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다 읽고 나서 정말 제목이 실감났다. "이토록 멋진 지구의 아이들"이 참 자랑스럽고 고맙게 느껴졌다. 지속가능한 생태전환교육 2년차의 입장에서 보고 배울 수 있는 다양한 팁들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었다. 일단 저자가 제시한 12달 활용가능한 수업 소재들은 교육과정 안에서 파행없이 충분히 풀어낼 수 있는 내용들이고 이렇게 잘 정리를 해주니 체계적으로 한해 수업살이 하기에 찰떡교재다. 그래서 초등교사들이 2월 즈음 새학년 교육과정을 세우기 직전에 미리 읽어보면 참 좋을 것 같다. 요즘 이슈는 "지속가능"이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는 늘 버려지는 예쁜 쓰레기들이 잔뜩 생산되고 있다. 교실 환경을 구성할 때마다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 제품이 전시되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학습지들이 매 수업마다 생산되고 있는지... 새로운 학교 교장 선생님은 인쇄물 대신 탭을 활용하라고 하신다. 물론 종이 낭비를 막는 것도 좋지만 탭 안에서 생성되는 지식과 종이 위에서 생성되는 지식은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분명 다른 가치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에 마냥 따를 수도 없다. "이토록 멋진 지구의 아이들"은 자신의 삶 속에서 지속가능한 앎을 실천하고 있었다. 나는 항상 아이들과 함께 하는 수업에서 마쳤다면 이 책의 저자는 아이들에게 전해진 수업이 가정에 변화를 일으키고 학교 교육의 장을 지역사회로까지 넓히고 있었다. 막연하게 아이들의 삶에서 습관으로 남아 미래의 경험으로 녹여낼수도 있다는 희망만 남긴 채 미완성으로 마쳐왔던 나의 수업과는 사뭇 달랐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반성하게 되고 또 덕분에 교실에서 기후위기와 관련된 수업을 삶에 녹아내려는 노력을 더 하고 싶은 의지가 마구마구 생겨났다. 내가 공감했던 단어들을 동물원, 수족관, 급식 잔반, 용기내프로젝트, 자전거 등이었다. 출퇴근을 차로 2시간 반씩 하던 작년과 다르게 올해는 집 근처 학교로 발령받으면서 자전거나 도보로 출근을 한다. 작년 한 해동안 지속가능한 생태전환교육을 수업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로 실행하면서 정작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내 모습에 부끄러움이 들었다. 다행히 이제 떳떳하게 걸어다니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구상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들에게 가장 가까운 교재는 교사의 삶이다. 자전거 출근길이 만난 아이들은 나에게 기분 좋은 감탄사를 보낸다. 아침부터 박스를 주워와서 미술시간 캔버스로 나눠주는 선생님에게 가벼운 비명을 지르면서도 이내 진지한 작품들을 만들어낸다. 2리터 물병을 분리수거함에서 주워왔다는 선생님의 이야기에 얼굴을 찌푸리다가도 1인당 물 소비량을 체감하기 위해 280리터(페트병 140개) 모으기 프로젝트에 신이나 하는 아이들이 참 사랑스럽다. 나는 늘 이렇게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삶을 가르치는 움직이는 교과서가 되고 싶다. 이 책의 저자 또한 자신이 선택한 조금 불편하지만 좀 괜찮은 삶을 직접 살아가고 있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나의 교과서로 참고하고 싶다.교과서라는 표현이 진부하거나 죽은 지식이라는 편견은 이제 내려놓을 때가 된 것 같다. 교과서는 세상의 지식을 내다보는 창의 역할을 하는 소통의 수단이다. 나에게 이 책은 지속가능한 생태전환교육의 시작을 내다볼 수 있게 열어주는 창이다. 환경 교육은 관심에서 끝날 문제가 아닌 이제 모든 교육자가 집중해서 알려줘야할 과제이다. 그 시작을 따라가기에 좋은 인솔자 역할을 할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