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어린 이중에 천재가 나올 수 있지만 대가는 나올 수 없다." 

어디선가 들은 얘기입니다. 왜 그럴까. 결국 역사를 아냐 모르냐의 차이가 아닐까요. 신동들이 아는건 논리입니다. 연역적 논리. 전제를 알면 그것이 아무리 복잡하더라도 결론을 알수 있습니다. 머리가 컴퓨터라 그런 논리추론 과정은 식은 죽 먹기.  

그러나 역사는 그렇지 않습니다. 역사란건 논리적으로 알 수 있는게 아닙니다. 경험으로, 관찰로, 또 성찰로. 연역적이라기 보다는 귀납적입니다. 아무리 머리가 컴퓨터 같다고 하더라도 "짠밥"을 먹지 않으면.. 스스로에 대한 성찰이 없으면 기본적으로 바라볼 수 없습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드는 생각은 결국 역사가 중요하다는 것. 이론이란 게 망치라면 역사는 망치질을 당하는 못입니다. 망치 없이 못을 맨손으로 박기가 어렵다면, 못이 없으면 망치란 건 쓸모가 없습니다. 이론 없는 역사는 파편적이며 역사 없는 이론은 뜬구름입니다. 

  

 

 

 

 

 

 

요즘 사놓은 역사책이 방바닥에 뒹굽니다. 다들 꼼꼼한 책들. 파편적 사실관계들은 더더군다나 아닙니다. 이들을 관통하는게 있다면 무얼까. 인간집단간 접촉, 경쟁, 싸움일겁니다. 지적 능력이 인간보다 뛰어난 존재(신이라는 표현으로 불리우는)가 하늘에서 인간사를 연구한다고 해 보죠. 마치 동물학을 연구하는 인간들처럼. 인간의 역사는 더도 덜로 경쟁의 역사, 진화의 역사일겁니다(다윈의 관점은 결국 신의 관점일테지요) 

로마제국의 붕괴는 훈족의 서진에 밀린 게르만족이 로마로 밀려들어온 결과입니다. 30년 전쟁은 어떻습니까. 신구교간의 종교전쟁으로 덧칠해지긴 했지만 결국 유럽의 헤게모니를 놓고 투쟁한 밥그릇 싸움이었습니다. 제국의 탄생과 시빌라이제이션은 아예 '경쟁'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왜 자본주의가 유럽에서 나왔을까요. 유럽내의 생존경쟁이 가장 치열했기 때문. 진화론! 

경쟁은 모든 인간을 이기적으로 만듭니다.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단어입니다. 그러나 자연은 경쟁을 나쁘다고도 또 좋다고도 하지 않습니다. 그냥 그런 것이기 때문. 거기서 국가가 탄생하고 제국이 탄생하고 문명이 탄생하고 대규모 살육전쟁이 벌어집니다. 인간중심적인 시각에선 가치판단이 되지만, 그걸 떨쳐버리면 가치판단이 어렵습니다. 道可道 非常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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