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타고 가다가 너무 궁금해서 읽으면서 갔는데 빈버스안이긴 했지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너무 나서 당황하게 만든 책이다. 개인적으로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너무 잘 못해드린 것이 10년이 지난 지금도 너무 죄송스러워서 유난히 할아버지라는 말에 마음이 약해져서 일수도 있지만 너무도 잘 만들어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손자와 마음을 열면서 할아버지가 나아지는 모습은 너무나 감동적이다. 우리는 점점 커가면서 어린시절의 소중한 추억들을 만들어주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잊어간다. '잘 모르시니까'하는 맘으로 대화도 잘 하지 않고..그렇게 잊는동안 할아버지, 할머니는 이미 다른세계로 가버리셨을지도 모른다.역시 잔잔한 색조로 이야기를 받쳐주는 그림도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변한 할아버지를 보고 무서워하다가 다시 다가서는 손자의 모습도 잘 묘사되었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꼭 읽혀주어야 할 책중의 하나이다
이 책을 읽는내내 '윽~엑~'하는 소리를 몇번이나 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어른의 눈에서 보면 다소 지저분하다. 하지만 세상에 얼마나 어린이다운 발상인가.. 어린시절 꼬딱지가 얼마나 신기했는지를 생각해보면 작가의 눈높이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솔직히 아기엄마도 아니고 교육에 관한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여서 이 책이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칠런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아마도 아이들이 보면서 좋아할 것 같다. 꼬딱지가 이 아이에겐 어른들의 고정관념속의 더럽기만한 꼬딱지가 아니 자신의 소중한 보물이다. 어른의 눈높이에서 보면 너무나 엽기적이고 더러운 얘기일 뿐일수도 있지만 아이의 마음을 이해한다면 너무나도 귀엽고 유쾌하다.
사실 이 소설을 읽은 것은 아니고 애니메이션으로 봤다. 중학교 때인가 봤는데 아마도 영화나 TV, 책을 통 털어서 무언가를 보고 그렇게 운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물론 다카하타 이사오의 그림과 연출이 아주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원작은 어떤 의도로 쓰여졌는지는 몰라도 애니메이션으로 본 반딧불의 묘는 일본사람의 전쟁피해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처음 보았을 때는 너무너무 슬프면서도 한편으로는 일본이 가해자인데..라는 생각도 했었다. 좀더 커서 다시한번 보고 다카하타 이사오의 작품들에 담긴 사상을 이해하면서 반딧불의 묘에서 말하고자 했던건 '일본'의 피해가 아니라 전쟁속에서 잊혀져간 인간성에 대한 것이라는 걸 알게되었다. 엄마 아빠가 전쟁에 의해서 죽었다는 사실보다 전쟁이라는 인간이 만들어낸 참혹함 속에서 얼마나 인간성을 잃고 무관심이라는 무기로 더 많은 피해자들을 내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이번 이라크전쟁의 반전움직임도 이라크가 사상적으로 정당하거나 해서 시작된 것은 아니다. 명분이 있더라도 전쟁은 어떻게 해서든 정당화 될수 없는 것이거늘... 전쟁 자체가 일어나서는 안되는 것이고 무참히 죽어가는 수많은 피해자들의 절규만이 남는 허무한 것이라는 걸 알기에 반대하는 것이다. '반딧불의 묘'의 어린 두남매에게 공습보다 더 무서운 것은 사람들의 무관심이었다. 세츠코의 불러가는 배를 보면서 흘렸던 눈물이 아직도 생각난다. 텅빈 기차안에서 더 행복해 하는 두 남매의 아련한 모습도 잊을수가 없다. 그들이..그리고 이 세상 모든 전쟁 피해자들이 전쟁없는 저 세상에서 행복하길 빌어본다
우주인을 처음 만난 건 3-4년전 어느 잡지에서..첨엔 뭐 이렇게 생긴 만화가 있네 했다. 우주인엔 대화가 별로 없다. 그다지 뭐라 할 사건도 없다. 그냥 백수 우주인과 역시 백수인 그의 친구들의 하루하루 살아가는 이야기.. 하지만 그속에 말없는 따뜻함이 담겨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요즘 백수의 대명사로 스노우캣이 뜨고 있는데 사실 백수 원조는 우주인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적인 눈으로 바라보면 참 할 일없고 무능력한 젊은이들...하지만 젊은 시절 방황할 수 밖에 없는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예쁘고 개성있으면서도 따뜻함이 있는 선물을 하고 싶다면 우주인의 사서 주위에 선물하라 (꼭 외판원 같네 ㅠ.ㅠ) 10권이라도 소장하고 싶은 책이다.
너무 극찬일 수도 있지만 내가 느끼기엔 이 책은 충분히 그랬다. 처음을 읽은 폴 오스터의 작품은 '미스터 버티고'라는 작품이었는데 너무나도 재밌고 신기한 세계와의 만남이었다. 한편의 순정만화를 본 느낌이라고나 할까..그리고나서 두번째로 읽은 폴 오스터의 책이 리바이어던(거대한 괴물)이었다. 처음 얼마간은 미스터 버티고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내용에 약간은 건조하기도 한 것 같아 잘 적응이 안 되었다. 아직 폴 오스터라는 작가의 경향을 모르기도 했거니와 도무지 줄거리 전개도 이해가 잘 안 되고.. 나중에 읽게 된 뉴욕 삼부작이나 우연의 음악 등을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가고도 남지만...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읽은지 오래되어서 사실 정확히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여자로서는 그다지 흥미를 끌만한 내용도 아니였던 것 같다. 이 책의 매력은 내용 자체보다는 정말 우연한 이야기를 작가가 어떻게 어떤 구성으로 풀어가는 가에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책을 덮으며 느꼈던 아쉬움을 아직도 기억한다. 정말 작가란 이런 거구나...라고 느끼게 해준 책. 이 책을 읽던 시절엔 유럽쪽 소설을 좋아하서 책을 많이 읽기는 하였지만 글쓰는 일에는 그렇게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한번도 책의 구성이나 이야기 전개같은 것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폴 오스터의 작품에는 언제나 기발함과 독특함이 살아 있지만 이책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을 통해 그가 진정 재능있는 작가라고 느꼈던 것 같다.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일 수도 있지만 읽는게 재미있는다는 걸 느끼고 싶다면 한번 읽어보길 권하고픈 책이다.