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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ㅣ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1
곤도 마리에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에서 말하는 정리 비법은 간결히 요약할 수 있다. 정리를 단번에 완벽히 해서 정돈된 방을 체험하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정리는 버리는 데서부터 시작하며 버리는 기준은 그 물건을 보고 ‘설레느냐’를 통해 결정하라고 말한다. 정리는 물품, 소재별로 진행하며, 정리 순서는 ‘의류-책-서류-소품-추억의 물건’순이다. 저자는 다년간 정리 컨설턴트로 일해 왔으며, 5살부터 잡지를 보며 정리에 관심을 가져왔다고 한다. 책 안에는 자기 자신의 사례와 정리 컨설턴트로 일해오며 겪은 사례들이 소개되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아무래도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단번에’ 정리하라는 내용이었다. 오히려 정리를 조금씩 자주 하라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데, 곤도 마리에는 한번에 ‘완벽하게’ 정리를 해 놓으면 이후 정리를 할 필요 없이 정돈된 집안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일단 이 책에서 주장하는 ‘한번에’, ‘완벽하게’라는 점이 개인적으로는 부담스럽게 느껴졌고, 이 책을 읽은 후에도 내 방의 어지러움은 나아지지 않겠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책을 읽고도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는데, 옷 정리할 때 옷을 세로로 네모나게 접어 세울 것을 권장하며, 스타킹이나 양말도 세울 수 있다고 설명하는 부분에서 책으로만 읽어서는 어떻게 접어야 할 지 알 수가 없었다. 곤도 마리에 씨를 우리집에 한 번 초빙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보니 해외로도 출장을 간다고 하던데..)
또한 물건을 보고 만지면 바로 그 순간에 설레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고 말하는데, 나는 도무지 감이 오지 않았다. 막상 곤도 마리에 씨가 왔는데 모든 물건을 만질 때마다 설렘을 느낀다면, 또는 반대로 어떤 물건에도 설레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정리 컨설턴트로서 강연에서나 고객들에게 ‘설렘’을 기준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버려야 할 물건은 버리라는 뜻이 아닌지, 구태여 ‘설렘’이란 기준을 내세운 것은 정리 후 방안에 설렘 가득한 물건만 남아 있을 거라는 이야기를 말하려고 쓰이는 것은 아닌지, 고개를 갸우뚱하며 책을 읽었다.
이런 점들이 좀 아쉽긴 했지만 스스로의 경험담이나 고객의 사례를 통해, 저자가 얼마나 물건과 집이란 공간을 살아있는 생명처럼 여기며 소중히 하는지가 느껴져서 이런 사람이야말로 정리가 천직이며 스스로의 공간뿐 아니라 타인의 공간까지도 정돈되게 만들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래도 가족들 물건까지 몰래 버리는 건 정말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저자도 잘못된 일이었다고 반성하긴 했지만.) 그리고 정리 이후에 정말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언인지 깨닫고 새로운 도전을 했다는 사례나 그 동안에 독성이 빠져나가 피부가 좋아지고 살이 빠졌다는 이야기도 무척 흥미로웠다. 읽고 있는 동안에 마구 정리하고 싶은 욕구가 샘솟았지만 책장을 덮고 책을 반납하자마자 난 여전히 어지러운 책상 앞에 앉아 다른 책을 읽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