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은 없다 - 응급의학과 의사가 쓴 죽음과 삶, 그 경계의 기록
남궁인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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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이 지루해질 때마다 자신의 어깨 근처를 어루만지며 죽음과 가까웠던 순간을 떠올리면서 자신을 위해 노력한 사람이 있었다고, 그 사람과 자신을 연결해주었던 흉터가 여기 있다고, 그렇게 여길 수 있는 상흔을 만드는 게 나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 사람들의 사고는 대부분 '일상'이 아닌 '일탈'에서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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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은 심하게 손가락이 베어 봉합하러 간 거 빼고 교통사고도 있었지만 커서도  응급실을 간 적은 별로 없다. (나름 무탈..) 아이와 남편 때문에 간 적이 있었는데..상급종합병원의 응급실은 ㅠ.ㅠ..일하는 사람들도, 기다리는 사람들도 정말 힘들어 보였다. 

그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 궁금하고 주변에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은 없어 궁금해서 읽어보았다. 갖고 있던 물음표를 마침표나 느낌표로 바꿀 수 있을까란 기대감을 갖고 읽었는데..오히려 더 많은 물음표를 갖게 되었네..시골의사 작가의 글과 비슷한 에세이인 줄 알았는데..결이 달랐지만..눈물 찔끔하며 피식 웃음 지으며 재밌게(?, 무거운 내용도 많아서..) 읽었다.


태어날 때는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태어난다. 탄생과 함께 존엄함이 부여되지만 속한 환경에서 그것이 보호받는가는 다른 문제다. 보호받으며 성장한 사람만이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힘을 갖고..그 힘을 원동력 삼아 주어진 삶을 꾸려나가는 거다. 그렇게 수고한 자라면..역으로 그 조차 이루지 못한 사람이라면..죽음을 선택하거나 죽음에 있어 존엄할 수 없는 건가? 

훗날 내게 부모님이 죽음이 다가왔을 때 잠든 모습 그대로 편하게 보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이기심으로 기준치에 몇 십백의 약물을 투여하고 갈비뼈가 으스러질 정도로 심폐소생술을 하고 싶지 않다..


아울러 우리는 공공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몇몇의 사람들에게 너무 큰 헌신과 사명감을 종용하고 있다는..주어진 임무가 너무 많아 기본적인 권리를 갖지도, 그것을 주장할 시간도 없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나의 평온함은 보이지 않는 누군가에 의해 오늘도 지켜진다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해주는 책들이 계속 나오길 바란다.

응급실, 죽음, 자살, 사고, 종합병원, 수술, 안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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