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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당신
한채연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11년 5월
평점 :
‘잘려야 사는 여자’와 ‘갈궈야 사는 남자’의 허브사탕 같은 상큼 달달 러브스토리!
기찬은 한 마디 한 마디를 하면서 여린의 머리카락 속에 박아두었던 입술을 귓불로, 볼로, 코끝으로 마지막엔 입술로 옮겨가며 도장 찍듯 입맞춤을 했다.
“비밀 하나 말해 줄까?”
“……?”
“나 그날 네 가슴도 만졌다.”
여린이 ‘설마?’ 하는 눈으로 올려다보자 기찬은 뻔뻔하게도 그녀의 양쪽 가슴을 번갈아 지그시 바라보며 사실임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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럽펜이나 다른 사이트의 짧은 평들이 꽤나 재미있어 보여 선택한 신간.
핸채연 - 헤이즐 님 처음인데 은근 관심이 생겼습니다.
왠지 feel이 좋았거든요.
그리고 지인이, 신간 중에 뭐 사줄까요? 하길래 냉큼 사악한 당신을 말했죠.
작가후기를 보니, 메인 이미지에 대해 작가님의 고심한 흔적을 느낄 수 있었지만,
아, 범인인 나로서는 표지 디자인으로 인해 책에 대한 긍정적 호감이 좀 많이 깍인 듯한 것이 아닌가 .. 아쉬울 뿐이에요.
내가 알 수 없는 어떤 의미가 튀어져 나올까 싶어서 표지를 뚫어져라 한참 바라보기도 했는데..
아무것도 튀어나오지 않더군요.. ㅜ^ㅜ
이 책의 주인공인 기찬은,
진심으로 똘끼 충만한 독재주의 블랙맘마 사장으로서,
책을 읽은 내내 기찬의 어이 없는 막말과 못되먹은 행동들이
아, - 은근 자꾸 설득적입니다.
묘하게+저도 모르게+안그러려고 했는데도 그가 참 말이 되요!
"씁 -!!!!!!!!!"
그 단호한 한마디의 혀 들이찬 의성어가 아직도 내 귓가에 맴도는 듯..
"씁 - !!!!!!!!"
여린이란 캐릭터가 자꾸 말이나 더듬고 주눅이 잔뜩 든 -
세상에서 살림이 제일 쉬웠어요 ~~~ 하는 내가 진심 싫어하는 캐릭터의 여주이긴 하지만,
그녀도 나중에는 변하게 되니 ~
어떻게 변하냐고? 블랙맘마 조련사가 되셔주십니다.
책은 우선 내용이 굉장히 꽉 찹니다.
열심히 쓰신 것도, 그리고 알차게 쓰신 것도 느껴집니다.
글씨도 작고 줄간도 작고 그만큼 충실하게 하나의 이야기를 담아내신 것 같아요.
중간 중간 - 내용이, 왠지 연재를 내가 챙겨보지 않아 그런 지 모르겠지만,
작은 스토리에서 또다른 스토리로 넘어가는 브리지가 친절하지 않은 느낌이 든 것이,
조금 아쉬웠다는 마음.. 덧붙여도 될까요?
그래도 충분히 이해할 만한 맥락이었지만, 그래도, 그래도 조금 아쉬웠;;
물론 그 브리지를 탄탄히 담았다면 내용은 더 길어져야 했겠지만 말입니다.
그럼 출판관계자들이 싫어했을까요? 음.. 모르겠네..ㅎㅎ
특히,
호텔에서 전화통화를 하는 동안 여진이가 볼일이 있다고 나가는 장면이 있는데,
전화통화를 하고 나온 기찬이 실망하는 장면이 - 약간 설명이 부족했던 거 같아요.
내가 인색해서 이해를 덜 한 건가.. 아닌데.. ;
흔히 볼 수 있는 사장-비서의 캐릭터 구조가
현대적인 아이템들 - 라디오 사연 등으로 인해 조금 특이하면서도
제가 식상해 하는, 신파적 성향을 확실히 벗어나게 했습니다.
헤이즐 님, 다음 작품도 기대하겠습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