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뇌는 거짓말을 한다 - 착각에 빠진 뇌를 깨우는 메타인지 수업
알베르 무케베르 지음, 정수민 옮김 / 한빛비즈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사진을 포함한 원문보기: https://blog.naver.com/gmlight/222497552648




우리는 심리적·사회적

스트레스 때문에

자신을 아프게 하는

사치를 부릴 만큼 잘 살고 있다.

- 로버트 새폴스키 Rober Sapolsky




이직 후 100일쯤 지났을까? 동료들에게 직접적으로 지적을 받는 사건(?)이 있었다. 그런 경험이 처음이다 보니 퍽 당혹스럽고 정신적인 충격이 매우 컸는데, 성격이 성격이다 보니 싸움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상황에 대한 변명 아닌 변명과 사과의 마음을 전하며 상황을 수습했지만, 억울하고 속상한 마음은 꽤 깊은 상처로 남았다.



그 사건(?) 덕에 스스로를 더 깊이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사소한 것도 놓지 못하고 고민하는 성격이 얼마나 큰 함정인지 새삼 느껴졌고, 혼자 고민하던 부분들을 동료들에게 터놓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조심스러워 표현하지 못했던 것들도 가볍게 생각하려 노력했다. 변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 것인지, 동료들도 오해한 부분이 있음을 인정하고, 조금씩 지난 상황에 대해 이해해 주기 시작했다. 아직 상처는 아물지 않았지만, 자신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생각이 얼마나 큰 착각이었는지 깨닫는 과정이기도 했다.



'당신의 뇌는 당신 편이 아니다', '착각에 빠진 뇌를 깨워야 한다'고 말하는 <오늘도 뇌는 거짓말을 한다>를 만나보았다. 인지신경과학 박사이자 임상심리학자인 알베르 무케베르Albert Moukheiber의 저서로, 저자는 수없이 많은 판단과 결정을 해야 하는 일상에서, 우리 뇌는 빠르게 어림짐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착각과 오류의 주체가 된다고 말한다. 이는 뇌 기능의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한데, 자신의 뇌를 의심해 보고, 뇌와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권한다. 무의식적으로 어떤 대상이나 사람을 판단할 때 스스로 판단의 근거를 묻고, 다시 생각해 보고 의심할 때 새롭게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메타인지적 사고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학습이 필요하다고 한다.


* 메타인지 meta 認知, metacognition: 나는 얼마만큼 할 수 있는가에 대한 판단.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자각하는 것과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내고 해결하며, 자신의 인지적 활동에 대한 지식과 조절을 인식하는 것. (지식백과, 국어사전 참고)




1. 우리는 정말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가?

2. 뇌는 우리에게 어떻게 이야기하는가?

3. 왜 우리는 그토록 자주 어림짐작에 빠지는가?

4. 스트레스, 우리의 가장 좋은 적

5. 확신이라는 환상

6. 인지 부조화

7. 내가 잡은 것과 나를 빠져나간 것

8. 지식의 환상

9. 배경의 중요성

10. 정신적 유연성을 위한 기술




우리는 눈을 통해 세상을 보고

귀를 통해 세상을 듣는다.

지각은 감각을 통해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은

뇌를 통해서다.

- 우리는 정말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가? 中에서




<메타인지에 적용할 세 가지 질문>

* 자동 사고는 구체적으로

어떤 요소에 근거하는가?

* 이 사고 혹은 감정은 비생산적이며

당신을 악순환에 가두어

주기적으로 당신에게 돌아오는가?

* 만약 친구가

이러한 유형의 사고에 대해

당신에게 말한다면,

당신은 뭐라고 조언할 것인가?




만약 당신의 몸이

스트레스를 주는 문제 때문에

긴장 상태에 있다고 느낀다면,

약간 의심해보라.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상황을 다시 생각해 보고

조금 의심해보라.

- 맺음말 中에서




1부 '우리는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는가'에서는 우리의 뇌가 어떻게 우리를 착각하게 하는지 생각해 보게 한다. 몇 해 전 SNS에서 화제가 되었던 원피스 색상(흰색과 금색 vs 파란색과 검은색) 에피소드도 언급되는데, 당시 지인들과 흰금 vs 파검으로 나뉘어 열띤 토론을 했던 기억이 난다. 이 에피소드에서 중요한 점은 사람들이 자신이 보는 색과 같은 색을 보지 못하고 반대되는 주장을 할 때, 이를 틀렸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인간은 자신의 지각에 대해 맹목적으로 확신하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2부 '나의 뇌와 타인의 뇌, 그리고 세상'에서는 메타인지를 학습해야 하는 이유와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선택맹 현상, 학습된 무기력 등 여러 실험 사례들이 흥미로웠다. 스트레스는 그저 정신적인 압박, 해로운 것으로만 생각했기에, 스트레스를 물리적 위험에 직면한 심리학적 반응으로 정의한 내용이 새로웠다. 이 책을 읽고 스트레스의 사전적 의미를 다시 찾아보니 심리적인 것만이 아닌 신체적 긴장 상태도 포함된다고 하여, 스트레스를 받아서 몸이 아픈 이유가 나이 탓만은 아니었구나 싶어 다행(?)이었다.



이 책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뇌는 위험에 처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진정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의식적으로 신체의 긴장을 풀어주면서(몸을 완화시키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의 모호함을 줄이고 불안을 덜어주라고 조언한다. 지금까지는 스트레스를 다스리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자괴감의 형태로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되는 악순환이었다. 스트레스를 부정적으로만 여기지 않고 자연스러운 현상(생존을 위한 뇌의 반응)으로 받아들인다면, 몸과 마음의 힘듦을 보다 긍정적으로 풀어 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도 가져본다.



반복되는 무기력함이나 번아웃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거나, 유연한 사고와 일상의 비판적 사고를 키우고자 하시는 분들께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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