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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어떻게 살아남을까
우에노 지즈코 지음, 박미옥 옮김 / 챕터하우스 / 2018년 7월
평점 :

"여성은 어떻게 살아 남을까" 책 제목을 보자마자 이 책이 읽어보고 싶었다. 이유는 내 삶이 지금 팍팍하기 때문이다. 나는 가방끈이 길지도 않고 그렇다고 예쁘지도 않고 물론 젊다고 말하기에는 이제 나이도 들었다. 내가 일해서 나를 먹여 살려야 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느끼며 사는 중이다. 사회에서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아야 밥도 먹고 살고 나의 노후도 보살필 수 있는데 버텨 내는 것이 너무나 힘들다.
책의 저자는 일본인 이다. 일본 역시 우리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게 사회의 기득권을 잡고 있는 것은 남성이다.남성중심의 사회에서 1990년대 일본은 세계화의 파도속에서 거품경제붕괴와 장기화된 구조적불황,디플레이션의 악순환에 빠졌다. 게다가 고령화,저출산,그리고 인구감소라는 인구구조의 변화와 함께 이시기를 맞았다. 이시기에 시작된 신자유주의 개혁은 더욱 치열한 경쟁구도 속으로 사람들을 몰아넣었다.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노동력을 구매할 때는 노동력을 재생산할 수 있는 비용도 부담해야 한다. 쉽게 말하면 먹고,자고,그리고 다음날 다시 일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임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다.그것이'지속가능한'노동력의 재생산 비용이다... 이와달리'일회용'노동력 재생산에 사용자가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것을 말한다. 일회용 노동력의 대상으로 여성과 청년층이 선택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여성에게는 남편이라는 인프라가 있으며, 청년층에게는 부모라는 인프라가 있기 때문에 임금이 재생산 비용보다 낮아도 괜찮고, 아무때나 해고해도 생활이 곤궁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되었던 것이다.
남편이라는 인프라가 없는 여성 또는 부모라는 경제적 자원이 없는 여성 그리고 청년들은 어디에 기대야 할까? 사람이 생활하는데 필요한 최저의 임금만을 지불한 사용자들은 그당시에는 더 많은 이익을 거둘 수 있어 좋았겠지만 그로인해 젊은이들은 결혼을 하지 않게 되어 비혼이 되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사는 삶을 두려워 하게 만든 상황이 되었다. 일본이 겪었던 많은 사회문제들이 우리나라에서 거의 똑같이 발현되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계약직 등 고용의 문제와 함께 저임금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젊은이들이 결혼을 기피하게 만들었다. 결혼을 하지 않음으로 인해 저출산이 심화되었다.
정규직 남편을 찾거나 스스로 정규직을 확보해서 경제적 안정을 찾는게 살아남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겠지만 이미 정규직이란 한정된 자원은 나에게 까지 올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비혼으로 싱글을 삶을 살아가고 있다. 싱글은 커플보다 경제적 불안도가 크다. 회사에만 올인하는 삶을 살지 말고 회사 생활을 하면서 주말에는 부업을 하는 등 수입을 다각화 시키라고 하는데 쉽지않을 것 같다.
여성은 어떻게 살아남을까 하는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수많은 여성들이 연대해서 더 나은 사회구조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는 것은 알 수 있다. 지금 내 상황이 힘겨울지라도 삶은 지속되고 지속 되는 삶속에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상황이 될 수 있도록 사회를 변화시키는데 힘을 보태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