는 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간 밥만 먹어야 되는 날이 더 많아질 것 같기 때문이다. 도시락을 싸오면 되겠지 생각하겠지만 급식도 학생 교육 중 하나이기 때문에 그건 배제했다. 아이들은 선생님이 먹지 않는 반찬이 왜 채식이 아닌지 알아가면서 매일 놀라워한다. 어제는 젤리가 나와서 선생님이 안 먹는 것을 보고 젤리에도 동물성 성분이 들어있는 것을 알고 놀라는 아이들도 있었다. 오늘은 스프가 나왔는데 아이들이 왜 스프를 안먹냐고 물어봐서 치즈가 들어가있다고 말했더니 "치즈도요?"라며 놀라는 모습에서 매일 교육이 되고 있다. 동물성 단백질 음식은 아이들도 쉽게 알아보고 덩어리 고기나 정크 푸드들은 몸에 해롭다는 사실도 잘 이해한다. 그러나 유제품이나 다양한 식품 안에서 동물성을 인지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매일 새로운 놀이 같다.놀랍게도 그런 내용을 알차게 담은 책이 출간되었다. "미래세대을 위한 지구를 살리는 급식 이야기"라니. 제목 자체가 그냥 나의 교육 방향과 찰떡이었다. 학기 초에 항상 아이들에게 급식을 왜 먹는지, 어떤 이유로 남기면 안되는지, 급식 이외에 다른 음식은 학교에서 왜 못 먹게 되어 있는지 등을 교육한다. 그런 내용들이 이 책에 잘 정리가 되어 있어서 급식 지도가 어려운 초임교사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어떤 날은 아이들이 선생님은 급식 남기는 게 더 싫은지 골고루 안먹고 편식하는 게 더 싫은지 물었다. 아이들은 편식을 한다. 그렇지만 억지로 그 반찬을 받아가게 해서 잔반으로 남기는 것도 문제다. 그래서 최소한의 양심양 만큼 가져가라고 부탁한다. 그런 선생님의 고민을 알고 아이들은 진짜 거의 잔반을 하지 않고 골고루 먹으려고 노력을 한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학교에 와서 급식을 먹는 의도하지 않는 행동이 어떤 나비효과를 가져오는 지 알 수 있다. 학교 급식이 차별을 막는 데 도움을 주고, 푸드 마일리지를 이해하고 지역 사회를 돕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아이들은 학교 급식을 더 책임감 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공정무역 제품으로 급식을 먹었다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올림픽의 참된 가치가 실현되는 이런 사소하지만 선한 행동들이 세계 곳곳에서 자주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게다가 고기없는 월요일이라니. 정말 부러웠다. 월 1회의 채식도 없는 학교에서 근무하는 환경이 열악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 책은 미래세대를 위해 쓰여진 책이지만 미래세대들뿐만 아니라 그들을 교육하는 교사들에게도 매우 유익한 책이다. 지구 반대편에 굶는 아이들이 있으니 음식을 남기면 안된다는 말밖에 할 줄 모르는 부모라면 아이 식사 지도에 유용한 내용들이 많이 있으니 적극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